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화
KSS의 중계화면은 하늘, 헬리콥터에서 찍는 장관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배현재 캐스터입니다.”
배현재 캐스터는 헬리콥터에서 직접 마이크를 들고 인사를 하였다.
“월드컵 조별 경기 3차전이 열리는 이곳 대전 유성에 있는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는 엄청난 관중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하늘에서 보는 대전 월드컵 경기장은 그라운드의 초록색과 경기장 회색을 제외하고는 모든 색이 붉은색이었다.
“경기장에는 이미 4만 2천 명의 관객이 가득 차있으며, 경기장 주변에도 약 30만 명, 아니 그 이상의 팬들이 모여있습니다.”
배현재 캐스터의 말대로 셀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사람들이 붉은색 옷으로 경기장 주변까지 빨간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아직 경기 시작까지 아홉 시간이 남았습니다. 경찰은 더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주변으로 모일 것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 일대를 채우고 있는 빨간색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오늘 경기도 KSS와 함께하시죠!”
한국이 스위스를 상대로 승리하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월드컵 E조 순위
팀명 / 승 / 무 / 패 / 골득실 / 승점
1. 스페인 / 2 / 0 / 0 / +4 / 6
2. 대한민국 / 2 / 0 / 0 / +3 / 6
3. 스위스 / 0 / 0 / 2 / -2 / 0
4. 가나 / 0 / 0 / 2 / -5 / 0
E조에서는 마지막 경기가 남아있었지만, 이미 16강 진출 팀이 결정된 것이다.
한국이 가나와 스위스를 상대로 승리하며 승점 6점, 스페인도 스위스와 가나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승점 6점을 챙긴 상황이다.
벌써 16강 진출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둔 한국에 남은 것은 스페인과의 마지막 경기로 조별 1위를 가리는 것뿐이었다.
대칸의 한국 국가 대표 팀이 탑승하고 있는 버스는 경기장 주변에 들어서자, 천천히 서행하기 시작했다.
“와…….”
스위스전에서 승리하여 난리 난 한국의 상황을 이미 알고 있던 이가람은 더 이상 놀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경기장까지 1km가 넘게 남았는데, 도로를 제외하고 가득 채우고 있는 붉은 사람들의 물결에 다시 감탄하였다.
“정말 대단하네요.”
2002 월드컵의 엄청난 응원을 경험했던 김종일 수석 코치도 광기 어린 응원에 감탄하였다.
“대전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여기로 모인 건가요?”
“도대체 몇 명이지…….”
엄청난 군중의 수에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또 감탄하였고, 버스는 조심스럽게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엄청난 응원에 스페인 팀 선수들은 더욱 놀랐다.
“오…….”
유럽 빅 리그 경험도 많고, 엄청난 관중에 익숙했던 선수들도 이런 엄청난 응원의 열기는 처음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정도가 아니라, 거의 한 도시가 미친 수준이네.”
경기장 밖을 가득 채운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한국 팬들의 모습에 감탄한 것이다.
“잉글랜드… 유로파 결승전 진출한 모습이랑 비교해도 되겠는데?”
선수들은 대단하다는 의미의 대화를 나누었고, 감탄하였다.
“그래, 다들 미쳤어.”
그렇게 스페인 팀은 경기 시작부터 붉은 악마들의 응원에 일단 압도당하였다.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경기장 안팎은 더욱 시끄러워졌다.
“오오~ 오오오오~ 오오~ 오오오오~”
“대~한민국!! 대~한민국!!”
응원가가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스페인 팀이 몸을 푸는 시간이라 선수들은 라커룸에 남아있었고, 대칸이 먼저 그라운드로 올라왔다.
대칸이 경기장에 나타나자, 관중들 중에 한 명이 그를 발견하고 외쳤다.
“대칸 감독이다!”
“대칸? 어디?”
“대칸 감독이라고?!”
4만 명이 넘는 관중들의 시선이 대칸에게 향했다. 그리고 누군가를 시작으로 외치기 시작했다.
“대! 칸! 대! 칸! 대! 칸! 대! 칸!”
관중들의 함성 소리는 울림이 되었다. 그리고 이 울림은 경기장의 묘한 진동을 만들어 냈다.
“…….”
