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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332화 (332/445)

332화

【 빅 사이닝 】

전지훈련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이 시기는 동시에 여름 이적 시장 기간이었다. 그래서 구단에 있는 스카우트들도 매일 늦게까지 야근하면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올해 2년 차이지만, 독립적인 업무를 부여받고 수행하는 알리나 스카우트도 많은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전화기가 울렸다.

띠리리… 띠리리…….

그녀는 전화를 건 사람의 이름을 확인하고 잠시 사무실 밖으로 나와서 전화를 받았다.

“헤이, 코룬 무슨 일이야?”

- 알리나, 잘 지냈어? 너 지금 웨스트 릴링에 있지?

그의 질문에 알리나는 가볍게 대답했다.

“그래, 나 여기 스카우트야. 그런데? 네가 무슨 일로 나한테 연락을 했어?”

- 당연히 일 때문이지! 너에게는 아주 좋은 소식이 있어서 연락했어.

알리나는 독일의 유명 에이전시인 GSS 출신, 그리고 코룬은 전 직장의 동료로 실적이 괜찮은 에이전트였다.

그렇다는 의미는 선수 이적과 관련된 정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무슨 정보이기에? 괜찮으면 다음에 내가 맥주 한잔 살게.”

- 맥주 한잔 가지고는 안 될 것 같은데?

그러고는 코룬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흘렸다.

- 웨스트 릴링에서 도르트문트의 데니스 케스트너에게 관심 가지고 있지 않아?

알리나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이번 이적 시장의 선수 영입은 스카우트 팀장인 레이첼이 모두 컨트롤하고 있었고, 일부 스카우트에게 약간의 파트로 일을 주었을 뿐, 대부분을 그녀가 직접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알리나는 길었던 에이전트 경력으로 만들어진 애매한 화법으로 능숙하게 임기응변을 하였다.

“흠… 모르겠는걸?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인걸?”

- 하~ 왜 이래 선수끼리? 도르트문트에서 처음에는 절대 이적 불가라고 했는데, 데니스 선수가 가고 싶어 하고, 웨스트 릴링에서 제안한 액수를 보고 약간 흔들리나 봐.

“흠… 그래? 그런가? 잘 모르겠는데. 나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 어쨌든, 더 적극적으로 협상해 봐. 데니스 선수도 도르트문트만 탈출할 수 있다면, 선수 협상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야. 이 짠돌이 구단에서 일단 벗어나야지. 웨스트 릴링이 짜다고는 하지만, EPL이잖아. 여기보다는 잘 받겠지. 그리고 나도 이 기회에 제대로 한 건 하고!

데니스 케스트너의 에이전트인 코룬은 웨스트 릴링이 그를 영입했으면 하는 마음에 좋은 정보를 던져주었던 것이다.

전화를 끊은 알리나는 바로 레이첼을 찾아갔다.

“팀장님, 조용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알리나의 말에 레이첼은 그녀를 데리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알리나는 방금 통화한 내용에 대해서 레이첼에게 전달해 주었다.

“도르트문트에서 데니스 케스트너 선수의 이적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 적극적으로 나오면 결과가 좋을 것 같다고 하네요. 그리고 데니스 선수도 웨스트 릴링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레이첼은 갑작스러운 정보에 알리나와 한참 대화를 하면서 상황을 정리하였다.

다음 날.

대칸은 플램 수석 코치에게 전지훈련을 부탁하고는 바로 웨스트 릴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도착해서는 바로 단장실로 이동했다.

“단장님, 이야기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대칸이 단장실을 열기 무섭게 물어보자, 아담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감독님, 진정하세요. 이야기는 잘 진행 중입니다. 그러니, 진정하고 잠시 앉으세요.”

그러고는 차를 내주고서는 상황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도르트문트에서 데니스 선수의 이적에 대한 가능성을 살짝 열어놨습니다.”

여기까지는 레이첼과의 전화를 통해서 확인한 내용이다. 그다음 내용이 대칸에게는 더욱 중요했다.

