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3화
“대칸 형님 오래간만입니다! 축구광이에요! 지금 방송 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대칸은 축구광의 전화를 받고서는 웃으며 말했다.
- 안녕하세요, 축구광 채널의 시청자 여러분. 대칸입니다.
대칸이 전화를 받자, 축구광 채널은 폭주하였다.
- 대렐루야~ 믿습니다! 대칸!
- 대칸! 대칸! 대칸! 대칸!
- 와… 축구광이 한 건 했구나. 대칸과 전화 통화라니.
- 공중파를 비롯한 그 어떤 인터뷰도 거부한 대칸이 축구광의 전화는 받았습니다!!
월드컵이 시작되고, 대칸은 그 어떤 인터뷰나 기자의 질문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그런데, 축구광의 방송의 전화 연결에는 응한 것이다.
대칸과 전화 연결이 되기 무섭게 축구광의 채널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10만, 11만, 12만!
전화 연결이 되고, 몇 초 만에 축구광 채널의 시청자들이 만 단위로 증가하고 있었다.
축구광은 기분 좋은 표정으로 대칸에게 질문을 하였다.
“형님, 사전에 말씀드렸지만, 지금 챔피언스맨 님이랑 차현우 편집자와 월드컵 4강 프리뷰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챔피언스맨과 차현우 편집자가 인사를 하였다.
“감독님, 저 챔피언스맨입니다.”
- 하하~ 초대형 유X버 챔피언스맨 님! 오래간만이네요.
“차현우입니다! 오래간만입니다!”
- 아~ 차 편집자님이시네요. 항상 제 옆에 계시던 분이 없으시니, 허전하더라고요.
대칸은 두 사람과도 인사를 주고받았다.
축구광은 전화 통화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준비된 질문을 바로 이어갔다.
“형님, 8강전 마치고 잘 지내고 계시죠.”
- 네, 지금 선수들 회복 훈련을 하면서 4강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칸의 뻔한 대답이었지만 시청자들은 열광하였고, 축구광은 준비한 질문을 몇 개 더 던졌다.
“4강 상대가 브라질인데, 브라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브라질… 좋은 팀이죠. 선수들 구성만 보면 월드컵 우승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팀입니다.
대칸이 솔직하게 대답하자, 챔피언스맨이 질문하였다.
“그러면 브라질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선수는 누구인가요?”
- 아무래도 보리스 선수가 가장 무섭죠. 웨스트 릴링에 있던 선수라서 잘 알지만, 그래서 더 무섭네요. 공격수로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선수거든요.
이번에는 차현우 편집자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감독님이라면 보리스 선수에 대한 대책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있으시죠?”
- 하하하하…….
대칸은 사실 없었지만 그냥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대칸은 10분 동안 전화로 축구광을 비롯한 챔피언스맨과 차현우 편집자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그동안에 축구광 채널은 말 그대로 폭발해 버렸다.
- 지금 축구광 채널 동접자 39만 실화냐?
- 지금 이것도 오세아니아 서버 폭발로 멈춘 거임.
- 와… 유X브에 축구광 채널 불법 중계 방 생겼네. 실화냐?
- 대칸 감독 인터뷰를 여기서밖에 볼 수 없으니…….
- 지금 여기 인터뷰 내용으로 실시간 인터넷 기사가 나오고 있음
축구광이 방송하는 오세아니아의 서버가 폭발해 버린 것이다.
축구광은 이런 미친 반응이 아까웠지만,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인터뷰를 정리하였다.
“형님! 전화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 그래. 방송 잘하고, 챔피언스맨 님이랑 차 편집자님도 월드컵 마치면 밥이나 한 끼 하시죠.
“저야 영광이죠!”
“월드컵 마치면 다시 감독님 따라다녀야죠.”
- 그리고 축구광 채널 시청자 여러분~ 축구광 방송 잘 봐주세요. 그리고 4강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대칸은 다른 경기에서는 무조건 이기겠다는 말을 했지만, 이번에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고서는 축구광과의 인터뷰를 종료하였다.
