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8화
【 박싱데이 】
올해도 박싱데이가 돌아왔다.
12월 26일, 프리미어 리그 19차전, 아스날 FC
12월 28일, 프리미어 리그 20차전, 레스터 시티 FC
1월 1일, 프리미어 리그 21차전, 첼시 FC
1월 4일, FA 컵 3라운드, 밀월 FC
1월 7일, 리그 컵 준결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대칸은 일정표를 확인하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이게 박싱데이지! 일정도 더럽지만, 하필 붙는 팀들이 여기서 이러네!”
예전만큼의 명성은 아니지만, 여전히 프리미어 리그에서 무시할 수 없는 아스날과 레스터 시티, 그리고 첼시가 또 여기서 나왔다.
“밀월전은 쉬어가는 경기겠지만, 그다음이 맨유네.”
일정도 미쳤지만, 붙는 팀들도 성가신 팀들이 가득한 빅싱데이 일정이었다.
훈련장.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을 때, 대칸과 플램 수석 코치 그리고 케빈 전술 코치는 마지막 경기 체크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급하게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이번 아스날전 선발 멤버를 조금 변경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2일 뒤 경기인데, 선발 멤버들이 변경되어야 했다. 그 이유는 훈련 도중에 대니얼이 무릎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노란색 부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빼줘야지.’
“네, 선발 선수들 다시 검토하시죠.”
그리고 대칸과 플램 수석 코치, 케빈 전술 코치는 경기 출전 선수들을 확인하였다.
프리미어 리그 19차전, 아스날 FC
FW : 보리스 란 파헤크(502/494)―나사로 오돈(471/465)
LMF : 오마르 코라지크(448/469), RMF : 마이클 그린우드(470/453)
MF : 로카 파스트(461/453)―마르크 헤닐라(456/467)
LWB : 콴토 그레비사노(420/435), RWB : 조지 퓨커(452/493)
DF : 아펠레스 네이토 올리버즈(448/475)―대니얼 보얀(466/???)
GK : 디비드 토비(466/449)
프리미어 리그 20차전, 레스터 시티 FC
FW : 줄리오 자코민(439/446)
LWF : 토니뉴 크로스(444/422), RWF : 마리오 쉐퍼(460/472)
MF : 마그레트 젠슨(442/461)―카마인 피오렌트(426/451)
DM : 조나스 웨비(457/449)
LWB : 예세 요로넨(433/473), RWB : 알리 오툰(368/365)
DF : 앤드류 우드워드(459/443)―노인찬(441/445)
GK : 제가르 가보스키(413/428)
프리미어 리그 21차전, 첼시 FC
FW : 에드워드 바커(510/488)―오사마 샤리아(498/476)
LMF : 마이클 그린우드(470/453), RMF : 마크 보셀(465/445)
MF : 딜런 덱스터(485/465)―마르크 헤닐라(456/467)
LWB : 이가람(476/470), RWB : 론 윌서(447/421)
DF : 잭 윌서(460/431)―데니스 케스트너(494/488)
GK : 디비드 토비(466/449)
19차전부터 21차전까지 짧은 간격에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대칸과 코치들은 이미 모든 선발 선수들을 결정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대니얼의 부상으로 인하여 아스날전 센터백 교체가 필요했다.
“아스날전 센터백에는… 데니스 선수를 투입해야겠네요.”
“그러면, 데니스 선수가 아스날전과 첼시전까지 두 경기를 소화해야 되네요.”
“어쩔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아스날전에서 우세하면 빨리 교체해 주면서 체력 관리해 줘야죠.”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박싱데이! 박싱데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했다. 저번 시즌에서도 웨스트 릴링 FC가 박싱데이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리그 후반기에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두꺼운 스쿼드! 여기서 활용해 보시죠.”
그렇게 대칸의 웨스트 릴링 FC는 박싱데이를 준비하였다.
* * *
프리미어 리그 19라운드 아스날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는 아스날 홈 팬들과 웨스트 릴링 원정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80% 이상이 아스날 팬이었고, 웨스트 릴링 팬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다 죽어버려~ 북부 촌놈들아 꺼지라고!”
