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화
* * *
“아이고… 아이고…….”
웨스트 릴링에 있는 적당한 규모의 집. 그 집에 있는 침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은 바로 축구광이었다.
축구광은 이번 시즌에 방송을 일부 포기하고 웨스트 릴링에 거주하면서 웨스트 릴링 FC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감기 몸살이 걸려서 이번 경기! 아주 중요한 경기인 리그 컵 준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를 참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경기 시간이 점점 다가왔다.
“으…….”
축구광은 간신히 일어나서는 감기약과 죽을 먹고서는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방송도 시작하였다.
“으… 안녕하세요. 청자 형님들… 오래간만이네요. 축구광입니다.”
축구광이 힘든 기색으로 방송을 켜자, 시청자들이 바로 들어왔다.
- 축구광 하이다~
- ㅎㅇㅎㅇ
- 오래간만이네~
- 근데… 아프냐?
- 아픈 것 같은데?
시청자들이 그를 걱정해 주자, 축구광은 웃으며 말했다.
“하하… 오늘 제가 감기 몸살이 조금 있습니다.”
- 아~ 그래서 집에서 방송 켰구나.
- 오늘 조금 있으면 웨스트 릴링이랑 맨유 리그 컵 준결승인데…….
- 10,000원 후원, 축구광이 응원 못 갔네?
- 10,000원 후원, 여전히 불쌍하구나! 축구광…….
- 10,000원 후원, 힘내라 축구광
그리고 시청자들의 후원 러시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 금액을 보며 축구광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렇다고 이렇게 다들 후원을 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 하하하!”
- 역시, 축구광 금융 치료 들어가니 얼굴이 피죠?
- 아픈 게 대수냐! 돈 주면 치료되지!
- 역시 수금박사~ 수금박사~ 금수박사~ 금수박사~
- 프로 방송인 축구광 입금되자, 바로 회복하다!
축구광이 아픈 몸으로도 밝게 웃으면서 멘트를 하였다.
“그래서! 오늘은 잠시 인사하려고 들어왔습니다.”
- 그래, 오래간만에 축구광 중계 보자.
- 그래도, 요즘은 사람 같아졌던데.
- 같이 축구 보면서 중계 ㄱㄱ
“아, 오늘 제가 몸이 안 좋아서… 중계는 힘들 것 같습니다.”
축구광의 반응에 시청자 중에 평소에 후원을 많이 했던 회장급인 사람이 말하였다.
- 10,000원 후원, 혹시 후원하면 중계 가능?
“에? 회장님이? 그게…….”
축구광이 머뭇거리는 사이에 방의 분위기가 확 변하였다.
- 큰 거 오나?
- 회장님 클래스 보여줄 듯
- 회장님! 제발 축구광 중계하게 해주세요.
- 아님 작은 건가? ㅋㅋㅋㅋ
그리고 후원 메시지가 올라왔다.
- 1,000,000원 후원, 중계 갑시다.
“아이고 회장님! 이런 부족한 저에게 이런 거금을… 감사합니다.”
축구광이 밝은 표정으로 웃으면서 인사를 하였다.
- 와… 진심… 이게 금융 치료인가?
- 죽던 애가 살아나네. ㅋㅋㅋㅋㅋ
- 중계 가자!
- 1,000,000원 후원, 아무래도 추가금이 필요한 거 같아서 더 드림.
두 번째 후원까지 터지자, 축구광이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외쳤다.
“이렇게까지 회장님이 저를 후원해 주시는데! 제가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청자 형님들과 함께! 웨스트 릴링 FC와 맨유의 경기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축구광은 팬들과 함께 웨스트 릴링 FC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리그 컵 준결승 경기를 같이 보기로 하였다.
축구광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하자, 먼저 경기장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다들 아시겠지만, 리그 컵 준결승은 홈경기와 원정 경기, 두 번을 붙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레포드에서 경기가 열립니다.”
그다음에는 웨스트 릴링 FC의 선발 선수 명단을 보고 설명하였다.
FW : 보리스 란 파헤크(510/494)―오사마 샤리아(506/476)
LMF : 나사로 오돈(479/465), RMF : 니클라스 드레(464/490)
MF : 로카 파스트(469/453)―마크 보셀(473/445)
LWB : 이가람(484/470), RWB : 아브론 막시(453/439)
DF : 대니얼 보얀(474/???)―아메이 레로이(462/434)
GK : 디비드 토비(474/449)
“보리스 선수와 오사마 선수가 투 톱이며, 나사로, 니클라스, 로카, 마크 선수가 미드필더네요. 그리고 포백은 이가람, 막시, 대니얼, 아메이 선수가 자리 잡고 있으며, 디비드 토비 선수가 골키퍼입니다.”
- 아… 에드워드 없네. 졌다.
- 보리스가 있잖아.
