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185화 (18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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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1일, 리버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던 1년이 지나가고 새해가 찾아 왔다. 팀을 악몽의 구렁텅이로 빠뜨렸던 전임 감독이 해임되고 과거의 전설이 다시 한번 지휘봉을 잡고 새로운 공격수를 중용한 이후 팀의 새로운 전성기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완벽했다.

2011-2012 시즌의 절반이 지나간 현재, 리버풀은 리그에서 13승 3무 2패, 챔피언스 리그에서 7승 1무, 칼링컵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총합 21승 4무 3패, 승률 7할이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승점 2점차로 자신들을 바짝 뒤쫓고 있는 2위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6점짜리 매치를 앞두고 있었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 패한다면 그들에게 1위를 내주게 될 것이고 승리한다면 승점 차를 5점까지 벌릴 수 있는 기회였다.

현재 리버풀 FC의 스탭들은 조금이라도 선수들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바빴다. 그들은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평소에 가까운 상태로 경기에 임하길 원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바쁜 사람은 케니 달글리시, 리버풀의 감독이었는데 그는 어제 밤을 새다시피 하며 맨체스터 시티에 대해 분석하고 팀 전술을 가다 듬었다. 그리고 오늘, 선수들이 스탭들의 도움을 받아 회복에 한창일 때 다른 일을 처리하기 위하여 자리를 비워야 했다. 경기를 앞두고 다른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이 못내 마음에 걸렸으나 이 일또한 제쳐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뭐...내가 선수들의 회복에 도움을 줄 방법은 없으니 큰 상관은 없지만 말이야..."

그렇게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긴다. 그가 향하는 곳은 구단주의 집무실, 오늘 그는 단장 데미안 코믈리와 함께 구단주를 설득해야 했다. 달글리시 감독은 크게 심호흡을 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해서 이적 자금 600만 파운드로는 현재 팀이 필요한 전력 영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코믈리의 브리핑이 끝났다. 존 헨리 구단주는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달글리시 감독은 단장을 지원사격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우리 팀에는 새로운 전력이 필요합니다 구단주 님. 특히 공격 자원은 지금 한계에 달해 있습니다. 현재 우리 팀의 주요 포메이션은 아시다시피 쓰리 톱입니다. 공격수 4명만으로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죠. 투 톱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마찬가지 입니다. 디르크 카윗과 마르코 로이스는 4-4-2에서 윙어 역할까지 수행을 해야 하죠. 지금 새로운 선수의 영입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선수들이 망가지고 말겁니다."

코믈리가 현재 이적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선수들의 몸 값에 기준을 두고 말했다면 달글리시 감독은 현재 팀을 이끄는 입장에서 팀의 상황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했다. 시장의 현재 상황과 팀이 처한 입장을 모두 들은 존 헨리 구단주는 조용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두 분의 의견은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500만 파운드 수준의 선수가 700만 파운드, 혹은 1200만 파운드 이상으로 부풀려 진 상황은 아무래도 달갑지 않습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이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주력 타켓으로 설정한 클린트 뎀프시와 혼다 케이스케의 몸 값이 부풀려 진 부분이었다.

클린트 뎀프시를 약 500~600만 파운드 사이로 영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코믈리의 예상은 토트넘 핫스퍼가 끼어들며 빗나가게 되었다. 구매자가 많아지자 자연히 풀럼에서는 경쟁을 붙여 몸 값 상승을 꾀하였고 현재 700만 파운드 이상으로 올라간 상태였다.

혼다 케이스케의 경우에는 그보다 더 상황이 좋지 못했는데 돈에 아쉬울 것이 없는 CSKA 모스크바에서 이적료로 무려 1200만 파운드를 때려 놓으며 사실 상 팔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렸다.

