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421화 (421/445)

421화

5월 28일, 부산 월드컵 경기장.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번 호주와의 평가전에 이어 다시 인사드립니다. 저는 KSS 방송의 배현재 캐스터이며, 해설에는 오늘도 김범석 해설 위원과 이종우 해설 위원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세 사람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중계를 시작하였다.

[저번 호주와의 평가전은 아주 통쾌했습니다.]

[네, 정말 좋은 경기력이었죠.]

[특히, 선수들의 움직임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심재훈 선수의 경기 조율부터 좋았고, 백형전 선수와 이가람 선수의 공격도 정말 매서웠습니다.]

[노인찬 선수와 배성진 선수의 선터백 라인도 든든했으며, 하훈 선수의 전담 마크도 아주 좋았죠. 권승기 선수도 좋은 협력 수비로 훌륭한 장면을 만들어 냈고, 조혁 선수는 든든한 국밥처럼 안정적이었습니다.]

해설 위원들의 칭찬에 배현재는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기억하며, 뿌듯한 표정을 짓고서는 다음 멘트로 자연스럽게 넘겼다.

[네, 두 분 해설 위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호주와의 경기,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붙는 벨기에는 전혀 다른 팀이죠?]

[맞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벨기에는 묵직한 트럭 같은 팀이죠.]

[에이스라고 불릴 만한 선수는 없지만, 구멍도 없는 팀입니다. 그리고 조직력과 피지컬을 기반으로 탄탄한 축구를 보여줍니다.]

[월드컵 본선에서 붙을 스위스 팀과 유사한 전술을 구사하고 비슷한 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스위스 팀이 약간 약하다고 생각하면 벨기에 팀입니다. 그러니, 본선을 생각한다면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무조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해설들의 말이 길어지자, 배현재 캐스터는 광고를 위해 적절한 타이밍에 끼어들었다.

[네, 그럼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KSS 방송과 함께하시죠. 잠시 광고 보고 오시겠습니다.]

시간이 되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하였다. 그리고 그라운드에 자리 잡고 심판이 휘슬을 불었다.

삐익~

[대한민국과 벨기에의 평가전! 경기 시작합니다!]

대칸은 시작부터 과감하게 스킬을 바로 사용하였다.

[강한울 선수에게 ‘이번 경기 MVP(L)’ 스킬을 사용합니다.]

[강한울 선수의 능력치가 개인기 +2, 드리블 +2, 중거리 슛 +1, 패스 +2, 퍼스트 터치 +1, 수비 위치 +1, 시야 +2, 예측력 +1, 집중력 +2, 천재성 +2, 침착성 +1, 판단력 +1, 균형 감각 +1, 민첩성 +1, 순간 속도 +1만큼 상승합니다. 컨디션이 한 단계 높아집니다.]

스킬을 받은 강한울은 바로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과 동시에 자신감이 올라왔다.

‘가끔 경기 시작하면, 컨디션이 갑자기 올라오는 날이 있었지! 오늘은 나의 날이다!’

강한울의 움직임에서 자신감이 보이자, 대칸은 기분 좋게 바라보며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대한민국 선수들!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입니다.]

[네, 오늘 스타팅 멤버에 팀의 에이스인 이가람 선수와 백형준 선수가 없거든요! 그런데도 적극적으로 움직입니다.]

[벨기에 선수들~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게 경험이 많고 덩치도 좋고 몸싸움에도 강하지만 느리거든요! 대칸 감독이 이끄는 대표 팀 선수들이 그 약점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

해설 위원들이 지적한 부분이 정확했다. 대표 팀의 공격수들과 좌우측 미드필더들은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벨기에 수비진의 빈틈을 노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강한울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며 찬스가 머릿속에 그려지자 과감하게 공을 앞으로 찔렀다.

펑~

[강한울 선수의 패스! 그런데! 어라~]

익숙한 플랫 4-4-2 진형,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 선수들의 움직임은 엄청나게 유기적이었고, 그 과정에서 좌측 사이드 미드필더인 임강민이 어느새 우측으로 이동해 있었다.

[어라~ 임강민 선수! 왜 우측에 있죠?]

임강민의 재빠른 움직임으로 만들어진 비대칭 선수 배치! 강재섭과 임강민이 동시에 우측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가 펼쳐졌다.

