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화
【 외전 - 월드컵 조별 리그 】
월드컵 개막식.
[KSS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월드컵 개막식이 있는 날입니다. 개막식은 요코하마 국제 종합 경기장, 닛산 스타디움에서 개최됩니다.]
카메라가 닛산 스타디움의 전경을 보여주었다. 엄청난 수의 드론들이 시작하는 에어쇼가 월드컵에 참여하는 32개국을 보여주면서 개막식이 시작되었다.
[와~ 정말 멋집니다. 최첨단 에어쇼로 시작되는군요.]
[월드컵에 참여한 32개국의 상징을 이미지로 보여주는 군요.]
[32개국의 상징과 동양적인 축구 이미지가 적절하게 융합된 모습입니다. 드론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화려한 공연이 이어집니다.]
드론 쇼가 끝나자, 중앙에 있는 대형 무대에 가수들이 올라왔다.
[일본의 J팝, 한국의 K팝, 중국의 C팝까지 각국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같이 노래를 부릅니다. 월드컵 주제가죠.]
[이번 월드컵 주제가는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까지 세 가지 버전으로 발매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개막전에서는 세 개 언어를 섞어서 부르네요.]
[가수들의 명성만 생각하면 K팝이 압도적이죠. 빌보드 차트 1위 경험이 있는 가수들이 K팝의 대표입니다.]
노래가 끝나자, 이번에는 경기장에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뛰어 들어왔다.
[한국, 일본, 중국 전통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나와서 춤을 추네요. 동양을 주제로 역동적인 단체 안무, 그리고 각국의 특색이 드러난 전통 안무가 섞여있습니다.]
[개막식 준비 단계에서 중국이 한복을 소수민족 의복으로 사용하려고 해서 약간 충돌이 있었다고 합니다만, 잘 해결되어 겹치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행사들이 진행되었고, 마지막에는 하얀 의사 가운을 입은 남자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공연을 마치고, 이제 시축에 들어가겠습니다.]
[시축에는 내란 중에도 고귀한 의료 행위로 UN 평화상을 수상하신 곽도운 씨가 고생해 주시겠습니다.]
곽도윤 의사가 공을 가볍게 차는 순간, 경기장에 화려한 종이 꽃가루가 날렸고,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펑~ 펑~ 펑~
[화려한 불꽃이 이곳 닛산 스타디움을 수놓고 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불꽃놀이죠. 중국의 요청에 따라 무려 불꽃놀이에만 50억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2034년 한중일 월드컵이 시작됩니다!]
월드컵 개막식 행사는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월드컵 개막전이 베이징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되었다. 이 경기는 중국과 캐나다의 경기였다.
대칸은 파주 NFC의 휴게실에서 코치들과 함께 대형 TV로 경기를 같이 지켜보았다.
“오~ 중국? 초반부터 밀어붙이는데요?”
“중국 선수들 첫 월드컵 진출인데 기죽지 않고 잘하네요.”
“의외인데요? 캐나다 선수들 살짝 당황했네요. 이거 혹시?”
“확실히, 피파 랭킹 51위인 캐나다라면 중국이 운이 있으면 월드컵 첫 승을 기록할 만한 상대죠.”
코치들은 중국 선수들의 움직임을 좋게 평가했지만, 축구 매니저로 보고 있는 대칸은 핵심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선수들 오버페이스네요.”
“오버페이스요?”
김종일 수석 코치가 묻자, 대칸이 자세히 설명하였다.
“네, 선수들이 무리해서 뛰고 있어요. 경기장 전체 압박에 들어가고 있는데,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이 움직이는 범위가 너무 넓어요. 그렇다고 체력이 좋은 선수들도 아닌 것 같습니다만, 이 상태라면 중국 팀 후반전에 완전 무너져 버릴 겁니다. 전반전에 골이라도 넣어야 할 건데…….”
대칸의 예언에 김종일 수석 코치는 속으로 ‘중국 선수들에 대한 분석도 다 하고 있는 거구나.’라고 감탄하였고, 다른 코치들도 대칸의 말에 후반전을 기다리며 경기를 지켜보았다.
60분 후…….
“아…….”
후반전에는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던 중국은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전반전에 무리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남은 체력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감독님의 말씀이 맞네요. 중국 선수들 걷기 시작하네요.”
