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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swer-170화 (17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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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 시위가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코믈리는 구단주와 전화 통화를 진행했다. 아무래도 지금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빨리 구단주가 인식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보스턴 지역에 체류 중인 구단주와의 시차를 고려하여 오후 시간까지 기다린 이후에 전화를 연결하였고 현재 상황에 대하여 보고를 할 수 있었다.

"현재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었다고 언론 보도가 나간 것도 아닌데 팬들의 반응이 상상 이상으로 적대적입니다. 그들은 선수가 욕심을 낸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가?

"그렇습니다. 현재 구단 앞에서 시위하고 있는 팬들의 숫자는 그리 많은 것은 아닙니다만, 인터넷 등에서의 반응은 훨씬 더 좋지 않은데다 언론의 반응도 우리 쪽에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또 좋지 않은 소식이 있나?

말을 흐리는 코믈리의 모습에 불길함을 느낀 구단주가 빠르게 되 묻는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최악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기사가 나간 시점은 어제 정오 무렵이었는데, 그 이후로 구단 매출이..."

-...얼마나 떨어 졌나?

가장 민감한 주제였기에 되 묻는 구단주의 목소리도 한층 더 가라 앉는다. 구단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그의 입장에서, 일시적인 현상일지라도 매출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반갑지 않은 소리였다. 코믈리는 덤덤하게 매출 현황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기사가 발표된 시점을 기준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어제 정오를 기점으로 오늘까지, 이전일에 비하여 매출이 20%가 감소하였습니다. 최근 일주일간 평균과 비교해 보아도 비슷한 비율로 감소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상황이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

상상 이상으로 하락 폭이 컸기에, 존 헨리 구단주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말이 20%지 이런 페이스가 계속된다면 망하는 수준이나 다름 없었다.

존 헨리가 구단을 인수하기 전에 리버풀은 1년에 약 3억 7천만 파운드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4위에 해당하는 수준의 매출로 그들의 위에 있는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약 7억 7천만 파운드), 아스날(약 4억 5천만 파운드), 첼시(약 4억 1천만 파운드) 정도 였다. 이 당시의 리버풀은 리그에서 성적을 내는 데 실패하며 경쟁 구단에 비하여 수입 창출에 실패한 것이었다. 당시 리버풀은 약 2천만 파운드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다른 클럽에 비하여 적자 수준이 큰 것은 아니었다.

존 헨리 구단 인수 후,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결국 시즌을 4위로 마치며 이슈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번 시즌까지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 주며 이전에 비하여 매출이 상당히 올라간 상태였다. 이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는데 매출이 폭락했다고 하니 걱정이 안 될리 없는 상황이었다.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은 없나? 확실히 그 계약 관련 내용이 보도된 것이 원인인가?

확실한 원인 파악은 필수 였다. 상황 증거랄까, 아무래도 계약 내용이 보도된 것이 원인일 확률이 높아 보였으나 100% 확실하다고 볼 수는 없었기에 정확한 원인을 묻는 구단주였다.

"100% 그것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그것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게 사실입니다. 현재 담당 부서에서 원인 파악과 대책 수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계약 문제가 원인이라고 보입니다. 시간대 별 매출 변동을 파악해 보아도 그것 외에는 상관관계를 찾기 힘들어 보입니다."

평상시와는 다른 매출 변화는 기사가 나간 이후 약 2시간 이후 부터 시작되었다. 그때 부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떨어지는 폭이 커져 현재 20% 수준에 이른 것이다.

-어느 부분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한가?

"일단 유니폼 등의 용품 판매량이 가장 치명적입니다. 중계권을 제외한다면 가장 큰 수입이 일어나는 부분이죠. 이 부분의 매출은 거의 반토막이 났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즌권을 포함하여 다음 경기에 대한 티켓 환불 요구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그런가. 아무래도 팬들이 단체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확실한 것 같군.

"그렇습니다. 일단 저희 쪽에서는 최선을 다해 협상에 나갈 것이라고 기사를 내보내긴 했습니다만 상황이 크게 좋아지고 있지 않습니다."

