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화
【 외전 - 평가전 】
2차 국가 대표 선발 선수들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언론과 전문가들 그리고 인터넷에서의 축구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월드컵을 대비한 2차 국가 대표 선수 28인 선발!]
[이무열, 한상준, 박현준 등 해외파 대거 합류]
[대칸 감독이 선택한 28인은 과연 누구?]
[하윤호, 손창욱을 빼고 서소승, 정하율을 넣는다?]
[이번에도 파격적인 28인 명단, 1차 소집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포함]
[새얼굴이 많은 한국 국가 대표 팀? 과연 3차 소집은 있을까?]
언론과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지적했지만, 인터넷에서는 대칸빠와 대칸까들이 피 터지게 싸우기 시작했다.
- 명장병이다… 이건 아니다!! 어떻게 하윤호 형님이 빠지냐?
- 대칸 감독을 믿긴 하는데… 너무 명단이 새로워…….
- K리그 에이스들은 어디 있냐? 강재섭이랑 김훈 말고는 안 보이는데?
- 그래도 이무열, 한상준, 박현준, 이가람, 노인찬이 있는데, 기본은 한다.
- 솔직히 베스트 11만 생각하면 다른 선수들은 쩌리 아님? 상관없지 않음?
-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를 하는데! 베스트 11만 생각하면 안 되지!
-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연령대가 어려진 것은 마음에 드네. 대칸 감독이 유망주들 발굴 잘한 것일 수도 있음.
- 유망주 발굴은 클럽에서 해야지! 단기전인 월드컵에서는 당장 잘하는 선수가 더 중요하다고!!
- 3차 소집 있는 거지? 그러면 우리가 알던 기존 국가 대표 선수들은 그때 뽑는 거지?
- 대칸! 믿습니다. 그저 월드컵 16강만 올려주세요! 제발!!
언론과 전문가들 그리고 축구 팬들이 언론과 인터넷에서 엄청나게 말을 했지만, 대칸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의 의지는 확고했기 때문이다.
5월 15일.
파주 NFC로 선수들이 한 명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찰칵찰칵.
도착하는 선수들에게 기자들이 달라붙어서는 질문을 마구 던졌다.
“이가람 선수, 이번 월드컵 어떻게 준비하고 계십니까?”
“국민 여러분들이 모두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한 말씀 해주시죠.”
“박현우 선수, EPL 합류 첫해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번 국가 대표 합류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월드컵에 대한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유명 선수들에게는 기자들이 호의적인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에게 호의적인 것이 아니었다.
“하훈 선수! 대표 팀 선발 의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훈련 과정에서 문제점은 없으셨나요?”
“대칸 감독님의 선수 선발에 대한 선수단의 불만이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대답해 주시죠!! 국민의 알 권리! 무시하시는 겁니까?”
“김요한 선수!! 어떻게 선발되신 건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평가가 낮아서 선발 자격을 의심받는 선수들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좋지 못한 질문들을 받았지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용히 훈련장으로 들어갔다.
대강의실에 선수들이 한 명씩 들어왔다. 그러자, 차승진 코치가 입구에서 반겨주었다.
“이가람 도착, 몸에 문제없지? 특이 사항 없고? 할 말 없지? 그럼 자리 앉아.”
차승진 코치는 선수들의 출석을 체크하는 동시에 몸 상태를 확인하였다.
그렇게, 26인의 선수들이 도착하자, 잠시 후에 대칸 감독과 코치들이 대강의실로 들어왔다. 대칸은 26인의 선수들을 보고서는 여유 있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반갑습니다. 이번 월드컵 대표 팀을 맡게 된 대칸 감독입니다.”
짝짝짝짝.
대칸 감독이 인사하자, 선수들과 코치들이 박수를 치며 환영해 주었다.
“여기 소집된 선수들 대부분이 1차 소집으로 훈련을 같이했던 분들입니다. 몇몇 분들은 이번에 새롭게 소집된 분들이네요. 그리고 한상준 선수와 이무열 선수는 리그 일정으로 조금 늦게 합류하기로 하였습니다.”
대칸은 특히 새롭게 소집된 선수들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뵙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여러분들도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영광스럽게 뽑힌 것에 자랑스러우실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순간… 웃음기를 지우면서 분위기를 바꾸었다.
“그렇지만,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이번 선발로 뽑힌 스물여덟 명의 선수들 중에서 다섯 명의 선수들은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월드컵 엔트리는 스물세 명이니, 스물세 명만이 최종적으로 월드컵 국가 대표가 될 수 있는 거죠.”
대칸의 말에 선수들이 침을 꼴깍 삼켰다.
“다들 필사적으로 23인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주세요.”
“네!”
대칸의 말에 선수들은 각오가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대칸의 말에 끝나자, 김종일 수석 코치가 올라와서 마이크를 받았다.
“저도 인사드리죠. 김종일 수석 코치입니다.”
