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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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에서 열리는 이번 프리미어 리그 12차전은 1위 자리가 바뀔 수가 있는 웨스트 릴링 FC와 맨체스터 시티 FC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경기장에서는 수많은 언론사의 기자들과 여러 방송사의 EPL 경기 중계진들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들은 EPL 1위가 바뀌는 순간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보도하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삼성역 주변에 있는 오세아니아 스튜디오에서도 이 경기 중계를 준비하고 있었다.
“챔피언스맨 님 오셨어요?”
오세아니아 중계진의 캐스터인 한명호가 챔피언스맨에게 인사를 하자, 그도 웃으며 인사하였다.
“일찍 오셨네요.”
“네, 오늘 워낙 중요한 경기다 보니, 일찍 와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챔피언스맨도 그의 옆에 앉아서 경기 중계를 준비하였다.
잠시 후에 다른 해설자인 강진호까지 도착하자, 중계진이 모두 모였는데, 그들은 오세아니아 TV를 통해서 이번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었다.
오세아니아 TV는 정식으로 EPL 2차 중계권을 구입하였다. 위성방송과 비교하면 딜레이 시간이 약 10초 정도가 있었지만, 원본 영상을 잉글랜드 현지 방송사에게 받아서 이 영상에 해설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중계가 가능하였던 것이다.
한명호 캐스터를 비롯한 챔피언스맨과 강진호 해설 위원이 준비를 하고서 기다리자, 잠시 후에 방송이 시작되었다.
[네, 오세아니아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있는 프리미어 리그 12차전! 웨스트 릴링 FC와 맨체스터 시티 FC의 경기 중계를 맡게 된 캐스터 한명호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해설 위원으로 챔피언스맨 님과 강진호 님이 와주셨습니다.]
세 사람은 공손히 카메라를 두고 인사하였다.
[오늘 경기! 아무리 강조해도 아쉬울 정도로 중요한 경기입니다.]
[리그 1위인 웨스트 릴링 FC와 리그 3위인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하지만, 승점 차는 2점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가 이기면 바로 순위가 바뀌는 경기입니다.]
[네,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양 팀 감독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양 팀 다 최고의 선수들을 준비하고 있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웨스트 릴링 FC의 선발 선수들이 화면에 나왔다.
FW : 에드워드 바커(496/488)
AM : 오사마 샤리아(478/471)
MF : 이가람(448/470)―마이클 그린우드(448/453)―론 윌서(440/419)
DM : 안셀모 피사니(442/479)―로카 파스트(461/453)
DF : 대니얼 보얀(450/?)―앤드류 우드워드(450/443)―잭 윌서(446/431)
GK : 디비드 토비(428/449)
[대칸 감독이 준비한 웨스트 릴링 FC는 3-6-1이라는 극단적인 미드필더 중심 진형을 준비했습니다.]
[이 진형 사실, 맨체스터 시티의 4-4-2 저격이죠.]
[세 명의 센터백과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에 중점을 두고, 윙백 선수들을 사이드 미드필더로 두면서 수비는 강화시키되 역습을 노리겠다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챔피언스맨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그게 끝이 아닙니다. 에드워드 선수는 프리롤에 익숙한 선수죠. 아마, 원톱도 제로톱과 같은 느낌으로 미드필더에 일곱 명이 있는 느낌으로 미드필더 싸움이 진행될 겁니다.]
챔피언스맨의 해설이 정확했다. 에드워드까지 미드필더 싸움에 집중하면서, 역습을 노리는 진형을 대칸이 준비하였던 것이다.
챔피언스맨의 완벽한 해설에 강진호 해설은 자신이 할 말이 없어지자, 자연스럽게 만담으로 넘어갔다.
[허어… 이렇게 말을 다 하시면 안 되죠? 제가 할 말을 다 하시네요.]
[하하하하.]
한명호 캐스터와 챔피언스맨은 그저 웃었고, 강진호는 계속 농담을 던졌다.
[혹시? 대칸 감독과 친분이 있으시니 관련 정보 먼저 받는 것은 아니시죠?]