-...알겠네. 일단 내가 내일은 되어야 그쪽으로 갈 수 있을 것 같군. 그쪽에서 다시 한번 상황에 대해 정리하고 대책에 대하여 논의해 보도록 하지.

전화를 끊은 코믈리는 한숨을 쉬었다. 역시 구단주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구단 매출만한 것이 없었다. 아마 단순히 팬들이 시위를 벌였다고 이야기했다면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게 우리들 말을 좀 들을 것이지..."

"저 빌어먹을 피켓은 뭐야?"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13라운드 경기가 열리는 안필드, 평상시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경기장을 맴돌고 있었다. 안필드라면 보통 경기 시작 전부터 선수들을 응원하는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기 마련인데 오늘은 어째 분위기가 좀 흉흉했다. 표정이 점점 구겨지는 리버풀 팬들의 모습을 경기장 어디에서나 찾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의 시선은 하나 같이 맨체스터 시티의 서포터 석으로 향해 있었다. 정확히는 그들 중 누군가 들고 있는 피켓을 향해 있었다.

-우리 팀으로 와라 데이빗!

"저 빌어먹을 놈들, 오늘 살아서 돌아가기 싫은 건가?"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오늘 평소보다 많은 인원으로 투입 된 안전 요원들은 침을 삼키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경기 전, 구단에서는 팬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좀 더 안전에 신경을 써달라고 신신당부 했다. 그 말대로 오늘 팬들의 분위기는 흉흉했다. 한 요원은 나지막히 욕설을 읊조렸다.

"빌어먹을, 저 인간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딴걸 들고 온거야?"

이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 멍청한 팬에게 욕을 날리는 요원, 이는 다른 동료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죽고 싶으면 혼자 자살이나 할 일이지. 진짜 민폐끼치네. 망할 자식."

"그래도 용기 하나는 끝내 주네. 다른 곳도 아닌 이곳에서 저런 짓하기 쉽지 않을 텐데."

"조용, 잡담 그만해. 언제라도 사고가 터질 지 몰라. 집중하도록 해."

선임이 주의를 주자 다들 입을 다문다. 그때 한 요원이 눈은 전방을 주시한 채로 질문을 던져 온다.

"저, 근데 저 피켓 들고 있는 사람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저거 때문에 지금 홈 팬들 반응이 점점 살벌해 지는 거 같은데요."

일리 있는 지적이라 고개를 끄덕인다.

"안 그래도 지금 보고를 한 참이다. 곧 지침이 내려 올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리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 이후로는 별 다른 대화가 없었다. 아니 점점 열 받기 시작하는 팬들의 반응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기에 잡담할 시간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했다.

"야 너 죽고 싶냐?!"

거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머리가 벗겨진 중년의 남성이 시뻘겋게 달아 오른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맨체스터 시티 응원석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도화선이 되어 거친 욕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그 빌어먹을 피켓 안 치워? 오늘 살아서 경기장 빠져 나가고 싶으면 빨리 치워라!"

"거지 같은 자식들! 오늘 니네 다 죽었어!"

"재수 없는 맨체스터 자식들아! 감히 이런 짓을 해?"

"말할 필요 없다고! 좀 비켜봐. 저 개같은 자식들에게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똑똑히 알려 줘야겠어!"

한 남성이 인파를 헤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명이 더 가세하였고 그들은 눈에 불을 켜고 맨체스터 시티 응원석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안전 요원들은 인상을 굳히고 그들을 막아 섰다.

"이러시면 안됩니다! 자리로 돌아 가세요!"

요원들은 어떻게 해서든 군중들을 진정시키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흥분한 팬들은 쉽게 그들의 통제에 따르지 않았다.

"저 거지같은 놈들이 먼저 우리를 자극했잖아!"

"우릴 진정시키고 싶거든 저 빌어먹을 피켓을 들고 있는 놈을 데려와!"

"아니, 최소한 저 망할 피켓이라도 박살 내버려야 겠어. 빨리 저것부터 해결하라고! 그럼 당신들이 막지 않아도 얌전히 경기를 지켜볼 테니까!"

