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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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회의원이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처럼 편하고 쉬운 직업은 없는 것 같다. 1년에 정기국회 몇번 열리는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나의 여가선용이 가능한 시간이다. 게다가 정기국회? 그까짓꺼 안나가면 그만이다. 누구도 나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또한, 내가 이동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어딘가 여행을 가고 싶을 때 등등.. 이런 경우에도 국회사무처에서 모든 비용을 지원한다.. 내가 달라고도 안한다.. 지들이 알아서 챙겨주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의무는 불합리한 법안을 수정발의 하거나, 새로운 법안을 만들어 발의하여 국회에 상정처리 하는 것이다.
법안 한건 만들어 올려봤자 국회에서 통과되는 확률은 거의 10% 안쪽이다… 그것도 사회 이슈가 되는 확실한 법안을 잘 만들어 올리는 사람이 그렇다. 그런데도 1년에 몇 백건식 법안을 만들어 올려대는 국회의원을 보면 참 존경스럽다.
참고로 나는 국회의원생활 7년 동안 딱 한번의 법안을 만들어 발의했다. 그리고 그 법안은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
그 법안은 나의 이익과 결부되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통과시켜야 했다. 뭐.. 결론적으로는 참 무난하게 통과시켰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탈이 없었던건 아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 그것도 여당의 2선의 중진의원이다.
처음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후보자등록을 하고 여당의 비례대표 2번으로 선출되어 무난하게 국회에 입성했다.. 다음선거에서는 비례대표를 연달아 등록할 수 없다는 당과 국민여론의 압박에 부딪쳐 여당의 텃밭이었던 모 지역의 여당후보로 선거에 나가 승리하였다. 그 당시 모 지역은 여당지지율이 거의 95%이상이었고 이전 지역구 의원들은 득표율 85%이상을 매번 기록하며 당선되었는데 나는 2위 후보와 달랑 100표차 38%를 득표하며 당선되었다.
이런 나를 여당에서는 왜 밀어주냐고? 그 이야기는 조금 나중에 하자…
어쨌든 나는 대한민국 국민의 존경은 못받지만..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회의원이시다!
그리고 나에게는 또하나의 직업이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엣”의 대표이사 사장이다. 비록 의원직 유지를 위해 바지사장을 내세우고 있지만,엄연히 내가 대표이다. 내가 운영하는 결혼정보회사는 회원이 100만명에 이른다. 대한민국 인구의 약 2%에 해당하는 인구이다.
나는 이 결혼 정보회사를 운영하면서 굴지의 재벌이 되었다. 연매출이 거의 2조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이 0%인 엄청난 자산을 보유한 회사이다.
회사의 뛰어난 자본력과 매출규모 때문에 삼성, LG, SK 등 회장단과 매월 조찬을 하고 골프회동을 할정도로 이 대한민국에서는 최고 중의 최고의 인물이라고 스스로 감히 말할 정도이다. 나는!
나의 회사에 대한 비밀…
나의 회사는 회원들의 성혼을 위한 업무 이 외 다른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미 20년전부터 시작하는 나의 전문 사업이다.
[이성간의 매매춘]
그렇다. 나는 이 결혼정보회사를 차려놓고 회원들에게 여성들과의 하룻밤 연애를 제공한다. 표면적으로는 맞선을 주선하는 것 뿐이지만, 이미 회원들은 다음단계를 알아서 진행할 정도로 널리 보편화되어 운영되고 있다.
나의 회원들은 연 200만원의 회원등록비를 내고 회원가입을 한다. 그리고 1년에 10번의 맞선기회를 갖는다. 실제로 결혼을 위해 맞선을 보는 회원도 있지만.. 그런 회원은 아주 소수 뿐이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내가 보유한 절세의 미모를 갖춘 여성들과의 하룻밤을 원할 뿐이다.
회원 가입에는 남성들에게는 조건이 없다. 아니 미성년자를 제외하고 있지만, 실제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회원가입시 성인의 주민번호를 이용한 인증만 거치면 누구나 가입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결혼을 위해 나의 회사에 등록한 여성회원은 약 1만명 정도이다. 그 여성들 중에서도 스스로 동의하여 하룻밤을 즐기기도 한다.
전체 회원여성이 약 5만명 정도인데 나머지 4만명은 고정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회원에 가입했다.
물론 여성회원은 가입이 무료다. 대신 여성회원은 우리 회사의 메니져들로부터 면접 요청을 받아 면접 진행후 회원가입의 승인여부가 결정된다.
많이 까다롭진 않지만 일부 제한을 두어야 하는 여성들이 있기에 꼼꼼하게 진행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회사 소개를 조금 더 해볼까..
나의 회사는 서울의 금싸라기 땅인 강남구 삼성동에 대지 1500평에 15층짜리 빌딩을 가지고 있다. 전체 직원수는 350여명. 그중 100여명이 일반 사무직원이며, 나머지 250명은 회원들에게 제공되는 매춘녀이다.