그의 말에 챔피언스맨이 한숨을 쉬고서는 말했다.
[저도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경기 중계 준비하는 시간도 줄어들고요. 그런데… 대칸 감독님의 뒤를 항상 따라다니는 편집자가… 제 편집자 출신인데… 말을 안 해줍니다. 단 하나도 안 해줘요! 그래서 제가 알아서 공부해서 온 겁니다.]
챔피언스맨의 말처럼 차현우 편집자는 그가 본 정보에 대해서 절대로 외부에 말하지 않았다.
[자, 그러면, 이번에는 맨체스터 시티의 진형을 보시죠.]
FW : 웨슬리 비즈카라(501/490)―크리스티안 로스스테인(452/487)
LMF : 브라이언 달링턴(470/470), RMF : 라마 허스트(459/488)
MF : 토니 S. 플레처(466/473)―무릴로 페르난데스(483/486)
LWB : 티모시 엘머(465/465), RWB : 엔조 카르발류(449/472)
DF : 세라핀 미엘레브(469/481)―오타비오 산토스 아제베도(485/488)
GK : 페드넨드 위소스키(479/479)
맨시티의 선발 선수들은 너무나 화려해서 다들 감탄부터 하였다.
[지금 프리미어 리그 득점 선두인 웨슬리 선수와 재기발랄한 유망주 크리스티안 투톱은 무섭네요.]
[미드필더도 이름값이 엄청나네요. 잉글랜드 국가 대표 주장인 브라이언 선수를 비롯해 이제는 강철 인간의 고유명사인 무릴로 선수까지…….]
[포백 라인도 예술입니다. 브라질 국가 대표인 오타비오 선수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페드넨드 골키퍼까지! 정말 구멍이 안 보이네요.]
선수들에 대해서 한참 감탄하던 해설진은 살짝 웃었다.
[이거, 진형 평가가 의미가 있을까요? 이 선수들에게?]
[그래도 포인트를 하나 잡아보자면, 웨스트 릴링 FC가 미드필더 지역에서 수적 우위로 얼마나 주도권을 가져오는지가 변수겠네요.]
누가 봐도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맨체스터 시티의 우위가 예상되었다.
경기장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대칸의 심정도 비슷했다.
‘하… 확실히 리버풀이나 맨시티 선수들을 보면, 아직 우리 팀이 갈 길이 멀어.’
월드 클래스급으로만 팀을 꾸리는 두 팀을 보면, 웨스트 릴링 FC가 나갈 길이 멀어 보였다.
특히…….
웨슬리 비즈카라(501/490)
스킬 : 공격수의 테크닉(U), 설명 : 개인기, 골 결정력, 퍼스트 터치, 침착성이 3 증가합니다.
크리스티안 로스스테인(452/487)
스킬 : 모나코의 신성(E-1레벨), 설명 : 중요 경기(국가 대항전, 토너먼트 4강 이상, 리그 상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모든 신체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브라이언 달링턴(470/470)
스킬 : 이렇게 질 수는 없다!(U), 설명 : 후반 30분에 팀이 지고 있는 경우에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무릴로 페르난데스(483/486)
스킬 : 무쇠 인간급 신체(L), 설명 : 부상 확률이 매우 낮으며, 체력 소모가 다른 선수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 노쇠화가 매우 늦게 옵니다.
오타비오 산토스 아제베도(485/488)
스킬 : 후반전 전문가(U), 설명 : 후반전이 되면 컨디션이 한 단계 증가하며, 모든 신체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하… 사기급 스킬이 난무하네.’
저번 시즌 우승 팀답게, 자잘한 스킬을 빼고…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사기급 스킬이 많았다.
‘전반전에 앞서지 않으면 더 힘들겠네.’
후반전에 강해지는 선수들이 있다 보니, 대칸은 전반전에 기대를 걸었다.
삐익~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합니다.]
전반전 경기 내용에서 대칸은 깨달았다.
