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2화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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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잖아 데이빗. 일 끝난지가 언젠데 이제 오는거야?]

[뭘 당연한 걸 물어봐. 분명 핏불이 짖어대느라 늦었겠지. 안그래 데이빗?]

[정답이야. 오늘따라 유난히 짖어대는 바람에 귀찮았다고. 그래도 아직 늦진 않았잖아?]

[아슬아슬해. 오늘 데이빗이 못왔으면 끔찍했다고. 저 멍청한 관리공사놈들에게 주머니를 털릴 수는 없지. 안그래?]

[이봐, 티티. 데이빗이 없어도 내가 있잖아. 날 못믿는거야?]

[어이 제임스. 지난 번 데이빗이 안나왔을 때 3번 부두 놈들에게 제대로 엿먹었던 기억은 벌써 잊은거야? 누가봐도 못믿을만 하지. 안그래?]

[그런건 잊어도 괜찮아! 어쨌든 다행이야. 오늘 데이빗이 못나왔으면 그 빌어먹을 핏불 자식을 가만두지 않았을거야. 아마 그는 리버풀 바다의 수질이 얼마나 오염되었는지 직접 알 수 있었을테지!]

[그는 뒤통수를 조심해야 하지. 최소한 우리 2번 부두 팀들은 언제고 그자식의 엉덩이를 걷어차기만을 바라고 있으니까 말이야.]

왁자지껄 떠들며 움직이는 무리, 늘어난 나시에 때묻은 바지 차림의 조금은 후줄근한 모습들인 이들은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이다. 지금 이들은 유일한 낙인 내기 축구를 하기 위해 항구 한쪽에 마련된 간이 축구장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흙바닥에 골대는 그물을 이용하여 만든, 형편없는 시설에 불과했으나 이들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장소였다. 오죽하면 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클럽 리버풀FC의 홈구장인 안필드의 이름을 따서 리틀 안필드(Little Anfield)라고 부를까.

[여 리틀 안필드! 오랜만이야! 하하하.]

[내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3일전에도 우린 이곳에 왔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너와 함께 말이야 제임스.]

[이봐 티티. 난 하루라도 안필드를 보지 못하면 너무 슬픈 사람이라고!]

동료들의 너스레를 보며 피식 웃는 남자, 아까 그들로부터 데이빗이라 불린 그는 다른 동료들과 달리 동양계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검은 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 그리고 황인종 특유의 피부톤은 다른 이들과 함께 있을 때 도드라져 보였다.

처음 그가 리버풀 부두 노동자로 들어왔을 때, 약간의, 아니 조금은 심한 인종차별 문제가 있었다. 동양인이라고 무시하는 다른 이들로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을 때 그를 도와준 이들이 바로 티티와 제임스였다.

티티는 본래 이름은 새뮤얼 로이였지만 아스날의 축구선수인 티에리 앙리를 닮았기에 앙리의 별명인 티티라고 다들 불렀다. 그는 젊은 부두 노동자들 중에서 리더 격인 존재로 어린 나이에 부두 노동자로 들어온 데이빗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다른 이들이 그를 무시하고 모욕할때 나서서 막아주곤 했다.

제임스는 전형적인 바다 사나이였다. 붉은 빛이 감도는 머리칼과 항시 술한잔 걸친듯한 붉으스름한 피부에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자랑하는 이 남자는 축구와 술을 사랑하는 다혈질의 청년이었다. 가끔은 말보다 주먹이 앞서기도 하는 제임스는 데이빗에게 '약해빠진 노란 원숭이자식!'이라고 놀리는 한 녀석을 흠씬 두들겨 패주기도 하였다. 이 거친 남자와 데이빗이 친해지게 된 계기는 축구때문이었다. 내기 축구 시합에 앞서 티티가 데이빗에게 같이 할 것을 권했고 그 시합에서 데이빗의 환상적인 플레이에 반해버린 제임스가 이후 데이빗과 단짝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나저나 데이빗이 하도 잘나가니까 요즘 우리하고 내기 시합을 안하려고 해.]

[흥. 겁쟁이 자식들 같으니. 뭐하면 데이빗 없이 그냥 붙어준다고 해. 그런 녀석들 데이빗이 나설 필요도 없지. 이 제임스님이면 충분하다고. 안그래? 데이빗?]

제임스의 말에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는 데이빗, 옆에서 티티가 고개를 흔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하여튼 데이빗, 네 실력은 알지만 너무 세게 하지말라고. 너무 심하게 밟아 버리면 손님이 떨어진다는 말이지.]

[무슨 소리하는 거야 티티.]

[널 생각해서 하는 소리야 제임스. 내기 축구 시합을 못하게 되면 네가 그렇게 자주 pub에 가서 기분 낼수 있을 것 같아? 어림도 없는 소리지.]

