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7화
리그 컵 결승전에서 우승한 그날 밤.
“예지! 내가 우승하고 왔어!”
대니얼은 리그 컵 우승컵을 들고 요크 병원까지 갔다. 그러고는 침대에 누워있는 예지를 보면서 자랑하였다.
“내가! 오늘은 결승골까지 넣었다고!”
“아… 알았어. 대니얼… 쉿… 조용!”
그때서야 대니얼은 예지의 품에 안겨서 자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고서는 목소리를 낮췄다.
“아… 응…….”
조용해진 대니얼에게 예지는 웃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잘했어. TV로 골 넣는 것도 봤어.”
예지가 그렇게 말하자, 대니얼은 밝게 웃었다.
리그 컵 우승의 흥분에 웨스트 릴링 FC의 우승 멤버들은 축배를 들었다. 하지만, 대칸은 다음 경기를 위해 술을 참고서는 집에서 잠에 들려고 하고 있었다. 그때 전화기가 울렸다.
“어~ 대니얼, 예지한테는 잘 갔어?”
- 응, 대칸, 우승컵 고마워! 내일 다시 들고 구단으로 갈게.
“크크크. 그래, 딜런이랑 마르크가 술 담아서 먹겠다고 찾던데, 모른 척했다. 잘 간수하다가 내일 구단에 들고 와.”
- 오케이~ 그럼 내일 보자.
대칸이 전화를 끊자, 옆에 있던 레이첼이 물었다.
“대니얼의 전화?”
“네, 우승컵 가지고 가더니, 잘 가지고 오겠다고 전화했네요.”
대칸이 뿌듯한 표정에 레이첼이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지가 부럽네요. 저렇게 챙겨주는 남편도 있고…….”
“그래요? 나도 레이첼 챙겨줄까요? 다음 우승컵을 가져와요?”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말했다.
퍽!
“악!”
“그런 건 알아서 해야죠! 내가 말해줘야 해요?”
대칸은 아픈 가슴을 문지르며 대답했다.
“네~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러고는 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고,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방은 빠르게 뜨거워졌다.
다음 날 단장실.
대니얼이 반납한 리그 컵 우승컵이 단장실 가운데 놓여있었다.
“하하하… 우승컵을 보니, 우승이 실감 나는군요.”
아담의 말에 대칸은 웃으면서 다짐하듯이 말했다.
“이제 시작입니다. 이번 시즌이 마치면 우승컵만 네 개가 늘어나 있을 겁니다.”
아담도 기대하는 표정으로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방심하지 마라 】
훈련장.
어제 리그 컵 결승전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이미 가벼운 회복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였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이 훈련장에 남아있었는데, 이 선수들은 다음 경기인 FA 컵 16강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이었다.
FW : 오스카 페테리어스(430/461)
LWF : 오마르 코라지크(466/469), RWF : 나사로 오돈(481/465)
MF : 헤소 포르셀(429/472)―카마인 피오렌트(441/451)
DM : 로카 파스트(469/453)
LWB : 라이언 힐(440/412), RWB : 알리 오툰(381/365)
DF : 콴토 그레비사노(436/435)―노인찬(453/445)
GK : 미하젤 프렉(426/431)
리그 컵 결승전 이후 4일 만에 있는 경기라서, 전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로 선발을 확정하였다. 16강전 상대가 챔피언십 리그 소속인 노팅엄 포레스트라서 가능한 선택이었다.
다음 날.
대칸이 감독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을 때, 게리 코치가 급한 보고를 하기 위해 올라왔다.
“감독님, 로카 선수가 부상입니다.”
“부상요?”
대칸이 축구 매니저로 확인해 보자, 그의 상태 창에 노란색 부상이 있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다음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흠…….”
대칸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번 FA 컵 16강전 경기는 약팀을 상대로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였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을 베테랑인 로카가 주장으로서 통솔해 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런 그의 부상에 대칸은 고민에 빠졌다.
‘안셀모? 체력이 조금 떨어지는데… 조나스? 홈경기가 아니라서 거부할 것 같은데?’