웨스트 릴링 FC가 아무리 강해졌다지만 강팀은 강팀이었다. 특히, 리버풀과 맨시티는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다.
[아! 웨슬리 선수 너무 위협적입니다. 이건 골이 안 들어간 것이 다행이네요.]
[브라이언 선수! 마이클 선수와 안셀모 선수의 협력 수비가 안 먹힙니다. 두 선수의 압박에 자유롭네요.]
[무릴로 선수… 이 선수는 정말 불도저 같습니다. 웨스트 릴링 FC가 미드필더에 힘을 많이 줬는데, 맨시티의 선수들이 밀리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결국 전반 33분.
펑~
[토니 선수의 롱패스!]
이 패스는 적당한 위치에 있었던 웨슬리에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웨슬리에게 앤드류와 잭 윌서가 달라붙었다. 하지만!
타… 타탁!
[웨슬리 선수의 돌파!]
웨슬리가 개인기와 스피드로 잭 윌서를 제쳤다. 그러자 앤드류는 중앙으로 돌파하는 경로를 막았고, 웨슬리는 약간 사이드로 파고 들어갔는데!
‘기회다!’
각이 별로 없었지만, 웨슬리에게는 각이 보였다.
펑!
웨슬리가 회전이 기가 막히게 걸린 슛을 때렸고, 그 각도가 독특하여 디비드 골키퍼는 역동작에 걸려 멍하게 공이 골대 안으로 안 들어가기만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철렁!
[웨슬리 선수의 원더골이 터집니다!]
[아… 저 각도에서 저런 슛이라면 야신이 와도 못 막습니다.]
[정말 웨슬리 선수 미친 골이네요. 웨스트 릴링 FC와 중요한 경기에서 첫 골을 완벽하게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전반전은 웨스트 릴링 FC가 0:1로 지고 있는 상태로 끝났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대칸의 예상대로 더욱 격차가 났다.
[하… 웨스트 릴링의 선수들 지친 기색이 역력하네요.]
챔피언스맨의 말처럼 전반전에 열심히 뛰어다녔던,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이 보였다. 반면에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체력은 여전히 여유가 있었다.
‘하… 기량에서의 차이가 후반전에 체력 차이로 드러나는구나.’
대칸의 판단대로, 전반전에 웨스트 릴링 FC가 웨슬리에게 한 방을 먹긴 했지만, 경기 내용에서 밀리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팽팽하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미드필더에서 수적인 우위를 가지고 선수들이 더 많이 뛰어다녔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객관적인 전력은 아직… 맨체스터 시티에 비해 부족한 웨스트 릴링이었다.
대칸은 체력이 떨어진 안셀모와 오사마를 교체해 줄 수밖에 없었다. 우드와 프리드리히가 들어왔지만, 사실상 다운그레이드 교체였다. 그리고…….
[후반전 24분! 크리스티안 선수의 추가 골! 맨체스터 시티가 두 골을 앞서갑니다.]
[아, 웨스트 릴링 FC… 이번에는 미드필더에서 맨시티의 플레이를 못 막아주었습니다. 미드필더 지역부터 뚫리고 들어오니, 웨스트 릴링 FC의 쓰리백이 막을 수가 있나요?]
[맨체스터 시티가 홈구장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줍니다.]
결국 대칸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웨스트 릴링의 마지막 선수 교체가 나오네요. 마이클 선수를 대신해서 칼슨 선수가 투입됩니다.]
[마이클 선수가 오늘 많이 뛰어서, 체력이 바닥났죠.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의 슈퍼 백업인 칼슨 선수! 오늘은 어떤 변수를 만들어 낼지가 기대됩니다.]
칼슨이 황금빛이 가득한 ‘신의 축복(L)’ 스킬을 가지고 경기에 투입되었다. 하지만.
[칼슨 선수! 슈퍼플레이! 간신히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막아냅니다.]
[아주 좋은 백업이었습니다. 태클이 기가 막혔네요.]
[웨스트 릴링 힘겹게 맨시티의 공격을 막아냅니다.]