항만 노동자들의 월급이라고 해봐야 뻔하다. 생활비를 충당하고 나면 남는게 거의 없는 수준, 그렇기에 이들에게 내기 축구 시합이란 취미이기도 했지만 훌륭한 부업의 성격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오 안돼지 그건. 이봐 데이빗. 오늘은 좀 적당히 하라고. 오늘 몸이 좀 안좋아 보이는데, 그렇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오버하는 제임스의 모습에 결국 빵 터져버린 데이빗이다. 티티도 그런 제임스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데이빗의 어깨를 툭 쳐주었다.

[그럼 제임스의 원활한 유흥생활을 위해 오늘은 한골 차 정도로만 이겨 볼까?]

밝게 웃으며 리틀 안필드에 들어서는 데이빗, 준비는 끝났다. 오늘도 즐겁게 즐기면 되는 것이다. 통통 하고 다리를 튕겨본다. 가볍다. 짜증났던 부두주임 핏불의 지랄도 잊은지 오래다. 지금 자신은 안필드에 있고 이 순간만은 로비 파울러도, 스티븐 제라드도 부럽지 않았다.

[그럼 가보자고.]

바람은 선선했고 햇빛도 적당했다.

[크하하하. 멍청한 관리공사 놈들 표정 봤어? 우리가 봐준 것도 모르고 아쉬워 하는 모양이라니. 나중에 또 꼬셔서 벗겨먹을 수 있겠어. 안그래?]

내기 축구에서 승리했는지 크게 웃어대며 즐거워 하는 제임스였다. 티티와 데이빗도 크게 내색은 안했지만 꽤나 기꺼운 기색이 역력했다.

[데이빗, 그렇게 안봤는데 꽤나 영악한 면도 있었네. 나도 속을 뻔 했잖아. 진짜 컨디션이 안좋은 줄 알고.]

[아까 살살하라고 그랬잖아. 오늘 간당간당하게 이겼으니 다음에 판돈이 좀 적을 때는 좀 져주기도 해야지. 그나저나 관리공사애들 돈 많나봐. 평소보다 걸린 돈이 제법 되는데?]

별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 대답하는 데이빗이다.

[사실 그녀석들이 우리랑은 그동안 시합할 기회가 없었는데 리버풀 항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녀석들이 그녀석들이었거든. 꽤나 자신감 넘쳤을 텐데 오늘 제대로 자존심 구겨진거지. 아마 조만간 리벤지 매치 신청할게 분명해.]

[이봐, 수다는 그만 떨고 한잔 하러 가자고!]

술한잔 하자는 제임스의 말에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는 티티와 데이빗이었다.

[왜 술 마시잔 말 안하나 했어. 축구하고 그냥 돌아가면 제임스가 아니지.]

[오 이제 날 좀 제법 알잖아 데이빗.]

[제법 아는게 아니고 그거밖에 없잖아. 리버풀에서 제일 단순한 남자 제임스씨.]

농담을 주고 받으며 인근 펍Pub으로 들어서는 그들, 매캐한 담배연기 속에서 왁자지껄 떠들며 술 한잔 걸치고 있는 군상들 속에서 빈자리를 찾아 움직였다. 자리를 잡고 간단한 안주와 맥주를 주문하였다.

[자 건배하자고. 오늘 승리를 축하하며 말이야.]

술이 나오자 뭐가 그리 급한지 잔을 들어올리며 건배를 종용하는 제임스, 데이빗과 티티도 기꺼이 잔을 들며 보조를 맞춘다.

크~하는 소리와 함께 잔을 내려놓은 일행들, 시원하게 땀을 흘리고 맥주 한잔을 하는 것, 이때 만큼은 힘든 일과를 모두 잊을 수 있었다.

[오 데이빗, 이제는 제법 좀 마시잖아? 처음 펍에 왔을때 한잔 먹고 헤롱대더니 말야.]

제임스의 놀림섞인 말에 피식 웃으며 안주를 집어먹으며 가볍게 입을 여는 데이빗.

[처음이란 늘 그런법이지. 위대한 스티브도 처음엔 단지 로비 파울러를 존경하는 소년에 불과했다고.]

[그래? 하지만 난 처음부터 끝내줬다고. 술이든 여자든 말이지! 물론 스티브가 위대하다는 사실은 동감하지만 말이야.]

푸하하 하고 크게 웃으며 담배에 불을 붙이는 제임스, 그 모습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는 데이빗이다. 술은 이제 그럭저럭 마시는 데이빗이었으나 담배만큼은 아직 적응이 되질 않았다. 한번 호기심에 제임스의 것을 빌려 피워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어지러움과 독함이란! 도저히 저 하얀색의 빌어먹을 것을 피워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는 데이빗이었다.

[그래, 담배도 처음부터 끝내줬을게 분명하지. 축구만 빼놓고 말이야.]

