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화
【 이벤트전? 】
구단주실.
데이비드와 대칸 그리고 아담이 오래간만에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형님, 이제 리그 개막이 얼마 안 남았군요.”
“그래, 이제 이벤트전 2경기를 하면 시즌이 시작되지.”
대칸의 말에 아담이 웃으면서 말했다.
“이벤트전요? 이벤트전치고는 상금도 크고… 주목도 너무 받는데요?”
웨스트 릴링의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남아있는 경기는 바로 FA 커뮤니티 실드와 UEFA 슈퍼 컵이었다.
“경기는 커뮤니티 실드가 먼저죠?”
데이비드의 말에 대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FA 커뮤니티 실드(The Football Association Community Shield).
프리미어 리그 우승자와 FA 컵 우승자가 겨루는 경기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직전에 열린다.
성적과 연관이 없다 보니 친선경기의 느낌이 많아서 대회의 가치가 높지는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트로피와 자존심이 걸려있는 대결이었다.
올해는 웨스트 릴링 FC가 리버풀 FC와 붙게 되었는데, 양 팀이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 리그 우승 경쟁 팀이었기 때문에, 양 팀 팬들을 비롯한 EPL의 모든 팀과 팬들의 관심은 집중될 것이었다.
“리버풀 상대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 가볍게? 아니면 진지하게?”
데이비드의 말에 대칸이 웃으면서 말했다.
“리그 시작 전에 너무 힘을 빼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평범한 친선경기처럼 대충 할 수는 없겠지?”
여기서 아담이 끼어들었다.
“감독님, 4일 뒤에 바로 UEFA 슈퍼 컵도 있습니다. 그리고 리그 개막도 바로 있고요.”
UEFA 슈퍼 컵(UEFA Super Cup).
이 대회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자와 유로파 리그 우승자의 한판 승부인데, 이번에는 독일 뮌헨에 있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FA 커뮤니티 실드와 비슷하게 성적과 연관이 없었기 때문에 무게감 있는 친선경기 같은 느낌의 대회였다.
그리고 이번에 웨스트 릴링 FC는 유로파 리그의 우승자 자격으로 참석하였고, 상대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 팀인 레알 마드리드 FC였다. 웨스트 릴링 FC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얼마나 좋은 경기를 보여줄지를 기대하며 많은 축구 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8월 10일, FA 커뮤니티 실드, 리버풀 FC.
8월 14일, UEFA 슈퍼 컵, 레알 마드리드 FC.
8월 18일, 프리미어 리그 1차전, 토트넘 핫스퍼 FC
두 개의 경기가 4일 간격으로 있었다. 그리고 4일 후에는 프리미어 리그 개막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바쁜 일정이었지만, 대칸은 여유가 있었다.
“모든 일정을 고려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팀의 스쿼드가 두꺼워서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거대한 이벤트전 두 경기, 재미있게 기다리겠습니다.”
아담의 말에 대칸은 웃었다.
회의실.
내일 있는 FA 커뮤니티 실드에 대한 마지막 검토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대칸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회의실로 들어섰는데, 다시 웨스트 릴링으로 돌아온 차현우 편집자가 있었다.
“오~ 현우 씨, 돌아오셨네요.”
“감독님, 오래간만입니다.”
차현우는 세팅하던 카메라를 두고 대칸에게 다가가서는 악수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작업은 다 마치셨나요?”
“넷X릭스와의 협업이 아직 안 끝났지만 다른 사람한테 넘기고, 이번 시즌 웨스트 릴링 FC 촬영이 더 중요해서 커뮤니티 실드가 시작되기 전에 합류했습니다.”
“그래요? 마무리를 못 하셨다니 아쉽겠네요.”
“그래도, 충분합니다. 이번에 아주 대작이 나올 겁니다.”
그는 정말 자신만만했다.
회의실에 코치들이 한 명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밝은 모습이었고, 모두가 모이자 회의가 시작되었다.
“다들 모이셨으니, 시작하죠.”
대칸이 말하자, 케빈 전술 코치가 다음 말을 하였다.