그렇게 고민하던 대칸의 머릿속에 한 선수가 떠올랐다.
‘그래, 마르크로 하자.’
얼마 전에 있었던 리그 컵 결승전에 출전하긴 했지만, 교체 투입이었고 체력적인 문제가 별로 없는 마르크가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렇게, 결정한 대칸이 게리 수습 코치에게 말했다.
“다음 경기 로카 선수의 자리에는 마르크 선수를 투입하겠습니다. 그리고 로카 선수의 상태는 실시간으로 보고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로카의 자리에는 마르크의 출전이 결정되었다.
3월 3일, 더 시티 그라운드(The City Ground).
노팅엄 포레스트의 홈구장으로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과 코치들이 버스를 타고 입장하였다. 그리고 라커룸에 들어서자, 선수들은 바로 짐을 풀고는 경기 준비에 들어갔다.
“후~ 오늘 기분이 이상한데?”
나사로의 말에 마르크도 웃으면서 동의하였다.
“그래? 아주 이상한데? 너 떨고 있는 것 같은데?”
마르크의 말에 나사로는 어색하게 웃었고, 그런 그의 팔에는 주장 견장이 착용되어 있었다.
원래 오늘 경기의 주장은 로카가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마르크가 대신 출장하게 되었고, 그다음 고참인 라이언이 주장 견장의 부담감에 거부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사로가 주장이 된 것이다.
제이든 코치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사로에게 다가와서는 말을 걸었다.
“나사로, 오늘은 제발 사고 치지 말고, 주장으로서 좋은 플레이를 해라.”
“아. 네…….”
“하~ 네가 주장 견장을 차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제이든 코치도 불안하다는 듯이 말했고, 마르크가 불만이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코치님? 저희를 아직도 못 믿으세요? 벌써 4시즌을 같이하고 있는데?”
“하… 내가 너희를 너무 잘 아니 못 믿는 거야!”
제이든 코치의 말에 주변에 있던 다른 선수들과 코치들은 그저 웃었다.
삐삐빅~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에서는 당연히 웨스트 릴링 선수들 대부분이 처음부터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자~ 다들 천천히 하자고!”
특히, 주장인 나사로는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 나사로가 생각보다 리더십이 있네요?”
플램 수석 코치가 말하자, 대칸도 의외라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러게요?”
‘리더십 능력치가 15이긴 했는데… 주장을 시켜보니, 더 잘하네.’
대칸과 플램이 감탄하고 있자, 케빈 전술 코치가 입을 열었다.
“루마니아 U-23 국가 대표 시절에 주장으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사례가 있습니다. 그 당시에 좋은 주장이라고 평가받았던 선수죠.”
그리고 제이든 코치도 말을 거들었다.
“평소에 한없이 가벼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다른 선수들을 배려하는 선수입니다. 망나니 기질만 뺀다면 좋은 선수죠.”
모두가 나사로의 주장다운 모습을 보며 감탄하였다.
그리고 나사로의 이런 모습은 플레이에서도 이어졌다.
전반 22분.
라이언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이드를 치고 들어왔다. 노팅엄 포레스트의 많은 선수들이 수비를 하고 있었지만, 라이언은 과감하게 높은 롱패스로 골대 앞으로 공을 찔렀다.
“중앙 막아!”
노팅엄 포레스트 선수들은 수적인 우위로 수비를 하였다. 하지만, 나사로는 압도적인 피지컬로 공을 먼저 차지하였다.
퍽!
나사로의 헤딩! 하지만, 이 헤딩은 골대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공은 옆에 있던 오스카에게 향했고, 오스카는 다시 헤딩으로 슛을 하였다.
철렁~
오스카가 골을 터트리고 환호하면서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하였다. 그리고 동료 선수들은 달려가서 그의 몸을 덮으며 골을 축하하였다.
“아주 좋았어!”
나사로도 주장답게 오스카의 골을 축하해 주었고, 오스카는 나사로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나사로 주장의 패스 덕분입니다. 고마워요.”
오스카의 말에 나사로는 뿌듯한 웃음을 지었다.
전반 33분.
이번에는 마르크가 공을 들고 있었다.
