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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은 데이빗 장의 선제골에 힘입어 2 대 1로 울버햄튼을 눌렀다. 환상적인 개인기와 함께 터져 나온 데이빗의 골로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듯 보였던 리버풀이었으나 예상외로 경기는 팽팽하게 비벼지며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다.
전반 34분, 울버햄튼은 자신들의 진영에서 길게 걷어 찬 공이 우연찮게 회심의 패스로 연결되었다. 울버햄튼의 공격수 케빈 도일은 침착하게 공을 받아 냈고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리버풀의 골키퍼 호세 레이나가 공을 펀칭해 냈으나 거세게 내리는 비가 문제였다. 튕겨낸 공은 어중간한 위치에서 멈춰 버렸고 뒤따라 달려오던 칼 헨리가 리버풀의 수비보다 공에 먼저 도달하며 재차 슈팅을 날렸고 동점으로 만들었다.
이후 리버풀과 울버햄튼은 지루한 소모전 양상의 경기를 이어나갔다. 리버풀의 공격 첨병 역할을 맡은 데이빗 장은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와 반칙으로 끊어 내는 플레이에 고전했다. 여러차례 상대의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얻어 내긴 했으나 골로 연결시키진 못했고 데이빗 장의 공격이 막히자 리버풀은 어쩔 수 없이 롱 볼을 활용한 공격을 전개할 수 밖에 없었다. 후반 30분, 집중적인 견제에 지친 데이빗 장을 교체하고 포스트 플레이가 가능한 디르크 카윗을 투입하여 그런 의도를 더욱 명확히 한 리버풀은 경기 종료 1분 전, 극적인 결승골을 기록하며 신승을 거두게 되었다. 루이스 수아레즈의 슈팅이 코너킥으로 연결되었고, 스티븐 제라드의 정확한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제이미 캐러거가 파워풀한 헤더로 골을 기록한 것.
이 경기로 리버풀(5승 1패)은 같은 날, 무승부를 거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승 2무)를 승점 1점 차로 앞서며 1위에 오르게 되었다.
경기가 끝난 이후 데이빗은 골을 넣은 것 이외의 부분에서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 바로 자신의 유니폼을 찢은 팬에게 찢긴 유니폼을 선물한 행동이 그것이었는데, 리버풀의 팬들은 어린 선수가 팬 서비스도 뛰어나다며 더욱 그에 대한 애정이 높아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리버풀의 지역지 리버풀에코에서는 해당 이슈의 주인공과 인터뷰 진행하였고 이 기사는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는 제게 고맙다고 이야기했어요",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지난 리버풀과 울버햄튼의 프리미어 리그 6라운드가 열린 안필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전반 20분 경, 데이빗 장의 환상적인 개인기에 이은 골이 터져 나왔다. 비가 쏟아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환상적인 볼 트래핑과 리프팅, 그리고 드리블을 활용하여 상대 수비 세명을 제친 뒤 골을 기록한 것, 사실 데이빗 장의 경기를 챙겨보다 보면 이 정도의 개인기는 흔하지는 않아도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니 진풍경이랄 것도 없었다. 이날 화제가 된 장면은 이후 데이빗의 골 세레모니 이후에 나왔다.
평소와 달리 골을 넣은 데이빗은 코너 플랙 부근으로 달려가 팬들과 교감을 나누었다. 그가 다가오자 주변의 팬들은 난리가 났고 그를 한번이라도 만지고 안아보기 위해 몰려 들었다. 그리고 충분히 팬들과 시간을 보낸 데이빗이 경기 속행을 위해 발걸음을 옮길때 일이 벌어졌다. 조금 멀리 있었기에 그를 제대로 만지지 못한 팬이 손을 뻗어 유니폼을 잡았고 이를 몰랐던 데이빗이 발걸음을 옮기자 유니폼이 찢어져 버렸던 것, 데이빗은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고 곧 그에게 새로운 유니폼이 제공되었다. 그리고 그는 찢어진 유니폼을 버리는 대신 손에 들고 다시 그가 골 세레모니를 펼쳤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자신의 유니폼을 잡아 당긴 팬에게 그 유니폼을 주었고 뭐라 한 마디를 남기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본 지에서는 특별한 사건의 주인공 크리스 리 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라임 스트리트 인근에 거주하고 있던 크리스 리 씨는 취재 요청에 흔쾌히 응했으며 우리는 그의 집에서 편안하게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사실 그가 골을 넣고 달려 왔을 때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그냥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죠. 제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플레이를 눈 앞에서 봤으니까요. 그는 언제나 최고에요. 적어도 제가 본 경기에서는 늘 그랬죠."
"그가 우리들과 함께 어울려 교감을 나눌 때 나도 모르게 팔을 뻗었어요. 그리고 그냥 뭐라도 잡았어요. 그게 유니폼이라는 사실도 몰랐어요. 정말이에요."
