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화
프리미어 리그 2차전, 리즈유나이티드전.
대칸은 이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리즈에 새롭게 부임한 아우렐 감독은 언론에 대칸에 대해서 몇 번 언급하였다. 같은 젊은 감독임에도 큰 성과를 거두고 언론의 집중을 받는 대칸이 마음에 안 들어서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판을 많이 했던 것이다.
‘웨스트 릴링 FC는 에드워드가 없으면 약하다.’
‘대칸 감독? 그의 무능력함을 축구계의 모든 전문가들이 잘 알고 있다. 만약 저번 시즌에 내가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이었다면 리그 우승을 했을 것이다.’
‘그는 럭키맨이다. 운 좋게 좋은 선수를 만나서 성공했다.’
‘몇 년 뒤, 인터넷 방송계로 다시 돌아가는 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축구계에서 다른 감독을 견제하는 자극적인 인터뷰는 자주 있는 편이기는 했다. 그리고 대칸이 이런 공격을 받았던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보통 그 공격은 다음 경기를 위한 심리전이거나, 우승 경쟁 팀일 경우에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아무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언론의 관심이 집중하기 위해서 아우렐 감독은 대칸을 비난하였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칸은 시즌이 개막하면 리즈를 어떻게 부숴줄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경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한 명이 더 있었다.
“감독님? 이번 경기 저 선발인가요?”
경기 며칠 전부터 대칸을 찾아와서 물어본 선수는 바로 마크였다. 리즈유나이티드 출신인 마크는 리즈와의 경기를 제일 기다리고 있었다.
“왜? 경기에서 보여주게?”
대칸의 질문에 마크는 약간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얼마나 대단한 팀에서 제가 경쟁했었는지, 궁금해서요.”
마크의 말에 대칸이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말했다.
“그래, 선발이다. 한번 직접 경기에서 확인해 봐.”
그렇게 마크는 일찌감치 선발이 확정되었다.
앨런드 로드.
리즈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마크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앨런드 로드를 보는 마크의 심정은 복잡 미묘했다.
“오래간만이구나…….”
마크가 오래된 경기장이지만, 위엄이 느껴지는 앨런드 로드의 모습을 오래간만에 보며 감회에 서렸다.
“야? 너희 부모님 집이 이 근처잖아? 그런데 오래간만이야?”
에드워드가 묻자, 마크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냥, 주변에도 오기 싫었어.”
리즈에서 AS 모나코로 갔던 마크가 느꼈던 솔직한 심정이었다.
FW : 오마르 코라지크(448/469)―오사마 샤리아(498/476)
LMF : 우드 포레스트(448/465), RMF : 토니뉴 크로스(444/422)
MF : 딜런 덱스터(485/465)―마크 보셀(464/444)
LWB : 론 윌서(447/421), RWB : 예세 요로넨(469/473)
DF : 노인찬(441/445)―잭 윌서(460/431)
GK : 디비드 토비(466/449)
대칸은 오늘 경기의 선발 선수들을 보고, 리즈의 선발 선수들도 확인하였다.
‘솔직히… 클래스가 차이가 나네.’
리즈 선수들의 평균 능력치는 430대, 팀의 주축인 선수들의 능력치가 460인 것을 생각하면, 무난한 프리미어 리그 중위권 팀이었지만, 웨스트 릴링 FC의 상대는 아니었다.
‘그리고, 오늘 마크가 신경 쓰는 선수가 둘 다 나왔네.’
리즈의 미드필더 선발 선수에는 제센티 차르네키(465/465)와 루카스 데쉬(462/463)가 있었다. 마크가 리즈에 있을 때, 미드필더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두 선수가 모두 선발 명단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경기 시작 전에 대칸 감독을 향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는 리즈유나이티드의 유소년 총괄 감독인 조쉬 감독이었다.
“하하하… 감독님 오래간만입니다.”
조쉬 감독이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말을 걸었고, 대칸은 여유롭게 웃었지만, 말에는 가시가 있었다.
“조쉬 감독님 오래간만입니다. 그런데, 리즈에서는 저랑 웨스트 릴링과 완전 척을 지려고 하는 것 같던데? 이렇게 인사 와도 괜찮으신가요?”
“아… 그게…….”
