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화
예케 프르투, 어지간한 축구 팬이라면 그의 이름을 다 알고 있는 최정상급 공격수이다. 그는 유벤투스, 나탈리, AC 밀란을 거쳐 바르셀로나에서 전성기를 보내다가, 저번 시즌 종료 시기에 당한 부상으로 인하여 방출당해 현재 프리한 상황이었다.
아직 그의 부상이 완벽하게 완치되지 않았지만, 거의 완치된 상태였기 때문에 팀을 찾아다녔는데, 노장에다가 부상 회복 중인 그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던 팀은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그의 눈에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은 팀인 웨스트 릴링과의 협상에 나선 것이다.
레이첼은 서류를 정리해서 감독실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제 훈련장에서 들어온 대칸은 밝은 표정으로 그녀의 보고를 기다렸다.
“예케 포르투 선수가 계약에 대해서 진지하게 우리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합니다.”
레이첼이 건네주는 보고서를 보면서 대칸은 웃으면서 말했다.
“조건이 있긴 하네요.”
예케 포르투는 자신을 영입하는 대신에 몇 가지 조건을 제안하였고, 그 조건이 어떻게 보면 감독의 입장에서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레벨이었지만, 대칸은 이해가 되는 정도였다.
“조건들에 대해서도 협상해 볼 만하네요. 스케줄 잡으시죠.”
“네, 감독님.”
대칸이 결정하자, 레이첼은 바로 감독실에서 나왔다. 그러고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예케 포르투 선수의 에이전트시죠? 선수 FA 계약과 관련해서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아, 네……. 예케 선수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이야기해 보자고 하십니다. 그러면 일정은 어떻게? 내일 바로 오신다고요? 그럼 내일 보시죠.”
그렇게, 선수 미팅까지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다음 날 미팅 룸.
FA 협상을 위해 아담 단장, 윌리엄 운영 팀장, 대칸 감독 그리고 레이첼 수석 스카우트는 미리 모여서 간단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예케 포르투 선수, 부상 회복 상태는 괜찮은가요?”
아담의 질문에 레이첼은 바로 병원 진단서를 보여주며 말했다.
“에이전트가 독일에 있는 뮌헨 대학 병원에서 진단한 서류를 보내주었습니다. 물론 우리 구단 메디컬 테스트를 해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회복 속도가 느리다 보니,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한두 달 후에 경기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 선수… 나이가 너무 많은데 괜찮을까요?”
아담의 두 번째 질문에는 대칸이 대답하였다.
“사실, 노쇠화가 있어서 예전의 예케 선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충분히 조커 카드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대칸의 설명대로 37세라는 나이 때문에 신체 능력이 하락하여 447이라는 현재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는 모든 신체 능력치가 1이 상승하였고, 대칸의 감독 스킬이 적용된다면 무려 모든 신체 능력치가 3이나 상승하여 충분히 조커로 활용이 가능하였다.
“무엇보다, 이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장점은?”
대칸의 말에 아담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대칸은 웃으면서 말했다.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만 출전시켜도 된다는 것입니다.”
“네?”
대칸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 되었던 아담이 묘한 표정을 짓자, 대칸은 웃으며 말했다.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만 나가도 된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입니다.”
“…뭐. 감독님이 생각이 있으실 테니 그렇다고 하죠.”
아담은 이해가 안 되었지만, 대칸의 말을 수긍하였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운영 팀 직원 한 명이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아담의 말에 직원이 들어와서는 말했다.
“예케 선수와 그의 에이전트가 도착하였습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그러자, 바로 예케 선수와 에이전트가 미팅 룸으로 들어왔다.
“웨스트 릴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담 단장입니다.”
“네, 예케 포르투입니다.”
아담 단장을 시작으로 예케는 방 안에 있는 사람들과 가볍게 악수를 주고받으며 통성명을 하였다.
인사와 함께 본격적인 협상 전에 가볍게 사담을 주고받으면서 미팅 룸의 분위기를 달구었다. 그리고 타이밍이 되자, 윌리엄 운영 팀장이 본격적인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였다.
“저희 구단에서 준비한 계약안입니다. 한번 보시죠.”
