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184화 (18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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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제라드, "역사적인 순간이었어"]

2011년의 마지막 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은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 대 0으로 승리하며 같은 날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둔 맨체스터 시티를 승점 2점차이로 따돌리며 리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는 리버풀의 10번 데이빗 장이었다. 그는 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하며 팀 득점의 전부를 책임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19호 골을 기록하고 있던 데이빗 장은 이날 20호 골에 이어 21호, 22호 골까지 작렬시키며 득점 랭킹에서 1위 자리를 사실 상 굳히는 모습이다. 2위 반 페르시와의 격차를 8골까지 벌리며 완벽한 독주 체제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17경기에서 20골을 달성한 것은 프리미어 리그 출범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페이스로 20호 골을 달성한 것에 이어 커리어 통산 50호 골 달성까지 이루어 내며 이 부분에서도 구단 역사 상,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 역사 상 가장 빠른 시간에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겹경사를 만들어 냈다. 통산 43경기 출장에 50골을 득점하는 기염을 토하며 종전 리버풀에서 72경기에서 50골을 기록한 페르난도 토레스의 기록을 무려 30경기 가까이 단축시켰다.

이날 경기를 함께 뛰며 대기록의 달성 순간을 함께한 리버풀의 주장 스티븐 제라드는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어제는 정말 놀라운 하루였어요. 우리는 역사의 한 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선수로서 이런 특별한 일을 함께 경험한다는 것은 굉장한 일입니다."

"그가 20호 골을 가장 빠르게 넣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았어요. 그가 아니면 누가 그럴 수 있었겠어요? 시간 문제였을 뿐이고 저는 다만 2011년이 지나가기 전에 그가 20이라는 숫자를 채우길 바랐을 뿐이에요. 그는 역시나 늘 그렇듯 득점을 기록했고 우리는 리그를 절반만 치르며 20골을 넣은 공격수와 함께하게 되었죠.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만약 한 시즌을 풀로 소화하며 20골을 기록하는 공격수가 있다면 모두 그 선수를 뛰어난 선수라고 할 것입니다. 그럼 반 시즌만에 20골을 넣은 선수는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커리어 통산 50호 골을 벌써 기록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저는 불과 몇 년전, 페르난도가 우리 팀에서 뛸 당시 72경기만에 50골을 넣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그의 기록을 깨는 것도 모자라 리그에서 가장 빨리 달성했다고 하니 엄청난 일인거죠."

(종 전의 최단 기간 50골 기록은 앤디 콜의 65경기 50골이었다.)

※EPL 소속 최단 기간 50골 기록

1위. 데이빗 장 - 43경기 50골

2위. 앤디 콜 - 65경기 50골

3위. 앨런 시어러 - 66경기 50골

4위. 루드 반 니스텔 루이 - 68경기 50골

5위. 페르난도 토레스 - 72경기 50골

"앞으로 그의 기록을 깰 사람이 나타날 까요? 저로서는 상상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이날도 데이빗의 선제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스티븐 제라드는 데이빗 장에게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제공한 선수가 본인인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저의 도움이요? 제가 아니었다고 해도 그는 별 차이가 없었을 겁니다. 그의 기록에 저의 도움이 일부 있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이런 역사에 동참할 수 있다는 건 특별한 일이죠."

그는 자신의 젊은 파트너가 앞으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잘 해나갈 겁니다. 저는 그가 놀라운 역사를 써 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저는 데이빗이 이 클럽에서 환상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Re: 2011년은 우리에게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1년으로 기억될 거야! 이보다 더 완벽한 한 해는 없을 걸!

Re: 어제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지는 바람에 경기장을 찾지 못했어! 난 침대에 누워서 경기를 봐야 했다고! 이럴 줄 알았으면 경기장에서 병원으로 실려가는 한이 있었어도 갔었을 텐데! 저런 역사적인 순간에 집에 누워 있었던 것이 너무 아쉬워! 젠장!!!

Re: 상심하지 말라고 친구. 앞으로도 분명 환상적인 순간은 많을 거야. 난 어제 암표 값이 너무 비싸서 근처 펍에 들어가서 봤는데 그냥 비싼 돈 주고 들어갈 걸 하고 생각했었지.

Re: 43경기에 50골이라니, 얜 사람이 아니야. 신이 인간계로 내려온 것이 분명해.

Re: 우리 클럽의 레코드에서 배신자 녀석의 이름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기쁘다. 정말 잘했어 데이빗!

Re: 이제 아무도 그 배신자 녀석을 그리워 하는 사람은 없겠지.

Re: 원래 없었어. 그 망할 자식은 팀을 사랑한다고 말해 놓고 뒤통수를 쳤다고. 그 자식이 첼시로 가서 인터뷰한 꼴을 보면 아직도 혈압이 오른다.