훈련을 받던 스페인 선수들은 순간적으로 멈추었다. 이 기묘한 진동에 저절로 멈춘 것이다. 스페인 감독과 코치들이 독려해서 다시 훈련에 임하였지만, 이미 선수들의 컨디션은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대칸은 관중들의 환호를 즐기며 스페인 선수들을 관찰하였다.
‘하… 선수들 기량만 보면, 정말 미쳤네.’
대칸은 이미 스페인 선수들의 기량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경기 전에 살펴보니… 더 크게 느껴졌다.
‘평균 능력치가 470 정도? 460 이하의 선수들이 몇 명 없네.’
일단 선수들의 평균 기량이 매우 뛰어났다.
‘능력치 배분이 환상적이군. 게다가 적절한 스킬까지!’
정말이지 선수들 구성만 보면 대단한 팀이었다.
‘내가 키운 선수들도 몇 명 보이네.’
웨스트 릴링 FC를 거쳐간 선수들도 몇 명 있었다.
줄리오 자코민(25살, 공격수-공미-윙, 446|458/446)
기술 156/156, 정신 170/170, 신체 120/120
스킬 : 인자기의 유전자(U), 설명 : 스트라이커 위치 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할 시에 골 결정력, 공 없을 때 움직임, 예측력, 집중력이 3 상승합니다.
줄리오는 세우타 출신으로 웨스트 릴링 FC가 세우타 전지훈련을 가서 뽑았던 준수한 공격수다. 기술적인 능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공격수에게 필요한 스킬을 가지고 있으며, 골 결정력이 아주 뛰어나다. 지금은 라리가의 세비야 공격수로 뛰고 있다.
카마인 피오렌트(24살, 미드필더, 450|462/451)
기술 162/162, 정신 170/171, 신체 118/118
스킬 : 기교를 중시하는 미드필더(U), 설명 : 기교 부리는 것을 선호하는 미드필더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주 훈련했던 개인기, 드리블, 패스, 태클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개인기, 드리블, 패스, 태클이 3 상승합니다.
아틀란티코 문제아 중에 한 명이었던 카마인도 대부분의 능력치를 개발할 정도로 잘 성장하였다. 상당히 밸런스가 좋은 미드필더였고 돌아간 아틀란티코 마드리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462라는 능력치에도 국가 대표 팀에서는 후보 선수일 정도로 스페인의 선수층은 두꺼웠다.
오마르 코라지크(24살, 공격수-윙, 470/470)
기술 183/183, 정신 175/175, 신체 112/112
역시나 아틀란티코 문제아였던 오마르는 독일의 뮌헨에서 잘 성장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기교가 매우 뛰어난 공격수로 스킬이 없었지만 470이라는 능력치를 달성한 것이다. 스페인 국가 대표 팀의 우측 윙을 주로 담당하고 있었다.
아펠레스 네이토 올리버즈(25살, 미드필더-수비수, 475|485/475)
기술 159/175, 정신 161/186, 신체 110/114
스킬 : 수비 마스터(U), 설명 : 수비 훈련을 통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헤더, 태클, 수비 위치, 몸싸움, 점프 거리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헤더, 태클, 수비 위치, 몸싸움, 점프 거리 능력치가 2 상승합니다.
아틀란티코 문제아의 수장이자, 월드 클래스라 평가받는 아펠레스도 스페인 국가 대표 팀에 있었다. 지금은 맨시티의 중원을 책임지고 스페인 국가 대표 팀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수비와 관련된 능력치가 매우 높은 아주 까다로운 수미였다.
‘다른 선수들도 정말 좋네.’
토트넘 소속이라 자주 만났던 세르피오 로렌조(WF, 473/473), 역시나 맨시티에서 항상 대칸을 귀찮게 했던 티무르 에프레모프(MF, 484/487), 빅 리그의 빅 클럽에 뛰고 있는 마이런 알렉세이바(DF, 474/482), 잭 배스(DF, 465/465), 딜라버 키셀레프(GK, 472/473)까지, 정말이지 네임 밸류가 높은 선수들이 많았다.
‘선발 진형는 아마 4-3-3이겠지? 그럼 선발 선수들은?’
