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7화
김유재(34살, 수비수-윙백, 408|438/461)
기술 143/169, 정신 158/174, 신체 107/118
스킬 : 월드컵에 모든 것을 건다(E), 설명 :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각오한 노장 선수의 각오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전 국가 대표 선수가 이번 월드컵에서 마지막 분투를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였습니다. 모든 기술 능력치와 정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월드컵이 종료되면, 선수가 은퇴하면서 스킬이 삭제됩니다.
김유재는 대칸 감독의 권유에 따라 은퇴를 결심하고 대표 팀 훈련에 합류하였다. 그리고 훈련을 하면서 그는 다시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34세에 다시 축구 선수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 전성기처럼 활력이 넘치는 몸 상태가 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오랜 기간 축구 선수로 뛰어왔던 경험을 토대로 기술, 지식, 정신적인 부분에서는 더욱 뛰어난 선수가 되었다.
결국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월드컵 국가 대표로 선정된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에 들어오자, 김유재의 자리는 없었다.
[이무열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분데스리가에서도 주목을 받는 이유가 있어요.]
[김현승! 역시 경험이 많은 선수가 여기서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 잘 아네요. 적절한 반칙으로 역습을 끊어버립니다.]
[하훈 선수도 맨 마크 전담 요원으로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주네요. 세계적인 선수들이 하훈 선수에게 꼼짝을 못 하네요.]
[권승기 선수도 파이팅이 대단하네요. 36세라는 나이에 팀에서 원하는 플레이를 아주 열심히 잘해줍니다.]
윙백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은 모두 출전하여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김유재는 조별 리그 세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교체 출전도 못한 것이다.
‘아… 백업의 백업이구나.’
자신이 아무리 다시 부활했다지만, 대칸 감독에게 있어서 그는 후순위 선수에 불과했던 것이다. 월드컵 경기에 출전하기도 힘들 정도로 후순위인 선수!
김유재는 대표 팀이 3승으로 16강에 진출했음에도 씁쓸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겉으로는 웃으면서 분위기를 망치지 않았다.
하지만! 4일 전이었다.
“김유재 선수, 다음 16강전 선발입니다.”
“…네?”
갑작스러운 김종일 수석 코치의 말에 김유재는 놀라서는 되물었다.
“제가요? 왜 갑자기, 실수하신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김유재 선수, 바로 전술 훈련 들어갑니다. 준비하세요.”
“네.”
16강전! 지면 바로 탈락인 상황에서… 갑자기 자신이 선발이 되었다.
훈련장.
선발 선수들은 모두 살짝 놀라고 있었다.
‘이거, 1차 소집 멤버들이잖아.’
1차 소집 훈련에서 주전급 선수들로 선발이 결정된 것이다. 그렇게 선수들이 당황하는 사이에 대칸 감독이 나타나서는 한마디를 하였다.
“여러분은 다음 스코틀랜드전 선발 멤버입니다.”
여전히 의아해하는 선수들을 두고 대칸은 간단한 설명을 더했다.
“스코틀랜드의 호흡이 좋은 수비 축구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리 팀도 전술에 익숙하고 호흡이 맞는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가장 익숙한 진형에 편한 선수들로 엔트리를 구상했습니다. 다들! 훈련했던 그 느낌, 그 감각으로 동료를 믿으면서 경기하세요. 그러면 이깁니다.”
대칸의 설명… 짧지만 선수들은 맥락은 이해하였다. 다음 경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팀플레이였다.
‘운이 좋았어!’
김유재는 자신이 선발이 된 이유를 다시 상기하고서는 이가람 주장의 말에 대답했다.
“동료들을 믿고 뛰어보자고, 다들 같이 열심히 했잖아!”
뜬금없는 김유재의 말이었지만, 이가람은 그의 심정을 이해했기 때문에 웃어주었다.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합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선수들이죠! 정말이지 몇 번을 칭찬해도 부족합니다. 더 많은 응원과 환호를 해줘야 합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하여 자리 잡자, 먼저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그 순간, 붉은 악마 간부들은 바빠졌다.
“준비해!”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면서 지시하였고, 수백 명의 사람들은 동시에 카드를 들었다.
[오~ 대규모 카드섹션입니다!]
[붉은 악마가 이번 경기부터 카드섹션을 한다고 발표를 했었거든요.]
그리고 ‘Again 2002’라는 대형 문구가 관중석에 나타났다.
[다시 2002입니다. 대한민국 4강 신화를 다시 해보자는 의미 같네요.]
[기대할 만합니다. 아주 대단해요! 지금의 우리 한국 팀이라면 4강 신화의 재현도 불가능은 아닙니다!]