조쉬는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현재 감독의 성향이 그렇다 보니… 절대 리즈의 입장은 아닙니다. 아우렐 감독의 생각과 성향이 그런 것일 뿐입니다.”
조쉬 감독의 말에 대칸은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리즈의 입장이 아니라니, 다행이네요. 그렇지만 아우렐 감독을 철저하게 박살 낼 생각입니다. 도발에 그냥 넘어가 줄 생각은 없거든요.”
대칸의 말에 조쉬 감독은 아우렐 감독의 미래가 그려져서 안타깝기만 하였다. 그리고 그는 옛 제자인 마크와 에드워드와 잠깐 대화를 하고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삐익~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번 경기도 시작부터 일방적인 웨스트 릴링 FC의 분위기로 경기가 흘러갔다.
퍽!
“악!”
딜런의 움직임에 리즈 선수들이 날아가 버렸다.
삐삑~
심판이 휘슬을 불어, 반칙을 선언하자.
‘아… 재수가 없네.’
이제는 능숙해진 딜런이 심판에게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계속 경기를 하였는데… 리즈 선수들은 딜런으로 인하여 미드필더에서 제대로 된 플레이가 되지 않았다.
“오늘 딜런, 그냥 다 밀어버리네요.”
대칸의 말에 제이든 코치가 웃으며 말했다.
“사실, 리즈 정도면 딜런이 가지고 놀 정도죠.”
이제 딜런은 월드 클래스에 근접한 미드필더, 완성된 피지컬과 정교해진 기술 그리고 본능이 합쳐진 그의 플레이에 리즈 선수들을 꼼작도 할 수가 없었다.
같이 경기에 뛰고 있는 마크는 그런 딜런의 플레이에… 이제는 부러워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지.’
그리고 그 순간에 경기장의 흐름에서 보이는 찬스가 나타났다. 그리고 패스가 오자, 바로 공을 때렸다.
펑~
마크가 때린 패스는 오사마를 향했다. 그러자, 리즈 수비수들은 그의 원터치 패스를 의식해서 골대 앞에 있는 오마르와 사이드로 들어오는 토니뉴를 향해 움직였다. 하지만.
‘하… 날 그냥 둔다고?’
오사마는 마크의 패스를 부드러운 퍼스트 터치로 자신의 영역 안에 머물게 한 다음에 바로 강한 슛을 때렸다.
펑~ 철렁!
전반 13분, 웨스트 릴링 FC가 경기를 압도하다가, 마크의 킬 패스를 받은 오사마의 슛으로 1:0 앞서갔다.
“뭐야! 똑바로 못해! 제대로 붙어서 싸우라고!”
리즈의 아우렐 감독은 괴성을 외치면서 리즈 선수들에게 정신 차리라는 말을 반복하였다. 하지만,
‘기량 차이인데? 정신을 차려서 될 일이야? 전술적으로 커버도 안 되는데?’
대칸이 생각했던 것보다, 아우렐 감독은 더 멍청이였다. 웨스트 릴링 FC와 리즈유나이티드 FC는 동일한 4-4-2 진형, 하지만, 선수들의 평균 능력치는 20이 넘게 차이 났다.
이런 상황에 동일한 진형과 전술이면 그 어떤 명장이 와도 이길 수가 없었다. 전술적인 변화를 줘야 하는데도, 아우렐 감독은 흥분해서 선수들을 질책할 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하… 저런 감독의 말에 신경 쓰고 있었다니, 시간 낭비였네.’
대칸은 아주 약간이라도 신경 쓸 가치가 없는 감독이라는 것을 알았다.
전반 33분.
경기는 이제 웨스트 릴링 FC가 완전히 압도하였다. 특히, 딜런에게 오늘 경기는 자신의 무대였다.
“심판! 반칙입니다!”
제센티가 심판에게 항의했지만, 심판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저렇게 몸으로 미는데? 반칙이 아니라고요?”
딜런의 몸싸움에 리즈 선수들이 심판에게 항의를 해봤지만, 심판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답해주었다.
“오히려, 너희가 적당히 하지? 약간만 부딪쳐도 넘어지는데?”
만약, 리즈가 리드하고 있다면 침대 축구로 오해할 만큼 많이 쓰러지는 리즈 선수들이었다.
마크는 오늘 경기에서 제센티 차르네키(465/465)와 루카스 데쉬(462/463)를 보며 깨달았다.