윌리엄 운영 팀장이 준비한 계약 서류를 예케 선수의 에이전트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에이전트는 서류를 검토하였다.
“3년 계약에 계약금 50억, 주급은 8,000만 원 수준이군요.”
분명히 만족스럽지 못한 계약 조건이었다. 하지만, 예케의 목적은 돈이 아니었다.
“계약 조건은 다음 이야기입니다. 제가 원했던 조건은 받아주실 건가요?”
예케의 말에 윌리엄 운영 팀장은 아담 단장을 바라보았고, 아담 단장은 대칸 감독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대칸이 대답했다.
“예케 선수가 요구했던 조건이 두 가지가 있더군요. 첫 번째 조건이 저희 팀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지 못하면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한 팀으로 이적시켜 달라는 조건이더군요.”
예케에게는 첫 번째 조건이 가장 중요했다.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이 있는 팀! 그것이 예케가 원하는 팀의 첫 번째 조건이었다. 그런데, 해당 팀들의 제안이 없어서 고민하고 있는 동안에 진출 가능성이 높은 웨스트 릴링의 제안이 있어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만약에… 웨스트 릴링이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이 팀에 들어올 이유가 예케에게는 없었다.
“이 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 저희 팀이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시즌을 마치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이적료 70억(525만 유로)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이 있는 팀으로 이적시켜 드리죠.”
계약금과 주급을 감안한 그의 이적료를 아담과 먼저 상의하여 결정하였고, 조건에 대해서도 미리 말해둔 상태였다.
첫 번째 조건에 대해서 예케는 에이전트와 조심스럽게 대화를 나누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두 번째… 제가 원하는 조건도 옵션에 넣어주실 건가요?”
예케의 두 번째 조건이라는 말에도 아담은 대칸을 바라보았고, 대칸이 대답하였다.
“두 번째 조건이 챔피언스 리그 출전 시간 300분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이셨죠?”
대칸의 말에 예케가 고개를 끄덕였다.
“흠… 사실 이 부분이 조금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챔피언스 리그 경기 300분이라는 것은 최소 3경기하고 30분이라는 시간이었다. 교체 선수나 조커 카드로 생각하고 있는 선수에게 보장하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었다.
“저는 시간보다는 경기 수로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경기 수요?”
“네, 솔직히 저는 예케 선수를 에드워드의 백업이나 조커로 생각하고 영입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조별 리그 상황에 따라서 선발 출전이 있겠지만 교체 출전이 더욱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 경기 수로 결정하시죠.”
대칸의 말에 예케는 혼자서 고민하였다. 출전 경기 수는 참 오묘한 옵션이었다. 극단적으로 후반전 85분 이후에 교체를 하더라도! 출전이었다. 경기에 뛰는 시간이 적더라도 출전 경기 수를 채우기 쉬웠던 것이다.
그래서 고민하는 예케에게 대칸이 그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말을 하였다.
“예케 선수의 목표가 뭔가요? 챔피언스 리그 통산 100골이 아닌가요?”
예케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여러 번 말했지만, 사실상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가 계속해서 선수 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챔피언스 리그 통산 100골이라는 목표 때문이었다.
“지금 예케 선수의 통산 챔피언스 리그 골은 94골… 저만 믿으신다면 제가 2년 안에 100골은 무조건 채울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대칸의 말에 예케는 살짝 웃었다.
“감독님? 솔직히 선수 출신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네, 제가 선출은 아니라서 예케 선수의 간절함은 모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약속은 무조건 지키는 감독입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경험해 보시죠.”
감독인 대칸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예케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솔직히 에이전트가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저도 선택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잘 부탁합니다.”
예케는 이 정도면 괜찮겠다고 판단하였고, 그가 원하는 옵션을 포함하여 3년 계약에 계약금 50억, 주급은 8,000만 원과 여러 가지 옵션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 * *
1월 19일에 있었던 FA 컵 4라운드는 챔피언십 팀인 레딩 FC와의 경기였다. 그리고 이 경기는 웨스트 릴링이 당연히 그리고 가볍게 승리를 거두면서 웨스트 릴링은 약 2주간의 윈터 브레이크에 들어갔다.
