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화
【 진형 보고서(L)? 】
다음 경기 리그 컵 16강전인 아스날전을 앞두고 대칸은 감독실에서 보고서 하나를 애매하다는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진형 보고서(L).
얼마 전에 랜덤 아이템 박스에서 나왔던 이 레전드 등급의 진형 보고서는 평소에 보았던 다른 보고서와는 약간 다른 내용이 있었다.
“리그 컵 16강전에 출전할 선수 명단만 있네.”
이 보고서에는 다음 경기에 나올 선수들에 대해서만 적혀있었다.
FW : 니클라스 드레(428/490)―나사로 오돈(446/465)
AM : 오마르 코라지크(423/469)
MF : 로카 파스트(469/453)―마르크 헤닐라(440/467)
DM : 칼슨 고트(404/385)
LWB : 아브론 막시(437/439), RWB : 알리 오툰(355/365)
DF : 아메이 레로이(438/434)―노인찬(426/431)
GK : 제가르 가보스키(386/428)
교체 명단 : 오사마 샤리아(486/471), 라이언 힐(438/410), 마그레트 젠슨(427/461)
“무얼까? 무슨 의미로 이런 보고서가 나온 거지? 그것도 레전드 등급으로?”
선수들만 적혀있었지만, 대칸은 이 보고서… 레전드 등급이 특별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여태까지 모든 레전드 등급은 그 가치가 있었지.”
레전드 등급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래서 이 보고서도 분명히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 대칸은 생각했다.
그렇다면, 대칸이 할 일은 하나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계좌를 한번 확인해 보았다.
‘40억…….’
계좌에 있는 잔액은 40억! 구단에서 받는 주급도 많이 올랐고, 개인 스폰서 계약도 많이 했고, 유X브 수익도 넉넉했으며, ‘신화의 웨스트 릴링, 시즌 2’ 선공개 수익도 있었지만, 틈틈이 랜덤 아이템 박스를 뽑았기 때문에 잔고가 많지는 않았다.
“그래, 내 전 재산! 40억 투자하자.”
그리고 대칸은 ‘진형 보고서(L)’ 강화를 실시하였다.
경기 날.
경기 시작 전에 라커룸에서 대칸은 약간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플램 수석 코치와 케빈 전술 코치는 대화를 나누었다.
“아스날 상대로… 우리 팀의 선발 선수들은 너무 약한 것 아닐까요?”
“그러게요. 그런데…….”
두 사람은 대칸을 살짝 바라보았다.
이번 리그 컵 16강전 선발 명단은 평소와는 다르게 대칸이 혼자서 모두 결정했다. 대칸은 레전드 진형 보고서가 있다 보니, 코치들에게 이번 경기는 자신이 알아서 준비하겠다고 선언했고, 진형 보고서에 따라 선발 선수들과 교체 명단을 결정하였다.
코치들은 약간 의아해하긴 했지만, 대칸이 하는 일에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여태까지 대칸이 쌓아왔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진다고 할 정도의 선수들은 아니니, 경기 잘해보시죠.”
“네, 그러죠.”
플램 수석 코치의 말에 케빈 전술 코치도 동의하였다.
옆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지만, 대칸의 머릿속에는… 의외로 단순한 생각밖에 없었다.
‘아… 내 돈…….’
그러고는 살며시 품에 있는 레전드 진형 보고서를 보았다.
+3 진형 보고서(L).
이 진형 보고서를 3강으로 간신히 강화하긴 했지만, 그 과정이 험난했다. 대칸이 가지고 있던 40억을 투자해서도 3강이 안 되었고, 결국 아담과 데이비드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데이비드의 돈 10억까지 써서 간신히 만든 +3 레전드 진형 보고서였다.
‘제발… 돈값을 해야 할 건데.’
대칸은 부디, 이 레전드 보고서가 돈값을 하기를 바랐다.
경기 시간이 다가오자,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과 아스날 FC 선수들이 플레이어 에스코트들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했다. 그리고 선수들이 악수를 나누고, 기념 촬영까지 하고 나서는 공격권과 골대를 정하고 그라운드에 위치하였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주심은 시계를 보고 시작 시간이 왔음을 확인했다.
