소설리스트

The Answer-200화 (20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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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과 스토크 시티의 경기는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마르코 로이스의 쐐기골까지 더해 3 대 1로 마무리되었다. 삼각 편대가 나란히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데이빗 장 1골, 루이스 수아레즈 2어시스트, 마르코 로이스 1골) 제 몫을 다 한 가운데, 수비진 또한 후반에 안정감을 보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달글리시 감독은 자신의 팀이 보인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시했고 이번 시즌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의욕을 강하게 드러 냈다. 새로 합류한 무사 시소코 또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진행된 볼턴 원더러스 전에서 5점 차, 대승을 거두며 2연승을 이어갔다. 디르크 카윗이 오랜만에 득점에 성공했고 마틴 스크르텔 또한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골을 성공시켰다. 지난 경기에서 도움 2개를 추가했던 수아레즈는 이번에는 2골을 기록하며 2 경기 연속 2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리버풀의 신입생 무사 시소코였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데이빗 장이 중앙 지역으로 흘려준 공을 그대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한 시소코였고 본인의 리버풀 데뷔골을 기록한 것이다. 데이빗은 이 경기에서 한 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40번 째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위엄을 선보였다. (26경기 30골 10도움)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리버풀은 1월의 마지막에 다시 한 번 골치 아픈 일정을 맞이하게 되었다. 1월의 마지막 날에 울버햄튼 울브즈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3일 전에 FA 컵 32강전 상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붙게 된 것이다.

"하필이면 맨체스터 놈들이랑 붙게 될 건 뭐야."

달글리시 감독은 재수도 없다며 혀를 찼다. 만날 거라면 좀 상위 라운드에서 붙던가, 이제 32강에 불과한 상황인데 만나게 되다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러게 말입니다. 다른 팀이면 몰라도 하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니..."

클락 수석 코치 또한 한숨을 푹푹 쉬며 탄식했다. 이들이 이렇게 한숨을 쉬는 이유는 단지 강 팀을 일찍 만나게 되어서가 아니었다. 사실 그 부분은 전혀 상관이 없었다. 이는 어떤 팀을 만난다고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가 아니라 애초에 그들의 시즌 구상에 FA컵은 우선 순위가 낮았기 때문이다.

"자네도 알겠지만, 우리는 시즌을 앞두고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지. 그래서 얼마 전에 있었던 64강 경기는 죄다 리저브 멤버로 채워서 치르지 않았나."

상대가 3부 리그 소속의 약 팀이었기에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물론 만만치 않은 팀이 상대라고 해도 FA 컵은 퍼스트 팀의 주력 선수를 아끼며 리저브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현재 리버풀의 스쿼드로는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그 이상에 투자할 만한 여력이 부족했다.

"그렇죠. 사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아니라면 고민도 없겠습니다만..."

그들이 고민하고 있는 이유는 강 팀이라서가 아니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상대의 특수성 때문이었다. 아무리 버리는 경기라고 해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진다면 좋은 소리가 나올리 만무했다. 진다면 욕을 배 터지게 먹게 될 것이다. 시즌을 마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모두 지워질테지만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을 버려 놓고 리그 우승컵까지 놓친다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비난을 받아야 할 지도 몰랐다.

"......"

고심을 거듭하는 달글리시 감독, 결국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은 그의 몫이었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고민을 이어가던 달글리시 감독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네. 지금은 리그에 집중할 때야. 상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건 잊어 버리자고."

결국 원래의 계획대로 가자는 이야기, 클락 수석 코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괜찮겠습니까? 언론, 그리고 팬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어. 눈 앞의 일에 신경쓰다가는 우리가 몇 달동안 애썼던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맨체스터 시티 녀석들이 승점을 잃어 줬다면 모르겠지만 계속 우리 뒤를 바짝 쫓고 있지 않나?"

