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화
코치들의 소개가 끝나자, 김종일 수석 코치가 마이크를 잡았다.
“훈련은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훈련은 오전 훈련, 오후 훈련, 야간 훈련으로 진행됩니다. 시간은 오전 훈련이 10시부터 13시까지, 오후 훈련이 14시부터 17시까지, 야간 훈련이 19시부터 21시까지입니다.”
사실상 아침 먹고 훈련, 점심 먹고 훈련, 저녁 먹고 훈련하라는 스케줄이었다.
“일주일 스케줄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김종일 수석 코치의 말과 함께 교육실의 중앙 스크린에 스케줄표가 나왔다.
월요일 : (오전)개인, (오후)기술, (야간)전술
화요일 : (오전)체력, (오후)전술, (야간)멘탈 교육
수요일 : (오전)휴식, (오후)경기, (야간)휴식
목요일 : (오전)개인, (오후)체력, (야간)개인 교육
금요일 : (오전)전술, (오후)개인, (야간)개인
토요일 : (오전)개인, (오후)기술, (야간)개인 교육
빠듯한 일정에 모든 선수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훈련! 수요일에는 미니 게임만 하고 쉬긴 하지만, 그래도 훈련 스케줄이 상당히 빠듯했다.
하훈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저렇게 훈련해도 괜찮아? 전부 퍼지거나 부상당하는 거 아냐?”
“평범한 웨스트 릴링 FC의 비시즌 훈련 스케줄이지. 아주 악독하게… 부상은 걱정하지 마. 아프지도 못하게 철저하게 관리하거든.”
이가람은 이런 훈련 스케줄에 익숙했다.
주전 선수들의 비시즌 훈련 스케줄이었다. 빠르게 몸을 만들고, 부족한 부분을 성장하기 위한 스케줄이었다.
웨스트 릴링 FC의 U-23 선수들은 항상 이런 스케줄로 훈련하였다. 18세까지가 육체적인 성장기라서 무리한 훈련을 안 시켰다면, 19세부터 25세까지가 축구 선수로서 성장하는 성장기였기 때문에 하드코어한 훈련을 진행하였던 것이다.
이런 빠듯한 스케줄이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소화를 하였다.
대칸의 감독 스킬인 ‘한계 이상 성장을 유도하는 토너먼트에 강한 육체파 감독의 지휘 능력(E-성장형 3레벨)’은 부상 확률을 낮춰주었고, 코치들과 스태프들이 보유한 스킬도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체력 관리를 통해서 부상을 방지하였다. 여기에 구단 시설 효과도 적용되어 부상이 더욱 적게 나왔다.
게다가, 대칸이 수시로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그래서 경미한 노란색 부상이라도 생기면 바로 휴식이나 교육으로 전환하여 큰 부상은 방지하였다.
그럼에도 주황색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하면, 그때는 부상 정도에 따라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스킬을 사용하여 회복해 주었다. 세계 최고의 의료진과 시설의 효과도 선수들의 빠른 회복을 도왔다.
그렇게 선수들이 엄청난 훈련을 무리 없이 소화하게 만들어서 빠른 성장을 유도하였던 것이다.
걱정이 가득한 선수들을 두고, 김종일 수석 코치가 외쳤다.
“자! 오늘은 첫날이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내일 오전부터 훈련 시작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꼭 나와주세요. 내일은 개인 훈련이니, 뉴레인 스타디움 그라운드에 나와주시면 됩니다.”
이 말을 끝으로 대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먼저, 교육실을 빠져나갔다.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나가자, 선수들도 한두 명씩 교육실에서 나갔다.
하훈도 이가람과 함께 교육실을 나오면서 걱정스럽게 말했다.
“훈련… 잘 받을 수 있겠지?”
그런 그에게 이가람은 웃으며 말했다.
“야~ 야. 별걱정을 다 하네. 너! 대칸 감독님이 선택한 선수야.”
대칸 감독이 선택한 선수라는 말,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자부심의 상징인 말이었다. 그만큼 특별한 재능을 가진 선수라는 의미였다.
“너만 열심히 한다면, 해볼 만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그래, 이렇게 기회를 받았는데, 죽지만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하자!”
이가람의 말에 하훈은 열심히 훈련을 해서 버텨보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뉴레인 스타디움.
아침 식사를 마친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이 새로운 기분으로 몸을 풀면서 그라운드 컨디션에 적응을 하고 있을 때, 대칸을 비롯한 코치진도 그라운드로 입장하였다.
모든 선수들과 코치들이 모이자, 대칸이 먼저 한 것은 훈련별 파트 선정이었다.