“중국 감독이 뛰라고 외치지만, 선수들은 못 뛰네요.”
“아직 경기 시간이 많아 남았는데…….”
그리고 그 순간 캐나다 공격수가 중국 수비수들을 돌파하였고, 결국 중국의 골망까지 흔들었다.
“캐나다가 결국 선취골을 넣네요.”
“중국이 우위에 있었던 전반전에 골을 못 넣은 것이… 질 수밖에 없네요.”
대칸의 말에 코치들은 수긍하였다. 그리고 개막전에서 중국은 자국 7만 팬들 앞에서 캐나다에 4:0으로 처참하게 패배하였다.
다음 날, 중국에 이어서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아! 일본 무너집니다. 코쿠 골키퍼 골대 앞에서 좌절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키르크 선수, 이번에도 날카롭게 일본의 골대를 꿰뚫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만 벌써 2골이죠.]
[경기 스코어는 3:1, 러시아가 2골 앞서는 상황에서 남은 시간은 10분!]
[일본 과연 남은 시간 역전을 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는 감독실에서 혼자 경기를 보고 있던 대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신 대답했다.
“일본 힘들지.”
일본과 러시아의 차이는 단순 3:1이라는 스코어만이 아니었다. 대칸이 판단하기에 이 상황에서 두 팀의 차이는 엄청났다.
“양 팀 선수의 역량도 차이가 많이 나고, 그렇다고 전술적인 준비가 일본이 앞서는 것도 아니고,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이나 컨디션까지도 러시아 선수들이 훨씬 좋아. 지금 일본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3:1이라는 스코어를 유지하는 것도 힘든 지경이야.”
대칸의 평가는 완벽했다.
[경기 종료됩니다. 일본과 러시아의 경기는 러시아가 4:1로 승리합니다.]
결국 일본은 남은 시간에 1골을 더 실점하면서 러시아와 월드컵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4:1로 처참하게 패배하였다.
공동 개최국인 일본과 중국은 조별 리그 첫 경기부터 처참하게 패배하였다. 그것도 중국의 상대는 피파 랭킹 51위인 캐나다였고, 일본도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피파 랭킹 38위 러시아였다.
좋은 상대 팀을 만났음에도 처참하게 패배한 두 개최국. 이제 남은 공동 개최국은 한국이었고, 한국의 경기일은 다음 날인 6월 17일이었다.
6월 17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
국가 대표 팀 버스가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대칸 감독을 선두로 국가 대표 선수들이 버스에서 내렸다.
찰칵찰칵.
“대칸 감독님! 경기에 앞서 한 말씀 해주시죠.”
“가나와의 경기 이길 수 있나요?”
“일본, 중국과는 다른 결과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승리로 답해주실 수 있나요?”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발 승리한다고 말해주세요.”
기자들이 달라붙어서는 대칸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대답 없이 묵묵히 걸어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고, 대표 팀 선수들도 비장한 표정으로 대칸의 뒤를 따라서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라커룸.
대칸은 마지막으로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말했다.
“자! 다들 모여봐.”
대칸의 지시에 이가람 주장을 비롯한 대표 팀 선수들이 모두 대칸의 주위로 모였다.
“오늘, 월드컵 첫 경기다. 다들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매우 중요한 경기다.”
대칸의 말에 선수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는 선수들의 모습을 한번 쓱 살펴보고서는 말했다.
“다른 수식어는 필요 없다. 그저! 이기자! 무조건 이긴다! 가나 정도면 쉽게 이길 수 있어!”
“네!”
대칸의 말이 끝나자, 이번에는 주장인 이가람의 차례였다. 그는 선수들을 모았다. 그리고 원형으로 둘러싸고서는 말했다.
“오늘, 우리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 다들 스스로를 믿고 경기를 뛰자.”
“네!”
그리고, 이가람이 먼저 파이팅 구호를 외쳤다.
“우리는 최강이다!! 대한민국!! 팀 코리아 파이팅!!”
“우리는 최강이다!! 대한민국!! 팀 코리아 파이팅!!”
선수들은 파이팅 구호를 크게 외쳤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합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선수들이죠.]
[가나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어 에스코트들과 손을 잡고 입장하네요.]