“내일 있는 커뮤니티 실드 최종 점검 회의입니다. 먼저, 저번 회의에 정했던 선발 선수들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FW : 보리스 란 파헤크(510/494)―오사마 샤리아(506/476)
LMF : 로카 파스트(469/453), RMF : 마이클 그린우드(478/453)
MF : 마크 보셀(472/444)―조나스 웨비(465/449)
LWB : 이가람(476/470), RWB : 마그레트 젠슨(450/461)
DF : 데니스 케스트너(502/488)―앤드류 우드워드(459/443)
GK : 디비드 토비(474/449)
보리스와 데니스의 데뷔전이었다. 리버풀의 예상 진형인 4-5-1에 맞서는 플랫 4-4-2 진형, 오사마의 행동반경이 미드필더에 많이 치우치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4-5-1 진형의 충돌이 예상되었다.
대칸은 세부 체크에 들어갔다.
“진형 훈련은 문제없죠?”
대칸의 질문에 플램이 기분 좋게 대답하였다.
“저번 시즌 많이 사용했던 진형이라 문제없습니다. 이번에 이적한 보리스, 마크 그리고 데니스 선수도 보편적인 진형이라 쉽게 적응했습니다.”
이번에는 선수들 상태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선수들 몸 상태 이상 있습니까? 아니면 컨디션 문제라도?”
이번 질문에는 스콧 팀 닥터가 먼저 대답했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라이언 선수와 아메이 선수에게 경미한 부상이 있지만, 선발 선수들에게는 아무런 이상 없습니다.”
그리고 게리 수습 코치가 말을 이었다.
“어제까지 훈련 상황을 살펴봤을 때, 컨디션도 크게 떨어진 선수는 없습니다.”
다음은 리버풀에 대한 내용이었다.
“리버풀의 예상 진형은 4-5-1이 여전한가요? 그리고 경기 준비 상황은 어떤가요?”
케빈 전술 코치가 대답했다.
“전략 분석 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4-5-1이 가장 높은 확률입니다. 그리고 리버풀 구단에서는 커뮤니티 실드가 완전… 이벤트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후보급 선수들도 많이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칸은 그 외에도 자잘한 부분까지 질문을 하였고, 코치들은 각자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그에게 대답을 하였다. 모든 체크가 끝나자, 대칸이 말했다.
“좋습니다. 그러면, 내일 커뮤니티 실드전도 파이팅하시죠.”
* * *
8월 10일, 웸블리 스타디움.
경기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당연히 리버풀의 팬이거나 웨스트 릴링의 팬이었다.
“웨스트 웨스트 웨스트~ 릴링!”
축구광도 JOB's PUB 멤버들, 열혈 서포터즈들과 함께 경기장으로 웨스트 릴링을 외치면서 들어갔다. 다행히 이벤트전이라 매우 유쾌한 분위기였고, 과격한 리버풀 팬들도 오늘은 웨스트 릴링 팬들을 보고 크게 견제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West~ New era~ winds from~ the West liling~”
“West West West~ Break Everything~”
“Win! Win! Win! Win!”
“Only Victory on the way to West liling~”
웨스트 릴링 FC의 응원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잠시 후에.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리버풀을 상징하는 응원가, You'll Never Walk Alone도 울려 퍼졌다. 양 팀의 응원가가 동시에 울리는 이 거대한 경기장에서 대칸은 피가 끓어오르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시즌이 시작된다는 것이 느껴졌다.
시작 시간이 되자,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왔다. 그런데, 리버풀의 선수들을 살펴보면 후보급들이 많았다.
‘레오 기븐스(481/481)도 안 나오고, 클렌 라인더스(490|502/492)도 안 나왔네. 이번에 영입한 세브리오 피사노(498/498)도 벤치에서 쉬고 있고…….’
주전급 선수들이 많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경기에 나온 선수들 중 절반 정도만 주전급 선수였다.
리버풀의 경우, 이번 이적 시장을 통해 매우 강력한 베스트 일레븐을 구축하였지만, 주전급 선수들과 로테이션급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눈에 들어올 정도의 차이가 있는 팀이었다.
‘우리 팀도 에드워드가 나오지 않기는 했지만, 이번 경기 쉽게 가겠네.’
삐익~
대칸이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심판의 휘슬이 울리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는 무난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웨스트 릴링 FC가 약간 공격적이긴 했지만, 리버풀도 크게 밀리지 않는 상황. 하지만 기회는 웨스트 릴링 FC가 먼저 잡았다.
전반 23분.
촤악~
[아~ 마이클 선수 좋은 타이밍의 태클입니다. 요아킴 선수의 공을 빼앗습니다.]
시야 밖에서 들어온 태클에 리버풀의 미드필더 요아킴(453/453)은 마이클에게 태클을 당했다. 그리고 그 공은 자연스럽게 옆에 자리 잡고 있었던 마크에게 흘러갔다.
