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화
* * *
감독실.
대칸은 오전에 있었던 회의에서 나왔던 선발 멤버들을 다시 확인하였다.
FW : 예케 포르투(470/481)
LWF : 오마르 코라지크(466/469), RWF : 니클라스 드레(472/490)
MF : 나사로 오돈(481/465)―딜런 덱스터(493/465)
DM : 안셀모 피사니(452/479)
LWB : 라이언 힐(440/412), RWB : 아브론 막시(455/439)
DF : 아펠레스 네이토 올리버즈(466/475)―아메이 레로이(464/434)
GK : 디비드 토비(477/449)
“흠… 괜찮겠지?”
딜런과 나사로가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16강 선발 멤버치고는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들긴 했다.
“그래도,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고.”
니클라스와 오마르, 나사로, 아펠레스까지 많이 성장하였기 때문에 전체적인 무게감은 증가하였다.
“AC 밀란이 강한 팀은 아니고.”
챔피언스 리그 16강이었지만, 상대 팀인 AC 밀란은 그중에서는 최약체. 선수들 평균 능력치가 440이 약간 넘는 팀으로 아스날이나 레스터 시티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전력이었다.
“무엇보다, 다음 경기가 리그 컵 결승전이야.”
챔피언스 리그 16강 첫 경기를 치르고, 6일이라는 시간이 있었지만, 리그 컵 결승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대칸은 리그 컵 결승전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로테이션급 선수들이 많이 포함된 AC 밀란전 선발 선수들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2월 22일, 밀라노의 산 시로(San Siro).
웨스트 릴링 FC는 챔피언스 리그 16강, AC 밀란과의 첫 경기를 치르기 위해 적진인 산 시로에 도착하였다.
특히 딜런은 산 시로에 들어서자, 반가움에 살짝 웃었다.
“후… 기분이 좋네.”
딜런이 AC 밀란에서 단 2시즌만 있었지만, 이 기간 동안에 그는 기분 좋게 축구를 했었다.
잉글랜드에서의 불명예도 여기서는 흐릿했고, 한참 기량이 올라왔던 시기라서 전성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AC 밀란이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데 역할을 많이 했고, 이탈리아의 컵 대회인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에서는 결승골까지 터트리면서 우승컵도 들어 올리기도 했었다.
그러다 보니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딜런이었다.
딜린이 기분 좋은 듯이 산 시로 경기장을 지켜보자, 옆에 있던 게리 코치가 말을 걸었다.
“딜런? 여기 오면 기분 좋아?”
“네. 그렇죠. 좋은 기억이 많죠.”
그렇게 말하면서도 딜런이 걱정하는 것은…….
“그런데, 오늘 AC 밀란을 상대하러 왔네요. 하하하…….”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팬들을 상대로 이기러 온 것이 마음에 걸리는 딜런이었다.
경기 시작 시간이 되자, 선수들이 플레이어 에스코트들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을 위해 대기하며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딜런의 플레이어 에스코트… 꼬마 아이가 말을 걸었다.
“딜런? 오래간만에 경기에 나오네요? 그런데? 유니폼이…….”
꼬마 아이의 질문에 딜런은 웃으면서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서는 말했다.
“어른들의 사정이란다. 이제는 더 이상 로쏘네리(Rossoneri)가 아니야.”
딜런의 말에 침울해하는 꼬마 아이, 하지만 다행히 옆에 있던 AC 밀란 소속의 미드필더 이사코 그리스(452/453)가 말했다.
“헤이~ 리틀 로쏘네리! 하지만, 저번 시즌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 기억하지? 딜런은 우리가 우승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던 친구야. 그러니, 좋게 생각하자고!”
“네! 알고 있어요. 딜런이 만들었던 그 결승전에서의 골은 정말 멋졌어요.”
이사코의 말에 딜런의 플레이어 에스코트 꼬마는 밝게 웃었고, 딜런도 이사코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웃었다.
시작 시간이 되자, 선수들은 플레이어 에스코트들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였다. 그리고 선수들을 소개할 때, 경기장 사회자가 딜런을 외치자, 엄청난 함성과 박수들이 쏟아졌다.
짝짝짝짝짝!
“딜런~ 오래간만이다!”
“산 시로에 잘 왔다!”
“좋은 경기 하자고~”
최근 2시즌 동안 딜런은 AC 밀란이 영입한 최고의 가성비 선수였다.