애국가를 부르던 선수들은 대규모 카드섹션에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김유재 선수도 이런 분위기와 이런 상황에 감정이 고조되었는데, 무엇보다 VIP 관람석에 있는 세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지영아… 그리고 한율이랑 한울이까지!’
자신의 아내와 두 아들도 경기를 보러 온 것이다.
‘오늘 죽는다는 각오로 뛴다.’
김유재의 마음가짐이 폭발하였다.
그 순간, 대칸도 축구 매니저를 통해 그의 마음가짐을 확인했다.
[김유재 선수의 각오에 의해 스킬이 변경됩니다.]
[‘월드컵에 모든 것을 건다(E)’ 스킬이 2레벨로 상승합니다.]
스킬 : 월드컵에 모든 것을 건다(E-2), 설명 :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각오한 노장 선수의 각오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전 국가 대표 선수가 이번 월드컵에서 마지막 분투를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였습니다. 모든 기술 능력치와 정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정신 무장이 되면서 경기 중에 체력 소모가 줄어들고 부상 확률이 낮아집니다. 월드컵이 종료되면, 선수가 은퇴하면서 스킬이 삭제됩니다.
‘와… 스킬 성장까지, 오늘은 되는 날이구나!’
대칸은 시작부터 경기에서 무조건 이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삐익~
심판이 휘슬을 불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적극적으로 압박해! 뛰라고!”
“공이 없는 반대편도 조심해!”
“생각하며 뛰어! 생각하라고!”
벤치에 있는 코치들은 관중들의 환호에 선수들에게 들리지 않을 지시를 끊임없이 하였다. 대부분 선수들이 못 듣겠지만, 그래도 지시를 멈출 수 없는 심정이었기 때문이다.
대칸은 축구 매니저를 활용하여 전체적인 경기 양상을 확인하였다.
‘다행히 조금씩 앞서가네.’
경기가 시작된 후 10분 동안 별다른 일은 없었다. 한국과 스코틀랜드, 양 팀이 수비적인 진형에 전술을 가지고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칸은 아주 중요한 포인트를 확인하였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스코틀랜드가 더 빨리 소모되고 있지.’
진형 완성도 100%에 대부분의 선수들 컨디션이 최상이라는 점은 경기에서 소모되는 체력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이 상태로 유지된다면 후반전에는 우리가 압도한다!’
대칸은 기분 좋은 후반전을 예상하였다.
[아~ 양 팀 정말 단단합니다. 마치 둔기와 둔기의 대결을 보는 느낌이네요.]
[스코틀랜드는 마치 그물처럼 움직입니다. 그라운드를 구역으로 나누어서 그 구역을 두 명에서 세 명의 선수가 담당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주 치밀하고 끈끈하게 지역별로 압박하고 있어요.]
[반면에 한국 팀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입니다. 공의 움직임에 따라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데, 정말 같은 생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빈틈이 안 보입니다.]
하지만 경기 자체는 약간 지루한 감이 있었다. 한국과 스코틀랜드가 수비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범석 해설 위원이 이 부분을 지적하였다.
[이번 경기, 저희 중계진의 말이 많다고 느끼실 건데요. 경기 운영 자체가 공격 비중이 적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경기 엄청난 수준의 경기입니다.]
[김범석 해설의 말이 맞습니다. 양 팀 다 매우 높은 수준의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술적인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모습은 달라 보이지만 감독들이 원하는 움직임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저는 대칸 감독을 더 칭찬할 수밖에 없습니다.]
[맞습니다. 스코틀랜드의 팀 컬러는 항상 이랬습니다. 수비적이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 월드컵 예선부터 조별 리그까지 일관된 모습이었어요.]
[반면에 대칸 감독이 이끄는 한국 팀은… 이런 전술은 처음 보여주는 겁니다. 그런데, 아주 대단해요!]
[1차 소집 멤버들만 기용한 이유가 있습니다. 팀워크가 환상적이에요!]
중계진이 칭찬했듯이 경기는 계속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그렇게 전반전까지 종료되었다.
삐익~
[전반전! 종료됩니다.]
[0:0으로 경기의 승부는 후반전으로 넘어갑니다.]
하프타임.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휴식을 취할 때, 대칸은 그들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종일 수석 코치가 먼저 대칸에게 물어보았다.
“감독님, 선수들에게 따로 지시 안 하시나요? 아니면 선수 교체라도?”
“잘하고 있는데요? 따로 할 말 없습니다.”
대칸의 말에 김종일 수석 코치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하지만 공격 부분에서 좋은 모습이 안 보이는데요?”
“괜찮습니다. 충분히 괜찮아요. 후반전에 골을 못 넣어서 연장을 가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더 여유 있어요.”
대칸의 말에 김종일 수석 코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삐익~
[후반전 시작됩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도 20분이 넘도록 경기는 전반전과 똑같이 조용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의 선수들부터 이상을 느꼈다. 먼저 미드필드 선수들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아… 지친다.’