[어이 데이빗, 여자까지 빼는 걸 잊어버린건 아니겠지? 지난 주에도 제대로 딱지맞은 리버풀에서 가장 자주 딱지 맞는 남자가 바로 저 제임스라고.]

[어이 어이 티티, 그건 네가 몰라서 하는 말이야. 캐미 그년은 남자를 볼 줄 모르는 멍청한 년이라고. 난 축구만 잘하는게 아니라 침대에서는 더 끝내준단 말이지.]

[그러시겠지 물론.]

한동안 제임스의 무용담(?)이 이어졌다. 내용은 대충 자신의 절륜한 정력과 화려한 여성 경험을 자랑하는 내용이었다. 데이빗은 피식 웃으며 듣고 있었고 티티는 조금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래 제임스, 네 말을 듣고 있자니 리버풀 인구의 10분의 1정도는 너의 가족인 것만 같아. 이대로 간다면 몇년 뒤에는 네 아들들로만 축구팀을 5개는 만들 수 있겠지.]

데이빗의 말에 또다시 뭐라고 하려는 제임스를 가로막는 티티다. 여기서 끊지 않으면 오늘 술자리 내내 저 혈기 왕성한 종마같은 녀석의 무용담을 들어야만 한다.

[제임스의 가족계획 이야기는 이제 됐어. 그나저나 데이빗,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말야.]

자신의 말을 끊고 들어왔기에 제임스로부터 애교스런(?) 욕지거리가 들려오긴 했지만 가볍게 무시하고 데이빗을 응시하는 티티였다. 맥주 한모금을 들이키던 데이빗은 고개를 끄덕이며 잔을 내려놓고 경청할 준비를 했다.

[물론이야. 무슨 이야기인데?]

[네가 우리와 함께 일한지 벌써 3년정도 되었나?]

티티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하는 데이빗,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한다.

[그렇지. 근데 무슨 얘긴데 그래?]

[음 뜬금 없는 얘기일 수도 있는데, 너 혹시 진지하게 축구해 볼 생각 없어?]

[? 갑자기 무슨 소리 하는거야?]

[넌 우리와 달리 충분히 재능이 있잖아. 그냥 부두 노동자로 벌어먹고 살 만한 인재가 아닌 것 같아서 하는 얘기야.]

티티의 말에 표정이 진지해지는 데이빗과 제임스였다. 지금 티티의 말은 데이빗이 프로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어떠냐는 말이었다.

[어이 티티, 물론 데이빗 녀석이 축구 제법 잘하긴 해. 하지만 취미로 잘하는 것과 프로를 꿈꾸는 건 달라.]

[이번만큼은 제임스 의견에 동의해 티티. 동네에서 축구 좀 한다고 프로라니?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 아닐까 싶어.]

말도 안된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티티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을 잇는다.

[데이빗. 나도 그정도는 알고 있어. 하지만 프로 축구선수도 프로가 되기 이전에는 단지 동네에서 공을 잘 차는 꼬마였을 뿐이야. 네가 아까 얘기했듯이 우리의 심장 스티비도 단지 로비를 존경하는 꼬마에 불과했듯이 말야.]

단호한 티티의 말에 난감한 듯 뺨을 긁는 데이빗, 도대체 이 듬직한 동료는 자신의 무엇을 보았기에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일까.

[글쎄, 날 높게 봐주는 건 고맙지만 좀 갑작스럽기도 하고 말이야.]

[티티, 프로 선수는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이야. 조금 재능이 있다고 모두 프로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어.]

[데이빗은 우리와 다른 사람이야. 안필드에서 많은 경기를 보며 숱한 선수들을 봤어. 그들과 데이빗의 차이는 단지 경험이야. 난 데이빗이 프로가 되기에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

티티의 말이 끝나고 한동안 자리에는 침묵이 맴돌았다. 진지한 눈으로 데이빗을 응시하는 티티, 할 말이 정리가 되지 않는지 고개를 연신 갸웃거리는 제임스, 그리고 눈을 내리깔고 생각에 빠져있던 데이빗이 고개를 들고 입을 열었다.

[티티, 네 말대로 내가 프로가 되기에 적합한 재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 내가 축구할 때 가장 행복한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부두 노동자를 대뜸 프로 선수로  써줄 팀이 어디 있겠어?]

[기회가 있다고 한다면 프로에 도전해 볼 마음은 있는거야?]

쐐기를 박는 듯한 티티의 말에 살짝 한숨을 내쉬며 대답하는 데이빗.

[물론이야. 티티가 날 믿어준 만큼 나도 내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로 벌어먹고 살수 있다면 믿을 수 없는 일이 될테지.]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낸다. 궁금한 표정으로 종이를 들여다보는 제임스와 데이빗.

[이게 뭐야?]