“후…….”
축구광과의 전화 인터뷰를 끝내고, 대칸은 축구광의 방송을 살펴보았다.
- 다들 보셨죠! 제가 이 정도입니다! 하하하하.
축구광은 엄청 밝은 표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잔뜩 자랑한 다음에 챔피언스맨과 차현우 편집자와 함께 4강 프리뷰를 계속 진행하였다.
“잘하고 있네.”
대칸은 축구광의 방송을 종료하였다. 그러고는 보고 있었던 4강전 분석 보고서로 시선을 돌렸다.
“솔직히 힘들어.”
한국 팀의 상태는 솔직히 최악이었다.
8강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대칸이 ‘이번 경기에 모든 것을 건다(U)’ 스킬을 사용하였다. 그래서 그 후유증으로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이 대부분 바닥이었다.
“체력 아이템을 사용해도 한계가 있네.”
아이템을 사용해도 모든 선수들 회복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이가람은 데려가야 하고, 미드필더에서는 심재훈, 수비에서는 노인찬…….”
대칸이 남은 체력 회복 아이템을 모조리 사용하여 어떻게든 출전시킬 선수들을 결정하였다.
“한 명 정도 더 출전시킬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러면 센터백인 박현우를 데려가야겠지.”
대칸이 체력 회복시킬 네 명의 선수를 선택하였다. 그리고 이 선수들을 주축으로 선발진을 한번 만들어 봤다.
FW : 곽하윤(445/471)
LWF : 이가람(510/484), RWF : 임강민(438/446)
LMF : 류한결(456/440), RMF : 심재훈(474/454)
DM : 손신우(448/423)
LWB : 김유재(438/461), RWB : 하훈(416/400)
DF : 노인찬(484/461)―박현우(469/461)
GK : 조혁(456/442)
“백형준, 강재섭, 강한울, 한상준, 김현승, 이무열이 빠지니, 무게감이 너무 내려가네.”
그나마 조혁 골키퍼의 체력은 괜찮은 편이라는 것이 다행이었다.
“4-3-3, 진형과 전술적인 우위를 가져도 솔직히 힘들어.”
대칸이 축구 매니저를 아무리 살펴봐도, 이제는 사용할 아이템도 없었다. 그리고 남은 특별한 스킬도 없었다.
대칸은 4강전에 최선은 다하겠지만, 이기기는 힘들겠다고 객관적으로 판단하였다.
대칸은 대표 팀의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를 허가하였다.
“다음 경기에 출전하는 선발 선수들과 교체 명단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선수들은 마음껏 쉬라고 하세요.”
“전술 훈련 시간을 제외하고 파주 NFC에 기자 출입 허용합니다. 인터뷰를 비롯한 외부 언론과의 접촉도 하라고 하세요.”
“공식 스케줄만 소화한다면, 개인 시간에 CF 촬영을 비롯한 영리 활동을 해도 괜찮습니다.”
“그 외에 개인적인 외출도 마음대로 하라고 하세요. 문제만 안 일으키면 됩니다.”
“코치님들과 스태프들도 스케줄에만 맞춘다면 다른 부분에서는 마음대로 하세요.”
대칸은 파격적인 자유를 모두에게 선물한 것이다. 그러자, 선수들의 활발한 활동이 이어졌다.
- 이무열과 김현승의 대규모 CF 촬영 현장
- 한국 대표 팀의 공격을 책임지다. 백형준과 그의 부모님의 이야기
- 단독 보도! 강재섭, 월드컵 대표 팀의 이야기를 풀다!
- 아이 러브 스포츠에 한상준 출연 예정
- 노는 형님에 강한울과 백형준 출연 확정
- 피플 인사이드, 두 번의 월드컵 4강 신화를 경험한 김종일 수석 코치!
- 강도현 코치가 말하는 대칸은? 웨스트 릴링부터 한국 국가 대표 감독까지
- 다큐 3일, 파주 NFC의 물리치료사들의 이야기
선수들부터 코치들과 스태프들까지 정말 다양한 방송과 인터뷰, CF까지 엄청 바쁘게 활동하기 시작했다.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축제에서 국민들의 즐길 거리를 대표 팀이 엄청나게 만들어 준 것이다.