KSS의 배현재 캐스터는 입장하는 선수들과 명단을 번갈아보며 확인하였다.
[오늘, 대한민국 국가 대표 팀! 선발 명단 확인해 보겠습니다.]
FW : 백형준(468/472)
LWF : 이가람(508/484), RWF : 강재섭(462/450)
MF : 강한울(463/464)―하훈(416/400)
DM : 심재훈(466/454)
LWB : 김현승(453/429), RWB : 이무열(468/452)
DF : 노인찬(477/461)―박현우(469/461)
GK : 조혁(456/442)
[대한민국 최정예 선수들이 나왔습니다.]
[대칸 감독이 2차 국가 대표 소집을 했을 때만 해도, 소집 명단이 많이 아쉽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만, 네 번의 평가전! 호주, 벨기에, 체코, 독일 팀을 모조리 이기면서 소집 선수들이 증명되면서 대칸 감독의 대단함이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연습과 평가전에서 자주 보여주었던, 4-3-3 진형입니다. 공격수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예상되죠?]
[오늘 선발에 나온 선수들 정말 괜찮습니다. 공격은 백형준 선수와 이가람, 강재섭 선수가 주축이 될 것이며, 중원에서도 강한울 선수와 심재훈 선수가 든든하게 받쳐줄 겁니다. 아주 믿음직합니다.]
[수비 라인도 아주 든든합니다.]
[노인찬, 박현우! 아주 밸런스가 좋은 센터백입니다. 그리고 좌우측 윙백인 이무열 선수와 김현승 선수도 유럽 리그에서 검증받은 레벨의 선수들이며, 조혁 골키퍼는 항상 준수하죠.]
[사실 오늘 선발 선수들 중에 핵심은 하훈 선수입니다.]
[네, 이 선수가 대칸 감독의 조커거든요!]
[이 선수! 가나의 에이스인 사르트 선수를 마크하는 것이 예상됩니다.]
[사르트 선수를 마크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가나 팀의 핵심이거든요.]
[하훈 선수가 사르트 선수를 완벽하게 막아줬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하훈 선수의 집중 마크는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하훈 선수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경기 시작전에 양 팀 선수들이 도열한 상태에서 국가를 부르는 차례가 되었다. 먼저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한국 국가 대표 선수들이 비장하게 애국가를 불렀고, 대칸도 입으로는 애국가를 불렀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상대팀 선수들에 대한 분석을 멈추지 않았다.
피파 랭킹 39위인 가나는 강팀은 아니다. 하지만 에이스급 선수들이 몇 명 있었고, 특히 미드필더의 핵심인 사르트는 상당히 까다로운 선수였다.
FW : 파루크 안토니우스(419/449)
MF : 토머스 펠레(441/441)―사르트 나기브(454/469)―존 보예(408/431)
DM : 도미니크 파티(428/433)―엘프리드 그랜트(415/415)
LWB : 제임스 아유(433/433), RWB : 해리슨 애덤(428/454)
DF : 한스 살리푸(407/461)―토니 와리스(411/425)
GK : 패트릭 보아텡(429/437)
가나 팀의 평균 능력치는 420 정도였으며, 핵심 선수는 미드필드에 있는 사르트 나기브(454/469)였다.
‘나쁘지 않아. 평균적으로 우리 팀이 훨씬 강하고, 사르트만 막는다면 쉽게 이길 수 있다!’
4-2-3-1이라는 진형을 가지고 나왔지만, 사르트에게 공을 집중하는 전술이라 진형의 유불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국 국가 대표 팀의 4-3-3 압박이 잘 통할 것이며, 하훈이 사르트만 막는다면 쉬운 승리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월드컵 첫 경기! 절대 실수가 없어서는 안 되는 경기다. 방심해서는 안 돼!’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한국 팀이 유리한 것을 확인했지만, 그래도 심호흡을 하며 경기에 집중하였다.
경기 전 행사가 모두 끝나고,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심판이 시작 시간을 확인하고 휘슬을 불었다.
삐익~
“와!!”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 소리와 함께 중앙선에 서있던 백형준이 공을 뒤로 패스하면서, 한국의 첫 번째 월드컵 경기, 한국과 가나의 경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