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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407화 (407/445)

407화

대구 시민 운동장.

대칸 일행이 도착하자, 한 남자가 그들을 반겨주었다.

“대칸 감독님, 반갑습니다. 대구 FC의 단장인 장혁입니다.”

갑작스러운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단장이 나와서 직접 그들을 맞이해 주었던 것이다.

“대칸 감독입니다. 갑작스러운 우리의 요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당연히 협조해 드려야죠.”

그리고 장혁 단장이 대칸 일행을 직접 그라운드로 안내하고서는 말했다.

“갑자기 방문하셔서 제대로 준비를 못 했습니다. 오늘 훈련이 있었던 일부 선수들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가능한 선수들만 소집해 놓았습니다.”

그라운드에는 약 20명의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적은 숫자였지만, 대칸은 아주 짧은 시간에 이 정도 선수들을 모집해 준 것이 고마웠다.

“이 정도만 해도 감사합니다.”

“하하하, 국가 대표 선발인데 당연히 협조해 드려야지요.”

대칸은 대구 FC 선수들을 살펴보았다.

‘능력치가 360이 대부분이고 370도 간간이 있는데, 어라? 350도 있네? 그렇다고 어린 선수들의 잠재 능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확실히 K2리그에서도 중하위권을 기록하는 팀이라서, 괜찮은 선수가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을 자세히 관찰하였다. 그러다 보니, 특이한 선수가 한 명이 발견되었다.

손신우(27살, 미드필더, 370/423)

기술 133/156, 정신 142/160, 신체 95/107

대구 FC의 준주전급 미드필더 선수로 잠재 능력이 좋긴 했지만 370이라는 능력치를 가진, 성장기가 끝난 선수였다.

‘잠재 능력이 좋은 편인데 왜 제대로 성장을 못했을까? 선수 성향에 성실함도 있는데?’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신민호 스카우트가 올렸던 보고서 내용을 축구 매니저로 살펴보았고, 그 이유가 그곳에 있었다.

‘성실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지만, 20대 초반에 큰 부상이 있었구나. 그리고 재활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다 보니, 제대로 성장도 못했고.’

역시나, 부상이 문제였다. 부상으로 성장할 시기에 제대로 성장하자 못하다 보니, K2리그 준주전급까지만 성장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잠재 스킬도 각성을 못했네.’

잠재 스킬 : 여름 사나이(U), 설명 : 여름에 경기할 시에 정신 능력치 및 컨디션이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여름(6~8월)에 열리는 경기에 참여하면 모든 정신 능력치가 1 상승하고 컨디션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무려 유니크 등급의 스킬이다. 발동 시기 제한이 있긴 했지만 상당히 괜찮은 스킬인데, 그는 각성을 못했던 것이다. 스킬만 각성했어도 그는 K1리그 팀에서 뛰고 있었을 것이다.

‘불운하지만, 노력파에 잠재 능력 준수하고 잠재 스킬 있는 선수라? 게다가 이 유니크 스킬을 각성하면 월드컵 기간에는 무조건 적용되는 거잖아.’

대칸은 그래서 결정하였다.

“신민호 스카우트님, 손신우 선수 선택하겠습니다.”

“네? 아. 네.”

대칸이 생각지도 못한 선택을 하자, 신민호는 당황했지만, 바로 태블릿에 메모하였다. 그리고 장혁 단장은 웃으면서 말했다.

“허허허, 성실한 선수입니다. 선발해서 좋은 훈련으로 좋은 경험을 쌓게 해주십시오.”

“그 정도로 만족하시나요? 저는 손신우 선수가 대구의 에이스라 불리도록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허허허, 그러면 감사하지요!”

그렇게 대구에서도 한 명의 선수를 건졌다.

대칸 일행은 대구 국제공항에서 기다리다가 양양 국제공항행 비행기를 탑승하였다. 그리고 양양에 도착하자, 바로 택시를 타고 강원 FC의 홈구장이 있는 강릉으로 이동하였다.

“감독님, 조금 늦겠는데요?”

약속한 시간이 8시였지만, 내비게이션에서 알려주는 강원 FC의 홈구장인 강릉 종합 운동장까지 도착 예정 시간은 8시 20분이었다.

“정확하게 여덟 시라고는 안 했으니, 아마 훈련을 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신민호 스카우트는 불안했는지,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기사님, 우리가 중요한 일로 급해서 그러니! 최대한 빨리 가주세요. 요금은 더블로 드리겠습니다.”

“더블요? 그럼! 당연히 달려야죠!”

택시 기사는 약간 무리해서 강릉 종합 운동장을 향해 달렸다.

강릉 종합 운동장.

대칸 일행이 운동장 주차장에 도착해서, 택시에서 내렸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

강릉 종합 운동장은 조용하고 캄캄했다. 조명이 하나도 켜져있지 않았던 것이다. 훈련하는 운동장이라면 조명이 안 켜져있을 수가 없었다.

“하…….”

