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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 티티! 너라면 한 번에 통과할 줄 알았어!"
대표팀 소집을 마친 데이빗에게는 기분 좋은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9월, 에이전트 시험에 응시한 그의 친구 새뮤얼 로이가 당당히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이었다. 전화를 통해 전해 들은 데이빗은 한달음에 자랑스러운 친구의 곁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언제나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친구를 발견하고 그대로 포옹을 나누었다.
"운이 좋았지. 나도 아직도 놀라고 있는 참이야."
겸손한 대답, 하지만 데이빗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잘 모르는 시험이지만, 그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말이다. 그랬기에 데이빗은 고개를 강하게 흔들었다.
"무슨 소리야. 실력이 있으니까 운이 찾아온 거야. 절대 운으로 붙은게 아니라고. 아, 몰라.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내가 아는 건, 진짜 잘된 일이라는거야!"
자신보다 더 기뻐하는 데이빗의 모습에 티티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본인도 스스로가 이루어 낸 일이 자랑스러웠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하는 공부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중요한 역할을 맡기려는 친구를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시험에 통과해야했다.
"어이, 너 티티만 보이고 난 보이지도 않냐?"
툴툴거리는 익숙한 목소리, 그제서야 데이빗은 고개를 돌려 불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제임스를 확인한다. 그리고 그 옆에 선 처음보는 중년의 여성도.
"미안 제임스, 전에 네가 대표팀 소집 장소에 데려다 준 이후로 처음이지?"
주먹을 들어 올리며 웃는 데이빗, 제임스는 코웃음을 치면서도 주먹을 맞대어 준다.
"흥, 이딴 자식, 뭐가 이쁘다고 내가..."
말은 그렇게 해도 본심은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데이빗은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처음보는 중년의 여성을 돌아 보며 제임스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기, 이쪽에 계신 분은 처음 뵙는 분인데..."
그러자 아 하는 탄성을 흘리는 제임스, 그리고 티티에게 턱짓을 하며 넘겼다. 티티는 웃으며 여성 곁으로 다가가 소개를 시작했다.
"인사해, 우리 어머니야. 제임스는 몇번 봤는데 너는 처음이지? 오늘 널 만난다고 하니까 꼭 보고싶다고 하셔서 말이야."
티티의 소개에 데이빗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만 이내 웃음을 지으며 예의바르게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티티, 아니 새뮤얼의 친구 데이빗 장이라고 합니다. 데이빗이라고 불러 주세요."
데이빗의 인사에 중년의 여성, 티티의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만나서 반가워요. 우리 새뮤얼과 친한 친구라고는 예전부터 들었어요.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의 선수가 되었다고 했을 때는 정말 놀랐답니다. 먼저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고마워요."
정중히 인사하는 모습에 데이빗은 황망한 표정으로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왜 감사를 받아야 하는지도 몰랐고 처음만난 친구의 어머니가 이런 모습을 보이자 당황한 것이다. 제임스는 그런 모습을 낄낄대며 즐겼고 티티는 멋적은 표정으로 웃음만 흘렸다.
"우리 아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었잖아요.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이제는 숫제 눈물까지 글썽이는 모습에 데이빗은 뺨을 긁으며 난감해 했다. 딱히 인사 받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머뭇거리며 제대로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난처한 표정으로 티티를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하는 데이빗.
"어머니, 데이빗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그제야 데이빗의 모습이 눈에 들어 왔는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다.
"부담스러워 할 것 없답니다. 당연히 감사를 표해야 하는 일인걸요. 새뮤얼이 그동안 험한 일을 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정말 아팠었는데 그런 생활을 벗어나게 해 주었잖아요. 이 아이의 가족으로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그런 말씀 안하셔도 됩니다. 저는 단지 친구라서 티티, 아 새뮤얼에게 그런 제안을 한 것이 아니에요. 이 친구는 저에게 가족이나 다름 없어요. 물론 옆에 있는 제임스라는 친구도 그렇지만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믿는 사람들이 저와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저로서도 바라마지 않던 일이에요."
"그렇게 말해주니 더 고맙네요."
그렇게 훈훈한 대화가 오가며 어느 정도 분위기가 일단락 되었다. 계속 서서 이야기하기도 애매했기에 그들은 인근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마침 점심 무렵이기도 했고 티티가 오늘 점심 식사는 자신이 대접하겠다며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이다.
