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화
라커룸.
“잘했어~ 다들 잘했어!”
“후반전에도 좋은 분위기 이어가자!”
“자~ 다들 음료 마시면서 후반전 준비하자.”
코치들과 트레이너들이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체력 회복을 도왔다. 그리고 그동안에 대칸은 플램 수석 코치와 케빈 전술 코치와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후반전을 시작하기 전에 선수 교체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칸의 말에 케빈 전술 코치는 바로 자신의 수첩에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딜런 선수와 오사마 선수가 두 경기 연속 출전했더니, 체력 문제가 관찰됩니다. 두 선수 교체하겠습니다.”
대칸의 빠른 선수 교체 결정에 플램은 의견을 하나 내었다.
“그러면,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로 교체할까요? 아니면 준비한 작전을?”
플램의 말에 대칸은 미묘한 웃음을 지었고, 플램과 케빈은 대칸이 준비한 작전을 기억하며 같이 웃었다.
[자, 후반전 시작을 위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두 명의 선수를 교체했습니다.]
[딜런 선수를 대신해서 마르크 선수가 들어오네요. 그리고 오사마 선수의 자리에는 칼슨 선수가 들어옵니다.]
[예상하지 못한 교체입니다. 딜런 선수의 자리에 마르크 선수가 들어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예상이지만, 오사마 선수는 공격의 한 축인데, 공격 자원이 아닌 수비 자원인 칼슨 선수가 들어오네요.]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 교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경기로 보시죠.]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 교체에… 첼시 선수들은 처음에는 크게 무언가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미드필더 싸움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예상만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칼슨의 움직임은 완전 달랐다.
‘어라… 뭐야? 맨 마크?’
칼슨은 첼시의 핵심 중에 한 명인 페트르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칼슨 선수, 페트르 선수의 마크를 지시받은 것 같습니다.]
[페트르 선수 난감한 표정이죠. 이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 합류한 페트르 선수는 칼슨 선수의 맨 마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까요?]
[칼슨 선수의 집중 마크는 프리미어 리그 강팀이라면 한 번씩 당했던 전술입니다. 귀찮기로 유명하지만, 대부분 팀들은 그래서 대책을 가지고 있긴 한데, 페트르 선수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칼슨이 달라붙자, 페트르가 처음에는 귀찮게만 생각하다가… 점점 짜증이 났다. 그리고 그런 그의 마크 때문에 첼신 선수들은 페트르에게 패스를 하지 않았고, 경기는 어느새 10:10처럼 진행되었다.
칼슨의 맨 마크가 처음 나왔을 때는 당황한 팀들이 많았다. 하지만, 경험치가 쌓이면서 어느 정도 대응책을 모든 팀들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칼슨의 맨 마크의 단점은 역시, 시간제한이 있다는 점이었다. 칼슨이 가진 ‘신의 축복(L)’ 스킬의 효과가 끝나면, 그의 맨 마크 효과도 끝나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많은 팀들이 칼슨의 체력이 떨어지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칼슨의 스킬 효과가 남아있는 기간에는 칼슨과 마크당하는 선수를 제외한 10:10으로 경기를 하다가, 짧게는 30분… 길게는 50분 정도가 지나면 칼슨의 맨 마크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에 경기를 계속 진행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래서, 칼슨의 맨 마크 전략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후반전 한정… 상대편의 틈을 만들 수는 있다.’
대칸은 칼슨의 시간제한 내에 경기에서 앞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칼슨을 투입하였다. 그리고 칼슨에게 ‘이번 경기 MVP(L)’ 스킬을 사용하였다.
[칼슨 선수에게 ‘이번 경기 MVP(L)’ 스킬을 사용합니다.]
[칼슨 선수의 능력치가 개인기 +2, 일대일 마크 +1, 패스 +2, 대담성 +1, 수비 위치 +1, 시야 +2, 예측력 +1, 집중력 +2, 침착성 +2, 판단력 +1, 균형 감각 +1, 민첩성 +2, 지구력 +2만큼 상승합니다. 컨디션이 한 단계 높아집니다.]
‘칼슨 부탁한다!’
대칸은 칼슨의 ‘신의 축복(L)’과 자신의 스킬인 ‘이번 경기 MVP(L)’가 합쳐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였다.