- 보리스가 나왔으니까 진 거지. 에드워드가 훨씬 잘함.
- 뭐라고? 바르셀로나의 영웅이었던 보리스 몰라? 에드워드가 보리스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음.
- 응~ 지는 태양 저리 꺼지셈
채팅 창에서 보리스와 에드워드를 두고 싸우자, 축구광이 단호하게 말했다.
“싸우지 마세요. 두 선수 모두, 웨스트 릴링의 에이스입니다. 채팅 창 어지럽히면 강제 퇴장입니다.”
축구광은 일단 채팅 창을 정리하였다. 축구광이 보기에는 이 선발 멤버들이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에드워드 선수가 안 나오고 딜런 선수와 데니스 선수가 빠졌네요. 그래도 그 외 선수들은 모두 준수합니다.”
- 대칸 감독 아직 정신 못 차렸죠? 명장 놀이 중이네요.
- 박싱데이 때, 그렇게 로테이션 돌리다가 혼나더니… 아직도 로테이션인 듯?
- ㅋㅋㅋㅋㅋ 지금 프리미어 리그 1위 감독한테 훈수하는 중임?
- 축알못들 지리네. 대칸 감독은 신이고 무적이다! 건드리지 마라!
“우리 대칸 형님 건드리는 것도 강퇴입니다! 여기는 웨스트 릴링 FC 응원 방입니다. 그러니, 분탕 거절합니다.”
축구광은 오래간만에 접속해서 한참 동안 분탕들을 강퇴하였다.
채팅방이 진정되자, 축구광은 바로 맨유 선발진을 확인하였다.
“자, 맨유 선발진입니다.”
FW : 데이선 번(481/481)
RWF : 미첼 쉐라(475/475), RWF : 플로리안 슈트라우스(471/471)
RMF : 이안 알렉세바(487/487), LMF : 모리츠 바워(472/473)
MF : 스테픈 타일러(481/483)―벵상 라만(464/464)
DF : 라자 보르나우(486/487)―니클라스 고메즈(492/494)―디보크 스빌라스(474/474)
GK : 손드레 라르센(475/475)
“맨유도 데이선 번을 비롯해서 이안, 모리츠, 스테픈, 라자, 니클라스, 디보크까지 아주 화려한 멤버들이 선발로 나왔네요. 다만.”
축구광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타이더스 선수가 부상이죠? 오늘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 그래도 멤버 정말 좋다.
- 그런데? 리그 4위 실화냐?
- 이번 시즌 다른 팀들도 미쳤음. 웨스트 릴링, 맨시티, 첼시, 리버풀 전부 다 잘함.
- 타이더스가 빠지면 힘이 없던데… 과연?
“올드 트레포드 원정에서 웨스트 릴링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제발 승리하기를 바라는데… 맨유 멤버들도 무섭네요.”
양 팀 선수들에 대해서 축구광이 시청자들과 대화하는 사이에 경기가 시작하였다.
삐삑~
“경기 시작합니다. 다들 같이 보시죠.”
축구광은 긴장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았다.
경기는 정말 흥미진진했다.
“아~ 정말 경기 재미있네요. 양 팀이 모두 스피드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힘 싸움도 대단하네요.”
- 린정~
- 요즘 EPL 경기 수준이 너무 높은 거 같음. 다들 너무 잘함.
- 모든 EPL 팀들의 미드필더들의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 그런데 웨스트 릴링은 솔직히 반칙으로 우위 잡는 거 별로임. 딜런이나 나사로, 마르크, 로카까지 전부 거칠게 수비함
- 잉글랜드 축구 거친 거 모름? 축알못이 지랄하네.
- 쓰레기 같은 선수들 전부 꺼졌으면…….
“아! 채팅 창! 그만 싸우세요! 그리고 웨스트 릴링 비판하면 강퇴입니다!”
축구광은 제대로 중계도 못 하고 채팅 창 관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 1,000,000원 후원, 저 때문에 아프신데 중계하면서 분충들 관리하느라 고생하십니다.
“아이고~ 회장님 또 이렇게 큰 도네를!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후원해 주시는데 안 아픕니다! 괜찮습니다!”
축구광은 진짜 금융 치료가 되었는지, 활짝 웃으면서 방송을 계속 진행하였다.
묘하게 지켜지던 균형을 깬 선수는 마크였다.
“마크 선수, 공을 잡습니다. 패스가 일품인 선수죠.”
축구광의 설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크는 아주 결정적인 스루패스를 날렸다.
“마크 선수이 패스! 아주 멋집니다. 맨유 선수들 사이를 지나 정확하게 보리스 선수에게 스루패스로 연결됩니다.”
축구광이 흥분해서 보리스의 움직임을 보며 외쳤다.