“웨스트 릴링 자식들아 꺼져라~”
“빗치! 쓰레기 녀석들아~”
아스날의 과격한 팬들은 웨스트 릴링 원정 팬들을 위협하였다. 다행히, 경찰이 줄을 세워 경계를 지키고 있어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웨스트 릴링 FC의 팬들이 위축되기를 바라며 과격하게 행동하였던 것이다.
점점 리그가 진행되면서 웨스트 릴링은 1위를 계속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아스날의 상황은 달랐다. 6위에서 9위를 오가며 격렬하게 순위 경쟁을 하였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도 승점 1점이라도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팬들은 그런 절박한 심정에 응원이 더욱 과격해졌다.
웨스트 릴링의 팬들, 특히 열혈 서포터즈들은 그런 아스날 팬들의 위협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그리고 팬들은 열심히 응원가를 불렀다.
“West~ New era~ winds from~ the West liling~”
“West West West~ Break Everything~”
“Win! Win! Win! Win!”
“Only Victory on the way to West liling~”
열혈 서포터즈의 한 명인 축구광도 열심히 응원가를 부르며, 웨스트 릴링이 승리로 저 거친 거너스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기를 바랐다.
그 시간에 대칸은 라커룸에서 아스날 선발 선수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선수들의 평균 능력치는 440대.’
이 정도 전력이면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 진출을 다투는 것이 정상인 수준이었다. 비록 이번에 수비진을 강화하기는 했었다.
‘그러나, 우리 팀의 상대는 아니지!’
대칸은 마음 편하게 경기에 들어갔다.
전반 29분.
[로카 파스트 선수! 공을 받습니다.]
디비드 골키퍼가 쳐준 공을 로카가 받았다. 그리고 로카는 적당한 위치에 있었던 마이클에게 패스하였다.
[마이클 선수 공을 잡습니다. 그리고 들어갑니다.]
마이클은 좋은 위치로 치고 들어갔다. 그사이에 아스날의 미드필더들이 막아섰지만.
‘이 정도는 쉽지!’
아스날의 미드필더들이 마이클을 막을 수는 없었다.
[마이클~ 몸싸움을 버티면서 들어갑니다. 그리고 크로스~]
마이클이 날린 크로스는 중앙을 향했고, 나사로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적한 아스날의 새로운 주장 로리츠 J. 린드(470/470)의 견제를 받으면서 뛰었다. 그러다 보니 나사로는 헤딩에 실패했고, 로리츠도 같이 실패했다. 그리고 공은!
[보리스~ 보리스!! 슛~]
흘러나온 공을 보리스는 바로 발리슛으로 연결하였다.
철렁~
[보리스의 멋진 발리슛입니다! 아주 시원하게 아스날의 골문을 뚫어버립니다. 전반 30분에 웨스트 릴링 FC가 선취골을 터트립니다.]
보리스의 첫 골 이후에도 웨스트 릴링 FC는 계속 우세했다.
[아~ 오늘 마이클 선수 정말 좋은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아스날의 미드필더들이 막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로카~ 여전히 대단합니다. 이 선수 31세인데… 활동량은 20대 초반 선수 같습니다.]
[마르크 선수도 하하하! 아스날 선수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느껴지네요. 저 엄청난 피지컬과 거친 몸싸움은… 상대하기 정말 싫죠.]
강력한 미드필더를 기반으로 아스날은 제대로 힘을 못 썼다. 그런데.
“…….”
대칸은 조심스럽게 시간을 확인하였다.
‘후반 20분… 그런데 스코어는 여전히 1:0이네.’
웨스트 릴링 FC가 여전히 우세했지만, 스코어는 1:0이었다. 첫 골 이후에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아~ 아스날 수비 끈질깁니다. 아주 끈끈한 수비를 보여주네요.]
캐스터의 말대로 아스날은 아주 좋은 수비로 웨스트 릴링 FC의 추가 골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다.
[아~ 역시, 레알 출신이라는 말이 나오네요. 로리츠 선수 오늘 수비가 대단합니다.]
