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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던 일은 잘 되셨습니까?"
훈련을 마치고, 팀의 연습 경기 영상을 들고 달글리시 감독을 찾은 클락, 달글리시 감독은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친구는 에버튼으로 다시 돌아 간다고 확정 되었다더군. 아쉬운 일이야."
"그렇습니까. 어쩔 수 없네요."
클락 또한 아쉽다는 듯 탄식을 흘렸다.
"토트넘에서 감독과 불화가 있다는 말은 들었던 지라 시장에 나올 거라 예상은 했지만, 역시 친정팀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던 것 같군."
그들이 말하는 선수는 스티븐 피에나르였다. 토트넘에서 래드냅 감독으로부터 중용을 받지 못한 그는 친정팀 에버튼으로 임대를 갔었고 1월에 복귀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팀의 구상에서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적을 요청했고 에버튼이 잽싸게 400만 파운드의 오퍼를 제시하며 그를 다시 데리고 오는 데 성공했다.
"영입 자금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아주 괜찮은 선택이 되었을 것 같은데요. 서브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선수 아닙니까."
리버풀에서 주전을 차지할 만한 레벨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쏠쏠히 로테이션 자원으로 써 먹기에 좋은 선수였다. 이적료도 저렴했기에 그를 영입하기 위해 재빠르게 뛰어든 리버풀이었지만 에버튼이 선수를 치는데 성공했다.
"아무래도 이번 이적 시장에서는 더 소득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군. 남은 이적료로는 마땅한 선수를 찾기가 힘들어. 단장도 이제는 영입보다는 임대를 중점적으로 알아 보겠다고 하더군."
남은 이적료라고 해보아야 400~500만 파운드 수준이었다. 돈에 맞춰서 어중간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이다. 쓸만한 선수들 중에서 이정도의 가격으로 영입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한 다면 보통 팀의 방출 대상인 경우가 많았다. 방출 대상이 되는 선수가 모두 기량이 떨어지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량에 문제가 없고 팀 케미를 해치지 않았음에도 방출 대상에 오르는 선수는 드문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한 명이라도 영입해서 다행입니다. 이제 부상 선수들만 건강히 돌아와 준다면 이번 시즌은 어느 정도 버텨볼 수 있습니다."
글렌 존슨, 막시 로드리게스까지 복귀한다면 시즌 시작때와 같은, 아니, 새로운 전력이 추가되었으니 그보다 향상된 전력으로 일정을 치를 수 있게 되는 리버풀이다. 물론 그 둘이 부상 당하기 이전의 기량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지만 말이다.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네. 아, 파비우 그 친구는 결국 이적이 성사 되었다네."
이번 시즌,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팀 내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버린 파비우 아우렐리우의 이적이 확정되었다고 전해 주는 달글리시 감독, 이미 그와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틀어져 버렸으니 둘 중 하나는 떠나야 했다. 팀을 리그 1위에 올려 놓고 있는 감독이 짤릴리는 만무했으니 결국 그가 떠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요. 어느 팀으로 결정이 난 겁니까?"
"브라질의 그레미우로 가게 되었네. 조국으로 돌아가니 마음도 좀 편안해 지겠지. 어쨌든 그도 새로운 팀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군."
대립이 있긴 했으나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그 또한 리버풀의 선수였던만큼 그가 앞으로 선수 생활을 잘 보내길 바라는 달글리시 감독이었다.
"오늘 훈련에서는 별 다른 일이 없었나?"
이적 관련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본업으로 돌아가야 했다. 클락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져온 영상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감독님의 지시대로 청백전을 진행하였습니다. 팀 구성도 그대로 따랐고 중간에 교체는 제 임의대로 진행했습니다."
"수고했네. 선수들의 컨디션은 전반적으로 어떠하던가?"
"전반적으로 상태가 괜찮았습니다. 완벽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피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입니다. 아마 4일 뒤에 열리는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더 나은 상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행이군. 한 시름 돌렸어."
"다니엘 아게르는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몸이 완전한 상태는 아닙니다만...아, 영상을 직접 보고 판단하시는 게 낫겠네요."