‘오늘 다리가 너무 무거운데…….’
‘꼭 수중전을 하는 느낌이야.’
오늘 경기에서는 미드필더에서의 움직임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미드필더 선수들의 체력이 먼저 다 소모된 것이다.
그런데 한국 선수들은 아니었다.
‘어라? 반대편 움직임이 조금 둔해졌는데?’
‘압박이 점점 느슨해져.’
‘이건… 체력이 떨어진 게 확실해!’
스코틀랜드 선수들의 체력보다는 훨씬 여유로운 한국 선수들의 상황, 그러다 보니 경기는 점점 한국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이가람 선수 공을 잡습니다.]
오늘 이가람은 평소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 전술에 맞춘 수비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공격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활약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이유는 그에게 ‘귀찮은 사냥개(U)’ 스킬을 가진 마크 메렛(442/448)이 붙어서 집중 마크를 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에이스인 그에게 마크 메렛이 붙어서 이가람은 평소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어?’
이가람이 공을 받으려고 할 때, 체력이 떨어진 마크 메렛이 달려오다가 그라운드에 미끄러져 넘어져 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이가람에게 걸려있던 ‘귀찮은 사냥개(U)’ 스킬이 잠시 해제되었다.
‘기회다!’
[이가람 선수, 공을 잡고 뜁니다.]
이가람은 공을 잡고 적진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급하게 근처에 있던 스코틀랜드 선수가 다가왔다.
[이가람 선수의 앞을 마이크가 막습니다.]
스코틀랜드 중원을 책임지는 선수 중에 한 명인 마이크 아이젠하워(460/461)가 앞을 막았지만, 이가람은 과감하게 가속도와 개인기를 사용한 돌파를 시도하였다.
타… 탁!
빠르게 달려오던 이가람이 유연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 버리자, 마이크는 넘어지면서 이가람에게 돌파를 허용해야 했다.
[이가람 선수, 순간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마이크를 제칩니다.]
[아~ 아주 멋진 바디 페인팅이네요. 빠른 스피드와 몸놀림으로 수비수를 헷갈리게 만들며 돌파합니다.]
이가람이 그렇게 마크 메렛과 마이크 아이젠하워를 뚫고 중앙으로 들어와 버리자, 스코틀랜드 선수들의 판단력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져 버렸다. 공간이 너무 크게 생긴 것이다.
‘어… 뭐야?’
‘누가 들어가지? 내가 들어가면 내 공간은?’
‘상황이 왜 이렇게 된 거야?’
스코틀랜드의 포백 선수들이 흔들리는 순간, 잭 윌서는 빠르게 판단하고 다급하게 자신의 쌍둥이 형제인 론에게 말했다.
“론! 커버해!”
잭의 지시에 론은 급하게 자신의 지역을 버리고 이가람을 막기 위해 움직였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측 사이드가 비었다.
펑~
[이가람 선수의 패스!]
그리고 그 공간에는 김유재가 들어와 있었다.
[김유재 선수! 언제 들어왔나요. 공을 받습니다!]
센스 있게 들어온 김유재는 코너킥 지점까지 공을 몰고 들어갔다. 그러고는 중앙 상황은 보지도 않고 약속한 타이밍에 익숙한 느낌으로 연속 동작으로 거침없이 공을 길게 올렸다.
펑~
[센터링!]
이런 타이밍에 올라오는 김유재의 적당한 속도의 센터링은 백형준에게는 익숙했다. 세 달 동안 연습하면서 맞춰보았던 센터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아주 정확한 타이밍에 뛰어올라서는 스코틀랜드의 두 센터백인 잭 윌서(460/436)과 카이 벤슨(480/483)의 틈으로 들어가서는 머리로 찍었다.
[백형준… 헤딩!!]
공이 바닥을 향했고, 스코틀랜드의 페드넨드(479/479) 골키퍼는 손을 내밀었다. 그래서 간신히 공을 걷어냈다.
[페드넨드의 선방! 하지만 곽하윤!!]
하지만 이런 세트피스와 유사한 상황의 플레이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익숙했다. 그래서 뒤에서 뛰어 들어온 곽하윤은 골키퍼가 쳐낸 공을 가볍게 툭 건드렸다.
철렁~
[골~ 곽하윤의 골입니다!! 후반 24분에 대한민국의 선취골이 터집니다!]
[대단합니다! 선수들 16강에서 앞서가는 골을 넣네요!]
[이제, 8강이 보입니다! 한국 앞서가고 있어요! 8강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골을 넣은 선수들은 다 같이 모여서 골 세리머니를 하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유재 선수가 있었다.
