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425화 (425/445)

425화

독일 대표 팀의 벤치에 있는 니겔스 감독은 경기를 준비하는 독일 선수들을 보며 생각했다.

‘주전급 선수들이 빠졌지만, 한국 정도는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선수들이다.’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이 빠졌지만, 그래도 4대 빅 리그라고 불리는 프리미어 리그, 라리가, 세리에 A, 분데스리가에서 주전으로 뛰거나 유망주 대접을 받는 선수들이었다.

‘월드컵 예선전에 쌓았던 조직력을 생각하면, 이 선수들의 구성이 절대 나쁘지 않다.’

빅 클럽의 선수들은 차출도 힘들고 국가 대표 훈련 참여는 더욱 힘들었다. 그래서 니겔스 감독은 차출이 쉬운 선수들을 중심으로 월드컵 예선을 통과했고, 그 조직력이 이 선수들과 함께 살아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혹시… 대칸 감독의 저주에 걸리면 어떻게 해!’

니겔스 감독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대칸 감독의 저주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일 때부터 있었던 그의 저주! 체코의 아드리아노 피로치(FW, 470/475)와 페트르 클라우다(MF, 496/496)가 저번 평가전에 출전했다가 완벽하게 컨디션이 떨어졌다.

‘어제 있었던 체코와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두 선수가 보여준 모습을 생각하면…….’

니겔스 감독은 오늘 평가전의 승리가 중요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경기 감각과 컨디션 관리가 더 중요하다. 그러면서 리그 경기를 많이 소화한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주고!’

그렇게 니겔스 감독은 경기의 승리보다는 선수들 관리에 중점을 두고 게임을 준비하였다.

“감독님! 기회입니다!”

김종일 수석 코치가 독일 선발 선수들을 보고서는 약간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고, 대칸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네, 오늘 독일을 잡을 수 있는 기회죠.”

하지만 아무리 후보급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어도 독일은 독일이었다.

‘후보 선수들이 많은데, 수준은 프리미어 리그 중상위권 팀이네.’

독일 선발 선수들의 평균 능력치는 450대였다. 그래도 핵심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대칸이 이끄는 대한민국이 진심으로 해볼 만한 경기였다.

대칸은 생각을 정리하여 급하게 중요 포인트를 결정하였다.

“이가람!”

“네, 감독님.”

대칸은 먼저 이가람 주장을 불렀다. 그리고 그에게 오늘 경기에서의 전술적인 변화를 지시하였다.

“오늘, 수비형 윙어다.”

주 포지션이 윙백인 이가람에게 있어서 수비형 윙어는 크게 어려운 역할은 아니었다.

“그리고 코닐리우스(478/496)를 주로 마크해.”

오늘 경기에 출전하는 독일 팀 선수들 중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난 코닐리우스 스위스키에 대한 마크를 이가람에게 지시하였다.

“심재훈 그리고 강한울.”

“네!”

대칸이 다음 부른 선수들은 중미인 심재훈과 강한울이었다.

“스테픈(475/483)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공격적인 움직임은 별로 없기 때문에 무리한 움직임만 커트하고 그 외에는 무시해라.”

뉴캐슬 소속인 스테픈 타일러는 아주 단단하고 빼어난 수미였지만, 본인이 직접 공격적인 움직임을 하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었다.

“모리츠(462/473)의 중앙 돌파는 절대 막아야 한다. 사이드로 파고들어서 크로스를 날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중앙은 안 된다! 특히 스테픈과 모리츠는 예전에 맨유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미드필더라서! 킬 패스가 자주 나올 수 있다. 주의하도록!”

“알겠습니다.”

대칸은 유럽 리그에서의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독일 중원의 핵심인 코닐리우스와 스테픈 그리고 모리츠의 위력을 절감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선수들에게 알려주었다.

삐익~

[대한민국과 독일, 독일과 대한민국의 평가전이 시작됩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배현재 캐스터가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중요한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월드컵 본선 시작 전 마지막 평가전입니다.]

[네, 독일 국가 대표 팀! 아무리 핵심 선수들 중에 일부가 안 나왔다고 하지만, 그래도 독일 팀입니다.]

[대한민국의 전력을 마지막으로 확인해 보는 기회겠죠.]

[과연 어떤 경기가 나올까요? KSS와 함께 보시죠!]