“개인 훈련의 경우, 맞춤형 훈련을 진행합니다. 각 선수는 제가 언급하는 훈련을 받으시면 됩니다.”
대칸은 우선 기술 훈련 대상자들을 언급하였다.
“한이수(21살, 공격수-윙-미드필더, 375/406), 강재섭(23살, 공격수-윙, 397/450), 심재훈(21살, 미드필더-수비수, 416/454), 김대한(24살, 수비수, 380/406) 선수는 기술 훈련 대상자입니다.”
기술 훈련이 가장 시급한 선수들이 선정되었다.
“기술 훈련은 강도현 코치님과 조지 오스틴 코치님이 담당해 주시겠습니다.”
강도현은 공격 코치이자 기술 교육이 가능한 다재다능한 코치였고, 조지는 ‘기술 전수자(R)’라는 스킬이 있어서 기술 훈련 효율을 높여주었다.
“백형준(20살, 공격수-미드필더, 411/472), 김요한(20살, 공격수-윙, 356/433), 박광수(18살, 공격수, 373/456), 최우원(19살, 윙, 369/461), 강한울(20살, 미드필더, 410/464) 선수는 전술 훈련 대상자입니다.”
전술 훈련은 축구 지능과 관련된 훈련으로 상대적으로 공부하는 부분이 절반인 훈련이었다. 그래서 경험이 부족한 20살 이하의 어린 선수들이 주로 대상자였다.
“조셉 브라운빌 코치님과 세실라이 코치님이 전술 훈련을 담당하실 겁니다.”
조셉은 ‘전략가 기질(U)’이라는 스킬이 있어서 축구 지능과 관련된 훈련 효율이 높았고, 세실리아는 ‘뛰어난 감(U)’이라는 스킬로 아직 스킬을 각성하지 못한 선수들의 각성을 도와주었다.
“임강민(26살, 윙-미드필더, 376/446), 손신우(27살, 미드필더, 370/423), 김훈(22살, 수비수, 395/420), 권승기(36살, 수비수-윙백, 365/410), 김유재(34살, 수비수-윙백, 362/461), 하훈(29살, 미드필더-수비수-윙백, 359/389) 선수는 체력 훈련이 최우선입니다.”
신체 능력 단련이 필요한 선수들로 구성되다 보니, 나이가 많은 선수들은 대부분이 여기에 편성되었다.
“카밀 픽포 체력 코치를 비롯한 마이콜, 차승진 코치를 비롯한 트레이너들도 훈련을 도와줄 겁니다.”
카밀 픽포의 ‘환상적인 체력 훈련(U)’과 마이콜 카놀의 ‘과격한 훈련(R)’은 노장 선수들의 몸을 빠르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차승진 코치와 트레이너들도 그들의 세부적인 훈련을 도울 예정이었다.
“이가람(28살, 윙-윙백, 475/475), 노인찬(31살, 수비수-윙백, 454/454), 배성진(31살, 미드필더-수비수, 418/421) 선수는 밸런스 훈련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밸런스 훈련, 한 부분에 특화되지 않은 다양한 훈련을 진행하는데, 사실상 완성형 선수들이 밸런스 훈련 대상자였다.
“세 분은 알버트 리오 코치님의 지시에 따르시면 됩니다.”
‘훈련 컨디션 조절(R)’이라는 준수한 스킬을 가진 알버트가 밸런스 훈련을 담당하면서 다른 훈련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컨디션까지 높이기 위한 배치였다.
“조혁(31살, 골키퍼, 409/442), 손우람(27살, 골키퍼, 390/438), 오재범(21살, 골키퍼, 362/450)까지, 골키퍼들은 골키퍼 코치님들의 지시에 따르세요.”
골키퍼 훈련에 대해서는 웨스트 릴링 소속의 박은호 골키퍼 코치와 축구 협회에서 지원받은 두 명의 골키퍼 코치가 그들을 담당할 예정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다 자신의 개인 훈련 파트에 대해서 호명받고서는 담당 코치들과 함께 이동하였다. 그런데, 대칸의 앞에는 한 선수만이 언급이 안 되어 남아있었다.
“감독님, 저는?”
홀로 남은 곽하윤 선수가 질문하자, 대칸이 웃으며 말했다.
“하윤 선수는 특별 담당 코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이든 코치가 나섰다.
“내 담당 선수가 자네인가?”
“…….”
곽하윤이 대답은 안 했지만, 제이든 코치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이든 코치님, 잘 부탁합니다.”
“재미있겠네요. 과연 어떤 선수일지?”
