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화
* * *
삐삐삑~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대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 이번 프리미어 리그 35차전, 웨스트햄전은 어떻게든 이겼다.’
이번 웨스트햄전은 사실 불안했다.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 나왔던 선수들을 제외하고 출전할 선수들을 결정하였고, 교체 멤버에도 에드워드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을 뺐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경기에서 이겨줘서… 다행이다.’
그렇게 대칸은 불리한 챔피언스 리그 4강전 두 번째 경기를 체력이 좋은 주전 선수들로 다시 준비할 수가 있었다.
회의실.
어제,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이겼지만, 코치들의 얼굴에 여유나 웃음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대칸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챔피언스 리그 4강전… 준비해 보시죠.”
대칸의 말에 진지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시작되었다.
케빈 전술 코치는 먼저 레알 마드리드의 상황에 대해서 말하였다.
“레알 마드리드도… 자국 리그 경기에서 백업급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했습니다. 그래서 1차전에 나왔던 선수들이 대부분 경기에 나올 것 같습니다.”
전력 누수가 없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대칸은 플램 수석 코치를 보며 물었다.
“우리 팀, 주전급 선수들 체력이나 컨디션은 어떤가요?”
“충분히 휴식을 취한 덕분에 대부분의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이 좋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이 좋았다. 다만, 대칸이 축구 매니저로 확인해 보니, 조나스의 체력만 약간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조나스 선수의 체력이 조금 떨어져 보이던데요?”
대칸의 질문에 매튜가 대답을 하였다.
“네, 조나스 선수가 약간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대칸이 다른 코치들을 보면서 다시 물었다.
“다른 문제 있는 선수는 없죠.”
그 외에 문제 있는 선수는 없었다.
부상으로 빠진 오사마와 컨디션이 떨어진 조나스 그리고 저번 경기 레드카드로 출전이 금지된 나사로를 제외하고 대칸은 선발 선수들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수비는 디비드 골키퍼에 저번 경기 포백 라인 그대로 살리겠습니다.”
대칸의 말에 의견을 내는 코치들은 없었다. 데니스, 대니얼, 이가람 그리고 마그레트가 수비적으로는 가장 안정적인 포백이었다.
“미드필더는…….”
대칸이 잠시 머뭇거리자, 코치들이 한 명씩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딜런은 당연히 선발로 들어가야 합니다.”
“로카 선수도 저번 경기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죠.”
“마크는… 저번 경기에 좋은 패스를 몇 번 하긴 했지만, 힘 싸움에 있어서는 크게 도움은 안 됩니다. 강력한 레알의 미드필더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교체 선수 정도가 좋지 않을까요?”
“조나스 선수도 나오기 힘든 상황이면, 마르크 선수가 무조건 선발로 투입되어야 합니다.”
“아펠레스 선수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쁘지 않습니다만?”
“안셀모 선수의 노련함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자, 대칸은 그 의견을 듣고서 정리하였다.
“미드필더에는 딜런, 아펠레스, 마르크, 로카가 들어가겠습니다.”
공격적인 부분보다는 상당히 묵직한 느낌이 들고 수비와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로 구성된 미드필더였다. 그런 대칸의 결정에 코치들은 이번 경기에서 미드필더 힘 싸움에서는 절대 안 밀리겠다는 대칸의 의미를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공격수는…….”
여기서도 대칸이 머뭇거렸다. 그리고 코치들도 잠시 조용해졌다.
오사마의 부상 그리고 나사로의 출장 정지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핵심 선수로는 에드워드와 보리스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두 선수가 사이가 별로 좋지 못해서, 같이 출전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기 있는 모든 코치들이 다 아는 사실이었다.
“에드워드… 보리스…….”
대칸은 한참 동안 두 선수의 이름을 되뇌다가 결정하였다.
“다음 경기 투 톱은 에드워드와 보리스입니다! 두 선수 한꺼번에 출장시키죠.”
“…….”
대칸의 말에 회의실은 잠시 조용했다. 분명히 무리수 같은 결정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통할 만한 도박수이기도 했다.
두 선수가 따로 움직였지만,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매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1차전에서 패배한 상황이라… 결승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점 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해서, 대칸의 도박수가 이해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대칸이 챔피언스 리그 4강전 두 번째 경기의 선발 선수들을 결정하였다.