"내가 산다니까 티티."
데이빗은 자신이 축하해 주고 싶다며 그런 의사를 밝혔으나 티티는 웃으며 거절했다.
"앞으로 어떻게 보면 내 월급은 니가 주는거나 다름 없는데, 그렇게 따지면 이것도 니가 사는거랑 같은 거야."
반박하기 힘든 말, 언제나 티티를 상대로 설득당하는 쪽이었기에 데이빗은 이번에도 어깨를 으쓱하며 넘어갔다.
"여긴 제임스가 알아본 곳이야. 맛이 별로라면 제임스에게 따지도록 해."
씩 웃으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는 티티, 제임스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헹, 내가 고른 곳이 맛이 없을리 없잖아. 애초에 저 녀석 미각 같은거 안 키우는 녀석이잖아. 뭘 줘도 맛있다고 하는 녀석인데."
당연히 발끈하는 것은 데이빗.
"무슨 헛소리야. 그건 니 얘기겠지 제임스."
"웃기고 있네, 예전에 그 끔찍한 식당에서 먹을만 하다며 줏어 먹던 니가 할 말은 아니지."
"썩은 냄새 나는 생선 튀김을 으적으적 씹어 먹던 것은 너였어."
언제나처럼 투닥거리는 둘을 보며 티티는 웃음을 터뜨렸다. 몇 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모습, 주변이 바뀌고 상황이 바뀌어도 늘 한결 같은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둘 다 썩은 미각이니까 적당히 하고 들어가자."
인자한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게 독설을 날리고 먼저 들어간다. 순간 벙 쪄버린 제임스와 데이빗, 이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소리를 지른다.
""누가 썩었다는 거야?!""
식사는 맛있었다. 썩은 미각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데이빗은 짐짓 '까다롭게 평가할거야!'라고 얘기하긴 했지만 애초에 까다롭지 않은 입맛이 갑자기 바뀔리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괜찮네 라고 중얼거렸고 제임스는 죽자고 웃어댔다.
"아무튼 그건 그쯤 해두고."
식사도 마쳤겠다 티티는 이제 제대로 이야기를 해 보자고 했다. 티티의 어머니는 자신이 있을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인사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요. 다음에 한번 초대 드리고 싶네요."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꼭 가겠습니다."
가벼운 포옹으로 인사를 마치고 셋만 남은 자리, 티티는 온화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음, 너는 이제 다음 경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이지?"
"그렇지, 이제 3일 남았나? 어디 보자...맞네 3일 뒤에 우리 홈에서 맨유하고 시합을 치르는 일정이야."
"빅 매치잖아. 진짜 끝내 주겠는데. 물론 니가 그녀석들을 질질 짜게 만들어 줄거라는 건 알고 있지만 말이야!"
흥분하는 제임스, 마치 본인이 경기를 뛰는 선수인 것처럼 흥분하는 모습이다. 데이빗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지난 번 경기에서 니가 X나 잘했잖아. 그때 몇골이나 넣었더라?"
세세한 부분이 기억이 나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하며 손을 꼽는 제임스.
"아마 해트트릭을 했을거야. 그때 진짜 완전히 박살을 내버렸지."
티티의 말에 제임스가 손바닥을 치며 껄껄 웃었다.
"맞아, 이제야 제대로 생각이 나네. 그 교활한 영감탱이가 경기 전에 얘한테 X나 디스를 날렸잖아. 그거 보고 내가 진짜 열 받았었는데 말야, 경기 끝나고 그 노인네 얼굴 시뻘개진거 보니 엄청 고소하더라."
그러면서 '이번엔 그 영감 고혈압으로 병원에 보내버리라고!'라고 외친다. 데이빗은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아직 정정하신 거 같으니 그건 모르겠지만, 아무튼 두번 다시 나한테 그런 소리 못하게 만들어 줄 자신은 있어."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티티를 바라본다.
"그런데 갑자기 일정은 왜 물어 보는거야? 혹시 경기에 보러 오려고? 티켓 구해 줄까?"
"아니, 괜찮아. 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말야, 그때 일이 있거든.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
"일? 무슨 일?"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 데이빗, 시험도 끝났는데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이번에 에이전트 시험에 합격했잖아. 합격자를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게 있어서 말이야. 아 물론 3일 뒤에 시작하는 건 아냐. 그래도 미리 준비를 해야겠지. 이제는 공부하는 입장이 아니라 진짜 일을 해야하니까."
