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화
* * *
5월 17일, 뉴 웨스턴 스타디움.
프리미어 리그 마지막 경기가 있는 날이다. 그리고 이 경기가 홈경기에 혹시나 모를 리그 우승을 할 수도 있는 날이다 보니, 경기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수많은 관중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West~ New era~ winds from~ the West liling~”
“West West West~ Break Everything~”
“Win! Win! Win! Win!”
“Only Victory on the way to West liling~”
JOB's PUB의 멤버들… 다른 이름으로는 열혈 서포터즈들도 경기장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서는 열심히 응원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중에는 이제는 당연하게 예지가 포함되어 있었다.
“오늘 이기겠죠? 아니 꼭 이겨야 해요! 그리고 우승해야죠!”
예지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동의하였다.
“그래! 리그 마지막 경기 이겨야지!”
“그리고, 더 블루스… 그 녀석들이 오늘만은 리버풀을 이겨주었으면 좋겠군.”
“경기에서 이기고! 리버풀과 첼시 경기의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겠군.”
웨스트 릴링 FC의 팬들 심정도 마찬가지였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이기고, 리버풀이 첼시에게 일격을 맞아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원하는 마음은 다 똑같았다.
경기 시작 전에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대칸은 양 팀 선수들을 보면서 중요 포인트를 체크하고 있었다.
‘로카와 조나스의 체력은 괜찮고.’
조나스는 알아서 체력을 어느 정도 회복하였고, 로카는 대칸이 건네준 체력 회복제를 먹어서 경기를 뛸 만큼 체력을 회복하였다.
‘마이클과 나사로, 마르크… 문제아들의 컨디션도 좋네.’
제이든 코치의 전담 선수들도 전체적으로 상태가 좋았다.
‘안셀모와 윌서 형제는 컨디션은 보통인데 체력이 괜찮고, 대니얼과 디비드도 무난한 수준.’
수비수들의 상태는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무난한 상태… 이 정도면 만족할 수준이었다.
‘아쉬운 부분은 에드워드의 컨디션이 보통이라는 거네.’
가장 아쉬운 부분이 에드워드의 컨디션이 보통이라는 점이었다.
전체적인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달랐다.
‘뭐야! 리그가 끝나가는 시점인데 죄다 체력도 좋은 편이고 컨디션도 나쁘지… 아니 대부분이 좋음이네.’
맨체스터 시티의 더블 스쿼드의 위력은 여기서 관찰되었다. 대부분 선수들의 체력이 좋은 편이었고, 컨디션 관리도 잘되어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긴 했지만 16강에서 탈락하면서 경기 일정이 줄어들었고 더블 스쿼드라는 두꺼운 선수층 덕분에 관리가 잘된 것이다.
‘오늘 경기 힘들 수도… 선수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만을 기대해야겠구나.’
대칸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였다.
경기 시작 시간이 되자, 심판이 가볍게 휘슬에 바람을 불어 넣었다.
삐익~
[드디어 시작합니다. 웨스트 릴링 FC와 맨체스터 시티 FC, 맨체스터 시티 FC와 웨스트 릴링 FC의 프리미어 리그 38차전! 마지막 경기가 시작됩니다.]
경기는 초반부터 상당히 치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촤악~
[아! 멋진 태클! 마르크 선수가 라마 선수의 공을 걷어냅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원하는 흐름대로 경기가 되지 않도록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잘 막아주었다면.
타… 타… 탁!
퍽.
[오! 나사로 선수! 개인기를 시도해 보지만 무릴로 선수에게 막힙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도 웨스트 릴링 FC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도록 놔두지를 않았다.
일진일퇴! 양 팀이 주고받는 치열한 공방전이 경기 초반부터 계속되었다.
“선수들 잘하네요. 그런데, 맨시티의 선수들도 잘하네요.”
플램 수석 코치의 말이 정답이었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온 힘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플레이로 보여주고 있었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도 온 힘을 다해서 경기를 치열하게 만들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 강하다.’
사실, 미드필더 지역의 선수 숫자로 생각하면 7:5인 상황… 웨스트 릴링 FC는 여섯 명의 미드필더들과 에드워드가 내려오면서 일곱 명이 중원에서 움직였고, 맨체스터 시티는 네 명의 미드필더들에 공격수 크리스티안만 내려와서 도와주는 상황이었다.
‘윙백인 티모시와 엔조가 협력 수비를 도와주긴 하지만…….’
