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화
【 외전 -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다 】
잉글랜드에 있는 웸블던 스타디움, 이곳에서는 웨스트 릴링 FC와 뮌헨의 32/33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에드워드 선수! 공을 받았습니다.]
마크의 좋은 스루패스를 받은 에드워드가 돌진하였다.
타… 탁!
[에드워드! 바디 페인팅!]
개인기로 자신의 앞에 있던 수비수를 제친 에드워드는 페널티 에어리에 부근에서 골키퍼와 다른 수비수들이 있음에도, 그냥 공을 강하게 때렸다.
펑~
빠르지만 회전이 걸린 공이 매섭게 날아갔다. 그리고 그 공은 모든 뮌헨 선수들을 통과해서 골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철렁!
[에드워드!! 미친 골이 또 나왔습니다. 3:1로 앞서가는 웨스트 릴링 FC입니다!]
[와~ 어떻게 저렇게 빠르면서 휘어지는 공을 찰 수 있는 거죠?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발롱도르 3회 수상에 빛나는 에드워드!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과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까지!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면, 다음 발롱도르도 에드워드 선수가 차지할 것 같습니다!]
에드워드의 골에 대칸은 박수를 치면서 전광판을 보았다.
79:23
웨스트 릴링 FC VS FC 바이에른 뮌헨
전반 2 : 0
후반 1 : 1
합계 3 : 1
딜런 덱스터 31’
오사마 샤리아 41’
데용 자코 44’
에드워드 바커 79’
경기 시간이 10분 정도 남긴 했지만,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는 거의 확정적이었다.
‘솔직히 3:1 스코어도 아쉽지.’
경기 시간 내도록 뮌헨을 밀어붙인 웨스트 릴링이었다. 두 골 정도는 더 넣었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렇게 경기 운이 없었지만, 3:1로 앞서고 있는 웨스트 릴링이었다.
삐삐삑~
심판이 종료 휘슬을 불자, 그라운드의 모든 웨스트 릴링 선수들이 환호하였다.
“좋았어!”
“이겼다!!”
“두 번째 빅 이어!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다!”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승리에 환호하고 있습니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레블을 달성하는 웨스트 릴링 FC입니다.]
“트레블!! 트레블이라고!!”
“웨스트! 웨스트! 웨스트! 릴링!!”
관중석에 있던 웨스트 릴링 FC의 팬들도 환호하였다. 그들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뻐하였고, 그 가운데에는 축구광도 있었다.
“대칸 형님!! 이번에도 해내셨습니다! 형님 사랑해요! 웨스트 릴링 영원하라!! 대칸 형님도 영원히 함께하시죠!!”
축구광은 울면서 계속해서 웨스트 릴링의 우승을 축하하며 대칸 감독의 찬양을 멈추지 않았다.
“우… 우승이다!”
“우리가 이겼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과 함께 트레블이라고!!”
벤치에 있던 코칭스태프들과 다른 선수들도 기쁨에 환호하며 그라운드로 뛰어나가서 우승을 축하하였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뿌듯하게 지켜보는 대칸 감독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끝으로 32/33시즌이 종료되었다.
웨스트 릴링 FC는 대칸이 새롭게 키운 유망주들과 팀에 잔류했던 주축 선수들의 힘을 기반으로 프리미어 리그 우승, FA컵 우승, 챔피언스 리그 우승까지! 두 번째 트레블을 달성하였다.
이제는 명실상부한 명문으로 도약한 웨스트 릴링 FC였다.
이런 웨스트 릴링 FC의 활약에 언론은 폭발하였다.
- 또다시 트레블! 웨스트 릴링 FC의 신화는 어디까지인가?
- 대칸 매직? 프리미어 리그 승격 6시즌 만에 두 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달성하다!
- 세 번째 리그 우승과 함께 두 번째 챔피언스 리그 우승! 미라클 웨스트 릴링!
- 이번에도 에드워드! 뮌헨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언론과 함께 축구 팬들도 인터넷에서 웨스트 릴링 FC에 대한 찬양을 쏟아냈다.
- 뮌헨이 챔스 결승전에서 제대로 발렸네.