“하지만, 협상하여 만든 최저 이적료가 1,000억(7,500만 유로)입니다. 제가 ‘협상의 대가(L)’ 스킬로 확인해 보니, 거짓말이 아니더군요. 최소 마지노선인 1,000억(7,5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지급하고 데려가라고 합니다.”

데니스 케스트너(28살, 수비수, 486/488)

기술, 175/176, 정신 189/190, 신체 120/120

스킬 : 루틴 집착자(R), 설명 : 루틴에 상당히 집착하며, 루틴에 따라 컨디션이 변화합니다.

세부 설명 : 정해진 루틴을 따르면 컨디션이 한 단계 상승하고, 정해진 루틴을 어기면 컨디션이 한 단계 하락합니다.

데니스 선수는 분데스리가에서 8년 동안 뛰면서 검증받은! 능력은 괜찮지만, 독특한 것으로 아주 유명한 수비수였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노리는 웨스트 릴링에 이 정도 최정상급 레벨의 수비수가 최소 한 명은 필요했다.

그리고 도르트문트에서 1,000억(7,500만 유로)이라는 금액의 이적료를 최후에 제안한 것이다.

상황 파악을 완료한 대칸에게 아담이 물었다.

“어떻습니까? 감독님, 이 선수 영입할까요?”

사실, 이 선수 비싼 가격이었다. 월드 클래스에 조금 부족한 준수한 수비수이긴 했지만, 능력치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아니고, 좋은 스킬도 없었기 때문에 1,000억(7,500만 유로)이라는 이적료까지는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미쳐 돌아가는 시장 상황… 모든 프리미어 리그의 구단들이 돈주머니를 확실하게 풀어버린 이 상황이라면, 이 정도 레벨의 선수에게 이 가격이 엄청나게 비싼 금액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은 1,000억(7,500만 유로)이라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이 정도 레벨의 선수가 없었다.

그리고 대칸 감독의 아래로 들어온다면, 신체 능력치 보정을 받아서 더 잘할 것이 예상되기는 하였다.

“단장님, 영입하시죠.”

대칸의 결정에 아담은 바로 윌리엄 운영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르트문트에 공식적으로 오퍼하세요. 데니스 케스트너 선수, 1,000억(7,500만 유로)에 영입하겠다고. 오늘 자정이 넘어가기 전까지 결정해 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만약 시간을 끌거나, 다른 구단에 정보를 흘리면, 거래는 바로 없던 것으로 하겠다고 정중하게 말하시고요.”

그리고 도르트문트는 당연히 웨스트 릴링의 제안을 수락하였다.

당장 다음 시즌 주전 센터백이 빠지긴 했지만, 센터백 자리에 괜찮은 유망주가 있었으며, 구단 사정에 따라 1,000억(7,500만 유로)이라면 당연히 팔아야 하는 금액이었던 것이다.

다음 날.

도르트문트 구단의 이적 허가가 떨어지자, 아침부터 데니스와 그의 에이전트인 코룬이 선수 협상을 하기 위해 웨스트 릴링을 방문하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데니스 선수의 에이전트 코룬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모두 아시는 데니스 선수입니다.”

데니스는 입을 열지 않고 고개를 까닥거렸다. 그러자, 코룬이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이런 그의 행동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3년 전 협상 자리에서 데니스 선수가 말을 많이 했다가, 다음 시즌을 망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어떠한 협상 자리에서도 말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시작부터 독특한 협상이었다.

협상 테이블에는 당연히 윌리엄 운영 팀장이 앉았고, 아담 단장과 대칸 감독은 뒤에서 협상을 지켜보았다.

“먼저, 웨스트 릴링에서 저희 데니스 선수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코룬 에이전트는 상투적인 말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는 빠르게 진도를 내었다.