물론, 맨체스터 시티 윙백 선수들이 협력 플레이로 서포터를 하긴 했지만 객관적으로 미드필더 간의 싸움은 맨시티가 이기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옳았다.
치열한 경기 양상 덕분에 양 팀은 전반전 30분이 되도록 결정적인 찬스를 잡지 못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먼저 웨스트 릴링에 균열이 하나 일어났다.
[브라이언 선수 공을 잡습니다.]
공을 잡은 맨시티의 브라이언이 드리블하면서 기회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마르크가 옆에서 아주 거친 태클을 날렸다.
촤악~
퍽!
마르크의 거친 태클에 그를 못 보았던 브라이언이 넘어지면서 공을 빼앗겼다. 마르크는 ‘나이스’라고 생각하며 공을 잡았는데!
삐삑!
[심판 휘슬을 붑니다.]
‘하… 재수 없네.’
마르크는 반칙이라는 판정에 그저 재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넘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어~ 심판 주머니에 손을 넣습니다.]
하지만, 심판은 그에게 옐로카드를 주었다.
[옐로카드가 나옵니다.]
“뭐라고?”
마르크가 흥분해서 항의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안셀모가 마르크를 말렸다. 그리고 대니얼이 달려와서는 심판에게 항의를 하였다.
“이게 옐로카드는 아니죠. 조금 거친 태클이긴 했지만, 정확하게 공을 향했습니다!”
대니얼이 주장으로서 심판에게 항의했지만, 심판의 결정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마르크는 억울한 표정으로 심판에게 직접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안셀모가 옆에서 그를 말리면서 말했다.
“마르크, 중요한 경기다. 퇴장당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 참고 경기에 집중하자.”
마르크는 억울했지만, 경기가 중요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분노를 삼켰다.
[아~ 마르크 선수의 옐로카드 아쉽네요. 느린 장면으로 다시 보실까요?]
토마스 캐스터의 말에 마르크의 태클 장면이 다시 나왔다. 그리고 그 태클을 보면서 조슈아가 설명했다.
[공을 향해 정확하게 발을 뻗었지만 아주 약간 발이 높았네요. 약간이긴 하지만, 심판의 성향에 따라 카드가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마르크 선수 옐로카드를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겠네요.]
벤치에서도 마르크의 옐로카드에 빠르게 대응하였다.
“공식적인 항의는 아닌데, 반칙까지는 인정하는데 이거 옐로카드는 너무한 것 아닙니까?”
플램 수석 코치는 대기심을 찾아가서는 조심스럽게 항의하였고, 케빈 전술 코치는 교체 카드를 검토하다가, 멀티 백업인 마그레트를 준비시켰다.
“혹시 모르는 일이니, 마그레트 선수 몸을 푸세요.”
“네.”
그리고 대칸은 먼저 축구 매니저로 마르크를 살펴보았다.
‘흥분 상태지만, 사고를 칠 상황까지는 아니겠네. 그래도… 주심의 성향이 반칙에 관대하지 않으니… 교체해 줘야 하나?’
대칸이 고민하는 사이에 경기가 다시 시작하였다.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킥 찬스.]
거리는 약간 멀었지만, 마르크가 반칙한 위치에서 맨시티의 미드필더 브라이언이 길게 공을 찼다.
펑~
공의 궤적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면서 웨스트 릴링의 골대로 향했다. 그리고 공을 걷어내기 위해서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이 높게 뛰어올랐지만, 마르크는 자신의 옐로카드를 의식하여 거칠게 수비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그의 옆에 있었던!
[웨슬리 선수 헤딩!]
맨시티의 골게터인 웨슬리는 엄청난 키와 점프력으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는 공을 찍어버렸다.
철렁!
[웨슬리 선수의 헤딩 골입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선취골을 기록하며 한골 앞서갑니다.]
라커룸.
한 골 먹은 상태로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그리고 선수들과 코치들이 라커룸에서 바쁘게 후반전을 준비할 때, 대칸은 플램 수석 코치와 케빈 전술 코치와 더 큰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경기는 어떻게 되어가나요?”
대칸의 질문에 플램 수석 코치는 실망스러운 얼굴로 대답했다.
“3:0입니다. 경기력도 리버풀이 압도적으로 좋은 모습이고요. 첼시도 어차피 경기에서 져도 4위가 확정인 상황이라… 후보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습니다. 이기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는 거죠. 그래서 좋은 경기력이 아닙니다.”