짝짝짝짝.
전 국가 대표 주장이자, 전북의 감독으로 유명했던 그의 등장에 선수들은 이번에도 박수로 맞이해 주었다.
“코치님들에 대한 소개는 오후 훈련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한 달간의 일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종일 수석 코치는 프로젝트 화면으로 주요 일정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5월 21일, 국가 대표 평가전, 서울 월드컵 경기장, 호주전
5월 28일, 국가 대표 평가전, 부산 월드컵 경기장, 벨기에전
6월 4일, 국가 대표 평가전, 광주 월드컵 경기장, 체코전
6월 11일, 국가 대표 평가전, 서울 월드컵 경기장, 독일전
6월 14일, 월드컵 최종 명단 23인 발표
네 번의 국가 대표 평가전이 끝나면, 최종 명단 발표가 예정되어 있었다.
“일정을 보면 아시겠지만, 네 번의 국가 대표 평가전이 여러분의 평가 자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평가전을 목표로 좋은 준비 하시길 바랍니다.”
짝짝짝.
그렇게 선수들의 박수를 받으며 대칸 감독과 코치들이 먼저 대강의실에서 퇴장하였다. 그리고 스태프들이 들어와서는 선수들을 안내하였다.
“방은 이미 코치님들께서 배정해 놓으셨습니다.”
“이가람 선수, 짐을 주세요. 제가 방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박광수 선수와 서소승 선수는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선수들은 스태프들과 함께 방으로 이동하면서 본격적인 파주 NFC에서의 훈련을 시작하였다.
5월 21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
“대~한민국!”
짜 짝짝 짝짝!
“대~한민국!”
짜 짝짝 짝짝!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는 빨간색 국가 대표 유니폼을 입은 붉은 악마들이 가득 찼다. 그들은 응원 구호를 외치면서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청자 형님들! 축구광이 이번에는 붉은 악마로 경기장을 찾아왔습니다!”
유명 축구 BJ인 축구광이 방송을 시작하자, 엄청난 규모의 시청자들이 몰려왔다.
- 축구광이다~
- 축하~ 축하~
- 역시! 대칸이 가는 곳에 따라오는 축구광!
- 오늘도 현장 분위기 부탁함!!
“네~ 오늘도 관람석 분위기 실시간으로 중계하겠습니다! 그러니, 같이 방송을 보시면서 경기 즐기시죠!”
라커룸.
대칸은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을 두고 말을 하였다.
“자~ 조금 있으면 호주와의 평가전이다. 모두 아무 이상 없지?”
대칸의 질문에 선수들이 크게 대답했다.
“네!”
대칸도 만족스럽게 오늘 선발 선수들을 다시 확인하였다.
FW : 백형준(455/472)
LWF : 이가람(500/484), RWF : 강재섭(447/450)
MF : 곽하윤(433/471)―강한울(447/464)
DM : 심재훈(453/454)
LWB : 권승기(418/410), RWB : 하훈(408/400)
DF : 노인찬(469/461)―배성진(432/424)
GK : 조혁(444/442)
이번에 새로 합류한 해외파들은 아직 전술적인 호흡이 부족하여 기존 1차 소집 멤버들로 구성한 선발진이었다.
‘이 정도면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중상위권이랑은 해볼 만한 레벨이지! 호주 정도는 가볍게 이긴다!’
대칸은 자신만만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KSS의 캐스터 배현재입니다. 그리고 해설에는 전 국가 대표 선수이셨던 김범석 위원과 유럽 축구의 대가이신 이종우 위원님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세 사람이 인사를 하면서 해설을 시작하였다.
[오늘, 국가 대표 선수들의 첫 번째 평가전이 있습니다.]
[네, 이번 월드컵 대표 팀은 총 네 번의 평가전이 있습니다. 호주, 벨기에, 체코, 독일과 경기가 있는데, 첫 번째 경기가 호주입니다.]
[호주, 피파 랭킹은 높지 않은 팀이지만,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이죠?]
[맞습니다. 이번 아시아 월드컵 예선전에도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주었던 팀이고, 아리드 엘치 선수의 발이 매섭습니다.]
[저도 김범석 위원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아리드 선수가 미국에서 뛰면서 저평가를 받고 있지만, 무시해서는 안 되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도 준수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알겠습니다. 경기에 들어가서 자세한 말씀 더 들어보겠습니다.]
양 팀 선수들이 플레이어 에스코트들과 함께 경기장으로 입장하였다. 그리고 서로 악수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경기 시작 전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심이 양 팀 주장들을 불렀다.
“한국 앞? 호주 뒤?”
주심의 말에 한국 주장인 이가람과 호주 주장인 아리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심이 동전을 던졌다.
“앞! 한국 선공? 골대?”
이가람은 선공을 선택하였고, 자리는 호주가 원하는 데로 선택하였다. 그렇게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자리 잡았다.