티티의 대답에 납득했다는 듯 데이빗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씩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려 준다.
"든든한데? 이제 나도 연봉 협상이나 이런거 할때 골치 아프지 않아도 되겠다. 티티가 다 알아서 해줄거 아냐."
"아니, 그렇게 믿어주는 건 고맙지만 부담스러운걸."
온화한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티티가 말한다. 제임스는 뭐가 문제 있느냐는 식으로 어깨를 으쓱한다.
"어려울 거 뭐 있어 티티? 이봐 데이빗, 너 지금 주급으로 3만 파운드 받고 있지?"
"어, 그렇지."
"일단 이거부터 어떻게 해야지. 물론 우리 같은 놈들한테야 X나 큰 돈이지만 말야. 솔직히 얘가 이 돈 받고 뛰는 건 말이 안돼. 그 머저리 같던 조 콜이 10만 파운드를 받았던 거 기억 안나?"
제임스의 말은 단순하고 과격했지만 핵심을 찌르고 있었다. 예전, 처음 계약을 체결하며 받기로 한 4천 파운드에서 3만 파운드로 오른 지 고작해야 반년 조금 넘은 시점이다. 그 동안에야 계약 갱신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데다 유망주라는 딱지도 있었기에 나쁘지 않은 계약 규모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바뀌었다. 어느덧 2011-12 시즌이 개막한 지도 만 2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데이빗이 큰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출장한 기간도 7개월 가량 되었다. 길다고는 할 수 없는 시간이지만 아예 짧다고도 하기 힘든 시간, 이 기간 동안 데이빗은 최소한 프리미어 리그 내에서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만한 활약을 이어나갔다. 같은 기간 내에 그와 비견될 만한 선수는 라 리가의 두 거인, 세계 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 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오히려 나이가 어린 것이 가치가 상승하는 요인이 되었다. 단순히 일시적은 폭발 현상이 아니라고 주장할 만큼의 기간이 쌓였고 그 사이 잉글랜드 국가 대표로도 발탁되어 맹활약을 펼쳤다. 비슷한 수준의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고 했을 때, 더 어린 선수의 가치가 더 높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아직 발전할 가능성이 더 남아 있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최고의 수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있다는 말과 같았기 때문이다. 데이빗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보다 5살, 리오넬 메시보다 3살이나 어렸다.
"그런가? 아직 구단에서는 별 말이 없는데?"
어깨를 으쓱하는 데이빗의 모습에 제임스가 보기 드물게 진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흥, 그건 니가 바보 같이 그런 푼돈을 받으면서 가만히 있기 때문이야. 데이빗, 네가 돈 욕심이 그렇게 많지 않은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넌 프로라고. 프로의 가치란 결국 돈으로 평가 받는 거야."
"나도 제임스의 말에 동의해 데이빗. 일단 3만 파운드라는 금액이, 그동안 나쁜 평가가 아니었다고는 생각해. 하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해. 먼저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해. 우리가 너의 에이전트 역할을 맡아서, 더 많은 금액을 따내서 커미션을 많이 받겠다는 욕심때문은 아니야."
"응 아니었어? 에이 솔직해 지자구 티티. 데이빗도 돈 많이 벌고 우리도 돈 많이 벌면 좋잖아. 안그래?"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는 제임스의 모습에 데이빗과 티티는 폭소를 터뜨렸다. 조금 무거워 지는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다. 하도 웃느라 눈물까지 글썽이던 티티가 간신히 웃음을 추스리고 입을 열었다.
"그래, 우리도 돈 많이 벌면 좋지. 근데 그보다는 니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어. 그건 정말 화가 나는 일이야."
"티티 말이 맞아. 나는 리버풀을 정말 좋아하지만, 너를 호구 취급하는 꼴을 보면 참지 못할 거야.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망할 자식들을 입에다 그 거지같은 계약서를 쳐 넣어 버리겠어."
"음..."
친구들의 단호한 반응에 데이빗은 숙고했다. 그라고 해서 많은 돈을 받는 것이 싫을리 없었다. 다만 재계약을 진행한 지 아직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컸다. 이는 애초에 엘리트 코스를 밟아 프로가 되지 않은, 그래서 이쪽 세계의 생리에 대해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의 상황 문제가 주된 원인이었다.