사실, 페트르는 칼슨의 맨 마크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하였다. 첼시의 입장에서는 페트르에게 칼슨이 맨 마크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페트르는 점점 초조해졌다.
‘하… 진짜~’
페트르는 칼슨이 달라붙어 있었지만, 무리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페트르 선수? 어라… 이건 좀…….]
[무리죠? 너무 뛰어다니네요.]
[이러면 안 됩니다. 저렇게 움직이면 체력 소모가 너무 심해요!]
문제는 이런 페트르의 움직임이 첼시 미드필더진의 균열을 일으켰다는 거였다.
촤악~
[조나스 선수! 패스를 커트합니다.]
그리고 조나스가 주변을 살펴보았을 때,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바로 칼슨에게 공을 패스했다.
[아! 칼슨 선수! 노마크입니다!]
패트르가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오히려 칼슨에게 완벽한 노마크 찬스를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칼슨은 약간 공을 몰다가 편하게 보리스를 겨냥하고 롱패스를 하였다.
펑~
칼슨의 롱패스! 그 순간 ‘신의 축복(L)’ 스킬이 밝게 빛났다.
[보리스~ 보리스!]
부정확한 패스였지만, 원 톱이었던 보리스는 공의 궤적을 보고는 빠른 스피드로 공을 아주 적절하게 받아냈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붙어있는 알렌과 강하게 부딪쳤다.
퍽!
[알렌! 몸으로 밉니다.]
그렇지만 보리스는 버티면서 들어갔다. 그리고 골키퍼를 앞에 두고 강력한 슛을 때렸다.
펑~
공을 차는 순간 보리스는 발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이것은 골이라는 느낌이 바로 들었다.
[보리스의 슛~]
보리스가 찬 공은 정확히 골키퍼를 향해갔다. 하지만, 이 무회전 킥은 점점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휘어졌다. 그리고 첼시의 마린코 골키퍼의 손에 닿았지만, 굴절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철렁!
[골~ 보리스 선수의 멋진 골이 이 타이밍에 터졌습니다. 후반 29분에 웨스트 릴링 FC가 앞서가는 골입니다.]
[와… 정말 슛 좋네요. 보리스 선수의 이번 슛은 마지막에 휘어지는 궤적이 너무 좋아서 마린코 골키퍼가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보리스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제공했던 칼슨 선수의 패스도 아주 좋았습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골이 터지자, 첼시의 벤치가 분주해졌다. 그리고 바로 대응을 하였다.
[첼시! 바로 선수 교체를 합니다.]
[아~ 페트르 선수를 빼주네요. 칼슨 선수의 맨 마크 이후에 무리한 플레이가 골로 연결되었다고… 첼시 벤치에서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체력 소모가 심했던 니콜라스 선수도 필리푸스 선수로 교체해 주네요.]
[아지람 선수를 대신해서 마크 메렛 선수가 들어갑니다. 보리스 선수에게 성가신 사냥개를 한 마리 붙일 생각인 것 같습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힘 싸움을 위해 선수들을 교체하는 동시에 보리스를 마크하기 위해서 마크 메렛(448/448)을 투입하였다. 그리고 그가 가진 스킬 ‘귀찮은 사냥개(U)’가 보리스에게 적용되었다.
스킬 : 귀찮은 사냥개(U), 설명 : 전담 마크 선수의 모든 신체 능력치를 1 하락시키고 컨디션을 한 단계 하락시킵니다.
보리스에게 마크 메렛의 스킬이 적용되자, 보리스의 컨디션이 하락하면서 능력치가 많이 낮아졌다. 그래서 대칸도 바로 대처하였다.
[웨스트 릴링 FC도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합니다. 보리스 선수를 교체하네요. 그 자리에 아펠레스 선수가 들어갑니다.]
[이건, 수비에 더 치중하겠다는 겁니다. 웨스트 릴링 FC가 앞서고 있는 이 1골을 지키겠다는 거죠!]