데미안 코믈리로서는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흔들기를 시도했다. 현재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한 팀, 그리고 리그 우승컵을 노릴만한 팀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지 못한 팀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상당한 동경의 대상이다. 팀에 비전이 없다고 생각되어 떠나는 선수들이 한 둘인가? 지금에서야 첼시에서 죽을 쓰고 있지만 한 때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꼽혔던 페르난도 토레스 역시 계속된 리버풀의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이적한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의 언론 플레이는 큰 효력을 보지는 못했다. 선수들의 마음을 흔드는 것에는 성공했다. 클린트 뎀프시나 혼다 케이스케는 리버풀에서 뛰고 싶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통해 구단에게 이적시켜 달라는 뜻을 전했지만 그뿐이었다. 그들로서는 구단이 보내주지 않겠다고 한다면 방법이 없기는 매한가지였으니 말이다. 특히 혼다의 경우 계약 기간도 꽤 남아 있는 상항인지라 더했다.

리버풀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는 일본의 HONDA 자동차 또한 자국의 슈퍼스타 혼다 케이스케가 이적해 오길 원했으나 방법이 없었다. 그들은 심지어 자신들이 이적 자금을 위해 추가적으로 스폰 비용을 댈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CSKA 모스크바에서 원하는 수준을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물론 효율을 중시하는 코믈리 또한 받아 들일 생각이 없었다. 현재 아무리 선수들의 몸 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해도 바가지를 쓰는 것은 달갑지 않았다.

"혼다 선수의 경우에는 너무 비싸다는 점, 동감합니다. 절대 1000만 파운드 이상의 가치를 기대할 만한 선수는 아니죠. 하지만 사실 클린트 뎀프시 선수의 경우에는 기존에 평가되었던 이적료가 저평가 된 부분입니다. 한 시즌을 뛰며 10~20골 사이로 기록해 주는 공격수, 그것도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자원이 500~600만 파운드라는 건 말도 안되는 수준이죠. 700만 파운드도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저 선수야 말로 1000만 파운드 이상의 가치가 있는 선수입니다."

코믈리는 구단주의 반응이 신통치 않은 것에 대해 항변하듯 이야기했다. 결국 구단주가 지갑을 여는 것에 대해 마땅찮은 반응을 보인다면 말짱 도루묵이었다.

"제가 아예 투자할 생각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 성격상, 오버 페이는 사양하고 싶은게 사실입니다."

조용히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존 헨리 구단주, 코믈리는 애타는 표정으로 설득을 계속했다.

"하지만 구단주 님. 구단주 님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은 알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도 선수들의 몸 값은 더욱 비싸질 것입니다. 거품이라는 말이 나오지도 않을 것입니다. 모든 선수의 몸 값이 오른다면 그게 적정 가격이 되어 버릴 테니까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 오버 페이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클린트 뎀프시 선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의 이적 자금으로는 우리 팀에서 뛸만한 선수를 데려 오기 힘듭니다. 우승을 노리는 팀에는 그에 어울리는 선수를 영입해야 합니다."

결국 존 헨리의 생각은 덤터기를 쓰기 싫다는 뜻에 가까웠다. 하지만 코믈리는 현재의 상황이 일시적인 거품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 수록 선수들의 몸 값은 더욱 올라갈 것이다. 그는 바가지를 쓰는 것과 현재의 시장 상황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

달글리시 감독 또한 나섰다. 그로서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새로운 선수가 영입될 거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현재 구단주의 반응은 영 좋지 못했다. 지금 고양이의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인지라 말하는 어조에는 다급함이 가득했다.

"저는 선수들의 몸 값이 어떤지, 비싼 것인지 싼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다만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이번 시즌이야말로 우승을 하기에 최고의 기회라는 것,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새로운 선수, 그 중에서도 공격 자원이 영입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단주님."

잠깐 텀을 두고 호흡을 고른다. 그리고 정중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자신의 뜻을 밝힌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마르코 로이스, 호세 엔리케, 조단 핸더슨, 찰리 아담과 같은 선수들을 잡아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팀의 핵심 선수인 데이빗 장 또한 리그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 주시며 잡아 주신 것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기존에 있던 선수들 또한 팀을 떠났다는 사실도 잊지 않아 주셨으면 합니다. 원래 우리 팀은 스쿼드가 양 적으로 부족한 팀인 것은 분명합니다. 20여 년 만의 첫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시즌입니다."

60세가 넘은 노 감독이 정중히 부탁해 오자 존 헨리는 모질게 내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성적을 못내고 있는 감독이라면야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겠으나 달글리시 감독은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인물이었다. 거기에 팀 내 인망도 두텁고 팬들의 지지 역시 확고했다. 자신이 구단주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대할 수 없는 인물인 것이다.