대칸은 한숨을 내쉬었고, 신민호 스카우트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강릉 FC의 차 감독님이시죠? 혹시 단장님께서 선수들 준비하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네? 그런 지시 없었다고요?”

대칸은 분명 강원 FC의 하태현 단장과 통화했고, 그는 대칸의 요청대로 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신민호 스카우트가 전화한 실무자들은 전혀 그런 소식 들은 적이 없다고 하였다.

“아니, 진짜!”

대칸은 살짝 화가 났다. 차라리 비협조적인 구단이라면 상대 안 하면 그만이지만, 강원 FC는 협조하겠다고 하고 안 한 것이다. 그것도 대칸과 안면이 있는 단장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대칸 일행이 헛걸음을 하게끔!

대칸은 결국 자신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

“하태현 단장님!”

- 아~ 대칸 감독? 강릉에 도착했나요? 우리 식사나 같이할까요?

“하… 왜 약속 안 지키셨죠?”

- 아니, 그게 선수들은 내일 봐도 괜찮지 않은가요? 우리 같이 술이나 한잔합시다. 하하하.

“왜? 약속을 안 지키냐고요?”

- 허. 거참 사람이…….

“아니, 왜 약속을 안 지켰냐고! 차라리 안 된다고 했으면 헛걸음을 안 했잖아요!!”

- 거… 거… 젊은 사람이 왜 소리를 질러!! 내가 당신 아버지보다…….

대칸은 뒷말을 듣기 싫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옆에 있는 카데나 스카우트와 신민호 스카우트에게 말했다.

“약속을 잘못 잡아 죄송합니다. 강원 FC는 버리겠습니다. 내일 바로 서울로 이동하시죠.”

“네.”

그리고 세 사람은 잔뜩 굳은 얼굴로 택시를 타고 다시 양양 국제공항으로 이동하였다. 하지만, 이미 남은 비행기 편은 없었고, 공항 주변에 있는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내일 아침 일찍 이동하기로 하였다.

모텔에 도착해서 가볍게 샤워한 대칸, 그럼에도 그의 분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대칸은 휴대폰을 들었다.

띠리리… 띠리리…….

- 오~ 이게 누구신가요? 대칸 감독님! 오래간만입니다.

간만에 통화하는 사람은 바로 CX 기획의 박대호 부사장. 아니, 이제는 사장으로 승진한 박대호 사장이었다.

“박대호 사장님, 오래간만입니다.”

- 네, 요즘 저도 너무 바쁘다 보니, 연락도 못 드렸네요. 그런데, 이 밤에 전화라니,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박대호 사장이 운을 띄워주자, 대칸은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했다.

“강원 FC, CX가 모기업이죠?”

- 네, 우리 그룹에서 운영하는 구단이죠.

“다름이 아니라. 오늘…….”

대칸은 오늘 강원 FC가 했던 일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말하였다. 그러자, 박대호 사장은 그의 말에 같이 화를 내었다.

- 네? 감독님에게 그랬다고요! 미쳤군요? 정말 대칸 감독님께 그런 식으로 대했다고요?

“네, 맞습니다.”

박대호 사장은 대칸이 무언가를 요구하기 전에 알아서 모든 것을 해결해 주었다.

- 내일, 바로! 강원 FC의 하태경 단장 자르겠습니다.

“네? 아…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는데…….”

- 아닙니다. 사람을 알아볼 줄 모르는 사람을 단장 자리에 둘 수는 없죠. 바로 자르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히려 대칸에게 미안함까지 표현하였다.

- 강원 FC가 한 행동은 절대! CX의 뜻과는 다릅니다. 우리 CX는 대칸 감독님을 존중하고 존경합니다. 우리 계속 같이 가야죠.

“아… 네…….”

- 강원 FC의 행동,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단장을 교체하는 것으로 부족하다면 더 말씀하시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하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 감사합니다. 대칸 감독님! 그럼, 잘 주무시죠. 만약 다른 일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하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렇게 대칸은 속이 조금 풀린 표정으로 박대호 사장과의 통화를 마쳤다.

다음 날, 제주에서 김포로 오는 비행기.

대칸의 옆에 앉아있던 신민호 스카우트가 말했다.

“감독님, 강원 FC의 단장… 잘렸는데요?”

신민호 스카우트의 말에 대칸은 웃었다.

“그래요? 천벌받았나 보네요.”

“…혹시 감독님이?”

대칸은 아무 말을 안 하고 계속 웃었고, 신민호 스카우트는 그저 속으로 감탄만 하였다.

아홉 시, 대칸 일행이 김포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이었다.

양양에서 김포로 오는 비행기가 열두 시에 있어서, 아침 여섯 시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여덟 시에 제주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를 탔던 것이다.

대칸 일행이 공항의 입구로 나가자, 연락을 받았던 수습 스카우트가 차량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고, 차에 탑승하여 바로 이동하였다.

“바로 상암으로 가시죠.”