실제로 리버풀이 2연승을 달리는 동안, 맨체스터 시티 역시 연승을 이어가며 승점 2점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는 승점 5점 차, 절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거기에 전반기에 울버햄튼을 상대로 고전했다는 것도 마음에 걸려. 이번에는 또 원정이 아닌가?"

지난 6라운드 울버햄튼과의 경기에서 2 대 1로 간신히 승리를 거두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잉글랜드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의 폭우가 변수이긴 했지만 이번 시즌 몇 안되는 고전을 면치 못한 경기 중 하나였기에 마음을 놓기 힘들었다. 더구나 이번에는 원정 경기인 만큼 지난 번보다 더 힘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건 그렇네요. 확실히 선수들도 부담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이후 일정도 끝내 준다고. 울버햄튼 녀석들을 만나고 난 뒤에 우리에게 패배를 안겼던 토트넘을 만나고 그 이후에 또 맨체스터 녀석들을 만나야 해. 그 경기를 치르고 나면 챔피언스 리그에서 AC 밀란을 두 번 상대해야 하고 또 숨쉴 틈도 없이 에버튼 놈들과 경기를 해야 한다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스날까지...정말 말도 안나올 지경이군."

속된 말로 토 나오는 일정이었다. 리그 5위, 3위, 8위, 4위를 연달아 만나는 일정에 이탈리아의 챔피언까지 두 번 만나야 했다. 어차피 만나야 할 상대이기는 했지만 어떤 감독도 이렇게 연달아 만나는 것을 좋아할리 없었다. 강 팀과의 대전, 라이벌 팀간의 경기는 그만큼 선수들의 기력을 소모시키는 정도가 다른 경기에 비해 크다.

"이번 2월이 진정 승부처가 될거야. 이때 자리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치명적일 수 있어. FA 컵은 포기하도록 하지. 다행히라고 해야할 지는 모르겠지만 2주 뒤에 바로 맨유 놈들하고 또 붙지 않나. 거기에서 설욕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거야."

물론 그 경기를 이긴다는 보장은 전혀 없었다. 만약 FA 컵을 포기한 상황에서 리그 전까지 냊준다면 타격은 두 배, 아니 그 이상으로 다가올 것이다.

"감독님께서 결정하신 부분이니 따라야 겠죠. 알겠습니다."

"선수들에게는 다음 미팅 때 내가 직접 이야기하겠네."

달글리시 감독의 결정대로, 리버풀은 FA 컵에서 리저브 선수들 위주로 엔트리를 구성했고 시합에 나섰다.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한 글렌 존슨과 다니엘 아게르, 막시 로드리게스의 복귀 점검을 겸하며 확실히 이길 뜻이 그다지 없음을 내비쳤다. 어느 정도 정예 멤버가 포함된 명단으로 맞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맞아 생각 이상으로 선방하기는 했다. 오히려 전반 22분, 다니엘 아게르가 세트 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22분, 38분에 연달아 골을 허용하며 역전을 당했고 결국 1 대 2로 패하며 FA 컵에서 탈락하게 되었다. 팬들은 경기 결과에 크게 분노를 표시했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손 놓고 방관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목소리를 높이는 그들의 주장은 타당성이 있었다. 그들도 자신들의 팀 스쿼드가 그리 두텁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후반 막바지에 주력 멤버를 잠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달글리시 감독은 역전을 당한 이후에도 주력 멤버를 아끼는 모습을 보이며 사실상 경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맞게 된 것이다.

생각 이상으로 팬들의 반응이 거세자 달글리시 감독은 기자 회견을 통해 자신의 뜻을 팬들에게 이해 시키고자 마음 먹었다. 울버햄튼과의 경기가 열리기 전 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기자들을 초청한 그는 진중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먼저 요청에 응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질문할 것이 있으신 분들은 손을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경쟁적으로 손을 드는 기자들, 찌라시 성 기사를 내는 언론사는 초청하지 않았고 어느 정도 중립적이거나, 구단에 우호적인 언론사 위주로 초청한 자리였지만 역시 기자들의 질문 욕심은 대단했다.