경기 시작 전부터 코닐리우스(478/496)는 한국과의 평가전 경기를 별로 뛰고 싶지 않았다.

‘니클라스, 데니스, 요셉, 글렌, 크리스티안까지! 주요 선수들이 모두 빠졌는데… 왜 난 안 빼주지?’

올해 33세, 신체 기량이 떨어지면서 레알 마드리드라는 빅 클럽 주전 경쟁에서 밀려 분데스리가의 중위권 팀인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이적하긴 했지만, 그래도 상당한 클래스라고 자부했다. 그런데 에이스급들에게 주는 휴식을 그에게는 주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한국 팀의 감독이 대칸 감독… 나도 만나고 싶지 않아!’

웨스트 릴링 FC에게 당했던 경험이 있는 코닐리우스는 경기 시작 전부터 의지가 별로 없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생각을 다른 독일 선수들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 정말 경기 뛰기 싫다.’

‘평가전인데, 적당히 뛰자, 열심히 뛰다가 컨디션 망가지면 우리 손해야.’

경기 시작 전에 맨유 출신인 모리츠(462/473)와 스테픈(475/483)이 나눈 대화였다.

‘경기 승패가 중요하지 않으니… 정말 승패와 상관없이 뛰자.’

‘다른 선수들도 적당히 뛰는 것 같은데… 나도 적당히?’

‘감독님이 말씀하신 컨디션 조절! 컨디션 조절!’

경기 시작 전부터 독일 선수들에게는 경기를 적당히 뛰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차있었다.

“음?”

독일 선수들의 움직임. 팀의 주장이자, 오랜 기간 유럽 무대에서 뛰면서 좋은 감을 가지고 있던 이가람은 바로 특이점을 알아차렸다.

‘적당히 뛰려고 하네?’

독일 선수들의 움직임이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에 임하는 분위기가 마치 훈련에 임하는 분위기 같았던 것이다. 무엇보다 독일 선수들의 눈에 의지가 안 보였다. 승리하려는 의지가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가람 선수, 공을 잡습니다.]

이가람은 공을 잡자, 작정하고 중앙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가람 선수, 과감합니다! 중앙으로 방향을 잡고 공을 몰고 들어갑니다!]

이가람이 중앙을 공격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런데 독일의 중앙 미드필더인 스테픈과 다니엘은 적당히 수비하는 것 같은 모양만 보여주었다.

[오~ 이가람 선수의 개인기! 중앙을 통과합니다.]

그리고 우측 윙백인 알피가 이가람이 못 들어오게 막았는데, 수비 움직임이 돌파를 막는 것이지, 공을 빼앗겠다는 의지는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이가람은 확신했다.

‘뭐야? 이거 골만 안 주겠다는 움직임이네.’

독일 팀은 적당한 경기, 훈련 같은 평가전을 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가람~ 중거리 슛~]

이가람이 과감하게 때린 중거리 슛, 독일의 맥스 골키퍼가 손을 뻗어서 펀칭으로 공을 걷어냈다.

[좋은 중거리 슛이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대한민국이 좋은 코너킥 찬스를 얻습니다.]

단순한 코너킥 찬스였지만, 이가람은 경기 시작부터 독일 선수들의 움직임에 이미 경기에서 이겼다고 확신할 수가 있었다.

[아~ 백형준 선수! 아쉬운 슛입니다.]

[조금 옆으로 벗어났죠? 옆 그물을 건드렸습니다.]

[와~ 오늘 우리 국가 대표 선수들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44:16

대한민국 VS 독일

전반 0 : 0

후반 0 : 0

합계 0 : 0

전반전이 얼마 안 남은 이 시점에 0:0이라는 스코어만 보면 동점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완전 달랐다.

[오늘 독일은 완전 수비적입니다!]

[네, 수비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죠. 10백 느낌도 납니다.]

[전반전은 버린 걸까요?]

그 타이밍에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려 퍼졌다.

삐삐삑~

[전반전! 종료됩니다.]

[경기의 승패는 후반전에 가려지겠습니다.]

하프타임.

이 시간에 대칸이 이끄는 한국 팀의 라커룸은 무난했지만, 니겔스 감독이 이끄는 독일 팀 라커룸은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감독님, 저 후반전에는 조금 쉬고 싶습니다.”

코닐리우스(478/496)의 말이 시작이었다.