FW : 에드워드 바커(518/488)―보리스 란 파헤크(510/494)
LMF : 딜런 덱스터(493/465), RMF : 로카 파스트(469/453)
MF : 마르크 헤닐라(473/467)―아펠레스 네이토 올리버즈(471/475)
LWB : 이가람(492/470), RWB : 마그레트 젠슨(458/461)
DF : 데니스 케스트너(503/488)―대니얼 보얀(474/???)
GK : 디비드 토비(477/449)
공수 밸런스가 좋은 조합은 아니었다. 하지만, 묵직한 철퇴처럼 정교함은 없지만, 안정감이 느껴지는 선수들이 다수 있었다.
“그럼, 이 선수들로 경기 준비 부탁드리겠습니다.”
대칸의 말에 코치들은 파이팅을 외치면서 회의실을 나섰다.
4월 29일,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Estadio Santiago Bernabeu).
8만 명이 넘게 입장하는 대형 경기장, 레알의 홈구장인 베르나베우는 다른 경기장보다 더욱 압도적인 레알 팬들의 기가 느껴졌다.
“Historia que tú hisiste, historia por hacer.”
“Porque nadie resiste, tus ganas de vencer.”
“Ya salen la estrellas mi viejo chamartín.”
“De lejos y de cerca, nos traes hasta aquí.”
레알 팬들의 응원가는 경기를 하기 위해 방문한 웨스트 릴링 FC에 근엄하게 위압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위압감은 웨스트 릴링의 열혈 서포터즈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와…….”
경기장에 입장한 축구광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여기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특유의 분위기에 일단 압도된 것이다.
“하…….”
“후…….”
감탄한 사람은 축구광만이 아니었다. 다른 열혈 서포터즈들도 처음 느껴보는 이 분위기에 놀라움을 표현하였다.
“올드 트레포드도… 스탬퍼드 브리지도… 안필드도… 에티하드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도 못 느껴본 분위기네요.”
이런 특유의 분위기에 압도된 열혈 서포터즈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기죽어 있을 수는 없었다.
“응원합시다! 웨스트 릴링 FC가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죽을힘을 다해 응원하자고요!”
열혈 서포터즈 단장인 잭의 주도하에 약 5천여 명의 웨스트 릴링 FC 팬들은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West~ New era~ winds from~ the West liling~”
“West West West~ Break Everything~”
“Win! Win! Win! Win!”
“Only Victory on the way to West liling~”
그들이 온 힘을 다해 입을 모아 부르는 응원가는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소리였지만, 다행히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에게 전달이 될 수 있을 정도였다.
경기 시간이 되었고, 그라운드에 선수들이 입장하였다.
[자, 양 팀 선수들 플레이어 에스코트들과 함께 그라운드로 들어오네요.]
[오늘…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경기입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이 걸려있는 경기! 양 팀 선수들의 표정에서 비장함마저 느껴집니다.]
[웨스트 릴링 FC는 아주 강력한 수를 준비했습니다. 에드워드 선수와 보리스 선수가 같이 출전했습니다.]
[네, 사실 웨스트 릴링 FC에서는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에드워드 선수와 보리스 선수의 사이가 안 좋다는 것은 비공식적으로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같이 나오네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FW : 니클라스 프루에하우프(481/481)
AM : 네빌 폰테인(484/485)
LMF : 시어도어 안드레쥬(492/488), RMF : 코닐리우스 스위스키(488/496)
MF : 테오필 제테(482/486)―막시밀리안 아헨(480/480)
LWB : 알피 루카(453/453), RWB : 데니스 비크(473/473)
DF : 울리히 범가너(483/483)―프레데릭 스코프(474/481)
GK : 크리스티안 쿠스터(492/492)
[레알 마드리드의 선발진은 저번 경기와 동일합니다.]
[네, 저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최고의 선수들이었습니다. 레알의 샤르킨 감독이 바꿀 이유가 없죠.]
[과연 오늘도 레알의 아주 단단한 축구를 보여줄까요? 경기에서 보시죠!]
캐스터와 해설자가 경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명을 하는 사이에 양 팀 선수들이 사전 행사를 마치고 위치를 잡았다. 그리고 심판이 시계를 보면서 휘슬을 입에 물었다.
[이제, 경기 시작하기 직전입니다.]
그리고 경기장에 삐익 하는 심판의 휘슬이 울리자, 레알의 공격수 니클라스 프루에하우프(481/481)의 패스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는 당연히 모든 선수들이 죽을힘을 다해서 뛰었다.