“하…….”
인간 병기급의 피지컬에 저돌적인 마르크가 공을 드리블하면서 들어가자, 노팅엄 포레스트 수비수들이 막아봤지만, 튕겨나가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마르크는 적당한 위치에서 이번에도 공을 높게 올렸다.
펑~
높게 올라온 공! 이번에도 나사로의 머리로 향했다. 그리고 나사로는 이번에도 수비수들 사이에서 경쟁에서 이기면서 머리로 공을 건드렸다.
“안 돼!”
그리고 그 공이 이번에는 약간 옆에 자리 잡고 있었던 오마르를 향했다. 그리고 오마르는 바로 가볍게 발로 공을 건드렸다.
철렁~
“오~!!”
오래간만에 맛보는 골 맛에 오마르는 환호하였다. 그리고 팀 동료들과 함께 골 세리머니를 하였다. 이번에도 나사로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뒤늦게 골 세리머니에 합류하였다.
“나사로! 정말 고마워!!”
오마르도 나사로에게 아주 격하게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그리고 오마르는 이번에도 그저 웃었다.
후반 9분.
타… 타탁!
개인기로 수비수를 제친 카마인이 크로스를 날렸다.
“막아!! 무조건 막으라고!”
이번에도 나사로를 향해 공이 날아왔고 나사로는 주변을 살펴보고서는 뛰어올랐다. 그리고 노팅엄 포레스트 선수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먼저 머리로 살짝 건드렸다.
“좋았어!”
이번에는 헤소의 발로 연결되었고, 헤소도 골을 성공시켰다.
철렁~
“나사로 최고의 패스였어! 내 데뷔 골이야. 고마워!”
헤소는 데뷔 이후에 첫 골이었고, 눈물을 글썽거리며 고마워했다. 나사로는 이번에도 그저 웃을 뿐이었다.
후반 23분.
이번에는 나사로가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 패스를 받았다. 그러자, 노팅엄 포레스트 선수들이 달라붙었다.
퍽~
“윽!”
타탁~!
“하…….”
피지컬과 개인기로 수비수를 제치고 들어갔다. 그리고 골키퍼와 1:1 상황! 누가 봐도 슛을 때려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나사로는 이번에도 마지막에 패스를 하였다.
“헐…….”
패스를 예상하지 못했던 골키퍼… 그리고 공을 받은 오마르는 공을 넣었다.
철렁~
골을 넣은 오마르는 나사로에게 달려갔다.
“나사로~ 넌 오늘 미쳤어! 정말 최고야!!”
오마르는 오늘 미친 어시스트 맨인 나사로를 찬양하였다. 그리고 나사로는 여전히 뿌듯한 웃음만 지었다.
“나사로… 오늘 벌써 4어시스트네요?”
케빈 전술 코치의 말에 대칸도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나사로가 어시스트가 그렇게 많은 선수가 아닌데… 특이하네요.”
“오늘, 아무래도 주장이라는 책임감이 있었나 봅니다. 욕심보다는 팀플레이를 선택했네요.”
나사로가 욕심부려서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 많았다. 하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 어시스트를 선택한 나사로였다.
삐삐삑~
일방적이었던 경기, 당연히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그리고 종료되는 순간 축구 매니저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나사로 선수가 좋은 경험으로 인하여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망나니 기질(N)’ 스킬이 삭제되었습니다.]
[나사로 선수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었던 ‘루마니아의 축구 신동(E)’ 스킬이 복구됩니다.]
‘새로운 스킬?’
스킬 : 루마니아의 축구 신동(E), 설명 : 어려서부터 촉망받았던 루마니아의 축구 신동입니다. 축구 지능이 높으며, 대신 건방진 기질이 약간 있습니다.
세부 설명 : 천재성, 대담성, 판단력, 침착성 능력치가 3 상승합니다. 건방진 기질은 선수 관리 15 또는 기강 유지 15 이상의 능력치를 지닌 전담 코치가 있으면 관리가 가능합니다.
망나니 스킬이 사라지면서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에픽 스킬이 다시 돌아온 나사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