팀이 윈터 브레이크에 들어가면서 선수들에게는 휴식이 주어졌지만, 레이첼이 이끄는 스카우트 팀은 여전히 바빴다. 무엇보다 대칸은 더 많은 선수의 충원을 원했다.
회의실.
레이첼은 자신의 팀원들과 함께 오늘도 회의로 아침을 시작하였다.
“각 스카우트님들께서 담당하고 있으신 일에 대한 보고 부탁드립니다.”
레이첼의 말에 로니 스카우트가 가장 먼저 말했다.
“현재, EPL 소속의 모든 팀의 선수 영입 상황을 확인 중입니다. 이전에 보고드렸던 선수 영입 외에 특이 사항 없습니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주요 팀들의 빅사이닝이 유독 없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이적 시장을 살펴보고 있었지만, 아직 특이 사항은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카메론 선수를 1,200억(9,000만 유로)에 영입할 예정입니다. 협상이 거의 완료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다른 주요 리그 소속 팀들의 이적 상황에 대해서는 카데나 스카우트가 담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수시로 굵직한 영입에 대해서 미리 확인하고 레이첼에게 보고하였다.
이번에는 신민호 스카우트의 보고가 이어졌다.
“저희 팀에서 접촉하고 있었던 루난 선수는 유벤투스와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하… 그렇군요. 금액의 규모는 얼마인가요?”
“이적료 500억(3750만 유로)에 선수 계약금 20억, 주급이 2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영입을 위해 접촉하고 있던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는 소식도 레이첼이 들었다. 그리고 메모를 하면서 대칸에게 보고할 자료를 만들라고 신민호 스카우트에게 추가 지시를 하였다.
“라이프치히의 프시란 선수는 아무래도 우리 팀으로의 이적을 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알리나 스카우트의 보고에 레이첼은 다른 사항을 물어보았다.
“뭐가 문제인가요? RB 라이프치히에서 방출 명단에 올려놓은 선수이고, 우리 팀은 그 선수가 원하는 유럽 대항전 출전 팀인데?”
“아무래도… 주급이 문제입니다. 프시란 선수가 원하는 주급은 최저 2억 이상으로 예상되는 금액입니다.”
적절한 선수가 나타나더라도 주급이나 조건에 따라 영입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았다. 레이첼은 아쉽지만 팀의 주급 체계는 아담 단장이 정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보고서 작성해 주세요.”
“네.”
보고서를 작성해서 대칸에게 보고하는 일밖에 없었다.
레이첼이 스카우트들과 회의를 마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좋은 소식이 없는 이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다른 업무로 넘어가려 할 때.
띠리리리 띠리리리.
레이첼의 전화기가 울렸다. 그래서 그녀는 전화를 바로 들었다.
“네, 웨스트 릴링의 레이첼 수석 스카우트입니다.”
- 레이첼 팀장, 제이크입니다.
이제는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는 제이크의 전화였고, 레이첼은 웃으면서 전화를 받았다.
“네, 제이크 씨 무슨 일이신가요?”
- 허허허허, 좋은 소식이 있어서 전화드렸지요.
“좋은 소식? 설마?!”
- 네! 대칸 감독님과 레이첼 씨가 기다리던 조지 퓨커 선수가 소속된 바젤 FC 구단에서 그의 이적을 허가하였습니다.
제이크의 보고에 레이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제가 일단 대칸 감독님께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전화로 다음 이야기를 하시죠.”
- 네.
레이첼은 다급히 감독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서는 대칸에게 외쳤다.
“감독님! 조지 퓨커 선수에 대한 바젤 구단의 이적 허가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요?”
조지 퓨커(22살, 윙백, 422/493)
기술 159/189, 정신 157/194, 신체 106/110
스킬 : 약자 멸시(U), 설명 : 리그 경기에서 소속 팀의 순위보다 낮은 팀을 상대할 경우 선수의 모든 기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자신이 소속된 리그의 경기에 출전할 경우, 상대하는 팀의 리그 순위가 소속 팀의 순위보다 낮을 경우에 선수의 모든 기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간만에 쓸 만한 선수의 영입 가능성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