“저도… 오늘 컨디션이 별로 안 좋습니다.”

“후반전에는 어린 녀석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무리하게 출전해서 부상당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대부분이 유럽 4대 리그 소속 팀의 주전 선수들이었다. 그런 대부분 선수들이 한국과의 경기 후반전을 뛰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

니겔스 감독은 순간 당황했다.

평가전, 꼭 이겨야 하는 경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니겔스 감독은 승패와 상관없이 선수들 컨디션 관리에 중점을 두고 경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대칸 감독을 상대로 죽을 듯이 경기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승패와 상관없이 경기 감각을 살리는 위주로 가며 손해를 안 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었다.

‘대칸 감독에게 쓸데없는 오기를 부리다가는 망하지.’

니겔스 감독은 알고 있었지만, 감독으로서의 권위 때문에 내색하지 않으며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좋아. 개인적인 의견은 이해한다. 하지만 다들, 평가전이 월드컵 엔트리 그리고 주전 경쟁의 자리라는 것은 알고 있지? 그런데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양보하겠다고?”

니겔스의 경고성 말에도 독일 선수들의 태도는 여전했다.

“후반전에는 쉬고 싶습니다.”

대칸이 이끄는 팀과는 어지간하면 경기하고 싶지 않다는 선수들의 태도, 니겔스 감독도 대칸 감독에게 당했던 PTSD가 있었지만, 겉으로는 내색할 수 없어서 모른 척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노골적으로 경기 출전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하자, 안 들어줄 수가 없었다.

“알겠다. 그러면 후반전에 나가고 싶지 않은 선수는 누구…….”

니겔스 감독의 말에 전반전에 뛰었던 모든 독일 선수들이 손을 들자, 그의 입에서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선수들 그라운드에 입장합니다.]

양 팀 선수들이 들어오고, 후반전 선수 교체 명단을 확인한 배현재 캐스터와 해설 위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아~ 독일 선수들 대거 교체됩니다.]

[네, 맞습니다. 코닐리우스 선수를 비롯한 스테픈, 모리츠, 토미아스, 마르크까지….]

[…….]

캐스터와 해설자들이 순간적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가 정신 차린 배현재 캐스터가 멘트를 넣었다.

[독일 팀, 주전급 선수들을 모두 교체해 줍니다.]

직접적인 정보를 바로 전달한 배현재 캐스터였다.

“호오~”

독일의 선수 교체를 보고서는 대칸의 입에서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쉽게 이기겠네요.”

어린 선수들 위주로 출전한 독일 팀은 대한민국의 상대가 아니었다.

삐삐삑~

[경기! 종료됩니다. 대한민국과 독일의 평가전은 2:1로 한국이 승리합니다.]

후반전 무난한 경기에 무난한 승리가 따라왔다. 사실상 한국 팀도 후보 선수들을 기용하며, 딱 승리하는 정도만 경기력을 유지시켰다.

짝짝짝~

대칸은 박수를 치며 그라운드에서 퇴장하는 선수들을 축하해 주었고, 그리고 축구 매니저의 메시지를 반갑게 읽었다.

[한국 국가 대표 팀이 독일을 상대로 승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연속으로 보상이 나왔다.

[오늘 경기에 출전한 모든 한국 선수들이 약간 성장합니다.]

‘좋아! 이게 끝이야?’

대칸은 단순 성장이 아닌 그 이상을 바랐다.

[이가람 선수와 노인찬 선수, 배성진 선수, 하훈 선수는 모든 잠재 능력이 개발되었으므로 컨디션 상승 버프로 대체됩니다.]

월드컵 기간 동안 컨디션 1단계가 올라가는 버프! 아주 좋은 버프가 일부 선수들에게 걸렸다.

[권승기 선수의 ‘신의 가호(U)’ 스킬이 반응합니다. 잠재 능력 이상의 성장이 이루어집니다.]

‘역시! 신의 가호! 스킬!’

권승기의 경우 잠재 능력보다 높은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김현승 선수가 좋은 경기로 인하여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월드컵 기간 동안 각성 버프가 부여됩니다.]

‘각성 버프? 월드컵 기간 동안에 모든 신체 능력치가 상승한다고?’

독일전의 승리는 대칸이 이끄는 한국 국가 대표 팀의 4연승으로 한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끓게 만들면서 대표 선수들의 성장까지 거두는 최고의 평가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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