"지난 FA 컵에서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 대 2로 패하였습니다. 사실 경기 내용은 박빙에 가까웠고 리버풀이 이길 수도 있었던 흐름이었는데 후반에도 주력 멤버를 벤치에 보존하며 패배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시작부터 본론이었다. 달글리시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변을 시작했다.

"먼저 고의로 제가 패배를 방관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현재 퍼스트 팀의 선수들은 가혹한 일정을 치러왔고, 앞으로도 겪어야 합니다. 우리는 당장 내일 울버햄튼 원정을 치러야 하며 이후에 강 팀을 계속해서 상대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일정을 감안하였을 때 지난 경기에서는 퍼스트 팀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후반전 약 2~30분 정도를, 주력 멤버 둘 셋 정도 투입하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체력적인 안배를 생각한다고 해도 그정도 조치는 취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리가 있습니다만 현재의 팀 사정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주장 제라드는 지난 달에도 이미 한 차례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적이 있었습니다. 루카스 레이바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교체 없이 풀 타임을 소화해 주고 있었죠. 공격수들은 지난 박싱 데이가 끝나고 체중이 4~8kg이 빠진 상태였습니다. 아직도 완벽하게 회복한 상황이 아니죠.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무리해서 출전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달글리시 감독의 답변에 기자들의 손 놀림이 빨라 진다. 그러면서도 질문권을 얻기 위한 거수는 멈추지 않았고 달글리시 감독은 다른 기자 한 명을 지명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 경기에서 리버풀이 제출한 엔트리는 사실 무게감이 다른 상위권 팀들에 비해 보아도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애초에 감독님께서 FA 컵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았다고 해석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이에 동의 하시는 지요?"

"무조건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우리의 스쿼드로는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란 힘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일정이 지나치게 빡빡하게 붙어 있지 않았다면, 선수들이 회복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했을 것입니다."

확답은 피하는 달글리시 감독의 답변, 하지만 굳이 물어 보지 않아도, 대답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리버풀은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치르며 상대가 아무리 약 팀이었다고 해도 이런 엔트리로 시합에 나선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패한 것에 대해 리버풀 팬들의 불만이 적지가 않습니다. 팬 분들께 한 말씀을 해 주신다면?"

가장 중요한 대목이었기에 달글리시 감독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기자 회견을 요청한 목적이 바로 팬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함이었으니 말이다.

"먼저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의 패배로 팬 분들의 마음이 상한 것에 대해 저 또한 슬픔을 느끼고 책임을 느낍니다. 라이벌 팀과의 경기는 언제나 그런 것입니다. 언제나 열정적인 콥들에게 승리를 전하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열심히 뛰어 주었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저에게 있으며 선수들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주었습니다."

잠시 말을 끊으며 물을 한 모금 들이키는 달글리시 감독, 그리고 한층 더 강한 목소리로, 진심을 담아 말을 이었다.

"우리는 FA 컵을 놓치게 되어 슬픕니다. 하지만 이제 인정하고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오직 프리미어 리그의 우승컵이 될 것이고 우리는 22년만에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을 것입니다. 우리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느새 우리를 앞질러 19회 우승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이번 시즌, 우리는 19번 째 리그 우승컵을 손에 넣을 것이고, 앞으로 어느 팀보다 가장 먼저 20번 째 우승을 차지할 것입니다."

============================ 작품 후기 ============================

-200회 째네요

-복귀한 지 두 달이 좀 안되는데 100편 넘게 썼네요

-성실성실

-그 사이 선작은 11,000이 넘었고 추천은 60,000이 넘었네요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처음 글 시작할 때는 대충 250편 쯤 끝나지 않을까 구상했었는데

-어째 쓰다보니...

-뭐 그래도 앞으로 이렇게 거의 매 경기를 자세히 쓰지는 않을 테니

-좀 빨라 지겠져

-바로 이번 편에서 스킵

-그럼 즐감해 주세요

-추천 잊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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