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 싫어요? (2/32)

1. 싫어요?

"쓰읍.. 후우.."

"저기요! 여기서 담배 피면 안돼요."

"아.. 죄송합니다!"

난 재빨리 담배를 바닥에 던지곤 발로 밟아 불을 껐다. 난 다시 차로 들어가선 하릴없이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어.. 네."

난 빠르게 문을 열고 튀어나와 뒷문을 열어주었다. 굳은 표정의 나은양이었던 것이다. 참.. 저렇게 어린 애를.. 하는 생각에 나도 표정이 굳어졌다.

그 때 나은양이 앞문을 열고 차에 탔다. 난 괜히 뻘쭘해져선 뒷머리를 긁적이곤 운전석에 탔다.

"안전벨트 하세요."

난 부드럽게 차를 몰기 시작했다. 어차피 서로 말을 나눌 필요도 없었고, 나눠서도 안되기에 우린 그냥 당연한 듯이 적막을 유지했다.

그런데.. 그 녀가 약간은 잠긴 목소리로 내게 물어왔다.

"몇 살이에요?"

"..네? 아.. 저 스물하나요."

"전 스무살이에요."

"아 그래요? 보기엔 너무 동안이시라 더 어린줄 알았어요."

"..더 어릴 때도 불려갔어요."

"네?"

이미 네? 라는 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왔지만 난 그 것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있었다. 이렇게 연예인들 픽업하는 일을 하게된 계기가 학교 선배 덕분인데, 그 선배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돈 많은 것들은 그 돈으로 뭐든 할 수있단걸 아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나도 이 일을 하게되면서 그게 맞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겐 환상이자 꿈인 연예인들을 돈으로 사다니 말이다.

"나 알아요?"

"그럼요. 에이펑크였나?"

"푸핫! 에이펑크래.. 에이핑크예요!"

"하하;; 연예인에 관심이 없어서.."

난 차마 옆을 보지 못하겠어서 앞만 보고있었지만, 내 옆에 앉아 뚫어져라 날 쳐다보는 나은양의 얼굴이 느껴졌다. 난 삐질 흐르는 땀을 손으로 닦아내려 손을 들었다. 근데 내 얼굴에 닿은 것은.. 나은양의 손수건이었다. 

"아.. 감사합니다."

"..저 싫죠?"

"네? 왜요?"

"돈 때문에 몸 파는거.. 창녀랑 다를바 없잖아요.."

"에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돈이면 다 되는 이 사회가 문제인거지.. 그리고 나은양은 꿈이 있잖아요."

또 다시 내 얼굴로 시선이 꽂히는 것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진지했던 내가 어색해서 난 머쓱함에 헛기침을 했다. 어쨌든 차는 에이핑크의 숙소 앞에 도착했다. 난 차에서 내려 나은양이 타고있던 조수석 쪽 문을 열어주려 했으나 이미 나은양은 차에서 내려 문을 닫고있었다.

"아.. 열어드리려고 했는데."

"됐어요. 그런거 더 어색해요."

"네. 그럼 안녕히.."

인사를 하려던 도중 나은양이 내 앞으로 총총대며 달려왔다. 난 약간은 당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왜.."

"쪽.."

"ㅇ.. 엄마야.."

"하하! 표정봐.."

"아.. 아니.."

"그냥.. 아이돌들 다 그럴걸요? 어린 나이에 친구랄 것도 없이 항상 고립되있는.. 무인도에 혼자 남겨져있는 것 같거든요."

"그.. 그래도.."

"힘이 되주는 말 한 마디만 들어도.. 따뜻해진단 말예요.. 으으 부끄러!"

나은양은 약간 붉어진 얼굴을 손등으로 가리면서 다시 총총대면서 숙소안으로 달려들어갔다. 난 아직 입술에 남아있는 나은양의 온기에 심장이 아직도 두근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어쨌든 예쁘잖아? 남자라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일까. 일주일에 한 번은 스폰질을 해야되는 그 녀겠다만 난 무슨 상관 이냐는 생각 마저 들었다.

"아냐.. 상관은 있지.."

것보다 내가 이런 생각은 왜 해? 뽀뽀?.. 그냥 고마움의 표현일 뿐일거야.

"휴.."

난 다시 차에 타기 전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불을 붙이려고 라이터를 꺼낸 순간..

휙-

"엥?"

"담밴 몸에 나빠."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싶었는데, 내가 기억에서 그 녀를 꺼내기도 전에 그 녀의 입이 열렸다.

"오늘은 누구야?"

"..나은양이요."

"하핫! 뭔 존댓말은 저번에 말 놓기로 했었잖아?"

"..아! 정은지였구나."

"음.. 나은이가 또 불려갔구나.. 요즘은 특히 나은이만 자꾸 부르네 그 쓰레기새끼."

그 뒤로도 한동안 은지의 회장님을 향한 육두문자가 이어졌다. 난 그러는동안 은지양의 손에서 슬쩍 담배를 빼내어 다시 입에 물..

홱-

"아이 증말.."

"몸에 좋은거만 하고 살아도 100살 밖에 못사는데 이런걸 왜 펴?"

"..그 말대로니까 그러지."

"어.. 그.. 그런가."

논리가 부족한 은지였다.

"에.. 에잇!"

"으악! 왜 뿌러트려!"

"끊어!"

분명히 방금의 논리박약 부분에서 화가난듯 보이는 은지는 씩씩대면서 숙소로 들어가버렸다. 난 어이없는 표정으로 숙소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한 숨을 내쉬고 차에 몸을 실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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