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초고층 빌딩 개발에 국한되지 않고,
돔구장이라든가 축구장, 테마파크 등의
여러 가지 분야에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일본 굴지의 기업.
그리고...
오사무 : 나고야 분이신가요...
히메오 : 당신 일부러 그러는 거지?
본사는 아이치현 나고야시.
오사무 : 아니, 전 기후 출신이라서.
출신지도 이웃이네요.
히메오 : 하아...
오사무 : 왜 그러시죠?
사와시마씨는, 무슨 이유에선지 기다란 속눈썹을 내리 깔더니,
크게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이사온 인사라든가,
이쪽의 한밤중의 소음에 대한 불만이라든가,
그런 생활에 관련된 얘기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일부러 사와시마 부동산의 영애가,
단순한 옆집 가난한 칸막이 세입자를 자신의 차에?
히메오 : 아무래도 탁 터놓고 얘기하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할 것 같네.
오사무 : 죄송합니다.
예전부터 말의 속뜻이라든가, 분위기 같은 걸 잘 파악하지 못해서...
그래서, 항상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가,
미토코짱의 분노를 사고 있는데.
히메오 : 알겠습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당신이 현재 살고 있는,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 말입니다만.
오사무 : 에?
제가 사는 아파트가 무슨...?
히메오 : ...나가주실 수 있을까요?
그래요, 일주일 이내로.
오사무 : .........네?
그리고, 폭탄은 의외로 간단하게 투하되었다.
(드르르륵)
미토코 : 으...크으...읏.
하아, 겨우 고쳤다.
미토코 : ...앗! 벌써 시간이 이렇게!?
아 증말, 빨리 안가면 지각이다.
이게 다 리스토라 때문이야~!
미토코 : ...아, 안되지, 낮춰 불렀다.
리스토라 씨 미안.
그럼, 다녀오겠습~...?
히메오 : 후훗...여전하네, 토코짱.
미토코 : 아...
히메오 : 사와시마 택시를 이용하시는 건 어떠신지요?
지금이라면 시노미야 학교까지라면 무료로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만~?
미토코 : 히메오 언니~!
오사무 : 안녕하세요...
2번째로 보는, 잡거 빌딩 2층의 풍경은,
이전보다도 조금 더 살풍경한 기분이 들었다.
시간은 7시 45분.
둘러보기에는, 아직 아무도 출근 안 한것 같다.
오사무 : 하아...
...그런데도 문이 잠겨있지 않았다는 건 문제였지만,
지금의 나에겐, 그런 것보다도 더 큰 걱정거리가 생기고 말았다.
오사무 : 사와시마 부동산...
히메오 : 물론, 이쪽의 일방적인 제안이기에,
이전에 동반되는 모든 비용...이사비라든가 이사갈 곳의 사례금, 보증금 같은 것 말이에요.
그것들은 일체 이쪽에서 부담하겠어요.
히메오 : 그래...
그것만으로는 메리트가 적은 것 같으니, 이렇게 하죠.
히메오 : 다른 세입자 분들. 예, 항상 거기 있는 그 세 사람 말이에요.
그들도 같이 그곳에서 나갈 수 있도록 설득해준다면,
한 사람당, 10만엔의 보수를 드리겠어요.
히메오 : 당신에게 있어서, 나쁜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사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고,
그 곳에 그렇게 미련을 가질 이유는 없죠?
히메오 : 목적...?
쓸데없는데에 참견하지 말도록.
히메오 : 당신, 이제 막 재취업했다고요?
모처럼 얻은 기회를 날리고 싶지는 않죠?
오사무 : 어떡하지...어떡하지...
사와시마 부동산의 영애가,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의 옆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곳 주민인 나를 회유해서,
그 아파트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과연 그녀가 내보내려하는 건,
나 혼자인 걸까?
오사무 : ..........
주택가 한가운데의 꽤 넓은 땅에 지어져 있는,
낡은 단층 아파트.
고정자산세를 내는데도 고생하는 주민들.
현재 실질적인 세대주는, 아직 학교를 다니는 소녀.
이게 의미하는 걸로 생각해낼 수 있는 건...
오사무 : 아, 안돼, 괜한 생각하지마.
그렇다, 오늘은 중요한 날이지 않은가...
이런, 첫 출근인데.
평소 이상으로 기합을 넣고 일을 해야하는데.
기합이다, 기합넣고 가자, 요시무라 오사무...
오늘을 시작으로 3개월, 내 운명이...
(따르르르릉)
오사무 : 읏!?
시계를 보니, 정확히 8시.
거래처나 메이커들 중 일부는,
슬슬 일을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
오사무 : ㅇ, 으음...중얼중얼거리면 안돼.
목소리가 갈라져도 NG.
아무리 근무 시간 전이라고 해도,
이곳에 사원이 있는데 전화를 안받는 건, 곤란하지...
오사무 : ㄴ, 넷!
감사합니다.
호우에이 상회입니다!
.........
......
...
오사무 : .........네?