[오~ 양 팀 선수들 경기 초반부터 약간의 물러섬이 없습니다.]
[오늘 경기도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힘 싸움이 치열하네요. 정말 거친 몸싸움과 태클이 연속됩니다만!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 버텨야 합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두터운 미드필더 선수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과연 이길 수가 있을까요?]
그런데, 경기가 진행될수록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밀리는 모습이 조금씩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이 조금씩 더 진행되었던 것이다.
[니클라스! 슛~ 오!! 다행입니다. 디비드 골키퍼가 잘 잡아냅니다.]
[이러면 안 됩니다! 웨스트 릴링!! 레알이 점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거든요! 미드필드 지역에서 있던 공이 공격 진형으로 넘어오고 있습니다.]
[1차전에서는 나사로 선수가 퇴장당하기 전까지는 팽팽했던 미드필더 싸움이었거든요. 그런데, 2차전에서는 전반전부터 밀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에드워드 선수가 내려와서 도와줘도 조금씩 밀리는 경향이 보이네요. 저번 경기에서는 나사로 선수까지 내려와서 거친 압박으로 도움을 주었지만, 보리스 선수는 그런 유형의 선수가 아니죠.]
그러다 보니, 경기는 점점 레알 마드리드가 편해졌다. 그리고 전반 38분, 결국 사고가 터졌다.
[아펠레스 선수! 공을 빼앗깁니다!]
시어도어 안드레쥬(492/488)의 압박에 아펠레스가 공을 급하게 패스하다가, 코닐리우스 스위스키(488/496)가 커트를 한 것이다.
[코닐리우스! 공을 찹니다! 역습입니다!]
공은 침투하는 네빌 폰테인(484/485)에게 아주 적절하게 배달되었다. 그리고 그에게 마그레트가 막기 위해 붙었다. 하지만! 네빌의 개인기가 시작되었다.
타… 타탁!
[오~ 플리 플랩!]
네빌은 침투하던 가속도에 개인기를 사용하여 마그레트를 제치면서 들어갔다. 그리고 계속 빠르게 침투하자, 대니얼이 그에게 붙으면서 외쳤다.
“데니스! 니클라스를 봐!”
레알의 공격수인 니클라스 프루에하우프(481/481)가 다른 방향에서 들어왔고, 데니스가 대니얼의 말을 듣고 그에게 붙었다. 하지만, 레알 선수들의 움직임이 한 타이밍 빨랐다.
[네빌의 패스, 니클라스의 리턴 패스!]
빠른 타이밍에 나온 2:1 패스로 네빌은 대니얼의 수비를 뚫고 들어갔다. 그리고 디비드 골키퍼가 약간 나와있는 것을 보고 강하게 공을 때렸다.
펑!
제대로 스핀을 먹은 킥! 디비드는 방향을 읽고서는 몸을 날렸다. 그리고 손을 쭉 뻗어서 공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의 손가락을 살짝 건드리면서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철렁!
[네빌~ 아주 중요한 골이 터졌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두 번째 경기에서도 앞서가는 골을 터트립니다!]
[하… 레알 선수들의 플레이가 너무 좋았습니다. 네빌 선수와 니클라스 선수의 2:1 패스가 결정적이었네요. 한 타이밍 빠른 패스로 웨스트 릴링 FC의 수비수들을 뚫어버립니다.]
[첫 번째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1:0으로 승리했습니다. 두 번째 경기에서 웨스트 릴링 FC가 무조건 이겨야 1승 1패로 동률이고, 연장전이라도 가볼 수가 있습니다만, 과연 남은 시간 2골을 넣을 수 있을까요?]
[웨스트 릴링 FC, 계속 이렇게 가서는 안 됩니다! 무언가 변화를 줘야 해요! 아니면 이번 경기가 챔피언스 리그 마지막 경기가 될 수가 있습니다.]
“감독님? 어떻게 할까요?”
레알 마드리드의 선취골이 들어가자, 케빈 전술 코치가 조심스럽게 대칸에게 물어보았다. 대칸은 머리가 아픈지…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눌리면서 말했다.
“후반전에는… 어떻게든 변화를 줘야겠죠.”
대칸의 말에 플램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었다.
“네, 맞습니다. 이 상태라면 이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미드필드 지역부터 밀려서 많이 힘이 듭니다.”
아직 전반전이 끝나지 않았지만, 대칸은 계속 머릿속으로 대책을 생각하며 후반전의 반격을 준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