삐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자! 축구 매니저에서는 메시지가 발생하였다.
[‘+3 진형 보고서(L)’의 효과가 발동됩니다.]
[알리 오툰 선수가 가진 스킬 ‘행운아(L)’가 반응합니다.]
[칼슨 고트 선수가 가진 스킬 ‘신의 축복(L)’이 추가 반응합니다.]
[특별 미션이 부여됩니다. 이번 리그 컵 16강전 아스날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 선발 선수들에게 보상이 주어집니다. 선수 교체를 할 경우 교체된 선수에게 주는 보상은 없어지며, 선수 교체를 적게 할수록 보상이 증가됩니다.]
대칸의 예상대로 레전드 등급의 진형 보고서에는 무언가 숨겨진 것이 있었다. 그래서 미션이 발생한 것이다.
‘나이스! 내 예상대로네!’
다행히 대칸이 예상한 대로 특별한 일이… 미션이 떨어졌지만, 그런데 문제는 경기였다.
‘그런데, 오늘 아스날 선발진이 아주 매섭네. 리그 컵 16강에 주전 출진은 아니지.’
FW : 미카 에반스(489/493)
AM : 재커리 커리(454/454)
LMF : 제이 맥할린(465/470), RMF : 얀 바우어(476/477)
MF : 브레이든 하윈(460/461)―마틴 프로브스트(458/459)
LWB : 가브리엘 사인(450/450), RWB : 리차드 필더(432/435)
DF : 막시밀리안 쿠스터(471/471)―레온 바흐마이어(458/462)
GK : 벤 미슨(456/456)
저번 시즌부터 아스날의 공격을 이끌던 미카는 더욱 성장했고,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 아스날에서 큰마음을 먹고 600억(4500만 유로)에 영입한 얀 바우어가 팀에 추가되면서, 아스날도 저번 시즌보다는 약간 강해진 느낌이었다.
‘이 정도 선수들을 상대로 이기려면 우리도 주전급이 나왔어야 했는데.’
대칸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았다.
[아스날, 압박합니다.]
[웨스트 릴링 FC가 오늘 초반부터 밀리는 모습이죠.]
아무리 아스날이 유럽 대항전 진출을 못해서 많이 약해진 상태라지만, 로테이션 선수들이 많이 나온 이번 경기는 힘들었다.
‘하… 특히, 칼슨이랑 알리가 답답하네.’
칼슨의 ‘신의 축복(L)’은 시작하면서 반응하여 지금 금색 빛이 하나도 없었다. 모든 기운을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알리도 처음 시작하면서 ‘행운아(L)’가 터지니, 그냥 평범한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에 불과했다.
퍽!
“윽!!”
[얀 바우어 선수! 알리 선수를 넘어트리면서 들어갑니다.]
알리가 심하게 넘어졌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경기 시작 20분 만에 벌써 다섯 번이나 넘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반칙을 선언했던 심판이 이제는 알리가 넘어져도 반응하지 않았다.
[얀 선수 돌파합니다.]
얀은 노인찬이 좋은 위치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같이 움직이자, 중앙이 아닌 사이드로 파고 들어갔다. 그리고 크로스를 날렸다.
펑~
[얀 선수의 크로스! 미카!!]
미카는 아메이와 공중 볼 경합을 하였지만, 그가 먼저 머리로 공을 제대로 쳤다. 그리고 제가르는 그 헤딩슛을 막지 못했다.
철렁!
[미카의 선취골! 아스날이 전반 22분에 골을 터트립니다.]
선취골이 터지고, 아스날 선수들이 기뻐하고, 알리는 좌절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대칸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거… 경기 승리 보상이 문제가 아니라, 지겠는데!’
너무 쉽게 선취골을 먹었다. 선수 교체를 하면 보상이 줄고, 알리 선수가 보상을 받을 수가 없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승리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알리가 계속해서 이런 모습을 보이면 얀을 절대로 막아낼 수가 없었다. 아스날에서도 작정하고 알리만 노리고 들어왔던 것이다. 수비가 불안하면, 오늘 경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제로였다.
“알리 자리에 라이언 투입하겠습니다.”
“네!”