사실상 리버풀의 우승이 확정적인 상황이었다. 이 경기에서 후반전에 기적처럼 역전승을 하더라도, 리버풀이 승리하면 2위밖에 차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케빈 전술 코치는 여기서 자신의 소신대로 의견을 내었다.
“감독님, 일주일 뒤에 있는 FA 컵 결승전 준비를 하시죠.”
돌려서 말했지만, 후반전에 주요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자는 이야기였다. 로카와 조나스 그리고 안셀모의 경우에 긴 시즌 동안 많은 경기를 소화하였고 나이가 있었기 때문에 체력 회복이 다른 젊은 선수들보다 좋지 않았다.
그래서 FA 컵 결승전과 유로파 리그 결승전을 고려하면 휴식을 주는 것이 좋았다.
“하…….”
대칸도 선택의 순간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주 작은 희망이 남아있는 후반전에 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FA 컵 결승전을 먼저 준비할 것인지…….
“감독님, 어차피 FA 컵 결승전의 상대도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리버풀의 승리가 거의 확실한 지금. 오늘 경기에 지더라도, FA 컵 결승전에서 이기는 것이 더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케빈 전술 코치의 말에 대칸은 잠시 고민하였다. 그러다가, 플램 수석 코치와 케빈 전술 코치에게 말했다.
“어차피 이런 상황이라면 도박이나 해보죠.”
“도박요?”
대칸은 생각지도 못한 교체 카드를 두 개 꺼내었다.
“로카 선수의 자리에 예케 포르투 선수를 투입하고, 조나스 선수의 자리에는 마리오 선수를 넣도록 하겠습니다.”
예케는 공격수이며 마리오는 미드필더이긴 하지만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였다. 즉, 공격적인 선수 교체를 추진하는 것이었다.
“아…….”
대칸의 말에 플램은 고개를 끄덕였고, 케빈은 메모를 하면서 말했다.
“이 타이밍에 아주 기발한 생각이십니다. 공격적인 선수 투입으로 만회골과 역전골을 노리는 동시에, 묵직한 미드필더들에게는 휴식을! 2:1로 승리할 수도 있지만, 0:3으로 질 수도 있는! 아주 극단적이지만 좋은 선택입니다.”
그렇게 웨스트 릴링 FC는 두 명의 선수를 교체하였다.
후반전.
[아! 웨스트 릴링 FC, 아주 극단적인 움직임입니다.]
[일부 수비수들을 제외하고는 공격에 치중하는 움직임입니다. 전반전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죠.]
웨스트 릴링 FC는 3-5-2 진형으로 변경하여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다 보니…….
[에드워드 선수! 아주 좋은 드리블… 그리고 드래그백! 슛~ 멋집니다. 들어갔습니다!]
에드워드 골이 동점골이 들어갔지만.
[웨슬리 선수… 웨슬리! 웨슬리 안으로 들어갑니다! 슛! 골입니다!]
맨시티의 공격수 웨슬리도 추가 골을 터트렸다.
[양 팀 선수들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선수들이 리버풀과 첼시의 경기 결과를 알고 있을 겁니다. 리버풀이 3: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 이 경기의 승패가 프리미어 리그 우승과 연관이 없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러다 보니 빡빡했던 전반전과는 다르게 부담 없이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조슈아 해설의 말대로 양 팀 선수들은 부담 없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후반 45분이 되자, 심판도 별다른 추가 시간 없이 종료 휘슬을 불었다.
삐삐삐익~
[경기 종료됩니다. 웨스트 릴링과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38라운드는 맨체스터 시티가 3:2로 승리를 거둡니다.]
그리고 요크 시티 TV에서는 프리미어 리그 최종 순위를 정리해 주었다.
팀명 / 승 / 무 / 패 / 골득실 / 승점
1. 리버풀 / 27 / 6 / 5 / +36 / 87
2. 맨체스터 시티 / 25 / 8 / 5 / +36 / 83
3. 웨스트 릴링 / 25 / 7 / 6 / +45 / 82
4. 첼시 / 23 / 8 / 7 / +30 / 77
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22 / 10 / 6 / +17 / 76
6. 아스날 / 20 / 9 / 9 / +26 / 69
[리버풀이 마지막 경기에서 첼시를 3:0으로 잡으면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하였지만, 아쉽게 리그 3위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리그 3위입니다. 다음 시즌 웨스트 릴링 FC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진면목을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결국, 웨스트 릴링 FC는 아쉽게 3위로 프리미어 리그를 마무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