"감독님의 의견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조금 기다리면 부상당했던 선수들도 돌아오지 않던가요? 이번 시즌은 지금의 스쿼드대로 유지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현재 구단의 여유 자금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반드시 새로운 선수의 영입을 약속드리지요."

"막시 로드리게스는 2월은 되어야 복귀가 가능합니다. 부상에서 막 복귀한 선수가 예전같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은 구단주 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여름이면 너무 늦습니다 구단주 님. 지금이야말로 승부수를 던질 때 입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6강에 올랐기에 구단 수익 또한 예년에 비해 증가할 것이 분명합니다. 리그 우승을 한다면 말할 것도 없겠죠."

코믈리와 달글리시가 한 마음이 되어 입을 모았다. 계속된 설득에 존 헨리 구단주는 묵묵히 생각을 정리하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결국 허락의 뜻이 떨어졌다.

"좋습니다. 확실히 지금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인정해야 겠군요. 확실한 상한선을 정하도록 하죠. 이왕 투자하기로 한 것, 어느 정도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할 테니까요."

까다롭게 굴긴 했지만 허락의 뜻과 함께 시원한 모습을 보이는 구단주의 모습에 달글리시 감독과 코믈리 단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확인하듯 존 헨리가 질문을 던진다.

"지금 상황이 주전급의 슈퍼스타는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맞습니까?"

"물론입니다. 현재 빅 클럽에서 주전급 공격수들의 이적료는 최소 2000만 파운드 이상을 주어야 가능하니까요. 현재 필요한 것은 주전 공격수들의 부하를 줄여줄 만한 로테이션 급 멤버입니다."

코믈리가 잽싸게 대답했고 달글리사 감독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시했다. 오히려 대형 스타 공격수의 영입은 팀 케미를 해칠 수 있었다. 지금 팀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아 줄 선수가 없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괜히 빅네임을 영입하여 선수간에 파워 게임이라도 벌어진다면 영입을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존 헨리는 그들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시원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

"1400만 파운드(약 250억 원),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사용 가능한 금액을 1400만 파운드까지 증액해 드리겠습니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지요?"

생각보다 통 큰 구단주의 결정에 코믈리는 그야말로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정도 금액이라면 겨울 이적 시장에서 충분히 괜찮은 영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클린트 뎀프시에게 굳이 목을 매지 않아도 되었다.

"감사합니다. 믿어 주신 것에 대하여 최고의 영입으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구단주 님의 투자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시즌, 반드시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달글리시 감독 또한 정중히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존 헨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이 이상의 금액 투입은 어렵습니다. 무조건 1400만 파운드 한도 내에서 선수 영입에 힘써 주면 고맙겠네요. 하지만 어떤 선수를 영입하는 지에 대해서는 터치하지 않겠습니다. 감독님, 그리고 단장께서 상의하시고 보고만 해주시면 됩니다."

"물론입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더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가 마무리 되었다. 존 헨리 구단주는 웃으며 달글리시 감독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가 있지요?"

"네 그렇습니다. 오늘 저녁에 원정 경기를 치르게 되죠."

"오늘 저도 그쪽 팀의 구단주와 함께 경기장을 찾기로 되어 있어서요.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씩 웃으며 돌려 말하는 구단주의 모습에 달글리시 감독은 자신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반드시 이길 겁니다. 구단주 님의 체면이 상하지 않도록 말이죠. 이 클럽에 투자를 하셨다는 사실에 대해 후회하지 않도록 해드리겠습니다.“

============================ 작품 후기 ============================

-예전에 FM할때요

-어떤 시리즈였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이적 자금 더 달라고 최후 통첩을 눌렀더니

-꺼지래요...

-짤렸...

-부들부들

-그때 나름 트레블도 하고 잘했는데

-오랜만에 fm하고 싶네요

-1400만 파운드 받아서 신난 코믈리+달글리시

-이제 남은 것은 쇼핑 뿐이야

-어머 저건 사야해

-선작이 11000을 돌파했네요

-추천도 55000을 돌파했구요

-올레

-감사합니다

-하지만 전 아직 배가 고파요

-신에게는 아직 추천이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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