200억에 영입한 선수가 팀의 미드필더를 든든하게 받쳐주면서 챔피언스 리그에 올려주고, 코파 이탈리아 우승컵까지 안겨주었던 것이다.
여기에 화끈한 성격으로 다른 팀과의 신경전에서도 항상 선두에 섰던 선수였고 팬 서비스도 좋았기 때문에 팬들은 딜런을 매우 좋아했다.
게다가 웨스트 릴링으로 돌아가면서는 거액인 650억(4,875만 유로)이라는 이적료까지 구단에 안겨주고 간 선수니… 팬들이 안 좋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AC 밀란 팬들의 환호에 딜런은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삐삐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16강의 첫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 초반의 분위기는 무난하게 웨스트 릴링이 약간 우세한 상황이었다. 아무리 로테이션급 선수들이 많이 나왔지만, AC 밀란 선수들의 평균 능력치는 450. 웨스트 릴링 FC가 우세할 수밖에 없는 능력치의 차이가 있었다.
특히, 미드필드에서 딜런은 정말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다.
“헤이~ 브로! 적당히 하지?”
전반 20분 만에 몇 번이나 딜런의 강력한 몸싸움에 시달인 AC 밀란의 델피오 트레비(457/457)가 투덜거렸다. 그러자, 딜런이 가볍게 웃어버렸다.
“크크크, 헤이 브로? 내가 평소에 운동 열심히 하라고 했지? 너무 허약하잖아. 몇 번을 넘어지는 거야?”
“아… 진짜…….”
두 사람은 대화를 하면서도 같이 다녔다. 오늘 델피오의 전담 마크 선수가 딜런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퍽!
“악~”
삐삑~
딜런의 강한 어깨 차징에 델피오가 넘어졌고, 심판이 반칙이라며 휘슬을 불었다.
“아… 정말이지 여기 심판들은 너무 반칙을 잘 줘.”
딜런이 투덜거리며 수비 지역으로 이동하였고, 넘어진 델피오를 팀의 주장인 이사코 그리스(452/453)가 일으켜 주며 말했다.
“방심하지 마. 피지컬은 최고인 녀석이야.”
“주장, 내가 방심하는 것이 아니야. 저 녀석이 정말 더 강해졌어! 우리 팀에 있을 때보다 더욱 잘한다고.”
딜런이 웨스트 릴링에 와서 잠재 능력을 모두 개발했고, 대칸의 감독 스킬 버프까지 받아서 신체 능력치가 많이 상승한 상태.
그는 AC 밀란 시절보다 훨씬 강해진 것이 사실이었다.
“나도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당할 거야?”
이사코의 말에 델피오는 투덜거리면서 일어났다.
전반 33분.
오늘도 안셀모는 적절한 경기 조율로 웨스트 릴링 FC가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이끌고 있었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살펴보다가, 틈을 발견하였다.
펑~
안셀모가 길게 찬 공은 느리지만 정확하게 사이드에 자리 잡고 있던 오마르에게 날아갔다. 오마르는 자연스러운 퍼스트 터치로 바로 공을 컨트롤하면서 들어갔다.
“막아!”
그래서 AC 밀란의 선수들이 빠르게 달라붙자, 오마르는 조금 빠른 타이밍에 크로스를 날렸다.
펑!
낮고 빠른 크로스! 이 크로스를 두고 선수들이 동시에 뛰어올라서 경합을 하였다. 그리고 여기서도 딜런이 강력한 몸싸움을 하면서 공을 먼저 머리로 건드렸다.
“안 돼!”
딜런이 머리로 건드린 공은 정확하게 니클라스를 향했고, 니클라스도 머리로 다시 헤딩슛을 하였다.
철렁!
니클라스의 슛이 결국에는 AC 밀란의 골망을 흔들었다.
“좋았어!!”
“니클라스 아주 좋았어! 정말 좋은 슛이야!”
“아주 잘했어!”
니클라스의 골에 벤치에 있던 코치들이 환호하였다. 그리고 대칸은 실시간으로 양 팀 선수들의 상태를 보며 생각했다.
‘경기 시작부터 AC 밀란은 주전 선수 몇 명에게 휴식을 주었고, 선수들의 능력치는 우리 팀이 시작부터 좋았다. 그런데 경기 도중에 체력이나 컨디션까지 우리 팀이 좋다. 여기에 선취골이 터졌으니…….’
큰 문제만 없다면 질 수가 없다는 견적이 대칸의 머릿속에 나왔다.
후반 22분.