[내가 아는 사람중에 리버풀에서 스카우터로 일하고 있는 친구가 있어. 개리 매칼리스터라는 친구인데 그 친구의 전화번호지. 내가 예전부터 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놨어. 연락 한번 해봐. 아마 반신반의할테지만 날 봐서라도 테스트 기회는 줄 거야.]

결국 전화번호를 받아든 데이빗은 꼭 연락해보라는 티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제임스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기색이 역력하다.

[티티, 나는 평소 네가 생각이 깊다는 걸 알고 있어. 분명 내가 보지 못한 데이빗의 재능을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것 아냐? 갑자기 프로라니?]

[글쎄, 하지만 갑작스러운 건 아냐. 물론 내가 오늘 말을 꺼낸 것은 충분히 놀랍긴 할거라 생각해. 그런데...]

목이 타는지 맥주 한모금을 마시며 숨을 돌리는 티티, 제임스도 덩달아 잔을 들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나도 처음에는 그냥 동네에서 축구 좀 하는 친구정도라고 생각했어. 그중에서 좀 특별하게 잘하는 구나 하고 말이야.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안필드에서 보는 경기가 시시하게 보일때가 있는 거야. 아 오해하지마. 물론 리버풀의 경기는 흥미롭지. 하지만 가끔 답답하고 멍청한 짓거리를 할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잖아.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내가 그런 느낌을 받게 된 계기가 데이빗과 함께 축구를 한 뒤였다는 거야.]

[그것 때문이라면 말이 안돼. 가끔은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지. 나도 저 멍청한 바벨 녀석이 가끔 멋대가리 없는 플레이를 할때 내가 해도 그거보단 잘한다고 생각하곤 해.]

자신의 말이 웃겼는지 낄낄거리며 술을 홀짝이는 제임스였고 티티는 그런 제임스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런게 아냐. 너도 경기장에서 봐서 알겠지만 이런 느낌 받아본 적 없어? 어느 순간부터 안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생각보다 그렇게 빠르지 않다는 느낌 말이야.]

티티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곰곰히 생각해보는 제임스, 하지만 딱히 생각나는 부분이 없는지 고개를 가로 젓는다.

[좀 자세히 보란 말이야. 데이빗은 내 눈이 멀쩡한게 분명하다면 틀림없이 프로선수들 만큼이나 빨라. 볼을 다루는 기술도 완벽하지. 너도 알잖아. 그녀석이 얼마나 빨리 뛰면서 공을 발에 딱 붙여놓고 다니는지.]

그런가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제임스, 하기사 자신이 봐도 데이빗은 빨랐다. 거기에 드리블은 어떠한가. 공이 발에 붙어다닌다는 말이 딱 맞는 느낌으로 최고 스피드를 유지할때도 공은 언제나 그의 통제 아래에 머물렀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혹시나 하는 느낌의 표정으로 바뀐 제임스, 목소리에서도 기대감이 섞여 나온다.

[그럼 어때? 네가 보기에 저녀석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는 거지?]

[물론. 하지만 내가 전문적인 스카우터도 아니고 확실한 것은 아니겠지. 그러니까 이번에 한번 테스트를 받아보라고 하는 거야. 잘되면 좋은 거고 그게 아니라면 우리와 함께 계속 같이 하면 되니까 손해볼건 없어. 내말은 가능성이 있는데도 도전하지 않는다면 그게 문제라는 거지.]

[오 좋아. 조만간 우리의 데이빗이 리버풀의 일원이 된다는 말이지. 그거 끝내주는데 그래? 저녀석이 들어가서 망할 manure(맨유를 비하하는 말, X, 거름 정도의 의미)놈들을 엿먹여주면 그것보다 짜릿한 일은 없겠어. 안그래?]

어느새 들떠서 희희낙락하고 있는 단순한 제임스를 보며 한숨을 내쉬는 티티, 하지만 입가에는 분명 기대감 어린 미소가 맴돌고 있었다.

[물론이야. 저녀석이 우리 리버풀의 답(Answer)이 되었으면 좋겠어. 트로피 하나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도 지겨워 이젠.]

[좋아 좋아. 그럼 우리 데이빗의 미래를 위하여 건배하자고. 데이빗이 리버풀의 구세주가 되길 빌면서 말이야!]

크게 웃으며 잔을 들어올리는 제임스, 티티도 마주 웃어보이며 힘차게 잔을 들어올렸다.

============================ 작품 후기 ============================

초반부는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고자 합니다. 1편 올리고 2편 올리기전에 다시한번 오탈자 검사하는 사이에 몇분이 벌써 선호작에 등록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거기에 기대도 않았던 첫 코멘트까지!

카이온스 : 상당히 흥미를 끄는 시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2013.07.17 22:12]

RE: 흥미있게 보아주셨다니 감사합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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