칼슨이 투입되어 결정적인 공격을 몇 번 막기는 하였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삐삐삑~
[경기 종료됩니다. 웨스트 릴링 FC와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12차전은 맨체스터 시티가 홈에서 승리를 가져갑니다!]
결국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경기가 끝나고, 대칸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필립 감독과 악수를 나누었다.
“좋은 경기였습니다.”
여유가 가득한 필립의 표정에서 대칸은 아직 맨체스터 시티가 웨스트 릴링을 한 수 아래로 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대칸은 악수하는 손에 강하게 힘을 주고서는 말했다.
“다음에는 꼭… 더 좋은 경기로 보답해 드리죠.”
두 사람은 웃고 있었지만, 묘한 분위기로 인사를 마쳤다.
그날 밤, 리즈의 한 클럽.
“오! 에드워드? 오래간만인데?”
“잘 왔어!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술과 춤이 최고지. 잘 놀자고!”
패배로 기분이 별로였던 에드워드는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서 자신이 자주 가던 클럽에 놀러 왔다. 그리고 한 시간 후…….
호텔의 침대 위에서는 에드워드와 같이 누워있는 클로라가 홍조가 가득한 얼굴로 웃으면서 말했다.
“하~ 에드워드~ 정말 좋았어.”
그런 그녀의 말에도 에드워드의 표정은 씁쓸했다.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어서… 여자를 안고 싶어서 클럽에 와서 그녀를 안았지만, 아쉬웠다.
에드워드의 정신적인 만족감을 충족시켜 주지는 못했던 것이다.
‘이거보다… 오늘 경기에서 골을 넣었으면… 팀을 승리로 이끌었으면 더 좋았을 건데…….’
저번 시즌 리그 컵 결승전이 떠올랐다. 이기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팀을 상대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로 이끌었던 자신의 모습!
그렇게 에드워드는 말초적인 쾌락보다 정신적인 만족감에 대한 욕망이 더욱 크다는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다.
다음 날부터 에드워드가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회복 훈련을 비롯해 구단에서 진행하는 훈련에도 진지한 마음으로 임했고, 휴식 시간에도 개인 훈련을 진행하였다.
“후… 후… 후…….”
맨시티전 3일 후 휴식일임에도 에드워드는 웨스트 릴링 지역을 조깅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주머니에 있던 전화기가 울렸다.
웅~ 웅~
에드워드는 뛰던 것을 멈추고 걸으면서 전화를 받았다.
- 에드워드? 오늘 웨스트 릴링 FC 주전 선수들 휴식일 아냐? 놀러 올래?
3일 전 그와 잠자리를 같이했던 클로라의 전화였다. 에드워드는 그녀의 전화를 받고서는 결심했던 말을 하였다.
“아냐, 바빠.”
- 뭐? 휴식일이잖아.
그녀의 말에 에드워드는 다시 말했다.
“훈련하느라고 바쁘다고.”
- 아… 휴식일에도 훈련해? 저녁에라도 같이 놀래? 저번에 갔던 호텔 예약해 놓을까?
그녀의 노골적인 유혹에도 에드워드는 단호하게 자신의 결심을 말했다.
“앞으로는 리즈 클럽에는 안 갈 거야. 그러니, 클로라도 앞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말아줘.”
- 어? 에드워드 왜 그래? 내가 뭘 잘못했어?
“아니, 내가 생각해 보니, 지금 나는 축구에 전념할 때야. 그래서 클럽 그만 가려고.”
에드워드가 생각하기에 여자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었다. 그것도 원 나잇을 원한다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한다면 언제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축구로 인한 만족감이 더 간절했고 그것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여기서 멈추면 안 되었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싶었다.
“미안하지만, 앞으로 못 볼 거야. 고마웠고! 잘 지내라.”
- 에드워드? 왜 그래? 왜…….
“미안!”
그렇게 에드워드는 그녀가 다른 말을 하기 전에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전화기의 전원을 끄고서는 다시 웨스트 릴링 지역을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