"근데 재계약한 지 아직 1년도 안됐잖아. 이제 반년 좀 넘은 시점인데, 벌써 계약 갱신을 요구해도 상관 없는 건가?"
계약 수준 조정에 대해 관심이 없는 모습은 아니었기에 티티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납득을 시켜주면 될 일이었으니 말이다.
"문제 없지. 이런 말하면 니가 자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아는 너라면 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하니까, 편하게 이야기 할게. 데이빗, 너는 좀 더 너 스스로의 위치에 대해 자각할 필요가 있어. 절대 욕심을 내는게 아니야."
단호한 티티의 말에 데이빗은 기분이 좋으면서도 약간 낯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것과 지금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
"아쉬운 것은 구단이지 네가 아니야. 막말로, 네가 이 구단과 사이가 틀어진다고 하면 손해보는 건 니가 아니라는 말이야. 널 데려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구단들이 주시하고 있는 지 알아? 그리고 그 구단들은 모두 네게 최고 대우를 해줄 수 있는 팀들이지. 이제 좀 이해가 가?"
"잠깐, 그런데 난 팀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저기 티티, 날 생각해주는 건 고마운데, 그렇다면 다른 팀에 대한 이적 얘기는 하지 말아줘."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데이빗, 하지만 티티는 담담하게 목소리를 이었다.
"나도 리버풀을 좋아해. 여기 제임스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말이야, 아니다. 네가 이 팀에 정말 남고 싶다면 오히려 너의 권리는 스스로 챙길 줄 알아야 해."
티티의 단호한 말에 데이빗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르 갸웃했다. 하지만 이 현명한 친구가 자신에게 허튼 소리를 할 리 없다고 믿고 있었기에 계속 경청하기로 했다.
"만약 네가, 이 팀이 정말 좋아서, 너의 원래 가치, 그러니까 시장에서 평가 받는 너의 가치보다 터무니 없이 싸게 계약해 주었다고 치자. 그럼 아무 문제 없을까?"
"......"
데이빗은 대답하기 힘들었다.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는 부분이었으니 말이다. 가볍게 생각하면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하기엔 뭔가 꺼려지는 것이 있었다.
"나는 에이전트는 이제 막 시작하는, 아직 시작도 못한 햇병아리야. 근데 이거 하나는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어. 축구라는 세계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야.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지. 호의라고 하는 것은, 한 쪽이 일방적으로 제공해서는 절대 좋은 관계로 갈 수 없어."
목이 타는 지 앞에 놓인 차를 들어 한 모금, 목을 축인다.
"구단은 널 다루기 쉬운 선수라 생각할 거야.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지마. 구단은 자선가가 아니라 사업하는 녀석들이야. 네가 그들을 특별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그들이 너에게 무조건 좋은 대우를 해줄거라 생각하면 곤란해. 네가 하나를 양보하면 그들은 두 개를 얻어내려 할 거야. 정말 진심으로 너에게 좋은 대우를 해 줄리가 없어. 단지 돈 문제 뿐만이 아니라 말이야. 네가 양보를 한다면 그저 인터뷰를 통해 허울 좋은 말 몇마디로 널 달래는 수준 밖에 되지 않을거야."
"너무 좋지 않은 쪽으로 가정하는 거 아냐? 난 여기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어."
"그건 네가 단지 유망주 딱지를 완전히 벗어 던지기 전의 얘기겠지. 이제는 달라. 넌 국가 대표급의 슈퍼 스타라고."
단호하게 부정하는 목소리에 데이빗이 입을 다문다.
"네가 이 팀에 남고 싶다는 의견은 존중해. 애초에 나같은 초보 에이전트가 요령 좋게 다른 구단과 협상하며 너의 몸값을 제대로 끌어 올리기 쉽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하지만 그것과 이건 달라. 네가 팀을 사랑하는 만큼, 팀도 너에게 주는 것이 있어야 해. 이건 당연한 거야. 일방적으로 한 쪽이 양보하거나 손해보는 관계가 되어서는 절대 좋은 관계로 남을 수 없어."
============================ 작품 후기 ============================
-와우
-선작수 1만 돌파했네요
-처음 시작할때는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언제나 부족한 글을 아껴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오늘 후기는 진지하게
-전 진지한 남자니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