클락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달글리시 감독, 전반 30분, 후반 30분으로 단축하여 진행된 하프 코트 연습 게임이었던 만큼 플레이 타임은 1시간 정도였다. 턱을 손에 괴고 집중하는 달글리시, 영상에 나타난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역시 데이빗은 말할 것도 없군."
영상을 보며 간단히 메모를 하기도 하고 탄성을 터뜨리기도 한 달글리시는 영상이 끝나자 그런 감상을 제일 먼저 입에 담았다. 클락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말할 것도 없죠. 이젠 입이 아플 지경입니다. 부상만 없다면 우리 팀의 베스트 11에서 한 자리는 무조건 그의 자리로 고정된 것 아닙니까."
전반 24분만에 세 골을 몰아치며 팀원들을 압도했던 그를 보면 당연한 감상이었다. 박싱 데이 일정의 후유증을 완벽하게 떨쳐낸 모습에 달글리시 감독은 만족스럽게 웃을 수 있었다.
"루이스도 상태가 좋아 보이는 군. 한 골 넣기도 했고 움직임이 가벼워 보여. 다니엘은 자네 말대로 확실히 아직 좀 더 관리가 필요할 것 같군."
슥슥 메모를 추가한다. 세 명의 센터백 자원 중 한 명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면 다음 경기의 선발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페페가 조금 집중력이 무뎌진 느낌인데? 최소한 영상에서는 그래. 이번 시즌에 좀 그런 모습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말이야. 혹시 영상과 실제는 조금 다른 면이 있었나?"
그럴리 없겠지만 혹시나 싶어서 물어보는 달글리시 감독, 클락은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보신 그대로 입니다.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공에 대해 실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실제로 그 중 한 번은 골로 연결되기까지 했고요. 이번 시즌, 유독 그런 모습을 예전에 비해 자주 보여주고 있는 그입니다. 아무래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에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가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긴 했으나 지난 시즌까지 대부분의 경기에서 월드 클래스의 실력을 유지했던 레이나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 유독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어 코칭 스탭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도니는 좋은 친구지만 그의 평소 모습에 비하면 손색이 있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이대로 페페를 계속 신용해야 할 지는 의문이 드는군."
어려운 일이라며 달글리시 감독은 한숨을 쉬었다. 골키퍼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체력적인 부담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특별히 부상이 아니라면 보통 주전 골키퍼가 한 시즌을 거의 혼자서 책임지는 일도 많다. 알렉산더 도니는 좋은 골키퍼 임에는 분명했지만 빅 클럽의 주전 자리에 어울릴 만한 실력을 가졌다고 보기에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슬슬 새로운 골키퍼도 알아 보아야 할 때인 것 같군 그래."
2000년대에 들어 리버풀은 다른 포지션은 몰라도 골키퍼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고 지내왔다. 2004-2005 챔피언스 리그 우승의 주역 예르지 두덱이 있었고 그 이후에는 호세 레이나가 든든히 골문을 지켰다. 동 시대의 올리버 칸, 잔루이지 부폰, 이케르 카시야스 등 세계 최고의 골키퍼들에 비해 이름 값은 조금 부족한 면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실력은 진짜였다. 하지만 슬슬 폼이 떨어지고 있는 레이나의 모습을 보았을 때, 이제 새로운 수문장을 찾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일단 도니를 써보자고. 훈련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는 아무리 주전이라고 해도 자리를 보장해 줄 수는 없지."
골키퍼에 대한 인선도 마친 달글리시 감독, 그리고 남은 포지션에 대해서도 클락과 함께 의견을 나누었다.
"리버풀 쪽에서 두 대회의 동시차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의견을 전달해 왔습니다."
"끙..."
작년 10월에 사상 첫 영국 단일팀의 감독으로 임명된 스튜어트 피어스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탄식을 흘렸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게다가 처음으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 아일랜드가 연합하여 단일 팀으로 출전하게 되는 상징성이 있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금메달을 외치고 있었고 이는 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림픽 대표 차출은 그놈의 나이 제한에다 강제성도 없고...이거야 원..."
사실 FIFA와 IOC간의 파워 게임의 여파로 나온 것이 23세 이하의 선수만 출전 가능하며 제한적으로 와일드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는 규정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올림픽의 아마추어 정신에 입각한다는 이유였지만 말이다.