타… 탁!

[아~ 2:1 패스! 빠른 움직임으로 벨기에 수비수들을 뚫고 들어갑니다.]

촤악~

[태클! 임강민 선수가 공을 먼저 강재섭 선수에게 패스하며 태클을 피합니다.]

그렇게 벨기에의 우측 수비 라인이 뚫려버리자, 결국에 센터백 선수들이 강재섭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그렇게 중앙에 공간이 생기자, 강재섭이 바로 패스했다.

펑~

[낮고 빠른 패스!]

그 패스는 정확하게 곽하윤을 향했다. 그리고 그는 가볍게 공을 때렸다.

펑~ 철렁!

[골!! 곽하윤!! 골입니다! 골!! 전반 9분 만에! 대한민국의 선취골이 터집니다!]

[와우! 아주 좋은 패스에 좋은 슛으로 연결했네요! 강재섭 선수와 곽하윤 선수의 플레이가 예술이었습니다!]

[곽하윤 선수의 슛도 좋았지만, 시작은 강한울 선수와 임강민 선수였습니다. 임강민 선수의 변칙적인 움직임과 그 움직임을 정확하게 알아차린 강한울 선수의 패스부터! 대칸 감독의 대표 팀이 얼마나 전술 훈련을 잘 준비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네, 곽하윤 선수의 골로 전반 9분 만에! 대한민국이 벨기에를 상대로 1:0으로 앞서갑니다!]

선수들의 창조적이고 유기적인 전술 플레이에서 골이 나오자, 벤치에서 구경하던 해외파 선수들은 깜짝 놀랐다.

“와… 대단하네. 너무 전술적인 돌파가 좋잖아.”

“움직임이 장난 아니네요. 훈련을 제대로 했나 본데요?”

“전술 훈련도 좋지만, 소화할 수 있는 기량도… 좋네요.”

그들은 감탄하였고, 특히 강한울의 적절한 패스에 한상준이 깜짝 놀랐다.

‘아니, 저 정도 시야와 패스 감각이 있다고?’

어린 시절부터 대한민국의 희망이라 불렸고, 중요 경기 국가 대표에 매번 소집되었던 한상준(454/451)은 처음으로 자신의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자~ 자! 침착하게 하자! 역습 조심하고! 벨기에가 느리지만! 힘이 좋으니, 몸싸움 조심하고!”

노인찬의 지휘에 따라 김유재뿐만이 아니라, 박현우와 이무열도 자연스럽게 수비에 녹아들어 갔다. 그렇게 다른 해외파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며, 한상준뿐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자신의 자리가 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90분 후.

85:07

대한민국 VS 벨기에

전반 2 : 0

후반 1 : 0

합계 3 : 0

곽하윤 9’

한이수 34’

강재섭 66’

경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한국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대~한민국!”

짜 짝짝 짝짝!

“대~한민국!”

짜 짝짝 짝짝!

부산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채운 붉은 악마들은 기분 좋게 큰 목소리로 응원 구호를 외쳤다.

대칸은 만족스럽게 경기를 지켜보면서, 벤치에 있는 해외파 선수들의 분위기를 살짝 보았다.

‘저 녀석들 침울하군…….’

해외파라는 이유로 특별한 대접을 바랐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들 없이도 대칸이 이끄는 대표 팀은 충분히 강했다.

‘아무리 관습이 그랬다지만, 계속 그렇게 대접해 줄 필요는 없지.’

현실적으로 지금 팀에 적응하려고 하는… 지금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박현우와 이무열만 있어도 최소한의 월드컵 카드는 맞춰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상준! 네가 정신 차리면… 더 좋을 건데.’

한국의 대표 패서인 한상준(454/451)이 미드필더의 한자리를 차지해 준다면, 미드필더에서 다양한 카드를 낼 수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도, 뭔가 이번 경기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다음 훈련에서 보여주겠지.’

그렇게 대칸이 생각을 정리하는 타이밍에 심판이 휘슬을 불었다.

삐삐삑~

[경기! 종료됩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대표 팀이! 벨기에를 상대로 3:0!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승리를 거둡니다.]

그렇게 대표 팀의 두 번째 평가전도 무난하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벨기에와의 평가전 다음 날.