Re: 누가 그리워 한다고? 18경기에서 한 골을 넣은 5000만 파운드 짜리 멍청이를 누구한테 갖다 대는 거야?

Re: 그정도로 심각했었냐?

Re: 어, 지난 시즌에 이적하고 나서 18경기 뛰면서 딱 한 골 넣은게 다야. 이번 시즌도 망했지. 아마 지금까지 2골인가 넣었나. 900분 정도 무득점 행진을 기록 중이라는데. 진짜 쌤통이다.

Re: 900분? 10경기를 풀로 뛰면서 득점을 못한단 말이야? 진짜 얼간이네.

Re: 지금 마틴 스크르텔이 리그에서만 2골인가 3골인가 넣고 있을 거야. 수비수보다 골 못넣는 공격수라니, 저래 놓고 우승을 원한다고? 미친 놈이신가.

Re: 어제 데이빗이 50호 골을 넣었을 때 어떤 팬이 들고 있던 피켓 본 사람? 나 그거 보고 진짜 웃겨 죽는 줄 알았다

Re: 나도 봤어! 리그 20골 축하 현수막 보고는 감동 받았는데 50호 골 축하 메시지는 진짜 웃기더라. 데이빗도 빵 터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고 말이야.

Re: 수아레즈랑 로이스도 이번 시즌 아주 잘해주고 있는데 완전 묻혀 버리네. 둘 다 이번 시즌에 공격 포인트를 15개 정도씩 올려주고 있다고.

Re: 그거야 그런데...이번 시즌에만 공격 포인트 37개를 기록 중인 녀석이 있다보니...둘의 기록을 합쳐도 모자라는 게 사실이 묻힐 수 밖에...

Re: 바르셀로나에서 메시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조금 묻히는 느낌이 드는 거랑 비슷한 거지 뭐.

Re: 이번 시즌에 리그에서만 40골을 기록할 수도 있겠다. 34골 따위는 그냥 껌으로 깰 수 있을 것 같고 말이야.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는 거 같네요."

"기억해 주시는 군요. 그렇네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데이빗 선수."

리버풀에코의 토머스 에드윈은 오늘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와 있었다. 구단 출입 허가증을 가지고 있는 그는, 어제 프리미어 리그의 역사를 새로 쓴 주인공, 데이빗 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자신을 알아보는 데이빗과 기분 좋게 악수를 나눈다. 선수가 자신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준 다는 것은 기자로서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다.

"당연히 기억하죠. 제 첫 인터뷰를 에드윈 씨하고 했는 걸요. 그 이후로도 몇 번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익숙해 졌네요."

"그랬죠. 저로서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데이빗 씨와 같은 선수의 시작을 함께 했다는 것은 저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이니까요."

실제로 자신이 일하고 있는 리버풀에코에서는 아예 에드윈에게 데이빗에 대한 인터뷰를 전담으로 맡긴 상태였다. 선수와 상당히 괜찮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인터뷰를 따내는 것도 쉬웠기 때문이다. 이는 토머스 에드윈이 그에게 상당히 호의적인 내용으로 기사를 작성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오늘, 다른 언론사의 제의는 피곤하다고 거절했다고 하니까 말이야. 고마운 일이지.'

박싱 데이 기간이니 만큼 선수들의 피로도가 장난 아니었다. 어제 경기를 치른 데이빗은 내일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 나서야 했다. 평소에는 인터뷰를 잘 받아 주기로 기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데이빗이었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기자들이야 리그 최단 기록을 갱신한 그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안달이 나 있었지만 말이다. 에드윈은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본의 아니게 독점 기사가 되겠어. 고마운 일이야.'

자신의 인터뷰 요청은 받아 들여 주었다는 사실이 기분 좋은 에드윈이었다. 그는 앞으로도 데이빗과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겠다고 내심 다짐했다.

"다시 한번 제 요청을 받아 들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피곤하실 텐데요."

자신의 감사 인사에 데이빗이 하하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네, 조금 피곤하네요. 그래도 에드윈 씨는 다른 기자 분들보다 인터뷰하는 게 좀 편해서요. 그래도 오늘은 정말로 피곤해서요, 평소보다 인터뷰를 조금 빨리 끝냈으면 합니다."

당연한 요청이었기에 에드윈은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에서 분량에 욕심을 냈다가는 선수의 신뢰를 잃을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이런 특별한 관계는 기대하기 힘들어 질 게 분명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입니다. 저로서는 받아 들여 주신 것만 해도 감사할 따름인데요.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면서 녹음기를 켜고 간단히 필기를 준비했다.

"먼저 지난 경기에서 리그 20호 골, 그리고 커리어 통산 50호 골을 동시에 달성했는데요, 기분이 어떠십니까?"