이번에도 딜런이 미드필드에서 영향력을 많이 보여주었다.
“아~ 딜런! 적당히 하자! 너! 너무 거칠어!!”
델피오는 여전히 딜런에게 투덜거렸고, 딜런은 여유롭게 말했다.
“야~ 이 정도면 봐주는 거야. 진심으로 봐주는 거다.”
“…….”
딜런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느낀 델피오는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펑~
미드필드 지역에 공이 올라왔다. 그리고 델피오는 딜런을 의식하며 뛰어올랐고, 딜런도 공을 차지하기 위해 뛰었다.
“윽!”
하지만, 여기서도 델피오는 딜런의 거친 움직임에 밀렸고, 딜런이 머리로 먼저 공을 건드렸다.
“나이스!”
딜런의 헤딩 패스를 받은 막시는 사이드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침착하게 막아!”
주장인 이사코의 지시에 AC 밀란 선수들이 막시를 막으려 했지만.
타… 탁!
헛다리짚기로 가볍게 제치고 들어가서는 중앙으로 크로스를 연결하였다. 그리고 그 패스는 나사로의 머리까지 정확하게 날아왔다.
‘기회다!’
나사로가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골망을 흔들었다.
“하… 하…….”
지친 기색이 가득한 AC 밀란의 주장 이사코는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 그중에서도 딜런을 보면서 부러워하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녀석… 좋은 팀에서 잘 살고 있네.’
사실, 이사코는 냉정하게 AC 밀란은 여기까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단은 딜런을 비롯한 주요 선수들을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서 팔아먹었고, 이번 시즌은 유망주들을 키우는 탱킹 시즌이 확실했다.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올라온 것도 운이 좋은 상황, 그러다 보니 웨스트 릴링 FC에 지는 것도 그렇게 분하지 않았다.
이런 타이밍에 팀에서 팔려갔던 딜런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자,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뿌듯함까지 느껴졌다.
후반 30분.
대칸은 선수 교체에 들어갔다. 2:0이었지만, 경기 내용에서 이미 많이 기울었기 때문에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교체 대상 선수에는 당연히 딜런이 포함되었다.
딜런이 교체되어 나갈 때, 산 시로의 많은 관중들, AC 밀란의 팬들이 일어났다. 그리고 박수를 쳤다.
짝짝짝짝.
딜런이 이제는 AC 밀란의 소속이 아닌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가 되었지만, 팬들은 여전히 딜런을 존중해 주었던 것이다.
“딜런! 거기서 잘하고 있다!”
“저번 시즌! 고마웠다!”
“웨스트 릴링에서 잘해라~”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AC 밀란의 팬들도 이번 시즌이 탱킹 시즌이라는 것을 알았고, 이번 경기에 로테이션급 선수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그들도 경기 결과에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팀의 경제적인 사정에 의해 이적했던 딜런이 잘하자 박수를 쳐주었던 것이다.
원정 경기에서 예전 소속 팀의 팬들의 박수를 받자, 딜런은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원정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서는 경기장에서 퇴장하였다.
딜런이 들어오자, 제이든 코치가 말을 걸었다.
“딜런? 너 제법 여기서 잘했나 봐? 팬들이 너 엄청 좋아하네?”
딜런은 관중석을 채우고 있는 AC 밀란의 팬들을 보며 말했다.
“여기도… 축구만 잘하면 다들 좋아해 주더라고요. 정말 좋은 팬들이에요.”
딜런의 말에 제이든 코치가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삐삐삑~
심판의 종료 휘슬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16강의 AC 밀란과 첫 번째 경기는 2:0으로 웨스트 릴링 FC가 승리하였다.
딜런은 경기를 마치고 AC 밀란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델피오~ 오늘 고생했지?”
딜런의 말에 델피오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 오늘 너 때문에 병원 가야 할 것 같다. 그러니 치료비 내놔!”
“크크크, 청구해. 우리 에이전트가 처리해 줄 거야.”
그러고는 악수를 나누면서 농담을 나누었다.
“이사코 주장! 오늘 고생 많았어요.”
딜런의 말에 이사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그래, 네가 가고 주전급 선수들 몇 명 빠지니… 너무 힘들다.”
“그래도 주장은 AC 밀란의 프랜차이즈 선수니, 계속 팀을 지켜야죠.”
이사코는 딜런과 주먹을 맞대고서는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딜런은 경기장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치며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팬들은 딜런에게 환호를 해주었고, 딜런은 그런 팬들의 반응에 축구 선수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