‘저런 멍청한 선수들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니… 피지컬이 좋긴 해도, 더 강한 피지컬을 만나면 힘을 못 쓰는 선수들이었는데.’
두 선수의 피지컬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더 좋은 피지컬과 기술이 합쳐진 야수, 상위 호환인 딜런을 만나자 힘을 못 썼다.
그리고!
펑~
이번에도 마크의 킬 패스가 터졌다. 리즈의 수비수들 사이를 유려하게 통과해서는 우드 선수의 발에 정확하게 공이 배달되었다. 그리고 우드는 공을 조금 몰고 들어가다, 낮은 크로스를 날렸고, 그 공은!
탕~ 펑! 철렁!
오마르가 받아서 약간 띄우더니 발리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오마르의 골에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즐겁게 골 세리머니를 하였고, 벤치에 있던 대칸 감독과 코치들도 박수를 치며 축하해 주었다.
“오늘, 마크가 패스가 아주 좋네요. 마음에 들어요.”
플램 수석 코치의 말에 케빈 전술 코치가 의견을 더했다.
“마크 선수… 정말 재능이 뛰어나네요. 경기를 보는 시야부터 선수들의 움직임 예측까지, 마지막으로 알맞은 속도의 정확한 패스까지! 아주 완벽하네요. 천재는 다르긴 달라요.”
마크의 칭찬에 플램의 입꼬리가 잔뜩 올라갔다.
그리고 대칸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서 리즈 벤치를 보고 있었다.
“야이~ 머저리들아! 똑바로 못해! 패스하면 아무도 못 막고! 슛을 해도 아무도 못 막아!!”
경기의 흐름이나 선수들의 기량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분하다는 듯이 고함만 지르는 아우렐 감독, 대칸은 그런 그의 모습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기듯이 지켜보았다.
후반전.
리즈는 세 명의 선수를 모두 교체하였다. 공격적인 선수 교체가 있었고 진형과 전술의 변화도 있었지만, 경기 내용은 전반전과 동일했다.
퍽!
“악!!”
딜런이 리즈의 루카스 데쉬 선수를 몸으로 밀어버렸지만, 심판은 이제 더 이상 휘슬도 불지 않았다. 그리고 딜런은 길게 공을 찼고.
펑~
약간 긴 롱패스를 오마르가 받지 못하자, 혀를 차며 혼잣말을 하였다.
“쯧쯧… 에드워드라면 받았을 건데……. 죽도록 뛰어야지! 어린애들이 욕심이 없어… 쯧쯧…….”
하지만, 오마르는 웃으며 좋은 시도라는 의미로 박수를 쳤고, 딜런도 겉으로는 웃으며 박수를 쳐주었다.
그리고 5분 후.
펑~
이번에 날아간 마크의 패스는 오마르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속도로 정확하게 도착하였다.
‘역시, 패스는 딜런보다 마크가 더 좋아.’
그리고 오마르는 기분 좋게 다음 플레이를 이어갔다.
타… 타… 탁!
멋진 팬텀 드리블로 리즈 수비수를 한 명 제친 다음에 슛으로 이어졌다.
펑~
리즈 골키퍼는 몸을 날렸지만, 이번에도 공은 그의 손에서 멀었다.
철렁!
오마르의 두 번째 골이 터지면서 경기 스코어는 3:0, 웨스트 릴링 FC가 압도적으로 리즈를 눌러버렸다.
“…….”
선수 교체도 했고, 진형과 전술에 변화도 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웨스트 릴링 FC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세 번째 골을 넣자, 아우렐 감독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다가, 대칸 감독과 마주쳤는데! 대칸은 여유로운 손짓을 보여주며 웃었고, 그런 대칸의 모습에 아우렐 감독의 분노가 폭발하여 옆에 있는 물병을 발로 차버렸다. 그리고 그 물병이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갔는데…….
삐삑!
주심이 그런 아우렐 감독의 모습을 보고 주의를 주었지만, 그는 더욱 화를 내며 주심에게 따졌고,
“감독 퇴장!”
결국, 그는 퇴장을 당하면서 강제로 그라운드에서 먼저 나갔다.
아우렐 리즈 감독의 퇴장까지 더해지면서 리즈는 더 이상 싸울 힘을 잃었다. 그리고 경기는 5:0으로 웨스트 릴링 FC가 리즈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