미토코 : 거긴 어땠어요?
분명 페퍼민트대(학교)라고 했죠? 캘리포니아에 있는.
히메오 : 꽤 시골이라고?
차가 없으면 아무데도 못가는 분위기.
역시 이쪽이 편리해서 좋아.
미토코 : 또 그런 소리 한다,
여기 와서도 쭉 차로 다니잖아요.
히메오 : 아하하...들켜버렸나.
걷는데 익숙치 않아, 기본적으로.
미토코 : 정말, 귀차니스트라니까.
히메오 언니도 하나도 안 변했네.
히메오 : 아, 맞다. 이거, 거기서 가져온 선물.
미토코 : 아~, 감사합니다!
이거, 열어봐도 돼?
히메오 : 어, 묻기도 전에 열고 있잖아.
미토코 : 에헤헤...어?
우와~, 뭐야 이거~!?
아하하하하~!
히메오 : 어때, 재밌지?
미토코 : 이, 이건...아하하.
이거, 슈크림?
여전히 별난 걸 좋아하네 히메오 언니는~
히메오 : 므으, 별난 거라니 그 무슨 서운한 말을.
그쪽에서 유명한 케이크 가게의 오리지널이라고?
유통기한이 짧아서 사자마자 바로 돌아왔는데~
미토코 : 아하하, 고마워.
하지만 난처하네, 이제 학교가기 때문에 가져갈 수 없는데.
히메오 : 이따가 집으로 보내줄게. 걱정마.
미토코 : 아...
히메오 : 응? 왜 그래? 토코짱.
미토코 : 아~ 으음...그, 그건 고마운데요...
그게, 지금, 마마가 집을 좀 비워서...
히메오 : ...알고 있어.
미토코 : 에...?
히메오 : 다 알고 있어.
호노카씨의 일.
미토코 : 에? 에에...?
히메오 : 그래서, 돌아왔어.
미국에서, 서둘러 돌아왔어.
미토코 : ㅈ, 저기, 그렇다는 건...!?
히메오 : 미안...미안해, 토코짱.
미토코 : 에, 아, 저기...히메오, 언니?
히메오 : 힘들때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땐 곧바로 도와준다고...
나한테 기대라고 말했으면서, 못됐지?
미토코 : 그, 그렇지, 않아...
하지만, 히메오 언니는...히메오 언니는 말야...
히메오 : 항상, 토코짱의 언니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러면, 언니로써 실격이지?
미안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미토코 : 히, 히메...
그렇지, 않아...흑
으...흐흑...고마워, 고마워...
사사키 : .........
사무실여성 : ...?
오사무 : 예, 예, 정말 죄송합니다.
곧바로 확인해서 연락 드리겠습니다.
사무실여성 : .........
오사무 : 글쎄요...30분 이내로는 연락드리겠으니.
정말로 죄송합니다만, 다시 한번 성함과 전화번호를...
네, 네, 미나기시 물산의 마에다님...번호가......네...
사무실여성 : ...(뚫어져라~)
오사무 :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철컥)
사무실여성 : ...(뚫어져라~)
오사무 : 휴우...
사무실여성 : .........
오사무 : .........
사무실여성 : .........
오사무 : 우왓!?
사무실여성 : 아, 안녕.
전화를 끊고, 여러 가지 의미로 기진맥진한 내 눈앞에,
어느샌가,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오사무 : 에? 아, 아...안녕하세요.
죄송합니다, 소리질러서.
사무실여성 : 그건 상관없는데 말야...뭐하고 있어?
오사무 : 에? 아, 죄송합니다 자기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여기서 일하게 될...
사무실여성 : 요시무라 오사무...맞지?
오사무 : 아, 네...어떻게 제 이름을?
사무실여성 : 고용계약서, 급여지급계좌신청서, 통근수당지급신청서,
부양수당지급신청서, 주택수당지급신청서...기타등등
오사무 : 우왓!?
사무실여성 : 자, 어서 써.
오늘 오전중에 할 일은 이것뿐.
눈앞에 쌓인 계약, 신청서의 다발.
그런가, 그녀는...
사무실여성 : 아, 그리고...아마기 카야
내가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서의 지위...총무, 경리 같은 사무직이다.
오사무 : 다시 말씀드리자면, 요시무라 오사무입니다.
중도채용이지만, 하루빨리 여러분의 힘이 되도록,
열심히, 그...
카야 : 아~알았어 알았다고.
일단 그것부터 써.
오사무 : ㄴ, 네...
왠지...미묘하게 의욕없어 보이는 사람이군.
사전에 서류를 다 준비해놓은 점은
일을 척척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오사무 :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지금은 그런 것보다도...
오사무 : 저기, 아마기 씨.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카야 : 응?
오사무 : 실은 아침부터 말이죠...
이상하게 같은 내용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어요.
카야 : 안 받아도 돼~.
아직 시용 기간중인데, 게다가 첫 출근날이니.
오사무 : 아니, 그럴수는 없지요.
일단은 얘기를 듣는 건 가능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