‘지금 좋은데?’
플램의 교육대로, 이미 경기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마크는 연속동작으로 바로 빠르게 공을 때렸다.
펑~
마크의 한 타이밍 빠른 패스가 리버풀 선수들이 반응하기 전에 그들의 사이를 통과하며 정확하게 오사마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오사마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패스를 발뒤꿈치로 살짝 건드렸다.
텅~
[아! 오사마 선수의 힐패스!]
오사마의 원터치 힐패스는 정확하게 약간 사이드에 치우쳐 있던 보리스를 향했고, 보리스도 약간 각도는 안 좋았지만, 아주 자신만만하게 바로 공을 때렸다.
펑~
보리스의 슛을 리버풀의 매튜(490/491) 키퍼가 미리 준비하면서 막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무회전이었던 공이 마지막에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휘어졌다.
탁… 철렁.
[골~ 보리스 선수! 이적 첫 경기에서 아주 멋진 골을 보여줍니다.]
[와… 사이드라서 각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과감합니다. 그냥 거침없이 때렸어요. 공이 무회전이라 마지막에 이상하게 휘어지면서 골키퍼 손에 맞고 들어갔네요. 매튜 키퍼 아쉬워하지만 운이 없었습니다.]
보리스가 너무 가볍게 그의 클래스를 증명하는 골을 터트렸다.
“역시, 보리스! 대단하다!”
“보리스! 보리스! 보리스!”
“클래스는 죽지 않는다!!”
축구광은 열혈 서포터즈들과 함께 함성을 지르며 환호하였다. 그리고 다른 웨스트 릴링 FC의 팬들도 새로운 공격수의 활약에 미친 듯이 기뻐하였다.
“오~ 역시! 보리스 선수 잘하네요.”
“팀플레이도 좋았네요. 모두 간결하게 연결했죠.”
“마크의 패스도 너무 좋았습니다. 확실히 재능 있는 선수예요.”
그리고 보리스의 골과 그 과정에서 보여준 팀플레이에 모든 코치들이 환호했지만, 대칸은 리버풀 벤치를 지켜보고 있었다.
‘와… 아무런 반응이 없네.’
리버풀의 벤치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몇 명 있을 뿐, 골을 먹은 것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런 대칸에게 플램 수석 코치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감독님?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리버풀, 아무래도 이번 경기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죠. 이기면 좋은 거고, 져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 같습니다.”
대칸의 말에 플램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4일 뒤에 있는 프리미어 리그 개막전 경기, 맨유와의 경기가 리버풀에는 더 중요하겠죠.”
리버풀 입장에서는 웨스트 릴링과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커뮤니티 실드 경기라고는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 개막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훨씬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는 확실히 힘을 빼고, 승패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오늘 경기, 큰 의미가 없겠군요.”
대칸의 말에 플램은 웃으며 말했다.
“감독님, 그래도 승리는 승리고, 우승컵은 우승컵입니다. 커뮤니티 실드가 아무리 권위가 높은 대회는 아니라지만, 우승컵 하나 들고 기분 좋게 시즌 시작한다고 생각하시죠. 아니, UEFA 슈퍼 컵까지 두 개를 들고 시작하시죠.”
플램의 말에 대칸은 웃었다.
경기는 당연히 웨스트 릴링이 계속 압도하였다.
[보리스 선수! 슛~ 아, 이번에는 매튜 골키퍼가 막아냅니다.]
[아, 그런데 벌써 보리스 선수가 여섯 번의 슛을 때렸네요. 웨스트 릴링 FC가 압도적인 경기 양상을 보여줍니다.]
[이 상황에서도 리버풀 벤치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개막전을 준비하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보이네요.]
[마크 선수! 오늘 킬 패스가 몇 번째인가요?]
[오사마 선수도 어시스트만 두 번째입니다. 오늘 작정하고 만들어 주겠다는 움직임이네요.]
[중원에서도 로카 선수와 조나스 선수가 리버풀을 압도합니다.]
그리고 후반 45분!
삐삐삑~
[심판이 추가 시간이 끝나자, 바로 휘슬 붑니다.]
[경기 스코어 3:1 웨스트 릴링 FC가 힘을 뺀 리버풀을 상대로 가볍게 승리를 차지합니다.]
그렇게 FA 커뮤니티 실드 경기에서는 웨스트 릴링 FC가 우승을 차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