"그리고 그가 돌아설 때 뭔가 뜯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의 유니폼이 찢어졌다는 사실을 알았죠. 그때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제가 그를 방해했다는 생각이 들자 정말 견디기 힘들었어요."
그는 자신이 만든 해프닝으로 인해 데이빗의 흐름이 끊길까봐 두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곧 환상적인 선물을 받게 되었고 안도할 수 있었다.
"그가 유니폼을 갈아 입는 것을 보고 주변에서는 웃었어요. 하지만 저는 웃기 힘들었어요, 만약 그가 남은 경기를 망치게 된다면 저 때문일 거란 걱정을 했죠. 하지만 그건 쓸데 없는 걱정이었어요. 그는 옷을 갈아입고 제가 찢은 유니폼을 들고 저에게 다가왔죠. 오 그때 그의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에요."
"그는 유니폼을 건네주며 제게 말했어요. 안 그래도 비에 젖어서 유니폼을 갈아 입고 싶었다고. 그리고 덕분에 새 유니폼을 입게 되어 기분이 좋다고 얘기했어요. 믿을 수가 없었어요."
"사실 그가 제게 좋은 말을 해주기 위해 일부러 한 말이란 건 알아요. 그가 옷을 갈아 입자마자 이미 옷은 흠뻑 젖어 버렸으니까요. 저를 배려해 주었다는 사실이 더욱 고마웠어요."
그러면서 한 쪽 벽에 걸린 유니폼을 보여주는 크리스 리 씨였다. 유니폼은 찢어진 상태 그대로 깨끗하게 세탁되어 걸려 있었다.
"이 유니폼은 저의 평생 보물이 될 거에요. 세상의 어떤 팬이라고 해도 이런 특별한 선물을 받진 못했을 겁니다. 저는그가 은퇴할때까지, 아니 그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저는 그의 팬이 될거에요."
그는 아직도 어제의 감동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그에게 인터뷰에 응해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훈훈한 일화를 만들어 낸 주인공, 리버풀의 데이빗 장 선수를 찾아 갔다.
전날 빗속에서 경기를 치렀기에 상당히 피곤했을 그였으나 인터뷰 내내 친절했고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전날 자신이 했던 행동이 이렇게 큰 이슈가 될 줄 몰랐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유니폼이 찢어졌을 때는 당황했어요. 어? 무슨 일이지? 라고 생각했고 뒤를 돌아보니 한 팬이 제 유니폼을 쥔 채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어요."
"사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가끔 유니폼이 찢어 지곤 하잖아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인데 그 분은 너무 미안해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말이에요."
"유니폼을 갈아 입고나서 즉흥적으로 떠오른 생각이었어요. 그분에게 이 유니폼을 건네 주면 그분이 가지고 있던 미안함을 덜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보면 특별한 추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했던 겁니다."
본 기자는 데이빗 장 선수에게 유니폼을 받은 이가 그것을 자신의 평생 보물로 삼을 것이며 자신의 평생 팬이 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주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사실 정말 별거 아닌 일인데, 팬들은 그들이 받은 이상을 우리에게 돌려줘요. 사실 우리가 이렇게 축구를 하며 큰 돈을 벌고 인정받을 수 있는 건 그들이 우릴 좋아해주기 때문이에요. 항구에서 축구를 하던 저와, 지금의 제가 다른 점은 단 하나밖에 없어요.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느냐,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축구를 즐기느냐 그것뿐이에요. 나머지는 그로 인해 나온 결과일 뿐이에요."
"달글리시 감독님은 언제나 팬들께 정중하고 최고의 팬 서비스를 해주라고 강조합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에요. 우리는 팬들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죠. 팬 서비스는 호의같은 것이 아니에요.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해야하는 일입니다."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했어야 하는 일이라 말하는 그의 표정은 진심이 깃들어 보였다. 그리고 그는 최고의 팬서비스를 하겠다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사인을 해드리고, 사진을 찍어드리는 것이 팬들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 기뻐할 때는 우리 팀이 승리할 때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저는 앞으로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보며 기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에요. 그게 최고의 팬 서비스가 아닐까요?"
Re: X발! 이러면 널 사랑할 수 밖에 없잖아! 날 게이로 만들지 말라고!
Re: 진짜 마인드가 대박이네.
Re: 달글리시 감독은 역시 레전드야! 저런 어린 선수가 겸손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건 그의 역할이 컸다고.
Re: 저 유니폼 받은 사람은 진짜 행운아야. 그는 데이빗과 완벽한 추억을 만들었다고. 데이빗도 저 친구를 기억할거 아냐. 예전에 내 유니폼을 찢은 놈이 있어. 이렇게 말이지.
Re: 야 근데 유니폼 갈아 입을 때 화면 본 사람? 데이빗 은근히 몸 좋던데?