삐익~
그리고 심판이 휘슬을 불자,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대칸은 아주 여유롭게 경기를 지켜보았다.
‘호주의 평균 능력치 400 정도, 에이스인 아리드 엘치가 432/435이고, 쿠퍼 레그가 417/431 정도네.’
양 팀의 능력치만 봐도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 상황, 대칸은 여유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리드만 조심하면 된다.’
그리고 노인찬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칸은 걱정이 없었다.
‘그러면, 오늘 경기에서 심재훈의 성장을 볼 수 있겠지?’
대칸은 오늘 경기 조율을 담당하고 있는 심재훈의 새로운 모습에 대해 특히 기대하였다.
두 달 전.
“헤이~ 반가워. 난 안셀모야!”
안셀모가 인스트럭터로 처음 와서는 심재훈과 어색하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렇게 인연이 된 두 사람은 같이 축구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흠? 플레이 스타일은 좋은데?”
안셀모는 일단 심재훈의 축구에서의 플레이 스타일이… 머리를 사용하는 선수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어이~ 심, 과연? 그 움직임이 좋을까?”
“그게 맞는 것 같아?”
“아니야~ 아니야! 단순히 다음 움직임이 전부가 아니잖아.”
“이해가 안 돼? 흠… 그럼 직접 경험해 보자. 내가 하는 것을 잘 봐!”
안셀모는 심재훈을 가르치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거… 대칸 감독이 왜 나를 이 녀석과 붙여주었는지 알겠다니까?’
안셀모는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심재훈이 발전해야 하는 방향이 자신의 말년 플레이에 가깝다는 것을 느꼈다.
“심! 솔직히 말하지. 너 천재야?”
심재훈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빼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이긴 했지만, 천재급은 아니었다.
“그러면? 발의 감각! 발재간이 좋아?”
그것도 아니었다. 심재훈은 발재간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다.
“피지컬은 어떻게 생각해? 본인의 피지컬에 큰 강점이 있어?”
여기도 특별한 것이 없었다.
“그럼? 너의 장점은? 뭐야? 너의 특기는 뭐냐고?”
“저는…….”
심재훈이 대답하지 못했지만, 안셀모가 알려주었다.
“너는 뛰어난 예측력과 시야를 기반으로 하는 경기 조율이 너의 특기가 될 거야. 그것만 잘해도 너는 세계적인 팀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심재훈은 안셀모의 교육을 받았다.
[심재훈 선수~ 공을 잡았습니다.]
심재훈에게 반대편 선수의 압박이 들어왔다. 하지만, 가볍게 턴하면서 탈압박을 하였다.
[오~ 아주 좋은 움직임입니다.]
[심재훈 선수가 가볍게 압박에서 벗어납니다.]
그리고 심재훈은 경기 상황을 확인하면서 길게 좌측 전방으로 공을 차주었다.
펑~
[심재훈 선수! 아주 좋은 패스입니다.]
[네, 이가람 선수가 여유 있게 공을 잡죠.]
이가람은 주변에 있는 반대편 선수들과 공간이 약간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얼리 크로스로 연결하였다.
펑~
이가람의 한 타이밍 빠른 크로스가 백형준에게 연결되었다.
[백형준!]
백형준에게 호주 수비수가 막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는 여유가 있었다.
[오! 가볍게 제칩니다!]
[백형준 선수 여유로워요! 그리고 바로 슛!]
수비수를 한 명 제치고 강하게 찬 슛이 날아가서는 호주의 골망을 흔들어 버렸다.
철렁~
[백형준!! 골입니다!! 골!!]
[와우~ 정말 가볍게 골을 성공시키네요!]
[역시! 백형준!! 멋진 골입니다!]
심재훈의 경기 장악은 여기까지가 아니었다.
펑~
[심재훈 선수! 이번에는 좌측입니다!!]
[강재섭 선수! 공을 잡습니다. 강재섭! 슛~]
[아~ 아깝습니다. 너무 아까워요.]
[이건 강재섭 선수는 잘 찼는데, 호주 골키퍼가 잘 잡았다고 봐야 합니다.]
[오늘 심재훈 선수의 패스가 아주 좋은데요?]
[맞습니다. 아주 빈 공간을 보고 정확하게 찔러줘요.]
[미드필더에서 공을 잡고서는 원하는 타이밍에 좋은 위치로 공을 찔러줍니다.]
[심재훈 선수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수비면 수비, 연결이면 연결! 모두 잘하고 있습니다.]
안셀모에게 교육받은 심재훈은 오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심재훈~ 잘하는데? 아주 좋았어!’
대칸은 심재훈의 활약을 기분 좋게 지켜보았고, 그런 선수들과 대칸의 모습을 벤치에 있는 해외파 선수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그렇게, 첫 번째 평가전인 호주를 상대로 1차 소집 선수들만 출전해서 3:1로 가볍게 승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