하지만 어딜 가나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존재했다.
- 이거 너무 선수들 풀어주는 거 아냐?
- 여태까지는 단체 행동이라는 단어로 아무것도 못 하게 하더니… 4강 진출하니 다 풀어주네.
- 선수들 방송에서 보고 인터뷰 들으니 좋긴 한데, 4강전은 어떻게 하냐?
- 이거 4강전 브라질전은 포기한 것 맞지?
대표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방송 출연에 불만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이미 대칸과 대표 팀에게 아주 호의적이었다.
- 솔직히 4강전 포기해도 인정이지.
- 선수들이 4강에 올라온 것만 해도… 기적이다.
- 결승에 가면 좋겠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충분히 잘했지.
- 브라질 선수들을 봐라. 4강이 현실적인 한계다.
대칸이 이끄는 대표 팀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어떻게 행동해도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만이 없는 상황이었다.
7월 12일, 인천 국제공항.
한국 월드컵 국가 대표 선수들이 탑승한 버스가 공항에 들어서자, 팬들과 기자들이 섞여서 난장판이 되었다.
“꺄악~ 이가람 선수!”
“잘생겼다! 백형준!”
“강한울 선수, 한 번만 봐주세요!”
“심재훈! 너만 사랑해! 심재훈!”
팬들은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특히 한국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이가람에게 엄청난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반면에 기자들의 관심 대상은 조금 달랐다.
“대칸 감독님! 4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감독님, 인터넷 방송에서 인터뷰를 하셨습니다. KSS의 공식 질문에는 대답 안 해주시나요?”
“브라질을 상대로 이길 자신 있으십니까?”
“대표 팀 기강이 헤이해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관리하고 계신 겁니까?”
기자들은 대칸에게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따라다니면서 질문을 퍼부었다. 대칸은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질문을 무시하면서 입국장으로 이동하였고, 내부로 들어가서야 기자들의 집요한 추적을 따돌릴 수 있었다.
대표 팀은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그곳에 미리 준비해 둔 버스를 타고 오사카 월드컵 경기장으로 이동하였다.
이동하는 대표 팀 선수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다.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꿈의 성적을 이미 달성했고, 젊은 선수들에게는 병역 특례도 보장된 상황! 분위기가 안 좋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대칸도 오사카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에 버스에서 간단히 한마디를 하였다.
“다들! 4강까지 온다고 고생이 많았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예상했던 멘트였다. 선수들에게 있어서 다음 말이 중요하였다.
“이제 남은 경기에서 무조건 이기라는 말보다는 다들 부담감을 가지지 말고 최선을 다해보자.”
최선을 다하라는 대칸의 말에 선수들은 그 안에 있는 진의를 헷갈려 해서 대칸이 추가 설명을 더해줬다.
“4강전 브라질과의 경기, 이기면 최고겠지만, 무리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하고, 이기면 승리의 기쁨을 져도 여태까지 잘해왔던 우리에게 칭찬해 주면 되는 거다! 알겠지!”
“네!”
감독인 대칸까지 이렇게 말하자, 선수들은 부담감을 확실히 덜 가지고 브라질과의 경기에 임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브라질과의 4강전 경기가 시작되었고, 100분이 지났다.
90:00
한국 VS 브라질
전반 2 : 0
후반 0 : 0
합계 0 : 0
이가람 ’17, ’34
추가 시간, 경기 종료가 얼마 안 남은 이 시점의 전광판에서는 한국이 2:0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리고 추가 시간까지 지나버렸다.
삐삐삑~
“와!!”
“결승이다! 한국이 월드컵 결승전에 올라갔다고”
“대~한민국!!”
오사카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한국 팬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고, 대칸도 웃으며 혼잣말을 하였다.
“어라? 이겼네.”
대칸도 예상하지 못했던 월드컵 4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승리가 따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