유로 대회(UEFA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의 경우 FIFA가 주관하는 대회는 아니었지만 사실상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만 빠진 미니 월드컵이라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큰 대회였기에 차출은 사실상 강제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팬들의 관심, 그리고 선수들 또한 유로에 관심이 아주 컸고 말이다.
반면 올림픽 축구의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달랐는데 애초에 올림픽 축구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 나타나는 모습이었고 선수들 또한 일반적으로 월드컵이나, 대륙별 대회에 비해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었다. 거기에 나이 제한까지 있는데다 차출에 강제성이 없다보니 현실적으로 감독이 원하는 스쿼드를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세르비아의 미로슬라프 쥬키치 감독은 '세르비아의 구단들이 23세 이하의 선수들에 대한 차출까지도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내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단일 팀 감독이라는 감투만 씌워놓고 실제로 권한은 주지 않으니 이거 진짜 못 해먹을 노릇이군."
"그래도 리버풀에서는 두 대회 동시 차출은 불가하나 올림픽에만 참가하는 선수라면 차출에 응하겠다고 전해 왔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그 정도면 충분히 협조적인 모습이었기에 피어스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몇 명이나 건질 수 있는지 여부였다.
"마틴 켈리도 유로 2012 대표에 차출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조단 핸더슨 정도가 남게 되는 건가? 그런데 그 친구도 아예 마음 놓을 수가 없고...더구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미치지 않고서야 반드시 차출할 선수, 데이빗 장을 떠올리니 너무나 아쉬워졌다.
"데이빗 장, 그 친구는 꼭 필요한데 말이야.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글쎄요. 선수 본인이 출전을 강하게 원한다면 모를까...구단에서는 허락하지 않을 모양새입니다."
"사실 선례도 있지 않나? 지난 유로 2008과 베이징 올림픽을 둘 다 뛴 선수들도 있는데 말이야."
실제로 지난 2008년에 네덜란드는 3명의 와일드 카드를 모두 유로 2008에 소집된 멤버로 채워 넣었고 이탈리아는 1명, 벨기에는 2명을 소집하며 올림픽에 참가했던 전력이 있었다. 무조건 차출이 안되었던 것은 아니었기에 희망을 품고 있는 피어스였다.
"그거야 그렇죠. 그런데 그렇게 참여한 선수들의 결과가 극과 극이었니...아무래도 보수적으로 나울 수 밖에 없겠죠."
2008년에 네덜란드 대표로 유로와 올림픽에 모두 뛴 로이 마카이는 시즌을 건강하게 치르며 16골을 기록, 이전 시즌보다 오히려 3골을 더 넣으며 괜찮은 시즌을 보냈다.
반면 이탈리아 대표로 나선 토마소 로키의 경우 올림픽 경기를 치르던 중 6주짜리 부상을 당해 소속팀이 뒷목을 잡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선수를 보내는 구단 입장에서는 좋은 쪽 보다는 안 좋은 쪽을 먼저 보기 마련이고 지금 리버풀이 두 대회 동시 차출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그를 차출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해. 그가 있으면 최소한 메달권은 보장되는 거나 다름 없어."
A 대표팀에 비해 레벨이 떨어지는 올림픽 대표이니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 하나가 발휘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지속적으로 리버풀, 그리고 다른 구단들과 협상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하네. 우리가 올림픽이 끝나고 명예롭게 역사에 이름을 새기려면 데이빗, 그리고 다른 선수들의 차출이 어그러져서는 안돼."
============================ 작품 후기 ============================
-어제 대화체 부분에 / 가 들어갔던 건
-조아라에서 서버 작업 이후에 나타난 증상이라고 하네요
-저런 기호 넣은 적 없는데 쫙 깔려 있어서 개깜놀
-오늘은 괜찮겠져
-실비키우기는 뭔가여?
-제가 하고 있는 건 클로저스란 게임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귀여운 캐릭터로 플레이하고 있어여
-저의 카와이한 슬비를 바꾸지 말아주세요
-작품설정에 올려드릴까 하다가
-그건 좀 미친 짓 같아서 관뒀어여
-그럼 전 이만 클로저스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