Re: 여기 게이 하나 추가요
Re: 그러게, 좀 말라 보이는데 생각보다 몸 좋더라.
Re: 말라 보이는 건 옆에 덩치가 더 좋은 선수들 사이에 있어서 그런거야. 일반인에 비할바는 당연히 안된다고.
Re: 데이빗의 여자친구는 좋겠다.
Re: 너 여자냐 남자냐?
그의 특별한 팬 서비스가 화제가 되는 가운데, 그의 환상적인 개인기를 두고도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다. 한 칼럼니스트는 잉글랜드 역대 최고의 테크니션이 나왔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논조로 글을 썼다.
[잉글랜드 축구의 기형아, 데이빗 장]
전통적으로 잉글랜드 축구라고 하면 선이 굵은 롱볼 위주의, 킥 앤 러시로 표현되는 축구가 보통이다. 킥의 달인, 크로스와 롱 패스의 마스터 베컴이 그러했고 빠른 발을 살려 뒷공간 침투를 즐겨했던 오웬, 장신의 스트라이커 크라우치, 강인한 피지컬과 기동력, 강력한 슈팅으로 무장한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램파드도 이러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 나지 못했다. 쉽게 이야기해서 그동안 잉글랜드 축구에서 호나우지뉴, 리오넬 메시와 같은 테크니션들이 있었는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테크닉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선수들이 몇몇 있었으나 그 점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긴 힘들었다. 그만큼 잉글랜드의 축구는 강인한 피지컬을 중시했고 아기자기한 플레이 대신 선이 굵은 투박한 축구를 구사했다. 이런 축구를 보며 자란 세대들이 이를 닮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나는 어제 리버풀과 울버햄튼의 경기에서 잉글랜드 축구가 롱 볼로 굳어진 원인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365일 내내 비가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잉글랜드, 다들 아시다 시피 비 오는날의 정석은 숏 패스보다는 롱 패스, 드리블 돌파보다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효과를 발휘한다. 짧은 패스는 물을 잔뜩 먹은 그라운드에 먹혀버리기 십상이고 드리블은 수비수 뿐만 아니라 미끄럽고 무거워진 공과 질퍽해진 땅과도 싸워야 한다. 자연스럽게 잉글랜드의 축구는 롱 볼 스타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20세기 후반 부터 경기장 배수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 지고 그라운드 관리도 더욱 체계적으로 변함에 따라 이러한 경향은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긴 하나 아직까지도 롱 볼은 잉글랜드 축구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환경에 더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이날은 우천 경기가 흔한 우리 나라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의 호우 속에서 진행되었다. 당연히 양 팀은 공을 멀리 걷어내는 데 주력했고 한번에 전방으로 연결하는 시도를 계속했다. 하지만 나는 곧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 최고의 테크니션을 볼 수 있었고 그가 세계 최고 레벨에 못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엄청난 각광을 받고 있는 리버풀의 공격수 데이빗 장(21)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비 오는날에는 드리블이 어렵다는 통념을 발로 걷어 차버린 듯했다.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볼 터치로 마치 화창한 날 산책을 하듯 여유롭게 상대 수비수 세명을 해치워버렸다. 이때 그가 보여준 볼 컨트롤과 바디 밸런스는 그야말로 세계 최고 레벨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슴, 어깨, 무릎, 발. 그는 자신의 모든 신체 부위를 이용하여 볼을 컨트롤 할 줄 알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볼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었다. 지금 존재하는 선수들 중, 어제 데이빗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일만한 선수가 몇이나 되겠는가? 나는 아무리 넉넉하게 잡아도 한 손안에 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는 곳 그가 이미 세계 최고를 노릴만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뜻하며 조만간 메시와 호날두, 두 선수가 지배하고 있는 축구계에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 이미 도전장은 던져졌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러한 테크니션들이 나타나기 힘든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난 데이빗 장이야말로 세계 최고 수준을 노릴 만한 재능이 아닐까? 수비수가 제어하지 못하고, 환경이 제어하지 못하는 선수를 막을 방법이 있을까? 과거 NBA의 전설적인 선수 마이클 조던을 두고 '조던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필 잭슨(당시 시카고 감독) 밖에 없다. 조던의 출전 시간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까'라고 말했다. 데이빗도 마찬가지다. 아마 달글리시 감독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를 교체할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니까.
============================ 작품 후기 ============================
-오늘도 두 편
-리버풀 경기 보느라 시간 못 맞출뻔...
-그래도 일주일만에 클롭 감독의 색깔이 어느 정도는 나와서 놀랐네요.
-예전 2002 월드컵 때의 우리나라 대표팀하고 비슷한 느낌도 들던데요
-근데 애들 체력이 골골대는 것 같아 걱정
-세밀한 부분은 시간이 가면 괜찮아 지겠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