[수비형 미드필더인 아펠레스 선수가 투입되면서 어떤 수비를 보여줄지? 그리고 첼시가 웨스트 릴링 FC를 뚫어낼지가 이제는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대칸의 선택은 플랜 C, 역습을 노리는 수비적인 포지션이었다. 그래서 아펠레스를 투입하고 나사로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수비적인 포지션을 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사로도 미드필드 지역에 거의 머물렀기 때문에 마크 메렛의 전담 마크도 자연스럽게 풀리면서 웨스트 릴링 FC의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
[팽팽한 미드필더 싸움이 이어집니다.]
[첼시! 모든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하지만, 도저히 뚫을 수가 없습니다.]
[아~ 오늘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 왜 이렇게 끈질기게 수비 잘하나요?]
[앤드류 선수! 오늘 거의 미드필더입니다. 데니스 선수에게 수비를 부탁하고 미드필드 지역에서 첼시 선수들을 괴롭힙니다.]
[그리고 아펠레스 선수도… 이 선수도 정말 좋은 재능을 지닌 선수입니다. 아직 21세에 불과한 선수가 이런 노련한 수비라니요?]
[조나스 선수는 기대만큼 잘해주네요. 이 선수 여우입니다. 첼시 입장에서는 영악하게 수비하네요.]
[마르크 선수! 절대 몸싸움에서 지지 않습니다. 거친 탱크 같은 플레이로 반대편 선수들을 괴롭힙니다.]
첼시 선수들이 아무리 공격을 해도 웨스트 릴링 FC의 수비는 뚫리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삐삐빅~
[경기 종료됩니다! 첼시가 추가 시간까지도 아주 매섭게 공격했지만, 웨스트 릴링 FC는 골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1:0, 한 점 차 경기지만, 양 팀 선수들 모든 것을 불태울 정도로 격렬할 경기를 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손에 땀을 쥐는 명경기였어요!]
[웨스트 릴링 FC가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겨갑니다.]
1:0, 승리! 대칸은 결과에 만족하며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독려하였다.
“잘했어~ 아주 잘했어! 모두 오늘 경기 최고였다.”
대칸은 그라운드에서 퇴장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칭찬을 해주었다.
그리고 12월 17일, 스탬퍼드 브리지.
리그 컵 8강전 첼시와의 경기를 위해서 방문한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대칸의 얼굴은 더욱 밝아졌다.
“첼시… 이번 경기 거의 포기네요.”
“네, 선발 선수 중에서 주전급 선수들이 별로 없습니다. 아무래도 4일 전에 우리와 했던 경기 여파인 것 같습니다.”
케빈 전술 코치의 말대로 저번 웨스트 릴링 FC와 첼시 FC와의 리그 경기는 정말 양 팀 모두 불태웠던 경기였고, 그러다 보니 양 팀의 선수들이 대부분의 체력을 소진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웨스트 릴링 FC의 스쿼드는 매우 두꺼웠다.
FW : 에드워드 바커(518/488)―니클라스 드레(464/490)
LMF : 마크 보셀(473/445), RMF : 마르크 헤닐라(464/467)
MF : 로카 파스트(469/453)―안셀모 피사니(452/479)
LWB : 론 윌서(455/421), RWB : 아브론 막시(453/439)
DF : 대니얼 보얀(474/???)―잭 윌서(468/431)
GK : 디비드 토비(476/449)
저번 경기에 교체 투입되었던 마르크를 제외하고는 모두 새로운 선수들이 경기에 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칸은 양 팀 선발 선수들을 확인하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 경기 이기겠죠?”
케빈 전술 코치도 웃으면서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길 수밖에 없는 경기입니다.”
두 사람은 여유롭게 웃었다.
그리고 경기는 역시나 웨스트 릴링 FC가 초반부터 완벽하게 압도하였다. 그리고 경기가 끝날 무렵에 전광판에 이렇게 되었다.
90:00
웨스트 릴링 FC VS 첼시 FC
전반 1 : 0
후반 1 : 0
합계 2 : 0
에드워드 바커 32’
니클라스 드레 78’
추가 시간의 전광판을 보고 대칸은 정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심판이 종료 휘슬을 불었다.
삐삐빅~
그렇게 웨스트 릴링 FC는 첼시와의 연속되는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내면서 프리미어 리그와 리그 컵에서 기분 좋은 질주를 계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