이번 시즌에 레알에서 영입한 로리츠 J. 린드(470/470)는 베테랑답게 안정적이고 든든하게 수비진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센터백 파트너인 제이콥 선수도, 왜! 그가 덴마크의 새로운 센터백이라 불리는지, 아스날이 무려 650억을 주고 영입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오늘 수비가 아주 견고합니다.]
덴마크의 떠오르는 신인, 제이콥(442/481)도 좋은 피지컬을 기반으로 로리츠의 지시에 따라 좋은 수비를 보여주었다.
[보리스 선수~ 아 이번에도 로리츠 선수가 패스를 커트합니다.]
특히, 레알 출신이었던 로리츠는 바르셀로나에서 자주 만났던 보리스의 플레이 특징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도록 두지 않았던 것이다.
[오늘 로리츠 선수가 정말 좋은 수비를 보여줍니다.]
이런 압도하면서도 추가 골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 대칸은 답답했다. 아무리 전력 차가 나더라도, 이 타이밍에 한 골을 먹으면… 무승부나 역전패도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감독님, 후반 25분입니다. 교체를 해야 하는데요?”
케빈 전술 코치의 말에 대칸은 머리가 아팠다. 오늘 경기에 나온 선수 중에 마이클과 마르크 그리고 데니스는 6일 뒤에 있는 첼시 FC와의 경기에서 선발 선수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마이클 선수와 마르크 선수는 예정대로 헤소 선수와 딜런 선수로 교체하겠습니다.”
마이클을 헤소 포르셀(413/472)로 교체하고 마르크는 딜런 덱스터(485/465)로 교체하는 것은 예정된 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데니스를 콴토 그레비사노(420/435)로 교체하기로 되어있었는데……. 대칸은 바로 결정하지 못하였다.
“데니스 선수의 교체는 어떻게 할까요?”
대칸은 이 타이밍에 칼슨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슈퍼백업인 칼슨이 일주일 부상이 있어서 이번 박싱데이 경기들에는 투입이 안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만약 칼슨이 있었다면 1점 차라도… 후보들로 교체했을 건데.’
대칸은 고민하다가 결정하였다.
“일단, 남은 교체 한 자리는 두고 보시죠.”
그렇게, 대칸은 일단 마이클과 마르크만 교체해 주었다.
[웨스트 릴링 FC가 선수 교체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아스날도 마찬가지로 선수 교체를 하네요.]
[아~ 그런데 웨스트 릴링 FC는 로테이션급 선수를 한 명 투입하며 힘이 빠지는 교체지만, 아스날은 더욱 공격적인 교체입니다. 공격수들을 더 집어넣었어요.]
[과연? 이 교체가 경기에 영향을 어떻게 줄까요?]
그러다 보니, 아스날은 공격을 하고 웨스트 릴링 FC는 자연스럽게 수비적인 포지션을 잡게 되었다.
‘아… 이거 데니스를 교체할 수가 없는데.’
그러다가 결국, 대칸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세 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였다.
[경기 끝났습니다. 웨스트 릴링 FC가 아스날의 홈구장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둡니다.]
경기는 승리로 끝났지만, 대칸은 데니스의 체력이 20%까지 떨어진 것을 보고서는 한숨이 나왔다.
‘아이템을 사용해서라도 체력 회복에 집중해야겠네.’
대칸은 아이템을 사용해서 데니스의 체력을 회복시키겠다고 결심하였다.
다음 날, 회복 훈련 시간.
대칸은 회복 훈련에 임하고 있는 데니스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체력 회복제(R)를 하나 꺼내어 권유하였다.
“데니스 선수. 음료 한잔하시고 훈련하시죠.”
하지만, 데니스는 웃으면서 거절하였다.
“감독님 감사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이 주는 음료수는 마시지 않습니다.”
“네?”
대칸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당황했고, 데니스는 여전히 웃으면서 말했다.
“감사하지만, 다른 선수에게 주시죠. 저는 다른 선수가 주는 음료나 음식은 안 먹습니다. 이것도 루틴이거든요.”
“…아… 네…….”
루틴이라는 말에 대칸은 ‘체력 회복제(R)’를 다시 주머니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돌아서면서 생각했다.
‘아… 이러면 첼시전에 데니스의 체력이 많이 부족할 것 같은데.’
대칸은 그렇게 첼시전을 걱정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