파주 NFC 훈련장에서는 어제 경기를 뛰었던 선수들이 열심히 회복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 힘드네요. 힘들어~”

이무열이 엄살을 부리자, 옆에 있던 노인찬이 웃으며 말했다.

“어제, 고작 60분만 뛰었으면서 왜 그래?”

“아~ 인찬 형님도! 어제 60분을 뛰었지만, 정말 죽을힘을 다해 뛰었잖아요! 그래서 공수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면서 어시스트도 하나 기록하고요!”

이무열의 말에 노인찬은 그저 웃었고, 이가람이 옆에서 그의 등을 한 대 때리며 말했다.

철썩!

“아!! 가람 주장~ 아파요!”

“야~ 엄살이 심해? 어제 유재 선배님은 풀타임을 뛰었는데? 서른네 살이라는 나이에도?”

이가람의 말에 이무열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고, 김유재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내… 나이… 이제 그만 말하면 안 되겠니? 너무 자주 말하는 것 같은데?”

“아~ 선배님 조심하겠습니다~”

이가람이 능청스럽게 사과하자, 주변에 있던 다른 선수들이 밝게 웃었다.

어제 경기로 박현우와 이무열은 기존 1차 소집 선수들과 완벽하게 융합되었다. 이무열은 적극적으로 선수들과 친해지기를 원했고, 박현우는 이무열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어울리려고 했던 노력과 경기에서의 호흡이 만들어 준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다른 해외파 선수들은 아직 여전히 겉돌고 있다.

어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서 회복 훈련이 아닌 전술 훈련을 받고 있던 해외파 선수들은 휴식 시간이 되자,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 이렇게 있으면 안 될 것 같은데요?”

“네… 이러다가는 기회도 못 받고 그냥 월드컵 엔트리에서 탈락하겠네요.”

“젠장, 이런 그림을 원했던 게 아닌데…….”

다른 해외파 선수들의 말을 들으면서 답답했던 류한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배? 어디를…….”

다른 선수들의 말에도 류한결은 회복 훈련을 받고 있는 선수들에게 다가갔는데, 그중에서도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이자, 핵심인 이가람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가람아, 우리 대화를 조금 할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원 톱 팀인 FC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주전 미드필더이자, 전 국가 대표 수비형 미드필더인 류한결(446/440)이 말을 걸자, 이가람이 웃으며 조용한 곳으로 그를 데리고 갔다.

두 사람만 있는 장소에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었다.

“가람아?”

“응, 한결아.”

두 사람은 29세 동갑내기 친구로 항상 국가 대표의 핵심으로서 팀을 같이 이끌었던 사이였다.

“너무… 우리가 적응하지 못하게 까칠한 거 아냐? 아무도 말도 안 걸고?”

류한결의 말에 이가람은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다.

“그래? 너희가 너무 콧대가 높은 것은 아닐까? 왜 기존 선수들이 먼저 말을 걸어야 하지?”

“…….”

류한결이 입을 다물자, 이가람이 웃으면서 충고를 해주었다.

“한결아, 네가 나쁜 녀석은 아니라는 것을 아니까. 내가 충고해 줄게. 대칸 감독님, 대단하신 분이야. 정말 대단하신 분이지. 네가 생각해 봐. 동양인이 EPL 감독이 되어 트레블을 두 번이나 했다? 그 자체만으로 대단하신 분이야.”

이가람의 말이 사실이었다. 류한결도 유럽에 진출해서 느꼈지만, 유럽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동양인에 대한 차별은 엄청난 수준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세계적인 수준의 명장이 되었다는 것은 능력이 몇 배는 더 뛰어나다는 증거였다.

“솔직히 다른 국가 대표 감독이었다면, 좋은 선수를 뽑아서 쓰는 것이 중요했겠지. 하지만 대칸 감독님? 지금 너도 느끼겠지만, K리그의 평범한 선수들을 뽑아서 3개월 만에 유럽 4대 리그 선수들의 수준까지 이미 올려놓으셨어.”

이 부분도 사실이었다. 생전 한국에 이런 선수가 있었는지 듣지도 못했던 선수들이 많이 선발되었다. 그리고 이 선수들을 성장시켜서 호주와 벨기에를 가볍게 꺾어버렸다.