이 정예로 이루어진 매춘녀들은 실제 연예계에서 활동을 하거나 연예인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외모와 기품을 갖춘 최고의 미녀들로 선발되어 있다.
게다가 회원의 다양한 요구를 맞추기 위해 연령구성도 20대 ~ 40대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다.
회사의 2층부터 7층까지는 업무공간이며, 8층~12층은 객실로 이루어져 있고, 13~15층은 Sky bar로 이루어져 회원간 원나잇의 모든 것을 건물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으로 고용되어 있는 매춘녀들은 건물 내에서만 활동하고, 아르바이트 여성은 외부 어느곳에서든 자유롭게 만남이 주선되어 하룻밤을 즐긴다.
여성들은 자신의 성을 판 대가로 직원은 1회 20만원에 해당하는 남성회원비의 40%를, 아르바이트 여성은 20%를 수령할 수 있었다.
내가 이런 매매춘사업을 아무런 법적제재 없이 영위할 수 있는데는 한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조금 전 이야기한 법안발의이다!
나는 국회의원이 된 이유가 단 한가지였다.
어떡하면 내 사업을 합법적으로 평생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되어 내려진 결론이 국회의원이 되어 내 사업을 합법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나의 구상을 도와준 것 또한 나의 사업의 힘이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나의 고객층은 너무나 다양했다. 그 중에서 사회적 저명인사 또는 정부 고위층 또한 엄청난 수가 나의 회원이었다.
대권이 유력한 여야 정치인들, 경찰, 검찰의 수뇌부, 행정장관, 국내 최고대학의 교수들, 심지어는 여성부장관의 여성장관 또한 나의 고객이었다.
나는 그들의 치부를 내 손에 쥐고 있었고, 그 약점을 이용하여 여당의 유력인사들을 흔들어 비례대표 2번이라는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난 후, 나는 여야 국회의원을 회유하여 나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일에 전념을 했다. 그러기를 4년… 나의 목표인 200명의 국회의원 회유하기를 채우지 못하고 국회는 다음 대로 넘어가는 시점이 왔다.
그래서 다시한번 비례대표를 신청하였으나, 여론에 뭇매를 맞고 탈락하여 고심끝에 여당 원내대표 외 몇 대표위원을 협박하여 가장 당선이 유력한 지역의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
그리고 당선된 국회에서 나는 한가지 법안을 만들어 발의했고, 당연하게 과반이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른바 [결혼정보업 특별법] 이었다.
대강 내용을 요약하면 “법적으로 등록되어 국가에 1000억원을 기탁제공한 결혼정보회사의 영업상 회원간의 매매춘이 발생하더라도 회원간의 합의만 있으면 범죄 성립이 되지 못한다” 라는 내용이었다.
말도 안되는 법안이라도 괜찮다.. 이미 대한민국은 나의 포로가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나는 특별법 통과후 거의 1년에 순 자산이익만 8천억에 가까운 개인소득을 이루었다. 법인사업체였지만, 돈은 얼마든지 세탁 가능하였다.
대한민국은 나의 개인 소유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나는 대한민국을 쥐고 흔들었다.
그리고,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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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지금 나는 재판장에 피고인 신분으로 서있다.
5명의 살해혐의 및 탈세, 부정선거, 성매매조직운영, 사기 등 항목으로 기소되어 재판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대선에서의 여당의 패배.. 게다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 떠오르는 신진야당의 젊은 피로 유명하긴 했지만, 당선될꺼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던 40후반의 젊은 제3야당 당수였다..
생각치 못했던 야당 당수의 대통령 취임..
이 후 나의 사업은 파탄일로를 걸었다. 헌법재판소의 [결혼정보업 특별법 위헌소송]이 승소하고, 법무부장관의 특별지시로 나의 회사에 대한 특수수사팀이 편성되어 모든 비리를 찾아내었고,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의한 세무비리 등 폭탄이 연이어 불거졌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검찰 수사에서 아무도 몰랐던 나의 살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상이 뒤집힐 정도의 폭풍이 일었다.
“ 본 재판부는 피고의 해당 혐의에 대하여 범위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고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 피고 박. 재. 호. 사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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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처음부터 천천히 말씀해 보시죠.. “
지금 내앞에 앉아서 작은 노트 한권을 꺼내놓고 몽블랑 만년필을 손에 쥔 상태로 나의 입을 바라보며 있는 이 사람.
교도소에 수감되어 한달.. 나의 일대기를 책으로 써보고 싶다고 찾아온 한 소설가였다.
대한민국에 두번다시 없을 바이러스보다 강력한 성매매 풍속을 만들어내 전국민을 유린했던 박재호. 그의 일대기가 이 작가의 손에 의해서 이제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