- 스코어는 3:1이었지만, 경기력에서는 더 처참하게 밀렸다.
- 승리의 웨스트 릴링! 승리의 웨스트 릴링!!
- 와… 두 번째 트레블이라니 말도 안 된다.
- 맨유는 뭐 하는 거야! 저런 팀에게 계속 밀리다니.
- 맨시티의 오일 머니도 웨스트 릴링에게는 안 되네.
- 첼시는 언제 우승했었냐? 웨스트 릴링이 올라오니, 우승권에서 완전 멀어져 버렸네.
- 우리 리버풀은… ㅠㅠ 콩버풀이 몇 번째인지!
- 정말 웨스트 릴링 FC는 약물 검사 더 정확히 해야 해! 유망주들이 저렇게 잘 성장할 수가 있나? 에드워드의 퍼포먼스도 이해가 안 가고.
- 웨스트 릴링이 약을 쓰긴 하지. 대칸이라는 명약을!
- 대칸! 그는 신이야! 진정 축구의 신이라고!
- 맨시티는 선수를 사올 것이 아니라, 대칸 감독을 영입해야 한다. 유망주들 키워서 월드 클래스 만드는 것 보면, 대칸에게 5,000억을 써도 안 아까울 듯.
- 응 미안, 안 됨. 대칸 감독 웨스트 릴링의 대주주라서 떠날 일이 없음.
- 그래도 모르니, 대칸 제발 웨스트 릴링과 종신 계약 가자.
인터넷과 SNS에서도 며칠 대칸과 웨스트 릴링 FC에 대한 찬양이 계속 이어졌다.
외부 반응에 익숙한 대칸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웨스트 릴링 FC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잘 내줄 테니, 그가 걱정할 필요가 하나도 없었다.
그에게는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몇 년 동안 제대로 된 휴가를 못 보냈던 대칸은 오래간만에 장기 휴가를 작정하고 떠났다.
그리스 미코노스 섬의 프라이빗 비치.
넓은 해변, 하지만 모든 지역을 대칸이 예약했기 때문에 외부인이 단 한 명도 접근할 수 없었다. 이곳에서 대칸은 레이첼과 두 사람의 30개월 된 딸, 릴리와 함께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릴리~ 여기 아빠가! 모래성 만들었다!”
“와~”
대칸이 만든 작은 모래성을 보고 릴리는 눈을 반짝이며 달려왔다. 그리고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이 모래놀이를 하였다.
레이첼은 오래간만에 챙겨온 비키니를 입고 선베드에 누워서는 두 부녀가 노는 모습을 여유롭게 지켜보았다.
“아~ 오래간만에 느끼는 여유네.”
레이첼이 혼잣말을 했듯이, 정말 오래간만에 느끼는 여유였다.
최근 3년 동안 대칸은 웨스트 릴링 FC의 두 번째 트레블을 위해서 노력했다. 그 와중에 레이첼이 릴리를 출산하자, 부부는 육아와 축구로 정말 바쁘고 정신없이 3년을 지내온 것이다.
이제, 목표했던 트레블을 달성하면서 대칸은 올해는 쉬어가자고 데이비드와 아담과 대화하여 느긋하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로 하였고, 레이첼도 육아를 위해 휴직하면서 부부에게는 여유가 생겼다.
그러다 보니,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릴리~ 자! 이렇게 해봐. 모래를 더 쌓아보라고.”
“응.”
대칸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릴리! 두 사람이 즐겁게 모래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웅… 웅…….
대칸의 전화기가 울렸다.
‘누구지? 한국에서 온 국제 전화 맞지?’
한국에서 온 전화지만, 대칸은 휴대폰에 나오는 번호가 자신이 알고 있는 번호가 아니었기 때문에 무시하였다. 하지만.
웅… 웅…….
전화기는 마치 받지 않으면 계속 전화하겠다는 듯이 끊임없이 울려댔다. 그렇게 계속 전화가 오자, 대칸은 더 이상 무시할 수가 없었다.
“릴리, 잠깐만. 아빠 전화받고 올 테니, 조금만 혼자 놀고 있어.”
“응!”