대칸의 말에 웃으면서 말하는 제이든, 곽하윤은 처음 보는 야수 같은 제이든 코치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개인 훈련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훈련장에는 한국 사람이 아닌 노란 머리의 선수가 두 명 들어왔다.
“칼슨!”
“네, 감독님!”
대칸은 웃으면서 여전히 웨스트 릴링 FC 소속인 칼슨을 맞이하였다.
칼슨 고트(35살, 미드필더-윙백, 425/425)
기술 145/145, 정신 168/168, 신체 112/112
스킬 : 신의 축복(L), 설명 : 설명할 수 없는 강한 운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부 설명 :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천운을 타고난 선수, 어떤 형태로든 그라운드에서 효과를 발휘합니다. 다만, 스킬의 황금색 빛이 남아있을 경우에만 유효하며 만약 황금색 빛이 사라질 경우, 그 경기에서의 모든 운을 다 소모하여 평범한 선수가 됩니다. 매일 자정을 기준으로 기운은 다시 충전됩니다.
에드워드와 함께 대칸이 데뷔했던 6부 리그부터 함께했던 웨스트 릴링 FC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불리는 칼슨이었다.
“알리도 잘 왔어.”
“감독님께서 부탁하셨는데, 당연히 와야죠.”
칼슨과 같이 온 선수는 알리였다.
알리 오툰(24살, 윙백, 399/399)
기술 139/139, 정신 159/159, 신체 101/101
스킬 : 행운아(L), 설명 : 축구와 관련된 강한 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부 설명 : 축구의 신에게 축복을 받은 행운아입니다. 경기 시작 시에 동료들에게 좋은 기운을 나누어 주거나, 경기 도중에 많은 행운이 사용자에게 발생합니다.
칼슨과 함께 독특한 레전드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알리도 웨스트 릴링 FC의 핵심 백업 선수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었다.
대칸은 두 선수에게 미리 말했던 부탁을 다시 말하였다.
“오늘 하루만, 한국 국가 대표 팀의 훈련 파트너로 동참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그러죠.”
그렇게 두 선수는 완성형 선수들이 모여있는 밸런스 훈련 파트로 가서는 대화를 하면서 가볍게 훈련을 같이 받았다.
대칸은 만족하면서 잠시 라커룸으로 이동하였다. 이번에 선발된 국가 대표 선수들이 사용하는 라커룸에 도착한 대칸은 품에서 아이템 하나를 꺼내었다.
훈련 보조 방향제(L)
효과 : 훈련받는 선수들의 능력치 향상 속도가 증가합니다. 부상을 약간 방지합니다.
기간 : 3개월
무려 레전드 아이템이다. 저번 시즌에 프리미어 리그 우승으로 받았던 레전드 랜덤 아이템 박스에서 나온 보상이었다.
‘아껴두었던 레전드 아이템인데, 이럴 때 사용해야지.’
대칸은 훈련 보조 방향제를 라커룸에 사용하였다.
[한국 국가 대표 팀의 라커룸에 훈련 보조 방향제(L)를 사용합니다.]
[3개월 동안 한국 국가 대표 팀에 속한 선수들의 능력치 향상 속도가 증가하고, 부상 확률이 약간 감소합니다.]
여기까지는 당연히 대칸이 예상한 메시지였다. 그리고 다음에 예상한 메시지가 발생하였다.
[그라운드에서 한국 국가 대표 팀과 함께 훈련받는 칼슨 선수의 ‘신의 축복(L)’ 스킬이 반응합니다.]
[3개월 동안 한국 국가 대표 팀에 속한 선수들의 체력 회복 속도가 증가합니다.]
‘역시! 칼슨!! 그리고 알리는?’
[한국 국가 대표 팀과 함께 훈련받는 알리 선수의 ‘행운아(L)’ 스킬이 반응합니다.]
[3개월 동안 한국 국가 대표 팀에 속한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정말이지 입이 살짝 벌어지며 환호하는 대칸에게 축구 매니저는 예상하지 못했던 메시지를 더 보여주었다.
[하훈 선수의 ‘진돗개의 영혼(L)’ 스킬이 반응합니다.]
[3개월 동안 하훈 선수는 잠재 능력 이상의 성장이 가능합니다.]
‘그래? 이것도 레전드 스킬이었지!’
[권승기 선수의 ‘신의 가호(U)’ 스킬이 발동합니다.]
[3개월 동안 권승기 선수의 부상 확률이 추가로 감소합니다.]
‘이래서! 특수 스킬이 좋다니까!’
훈련 시작부터 기분 좋은 메시지가 연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