[모두가 잘해서 만든 골입니다. 이가람 선수가 돌파로 기회를 만들었고, 김유재 선수가 적절한 오버래핑으로 공을 운반했으며, 백형준 선수의 기가 막힌 헤딩슛을 페드넨드 키퍼가 막았지만, 곽하윤 선수가 마무리했습니다.]
[정말, 팀이 만들어 낸 골이죠. 약속된 플레이였고, 약속된 움직임이었습니다.]
1:0으로 앞서가는 골이 터지자,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졌고, 스코틀랜드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욱 느려졌다.
‘골이 터진 것도 영향을 주긴 했지만, 스코틀랜드 선수들의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어.’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여전히 한국이 우세한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국! 계속 밀어붙입니다.]
[와~ 선수들 아주 공격적이네요. 전반전과는 완전 다른 모습입니다.]
[스코틀랜드의 선수들! 걸어 다닙니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어요.]
경기의 흐름은 전반전처럼 치열하지 않았다. 스코틀랜드의 선수들은 기진맥진한 상태로 간신히 경기를 이어가고 있었고, 한국 선수들은 활발하게 움직이며 틈을 노렸다.
그렇게 후반 36분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이가람 선수, 공을 잡습니다.]
이가람이 약간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는 순간, 스코틀랜드의 선수들이 사방에서 다가왔다. 그래서 공을 주려고 주변을 봤다.
‘어라? 저 형님이 벌써?’
경기 후반부, 한국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체력이 많다고는 해도 지친 상황이다. 그런데 김유재가 사이드라인을 타고 열심히 뛰어 들어가고 있었다.
펑~
[김유재! 빠른 오버래핑으로 공을 받습니다. 그리고 들어갑니다.]
김유재가 들어가면서 이가람도 뒤따라서 달렸다. 그리고 김유재에게 수비수들이 몰리자, 그는 연습한 대로 이가람에게 패스했다.
[이가람! 리턴패스!]
그러자 이가람은 자연스럽게 리턴패스를 하였고, 2:1 패스가 되면서 계속 침투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이드에서의 최종 수비인 론 윌서가 앞을 막았다. 김유재는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럽게 이가람에게 공을 패스하였다.
[이가람, 공을 잡습니다. 그리고 공을 줄 곳을 보는데요.]
김유재는 순간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이가람은 그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이가람! 다시 김유재에게! 김유재 선수!]
김유재는 다시 이가람에게 주기 위해 시선을 돌렸지만, 이가람은 평소와는 다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그럼 내가 쏴야 되나!’
김유재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골대를 보고 공을 강하게 때렸다.
펑~
[김유재~ 슛!]
김유재의 슛은 평범했다. 좋은 타이밍에 노마크 상태에서 때린 슛이라서 정확하게 구석을 향해 날아갔지만, 엄청난 파워나 빠르기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 축구의 신은 김유재 선수의 편이었다.
‘아!’
페드넨드는 너무 이가람을 의식하고 있었다. 공을 가지고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에 있는 김유재가 아닌 이가람을 의식하다 보니, 김유재의 슛에 대한 반응이 약간 늦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가 뒤늦게 김유재의 슛을 막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이미 공은 먼저 지나가 버렸다.
철렁~
[골!! 김유재 선수의 엄청난 골이 터졌습니다.]
[와~ 아주 좋습니다. 김유재와 이가람의 콤비 플레이가 스코틀랜드의 골문을 흔들었네요.]
[후반 36분에 나온 한국의 두 번째 골! 이번 골은 16강을 거의 확정하는 골입니다!
김유재는 자신이 골을 넣었다는 사실에 멍한 표정을 지었다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는 열심히 달렸다.
[김유재 선수! 관중석으로 달려가서 골 세리머니를 합니다.]
[저곳은 김유재 선수의 와이프와 자제분들이 있는 자리네요.]
김유재는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위치로 달려가서는 외쳤다.
“내가 해냈어! 내가 해냈다고!”
그는 격한 감정으로 자신의 가족을 보며 골 세리머니를 하였다.
삐삐삑~
[드디어! 심판이 휘슬을 붑니다! 한국이… 한국이!! 월드컵 8강에 진출합니다!]
“와~”
경기장은 엄청난 함성으로 가득 차버렸다. 그리고 홈팀인 한국의 2:0 승리에 관중들은 미친 듯이 감격하며 승리를 만끽하였다.
“하…아… 하아…….”
김유재도 승리의 흥분에 온몸을 떨면서 관중석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VIP석의 한 부분, 자신의 아내와 두 아들이 있는 곳을 보고서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들었다.
“이겼다! 이겼어!! 내가 해냈다고!”
김유재의 포효를 그의 아내는 듣지 못했지만, 그의 모습에 그저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그렇게 한국은 스코틀랜드를 이기며 8강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