FW : 마테오 고메즈(478/483)
LWF : 세르피오 로렌조(468/474), RWF : 오마르 코라지크(470/470)
MF : 티무르 에프레모프(484/487)―마르틴 산체스(475/463)
DM : 아펠레스 네이토 올리버즈(485/475)
LWB : 산티아고 가르시아(452/452), RWB : 세바스티안 곤잘레스(471/471)
DF : 마이런 알렉세이바(474/482)―잭 배스(DF, 465/465)
GK : 딜라버 키셀레프(GK, 479/483)
정확하지 않았지만, 대칸이 예상하는 선발 라인업이었다.
‘공격, 중앙, 수비까지 모두 밸런스가 좋은 라인업이지. 틈이 없어.’
정말이지, 징그러울 정도로 단단한 느낌을 주는 스페인의 선수들이었다.
헬리콥터에서의 방송을 하고 중계 준비를 마친 배현재 캐스터가 중계 박스에 들어왔다.
“현재 씨! 헬리콥터에서 생중계 대단하던데요?”
“멋지던데요? 아주 잘하셨어요~”
김범석 해설과 이종우 해설의 말에 배현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하늘에서 보는 모습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오늘 대전이 있는 모든 사람들, 아니 한국 사람들은 모두가 한국 팀의 승리를 간절히 바라고 있네요. 아주 간절히!”
김범석 해설 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아직 경기가 한참 남았는데, 여기 중계 부스에서도 정말 계속해서 엄청난 응원 소리가 들려오네요.”
이종우 해설 위원은 경기장에서 몸을 푸는 오늘 경기 선발인 한국 선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FW : 백형준(468/472)
LWF : 이가람(500/484), RWF : 강재섭(462/450)
MF : 강한울(463/464)―한상준(464/451)
DM : 심재훈(466/454)
LWB : 김현승(453/429), RWB : 이무열(468/452)
DF : 노인찬(477/461)―박현우(469/461)
GK : 조혁(456/442)
“16강 진출은 확정되었지만, 그래도 한국 선수들이 좋은 경기로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켜 주었으면 좋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중계진도 한국의 승리를 기원하였다.
라커룸.
한국 팀 라커룸의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월드컵 첫 번째 경기와 두 번째 경기의 승리로 인하여 이미 16강은 확정된 상황, 이번 스페인과의 마지막 조별 리그 경기는 조별 리그 순위가 걸려있지만 그래도 부담감이 적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대칸은 이런 선수들의 분위기에 초를 치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목표가 16강이 아니었기 때문에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자~ 오늘 경기 스페인과의 경기다. 세계적인 강팀이지?”
대칸이 당연한 말을 하였지만, 모든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로 대표 팀의 분위기는 좋았다.
“솔직히, 스페인은 강팀이다. 객관적으로 한 수 위의 팀이지.”
이것도 대표 팀 선수들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만난 것이 다행이라고 대부분 선수들이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 경기… 특별한 전술적인 대처나 준비 사항도 없다. 빈틈이 없기 때문에 준비의 의미가 크게 없었기 때문이다. 정공법으로 한번 붙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대칸도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 만약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무언가 특별히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대칸은 다른 준비를 하지는 않았다.
“우리가 16강에서 상대할 팀도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별 1위가 더 편하겠지?”
그래도 대칸은 선수들에게 승리에 대한 요구를 멈추지는 않았다. 16강 상대가 어디든지 쉽지 않겠지만! 조별 1위가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스페인 상대로! 제대로 붙어보자! 해보자고!”
“네!”
대칸의 말이 끝나자,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원형으로 모였다. 그리고 이가람이 크게 선창하였다.
“우리는 최강이다!! 대한민국!! 팀 코리아 파이팅!!”
“우리는 최강이다!! 대한민국!! 팀 코리아 파이팅!!”
모든 사람들이 파이팅을 하면서 승리를 다짐하였다.
[양 팀 선수들 그라운드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 대표 팀! 대칸 감독의 최정예 선수들이 선발로 나왔습니다.]
[스페인 대표 팀도 최정예 선수들이 선발로 나왔네요. 양 팀! 월드컵 16강은 확정되었지만, 그래도 물러설 수 없는 승부입니다.]
[아직, 다른 F조의 경기가 남아있어서 16강 상대가 누군지 모르거든요.]
[현재 F조의 1위가 독일이라서, 독일을 안 만나기 위해서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계진이 한참 대화를 하는 동안에 심판이 휘슬을 불었다.
삐익~
[한국과 스페인! 스페인과 한국의 마지막 조별 리그 경기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