플램 수석 코치가 바로 선수 교체를 하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첫 번째 교체는 라이언(438/410)이었다.
[웨스트 릴링 FC! 벌써 선수 교체를 하네요. 알리 선수를 대신해서 라이언 선수가 들어갑니다.]
[라이언 선수의 투입 아주 좋습니다. 저번에도 아메이 선수, 노인찬 선수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죠.]
라이언은 들어가기 무섭게 바로 수비수들에게 외쳤다.
“다들 정신 차리자고! 추가 골만 주지 말자!”
“네!”
제가르 골키퍼와 아메이, 노인찬 그리고 막시까지 라이언이 들어오자, 수비에 있어서 든든함이 느껴졌다.
[라이언 선수가 들어가자, 웨스트 릴링의 수비가 리듬이 바로 좋은 모습을 보이죠?]
[네, 안정적입니다. 라이언 선수의 투입으로 선수들이 안정되었습니다.]
특히, 아스날 선수들도 무리한 돌파를 하지 않았다. 라이언의 센스 있는 백업 플레이가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미카 선수! 아… 라이언 선수가 태클로 패스를 차단합니다.]
[정말, 예측을 잘했네요. 패스가 저 방향으로 갈 거라고 생각하고 먼저 준비하고 있던 거죠.]
[달리기가 빠른 라이언 선수라서 가능한 플레이였습니다.]
수비가 안정되자, 미드필더에서 좋은 모습으로 이어졌다.
[로카 선수, 공을 잡습니다.]
공을 잡은 로카는 평소라면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그는 주장이었고, 핵심 선수였다.
[로카 선수가 공을 몰고 들어가네요.]
로카는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로카가 올라오는 모습에 오마르, 나사르, 니클라스는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아스날 수비수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아~ 아스날 수비수들 헷갈립니다.]
[로카 선수의 움직임과 공격수들의 움직임! 아주 독특합니다. 헷갈려요.]
로카는 공격수들이 만들어 준 판을 이해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서 밀 자리 잡고 있던 마틴을 돌파하겠다고 작정하고 들어갔다.
퍽!
[아! 로카 선수! 마틴 선수와 어깨를 부딪칩니다!]
강한 충돌이었지만, 두 선수는 모두 넘어지지 않고, 같이 강하게 몸싸움을 하였다. 그렇지만!
[로카 선수! 버티면서 들어갑니다.]
더 힘이 강했던 로카가 마틴의 견제를 버티면서 들어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페널티 박스까지 다가왔고, 로카는 앞에 수비수들과 골키퍼가 있지만, 중거리 슛을 때렸다.
펑~
로카가 때린 중거리 슛은 엄청난 슛은 아니었다. 하지만, 좋은 타이밍과 좋은 위치에서 때렸기 때문에 골대 구석으로 정확하게 날아갔고, 아스날의 벤 키퍼는 몸을 날려서 간신히 공을 막았다.
[벤 키퍼의 슈퍼세이브~]
그렇지만! 튕겨 나온 공은 아직 살아있었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나사로가 뛰어갔다.
[나사로 선수! 공을 잡습니다. 띄웁니다!]
공을 잡은 나사로가 자신의 앞에 있는 수비수를 고려해서 중앙으로 공을 살짝 띄웠고, 이 찬스를 니클라스가 들어가서 발끝으로 건드렸다.
[니클라스 선수의 골이 터졌습니다! 전반 33분 웨스트 릴링 FC의 만회 골! 1:1이 됩니다.]
[아~ 이번 플레이는 살펴봐야 할 장면이 많았죠. 로카 선수가 생각지도 못한 돌파를 하고 동시에 웨스트 릴링 FC의 다른 공격수들이 흩어지면서 아스날 선수들의 수비가 흔들렸습니다. 그러면서 찬스가 만들어졌죠.]
[아~ 골을 넣은 니클라스 선수, 로카 선수와 같이 골 세리머니를 하네요.]
[로카 선수! 오늘 주장으로 아스날의 수비에 균열을 일으키며 동점골의 시발점이 됩니다.]
그렇게 웨스트 릴링 FC와 아스날 FC의 리그 컵 16강 전반전은 동점으로 마칠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