“저희 데니스 선수가 도르트문트와 기존에 했던 계약 조건은 계약 기간 2년에 주급 1.5억, 그리고 주급 1.5억 상당의 옵션이었습니다. 저희는 웨스트 릴링이 이 조건 이상을 충분히 받아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돌려서 말했지만, 최저 주급이 3억이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윌리엄 운영 팀장도 바로 웨스트 릴링 FC의 제안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코룬 에이전트가 확인하였다.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50억, 주급 2억… 그리고 옵션이라…….”

당연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조건이었다. 그래서 코룬 에이전트는 한숨을 내쉬고서는 말을 하였다.

“어설픈 줄다리기는 싫습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최대안을 주시죠. 그러면 저희가 협상을 하든, 안 하든 결정을 하죠.”

그러고는 매우 단호하게 뒷말을 이었다.

“데니스 선수가 이런 대접을 받으려고 도르트문트를 나온 것이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데니스 선수의 옵션은 대부분이 매우 기본적인 옵션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주급은 2.5억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최소 주급 3.0억을 주지 않으시면 이 계약은 힘듭니다.”

코룬의 직접적인 말에 윌리엄 운영 팀장은 아담의 눈치를 한번 보고서는 말했다.

“그럼, 저희가 주급 3억만 맞춰드리면 되는 겁니까?”

“하… 계약 한두 번 하시나요? 협상을 그 정도밖에 못하십니까? 저희가 양심적으로 최저 수준을 말씀드렸으면, 이 수준에서 협상이 시작되는 거죠.”

그렇게 코룬은 능숙하게 계약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다행히, 윌리엄도 코룬의 흐름에 말려들지는 않았다. 그도 자신의 페이스대로 계약을 진행하였다.

“그럼, 웨스트 릴링의 두 번째 제안입니다.”

윌리엄이 급하게 작성한 제안을 코룬은 다시 확인하였다.

“3년 계약에 계약금 50억에 주급 3억, 그리고 의미 없는 옵션들이네요?”

코룬은 강하게 주장하였다.

“저희 데니스 선수의 나이가 올해 28세입니다. 앞으로 3년이면 전성기입니다. 경험과 기량이 만개하는 축구 선수로서 최고의 황금기이죠? 그런 3년을 이 가격에 드리지는 못합니다. 계약 기간 2년이면 받아들이겠습니다.”

2년 계약에 주급 3억은 코룬 에이전트와 데니스가 정한 최저선이었다.

도르트문트를 벗어나고 싶었던 데니스가 같은 계약 기간에 약간 높은 주급만 받더라도, 이적할 결심을 했었기 때문이다.

코룬도 웨스트 릴링이 EPL 구단치고는 주급이 적은 구단이라는 것을 알았고, 웨스트 릴링이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데니스도 이 정도까지는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협상이 여기까지 오자, 대칸이 잠시 나섰다.

“그럼, 혹시… 이런 옵션은 어떻습니까?”

대칸이 윌리엄 운영 팀장을 통해 제안한 옵션은 아주 특별했다.

“하~”

그 옵션을 보고 코룬 에이전트도 할 말을 잃었다. 그것은 데니스의 가장 큰 루틴이자, 페널티 중에 하나였던, 훈련 불참 권리였다.

데니스에게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매우 안 좋을 경우 훈련을 하면 다음 경기에서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었다.

그래서 컨디션이 안 좋을 때 팀 훈련을 불참하고 개인 트레이너와 개인 훈련을 하였는데, 그러다 보니 도르트문트를 비롯한 라이프치히, 마인츠에서도 이 징크스 때문에 감독, 코치들과 여러 번 싸운 적이 있었다.

도르트문트에서도 데니스에게 그냥 높은 금액의 옵션을 주었던 것이 아니었다. 훈련 불참 시 막대한 옵션 금액이 깎였음에도… 데니스는 자신의 루틴을 지키기 위해 가끔씩 훈련에 불참하였다.

“솔직히, 모든 구단에서 선수가 무단으로 훈련에 불참한다면 그에 따른 페널티를 줍니다. 주급 4주 삭감을 하는 구단도 있지요.”