“보리스! 보리스! 보리스!! 더 들어갑니다! 보리스!! 그리고 슛~”
보리스가 때린 슛은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아~ 보리스 선수가 골을 성공시킵니다! 역시 보리스! 역시 웨스트 릴링! 웨스트! 웨스트! 웨스트! 릴링! 릴링!!”
축구광은 보리스의 골에 신이 나서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환호하였다.
- 와… 보리스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네.
- 오늘 1슈팅 1골이다. 이게 보리스의 클래스다! 축알못들아 에드워드랑 비교하지 마라!
- 클래식한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이런 골은 당연히 넣어야지! 그것보다 마크의 패스가 죽여줬다.
- 정말, 마크 패스 좋은 듯… 솔직히 피지컬이 떨어지는 미드필더인데, 이런 킬 패스 한 번으로 경기를 바꿔버리는 능력이 있는 선수다.
- 보리스랑 에드워드 비교하지 맙시다. 두 선수다 월클급 재능러들입니다.
축구광은 한참 환호하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말했다.
“제가 말했죠? 오늘 마크 선수 분위기가 좋다고? 그리고 보리스 선수가 하나 크게 할 거라고 분명 말했죠?”
- 축구광아… 너 아까는 오사마랑 나사로도 분위기 좋다고 했어.
- 모든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며?
- 다 좋다고 하니, 누구라도 활약하면 맞는다는 논리 대박이네. ㅋㅋㅋ
- 역시, 어거지 축구광이다!
시청자들의 말에도 축구광은 계속 흥분한 상태로 말했다.
“웨스트 릴링 FC가 첫 골을 넣었으니, 이제 경기 운영이 조금 편해질 겁니다. 그만큼 맨유는 더욱 조급하게 움직이겠지요.”
그리고 시계를 확인하고 말을 더했다.
“이제, 후반 10분입니다. 웨스트 릴링 FC, 경기를 조율할 선수를 투입하지 않을까요?”
축구광의 예측이 오래간만에 맞았다. 중계 화면에서는 안셀모와 딜런이 교체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네, 나사로 선수의 자리에 딜런 선수가! 니클라스 선수를 대신해서는 안셀모 선수가 들어갑니다! 박투박 미드필더인 딜런과 경기 조율이 가능한 안셀모가 동시에 투입되네요. 웨스트 릴리 FC, 경기 제대로 굳히겠다는 계산입니다!”
- 딜런과 안셀모 투입 개 지린다.
- 역시, 잘하네. 대칸 감독 축신이야. 축신!
- 그래 웨스트 릴링! 맹구 다 털어버리자!
- 도저히 참을 수 없군요! 이제부터 여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갤러리입니다!
축구광은 다시 더러워진 채팅방을 보면서 말했다.
“오늘 추방은 영구 추방입니다. 그러니, 적당히 하세요. 도배하거나 어그로 끌거나 사고 치면 바로 밴합니다!”
그리고 축구광은 경기 중계를 하다 말고 한참 동안 분탕러들을 강퇴하기 시작했다.
축구광이 분탕들과 씨름하는 동안에도 웨스트 릴링 FC의 찬스가 돌아왔다.
- 축구광! 빨리 화면 봐. 딜런!
- 딜런!! 딜런!!
- 딜런~ 들어간다 딜런!
- 딜런!
축구광은 채팅 창을 보고 바로 중계 화면을 보았다.
“어라~ 딜런 선수 돌파하네요! 딜런!”
미드필더에서 공을 잡았던 딜런이 혼자서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들어가자, 그 추진력을 기반으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하였다.
“딜런! 슈~웃!”
딜런의 중거리 슛은 아쉽게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그런데, 그 공을 향해 오사마가 달려가서 발을 들이댔다.
“오사마~ 슛! 골입니다! 오사마! 오사마! 오사마!! 그라운드의 왕족! 오사마의 골입니다! 웨스트 릴링이 리그 컵 준결승에서 그것도 올드 트래포드에서! 2:0으로 앞서갑니다!”
축구광은 한참 동안 웨스트 릴링 FC의 활약에 환호하였다. 그리고 그런 축구광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많이 웃었다.
- 와… 저 축구광이 아프다고 집에 있던 축구광 맞나요?
-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로 치료된 듯요.
- 금융 치료에 축구 치료가 최고네.
- 축구광은 정말 BJ 이름 잘 지었네.
시청자들의 채팅에도 축구광은 여전히 흥분한 상태로 외쳤다.
“웨스트 릴링! 올드 트래포드에서 거함! 맨유를 침몰시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리그 우승, FA 컵 우승, 리그 컵 우승, 챔피언스 리그 우승까지! 쿼드러플 갑시다! 웨스트 릴링!!”
축구광이 환호하면서 웨스트 릴링 FC의 리그 컵 준결승 경기를 계속 중계하였고, 이 경기는 2:1로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로 종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