대칸은 릴리가 잘 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칸은 먼저 손에 묻은 흙을 털었다. 그러고는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선베드에 가서는 전화를 받았다.
“Hello?”
- 대칸 감독님이시죠?
갑작스러운 한국어가 휴대폰에서 튀어나왔다.
“네, 대칸입니다.”
- 아! 드디어 감독님과 통화가 되는군요! 저는 한국 축구 협회의 전무이사인 최준우라고 합니다.
뜬금없는 한국 축구 협회? 대칸은 다음 통화가 예상이 안 되었지만, 일단 전화를 계속하였다.
“축협에서 제게 무슨 일로……. 웨스트 릴링 소속 선수의 국가 대표 선발이라면 아담 단장님과 대화하셔야 합니다만?”
- 저, 선수 선발이 아닙니다. 감독님 혹시?
“혹시?”
- 대한민국 국가 대표 감독을 해주실 생각이 있으실까요?
대한민국 국가 대표 감독이라는 말에 대칸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그럼에도 최준우 전무이사는 계속해서 설명을 하였다.
- 감독님도 아시겠지만, 내년 6월에 2034 월드컵이 있습니다.
매년,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에 대해서 대칸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 그리고 이번 월드컵은 한중일 공동 개최입니다. 우리나라가 2002년 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두 번째로 월드컵을 개최하죠!
이것도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었고, 대칸도 영국에 있었지만 당연히 알고 있었다.
-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최고의 감독이신 대칸 감독님께 국가 대표 감독직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최준우 전무이사의 말에 대칸은 헛웃음이 나왔다. 트레블을 두 번이나 달성한 감독이다. 유럽에 있는 모든 명문 팀에게 엄청난 금액으로 러브 콜을 받았던 대칸에게 한국 국가 대표 감독 자리는 아무런 매력이 없었고, 이런저런 문제가 예상되어 골치만 아픈 자리였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찔러본 것이겠지?’
만약, 대칸이 한국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는 한국 축구 협회에서 엄두도 못 낼 위치의 감독이었던 것이다.
“하하하, 좋은 제안은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대칸은 좋은 말로 거절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순간!
[대칸 감독 유저에게 긴급 퀘스트를 제안합니다.]
‘긴급 퀘스트!’
“저, 잠시만요. 아주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대칸은 잠시 전화를 멈추고 축구 매니저의 긴급 퀘스트를 확인하였다.
긴급 퀘스트 : 대한민국 국가 대표 감독으로 2034 월드컵 4강을 달성하라.
성공 보상 : 경험치
실패 페널티 : 퀘스트 실패 시 4시즌 동안 경험치 획득 불가
‘뭐야! 이런 미친 퀘스트는!’
성공 보상은 평범한 경험치, 하지만 실패 페널티는 4시즌 동안 경험치를 얻지 못하는 페널티였다.
‘축구 매니저, 퀘스트 거부 못 하지?’
[이번 퀘스트는 거절할 수 없는 퀘스트입니다.]
게다가, 무조건 수락해야 하고, 무조건 달성해야 하는 퀘스트였다.
정말 짜증 나는 퀘스트였다. 난이도에 비해서 보상이 좋은 것도 아니었고, 너무 갑작스러운 퀘스트였다. 그러다 보니, 대칸은 자신도 모르게 육성으로 말을 내뱉었다.
“축구 매니저 정말 더럽네. 정도가 지나치잖아!”
- 네?
깜짝 놀란 최준우 전무이사의 말에 대칸이 정신 차리고서는 말했다.
“아닙니다. 전무이사님께 말한 것이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런데 자세한 조건이 어떻게 될까요?”
- 아~!! 감독님!! 국가 대표 감독직 하실 생각이 있으신 건가요?
“아직 확정은 아닙니다만, 일단 이야기는 들어보죠.”
- 네, 우리는 파격적인 대우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연봉은…….
최준우 전무이사는 한참 동안 대칸에게 여러 가지 조건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그리고 대칸은 그의 한참 부족한 조건을 참으면서 간신히 들었다.
그렇게, 휴가 도중에도 대칸은 축구 매니저의 강요에 따라 한참 동안 업무 전화를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