성난 목소리로 피켓을 없애 달라고 요구했다. 요원들은 그나마 팬들이 막무 가내로 깽판을 치는 것은 아니라 다행이라 여겼다. 무전기를 들고 있던 선임은 조금 밝아진 안색으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저희가 나서서 해당 피켓을 몰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빨리 가서 처리 해요! 우리는 여기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당신이 저 망할 피켓을 없애고 나면 여기에 있으라고 해도 우리 자리로 돌아갈 거니까."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한다. 선임은 알겠노라 답하고 맨체스터 시티의 서포터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위에서 피켓 몰수 처리에 대한 허가가 떨어진 이상 망설일 것이 없었다. 그로서도 빨리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는 피켓을 처리하고 싶었고 말이다.

"실례하겠습니다."

아직도 피켓을 들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팬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현재 들고 계신 피켓이 장 내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고 판단 되어 해당 피켓을 몰수 처리하고자 합니다. 협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대한 정중하게 용건을 전한다. 피켓을 들고 있던 남성은 순순히 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게 왜 문제가 된다는 거죠? 내가 무슨 피켓을 들고 있건 간에 그건 내 자유 아닌가요?"

'눈치 없는 X끼...좀 좋게 말하면 알아 처 먹으라고!'

속으로 욕설을 내뱉는다. 순순히 협조해 주지 않는다고 해도 방법은 있다.

"현재 들고 계신 피켓이 홈 팀 팬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분위기는 귀하께서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좋지 않습니다. 만약 들고 계신 피켓 제출을 거부하신 다면, 원활한 경기장 분위기 조성에 악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하여 경기장 퇴장 조치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차분한 어조로, 하지만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이미 상부에 보고를 한 상황이고 조치에 허가를 받았다. 그래서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요원의 말이 진심이라는 사실을 안 남자는 투덜대며 피켓을 내밀었다.

"제길, 이거 개인의 자유 침해인 건 알고 있어요? 신문사에 이야기하면 당신도 좋은 얘기 듣지 못할걸?"

투덜대면서도 퇴장당하기는 싫었는지 피켓을 순순히 건넨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즐거운 경기 관람 되시길."

'신문사에 얘기하면 니가 X나 멍청한 인간이라고 낙인 찍는 꼴이 될걸?'

속마음은 숨기고 어디까지나 예의바르게 피켓을 받아 든다. 그리고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며 아직도 모여 있던 리버풀 팬들을 해산 시켰다.

"문제가 된 피켓은 보시다시피 회수 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어서 자리로 돌아가 주세요."

요원의 말에 주변 관중들은 휘파람을 불며 박수를 쳤다. 그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든 물건을 처리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그 빌어먹을 것 지금 여기서 박살내면 안됩니까?"

"이리 줘요. 내가 그거 지금 바로 없애 버리겠어."

일부 관중들이 피켓을 요구했지만 요원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안됩니다. 이건 저희 쪽에서 처분해야 합니다. 그러니 어서 빨리 자리로 돌아가 주세요."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좀 분위기가 조용해 지겠네요."

문제의 발단이 된 피켓을 들고 온 선임에게 조그맣게 환호를 보내는 요원들이다. 물론 자세와 표정은 관중석 쪽을 향해 유지한 채로 말이다.

"아, 다행히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헤이 이봐 존."

"네."

"이거 일단 본부 쪽으로 보내라고. 여기에서 우리가 들고 있을 수도 없잖아."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 오겠습니다."

피켓을 건네 받은 후임이 빠르게 달려가는 것을 보고 한숨 돌렸다며 크게 심호흡을 한다.

"경기 전에 처리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군."

"그러게 말입니다."

"만약 리버풀이 지거나, 골을 허용한 상황에서 저런 피켓을 봤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한 듯 몸을 부르르 떤다. 다른 이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이렇게 신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리라.

"아마 그럼 내일 신문 1면은 따 놓은 당상이었겠지."

============================ 작품 후기 ============================

-맨체스터 시티를 좋아하는 분들을 비하할 의도로 쓴 내용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소설 상의 허구로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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