“네, 서울 FC의 오전 훈련 바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대칸 일행이 방문할 구단은 서울 FC였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

대칸 일행이 방문하자, 서울 FC의 최욱 기술이사가 아주 반갑게 환영해 주었다.

“대칸 감독님! 상암에 잘 방문하셨습니다.”

최욱 기술이사가 웃으면서 대칸 일행을 안내했는데,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서울 FC는 전북과 울산만큼은 아니었지만, 웨스트 릴링 FC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구단이었다.

프리 시즌에 친선경기도 자주 했으며, 서울 FC의 유소년을 웨스트 릴링으로 유학 보내는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가지 행사를 같이하면서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대칸 감독이 보낸 카데나 스카우트와 신민호 스카우트가 활동할 때, 울산 FC와 함께 도움을 많이 주었던 구단이기도 했다.

최욱 기술이사와 함께 대칸 일행이 그라운드를 방문하였다. 그리고 그라운드에는 서울 FC의 모든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었다.

“주전, 1군, 2군, 유소년 선수들까지! 부상이 있는 선수들도 벤치에 있습니다. 대칸 감독님이 원하시는 대로 모두 보시죠.”

“감사합니다.”

“하하하! 당연히 해드려야죠.”

대칸은 최욱 기술이사와 좋은 말을 주고받은 뒤에 서울 FC 선수들을 살펴보았다.

서울 FC는 K리그의 전통 강호 중에 한 팀이다. K1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계속 거두었고, 많은 선수들을 유럽으로 진출시키기도 하였다. 그래서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380과 390대 선수들이 주전이군. 400대 능력치 선수도 있네. 스카우트 리포트보다 능력이 좋은걸? 그리고 유망주도 괜찮고.’

대칸은 기분 좋게 선수들을 살펴보았다. 뽑을 만한 선수가 꽤나 보였기 때문에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선수들을 살펴본 것이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선수의 상태 창에 대칸이 경악하였다.

권승기(36살, 수비수-윙백, 365/410)

기술 129/130, 정신 150/172, 신체 86/108

권승기는 36세에 은퇴를 앞둔 노장 선수로 더티 플레이에 능하고,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감독의 지시를 매우 잘 수행하는 활동량이 많은 선수였다.

‘스타일은 감독이 좋아할 스타일.’

하지만 나이와 능력치를 고려하면 국가 대표로 선발될 선수는 절대 아니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대칸이 놀랄 만한 특별한 스킬이 있었다.

스킬 : 신의 가호(U), 설명 : 설명할 수 없는 좋은 운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부 설명 :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행운을 타고난 선수, 어떤 형태로든 그라운드에서 효과를 발휘합니다. 다만, 스킬의 황금색 빛이 남아있을 경우에만 유효하며 만약 황금색 빛이 사라질 경우, 그 경기에서의 모든 운을 다 소모하여 평범한 선수가 됩니다. 매일 자정을 기준으로 기운은 다시 충전됩니다.

‘이런 스킬이 있다니! 칼슨의 스킬보다 한 단계 떨어지는 스킬이지만! 내가 선택을 안 할 수가 없지!’

노장이지만 부족한 능력은 키워줄 자신이 있는 대칸이었다. 하지만, 그가 가진 스킬은 정말 희귀한 종류의 스킬이었고, 대칸에게 정말 필요한 종류의 스킬이었다.

마음이 급해진 대칸은 벤치에서 쉬고 있는 권승기 선수에게 다가가서 직접 말을 걸었다.

“권승기 선수 반갑습니다. 대칸입니다.”

대칸이 악수를 건네자, 권승기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악수를 받았다.

“권승기입니다. 유명하신 대칸 감독님과 악수를 다 나누고, 오늘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운이 좋다라… 맞네요. 운이 좋았네요. 그래서 권승기 선수와 제가 만났겠죠. 그리고 아직 운이 더 많은 것 같네요. 권승기 선수, 혹시 국가 대표 선발되면 합류 가능하신가요?”

대칸의 국가 대표 제안에 권승기는 살짝 놀랐다. 하지만, 웃으면서 말했다.

“농담이시죠? 제 나이가 서른여섯입니다.”

“진심입니다. 국가 대표 선발에 응하실 건가요?”

권승기에게 대칸은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하였다.

그는 사실 은퇴를 고민하던 중이었다. 저번 시즌 부상 이후에 백업 자리에서도 밀려서 2군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존심과 자존감이 바닥을 찍었다.

그래도 선수 생활에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부활하기 위해 독기를 품고 노력해 봤지만, 현실적으로 떨어진 체력과 늙은 몸이 받쳐주지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권승기는 자신의 마음과 다르게 따라주지 않는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럼에도 대칸의 말에는 권승기는 당연한 대답을 하였다.

“국가 대표, 뽑아주시기만 한다면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 몸과 영혼을 바쳐 경기에 뛰겠습니다.”

그의 말에 대칸은 다시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럼, 우리 잘해보죠.”

대칸의 두 번째 악수 권유에 권승기는 강하게 손을 잡았다. 그렇게, 노장 권승기도 대표 선수로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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