본격적인 질문의 시작, 데이빗은 거리낌 없이 솔직한 속내를 밝힌다.

"환상적이었죠.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정말 피곤했었거든요. 그런데 골을 넣고 나자 피곤함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특히 팬들이 저를 위해 준비한 현수막을 본 뒤에는 더욱 그랬죠."

"아 저도 보았습니다. 팬들이 정말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 주었는데요, 그 메시지를 보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혹시 팬들이 그런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아뇨,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감동이 더 컸던 것 같네요. 동료들도 부러워 할 정도였어요. 어떤 선수가 팬들로부터 그런 감동적인 선물을 받을 수 있겠어요? 그래서 어제는 정말 특별한 날로 기억될 겁니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에요."

그러면서 어제 팬들이 준비한 깜짝 선물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해트 트릭을 전반전 동안 달성하시고, 커리어 통산 50호 골을 달성하셨을 때는 팬들로부터 다시 색다른 메시지를 받으셨는데요, 그걸 보고 크게 웃는 장면이 잡혔었습니다. 그때 선수들과 무슨 대화를 나누셨나요?"

에드윈의 질문에 어제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지 웃음을 터뜨리는 데이빗이다.

"아 그게 TV에 잡혔었나요? 무슨 이야기를 했더라...그냥 축하한다고, 제일 빠른 기록이 아니냐고 그런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그리고 팬들의 메시지를 보았을 때는 다들 웃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재밌는 멘트였고 그분들이 절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리그 20호 골, 그리고 커리어 50호 골의 달성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 있나요?"

에드윈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는 데이빗.

"음...어려운 질문이네요. 역시 캡틴을 빼 놓을 수 없겠죠? 저에게 언제나 환상적인 패스를 주고 제가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캡틴이 없었다면 기록 달성은 좀 더 뒤로 미뤄졌을 거에요. 루이스나 마르코도 마찬가지에요. 호세나 마틴은 제가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수비를 해 줍니다. 그들 뿐만이 아니라 우리 팀원들 모두가 절 편하게 해줍니다. 누구 한 명을 꼽기란 힘든 일이에요."

"일각에서는 데이빗 장 선수의 득점 페이스가 놀랄만한 일임에는 분명하지만 리버풀 내에서 데이빗 장 선수의 공격 지분이 너무 큰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데이빗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말인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데이빗 본인도 신문이나 TV를 통해 몇 번 보았던 내용이기에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말에 동의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단순히 골을 가장 많이 넣는다고 해서 저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팀 내에서 각자 맡은 역할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저에게 유독 피니쉬 찬스가 많이 왔을 뿐이에요. 지난 15라운드에서는 루이스가 혼자 세 골을 넣으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잖아요?"

자신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로 인해 동료들이 소외감을 느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에 데이빗은 그렇게 조금은 조심스럽게 부정했다.

"이번에 43경기만에 50골을 달성하시며 2위 앤디 콜 선수의 기록을 무려 20경기 이상 단축하였습니다. 앞으로 본인의 기록이 다른 선수에 의해 깨질 수 있을 것 같나요?"

에드윈의 질문에 조금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 데이빗, 그는 굳이 솔직한 속마음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글쎄요, 그건 확실히 말하긴 어렵겠습니다만, 솔직한 마음으로는 깨지지 않았으면 해요. 제 이름이 프리미어 리그의 역사에 남아 있는다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이 될거에요. 네, 제 기록이 깨지지 않길 바랍니다. 혹시나 깨진다면 가능한 길게 남아 있다가 깨졌으면 하네요."

솔직한 대답에 에드윈도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다. 본심을 숨기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이 이 내용을 가지고 자극적으로 타이틀을 뽑아 내지 않을 거라 믿기 때문이라 여겼다.

'그러니까...대충 뭐 [내 기록은 영원 불멸할 것] 이런 식으로 뽑아 낼 놈들이 꽤 있으니까 말이지.'

본인도 기자였지만 가끔 같은 기자라 불리는 것이 창피할 정도의 인간들이 있었기에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데이빗이 자신을 신뢰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감이 보기 좋습니다.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 지어야 겠군요. 마지막으로 팬들은 리그 역사상 최초로 40호 골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고 리버풀의 프리미어 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신의 개인적인 기록과 팀의 성적에 대한 질문, 데이빗은 단호한 어조로 대답했다.

"40호 골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 이번 시즌에 몇 골을 넣겠다는 목표는 따로 두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프리미어 리그 첫 우승은 꼭 달성할 겁니다. 시즌이 끝나고 리그 테이블에서 가장 높은 곳에 리버풀이 있을 겁니다."

============================ 작품 후기 ============================

-걱정 마 니 기록 아무도 못깨

-메시 호날두가 프리미어 리그에 오지 않는다면

-올리가 없으니 걱정 ㄴ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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