“너희들도 무열이만큼… 아니, 현우만큼 조용히 1차 선수들에게 조금씩 접근해 봐. 1차 소집 선수들은 이미 한 팀에 가까워! 그러니 너희가 다가와야지. 그렇게 지금 팀의 일원이 되어야, 월드컵에도 나갈 수 있을 거야. 대칸 감독님의 성격이라면, 아무리 잘해도! 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안 뽑을 것 같아.”

이가람의 말에 류한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가 먼저 숙이고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지?”

이 말이 나오자, 이가람은 웃으면서 류한결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 주었다.

“숙일 필요까지도 없다. 그냥 조금만 다가와.”

류한결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화를 마치고 돌아온 류한결이 기다리고 있던 다른 선수들에게 말해주었다.

“우리보고 알아서 다가오라고 하네. 그러면 해결될 일인 것 같아.”

여태까지 있었던 해외파 대우를 포기하자는 의미를 가진 류한결의 말에 해외파 선수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하… 우리보고 숙이라고요? 너무하네, 아무리 우리가 소수라지만!”

“숙이라는 것이 아니야, 그저 조금만 우리가 먼저 다가가자는 거지.”

류한결은 가장 크게 반발하는 서소승을 대표로 설득하였다.

“호주전과 벨기에전, 두 경기 봤으면 알겠지만 기존 1차 소집된 선수들의 팀워크는 이미 클럽 팀 수준이야. 게다가 기량도 어느 정도 빼어난 수준이고. 그러니 새롭게 합류한 우리가 적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해. 그래야 월드컵 엔트리에 들어가지.”

류한결의 말에 해외파 선수들은 각자 생각하고 결론을 내렸다. 먼저 박현우가 자신의 의견을 내었다.

“우리가 너무 적극적이지 않았나 보네요.”

그러자 김현승도 동의하였다.

“네, 오후 휴식 시간에는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어야겠네요.”

그렇게 류한결과 함께 박현우와 김현승은 팀의 일원이 되는 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다짐하였다. 하지만 서소승과 정하율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간신히 감추는 눈치였다.

오전 훈련을 마치고 점심시간까지 약간의 여유 시간이 생겼다. 그리고 그때 서소승은 정하율과 같이 따로 대화를 나누었다.

“하…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네.”

“그러게, 선배님들이 대표 팀 잘 장악해 보라고 했는데… 이런 분위기면 우리만 낙동강 오리알 된 거 아냐?”

이번 국가 대표 팀에 있어서 기존 축구 협회 적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그들의 근본인 K대 출신이 대표 팀에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1차 소집된 선수 중에서는 주류 라인과는 거리가 멀었던 김유재와 중퇴하고 해외 진출을 했었던 이가람, 독고다이인 손우람 골키퍼는 K대 출신이지만 K대 파벌의 영향력과는 거리가 멀었던 선수들이다. 대칸이 무명 선수들을 워낙 많이 뽑았기 때문에 K대가 별로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2차 소집에 추가로 포함된 한상준, 이무열, 서소승, 정하율이 K대 출신이었고, 특히 서소승과 정하율은 K파벌의 수혜자들이자, 직속 라인이었다. 그래서 서소승과 정하율에게 다른 선수들과 함께 팀을 장악하거나, 아니면 파벌이라도 만들라고 지시를 받았던 것이다.

“아… 골치 X나 아프네.”

그래서 서소승은 초반부터 해외파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자연스럽게 파벌을 만들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그리고 정하율이 그 옆에서 같이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먼저 추가로 합류한 해외파들을 섭외해서 한 무리로 만들고 다음에는 1차 소집되었던 다른 K대 선배들을 흔들어서 영입하여 ‘해외파+K대’ 파벌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이미 U-23 국가 대표 팀과 이전 국가 대표 팀 그리고 K리그 소속 팀에서 여러 번 파벌을 만들어서 이득을 봤던 서소승은 시작할 때는 자신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대칸이 만든 팀이 워낙 단단하여 완전히 실패하게 된 것이다.

“소승아, 우리 망한 거지?”

“…….”

정하율의 질문에 서소승은 대답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조용히 대칸이 세팅해 놓은 팀에 합류하는 것은 여태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던 K대 파벌 선배들을 배신하는 행위였다. 그렇다고 팀에 합류하지 않으면, 월드컵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

서소승과 정하율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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