데니스가 실제 20대 초반 어린 시절에 당해본 적도 있었던 처벌이었다. 엄격한 구단은 훈련 무단 불참에 대해 많은 페널티를 주었다.

“그런 부분을 따진다면, 사실상 데니스 선수가 받으셨던 주급은 2억도 안 되는 금액이었고, 지금 제가 말한 옵션을 추가한다면, 온전한 주급 3억입니다. 그러면 충분히 많은 주급이 올라간 것이 아닐까요?”

그게 사실이었다. ‘훈련에 불참하지 않는다.’는 옵션이 있었고, 그 옵션은 다른 사람들이 보면 매우 쉬운 옵션이었지만, 데니스에게는 가끔 지킬 수가 없었던 옵션이었던 것이다.

이런 부분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고 페널티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주급 인상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대칸의 말에 데니스는 살짝 웃었지만, 코룬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그가 생각하는 데니스는 더 높은 가치의 선수였다.

“대칸 감독님의 기발한 제안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데니스 선수의 훈련 불참은 무단이 아니었습니다. 대칸 감독님이 잘 아실 정도로 유명한 루틴이었고, 도르트문트 구단에서도 옵션으로 받는 금액을 깎긴 했지만, 다른 페널티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러자, 대칸이 다른 말을 또 던졌다.

“그러면, 훈련 시간 지각은 괜찮았나요?”

“…….”

아무 말 못 하는 코룬에게 대칸은 다시 질문했다.

“데니스 선수가 시간 약속을 잘 어기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훈련 시간에 늦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성당을 다녀와야 한다며 매번 늦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주 주말 성당에서 최소 네 시간 이상, 자신이 원하는 만큼 기도하는 것도 데니스의 루틴이었다.

“그래서, 주말 훈련에는 항상 지각을 했죠? 그것으로 인하여 옵션의 금액도 깎였던 것으로 아는데?”

대칸의 말에 코룬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변명을 생각하려 할 때, 대칸의 말이 더해졌다.

“도르트문트 솔직히 정말 쪼잔한 구단입니다. 데니스 선수와 코룬 에이전트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탈출하려 한 것 아닙니까? 1.5억 상당의 옵션이 대부분 데니스 선수의 루틴과 관련된 것이었죠? 그래서 루틴을 지켜도 페널티를 주지 않은 대신에 옵션 금액을 안 주었던 것이 아닙니까?”

대칸은 정확하게 데니스와 도르트문트의 계약을 중점을 꿰뚫고 있었다. 도르트문트에서는 계약 규모를 키우기 위해 데니스가 지키지 못할 조건을 옵션으로 걸었던 것이다. 그것도 외부에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조건으로…….

그래서 실질적으로 데니스가 받았던 주급은 2억에서 약간 부족한 정도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데니스가 입은 여전히 열지 않고, 휴대폰으로 문자를 크게 쳐서는 들어 올려 대칸에게 보여주었다.

- 혹시 제 루틴을 모두 받아주실 수 있나요? 그러면, 지금 계약 조건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괴짜 선수 데니스는 항상 자신의 루틴을 이해해 주지 않는 감독들을 비롯한 구단들과 싸운다고 힘들었다.

많은 고리타분한 감독들은 자신의 권위를 앞세워 그의 루틴을 무시했고, 구단에서는 데니스의 루틴을 이용해서 그의 가치를 내리고 주급을 적게 주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사용했던 것이다.

그런데, 감독인 대칸이 옵션으로 그의 루틴을 인정해 주겠다는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대칸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선수의 루틴,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데니스 선수에게 많은 루틴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경기에 영향을 끼친다면 배려해 드려야죠. 하지만 모든 루틴을 받아들일 수는 없기 때문에 오늘 계약서에 작성하는 루틴에 대해서는 인정해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데니스는 자신이 원하는 루틴에 대해서 문자로 언급하고는 순순히 3년 계약에 계약금 50억, 주급 3억이라는 조건에 사인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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