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화
【 1위 경쟁! 맨체스터 시티전 】
유로파 리그 조별 경기 4차전 다음 날.
아침 여덟 시, 아직 직원들 출근 시간이 아니라서 조용한 구단으로 출근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는 바로 차현우 편집자였다.
차현우 편집자는 피곤함에 하품을 하면서 회의실로 들어갔다. 비어있는 회의실의 한쪽 구석에 익숙하게 카메라와 방송 장비를 세팅하였다. 그리고 시계를 확인하였다.
“아직, 회의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네.”
그는 남는 시간을 확인하고서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서 노트북을 꺼내었다. 그리고 커피를 타서 마시면서 인터넷에 올라온 ‘신화의 웨스트 릴링 FC, 시즌 2’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았다.
‘신화의 웨스트 릴링 FC, 시즌 2’는 넷플X스에서 선공개를 한 다음에 웨스트 릴링 FC와 대칸 그리고 챔피언스맨의 유X브 채널을 통해서 공개되었다. 그리고 이 다큐는 시즌 1보다 더 큰 반응을 일으켰다.
- 웨스트 릴링 FC… 정말 대단한 팀이다.
- 대칸 감독이 대단한 것 같다. 팀이 연패를 해도 어떻게든 관리하네.
- 30대 초반의 감독이 이런 카리스마가 가능한 거야? 선수, 코치들과 대화를 많이 하지만, 그 누구도 기어오르는 사람이 없네.
- 안셀모나 로카도 대칸의 말에는 그냥 수긍하는 것 같은데? 그 자존심 높은 레알 출신들이?
- 그래도, 이 팀은 에드워드가 최고다.
- 에드워드의 각성이 후반기 반등이었네.
- 리그 컵 우승도 에드워드가 없었으면 절대 불가능이지.
- 그런데? 리그 컵 결승전… 시나리오를 몇 개나 준비한 거지? 맨유의 거의 모든 전술과 전략에 대해 카운터를 준비한 것 같은데?
- 플램 수석 코치나 케빈 전술 코치도 머리 좋은 듯.
- 대니얼 부상 때는 조금 슬프더라…….
- 그런데, 어떻게든 고쳐보겠다고 대칸이 직접 움직이던데… 감독이면 저런 모습이 있어야지.
- 어떻게 승격 팀이 이런 분위기냐? 마치 오랜 기간 프리미어 리그에 있는 팀처럼 대처하네.
- 아… 이거 비하인드 없나요? 분명 숨겨진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은데?
- 다음 화 언제 나오냐!! 빨리 풀어라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차현우 편집자는 웃었다.
“그래? 그렇지? 너무 재미있어서 미치겠지? 믿어지지 않지?”
차현우 편집자는 반응에 만족하며 커피를 마셨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털컹.
“오! 차현우 씨 먼저 와계셨군요.”
플램 수석 코치와 케빈 전술 코치가 처음으로 회의실로 들어왔다.
“아, 두 분 오셨군요.”
차현우는 두 사람과 가볍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러고는 노트북을 치웠는데, 그다음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한 명씩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대칸이 들어오자, 차현우는 회의실 구석에서 없는 사람처럼 조용히 메모를 하면서 지켜보았다.
대칸 감독은 모든 사람들이 모이자 회의를 시작하였다.
“자, 다들 모이셨죠. 그러면 다음 프리미어 리그 경기… 맨체스터 시티전! 이 경기를 대비하는 회의를 진행하겠습니다.”
대칸의 말에 코치들은 모두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에 임하였다. 그리고 차현우 편집자도 편집 포인트를 고려하며 회의를 관찰하였다.
“현재, 우리 팀의 순위는 1위입니다. 하지만, 이번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패배하면 바로 빼앗기는 자리죠.”
대칸의 말에 차현우 편집자는 바로 인터넷에서 EPL 순위표를 확인하였다.
순위표
팀명 / 승 / 무 / 패 / 골득실 / 승점
1. 웨스트 릴링 / 9 / 1 / 1 / 14 / 28
2. 리버풀 / 8 / 2 / 1 / 12 / 26
3. 맨체스터 시티 / 8 / 2 / 1 / 12 / 26
4. 아스날 / 8 / 2 / 1 / 10 / 26
5. 첼시 / 8 / 1 / 2 / 11 / 25
6. 토트넘 핫스퍼 / 7 / 2 / 2 / 13 / 23
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7 / 2 / 2 / 8 / 23
8.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 5 / 5 / 2 / 5 / 20
9. 에버튼 / 4 / 5 / 2 / 1 / 17
10. 풀럼 / 4 / 4 / 4 / -2 / 16
웨스트 릴링 기준 11차전까지 경기를 치른 순위표에서 EPL 상위권의 치열함이 느껴졌다.
“여러 가지 말을 할 필요가 없겠죠. 무조건 총력전으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경기입니다. 그러니, 다들 많은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대칸의 말이 끝나자, 케빈 전술 코치의 차례가 돌아왔다.
“그럼, 먼저 프리미어 리그 11차전 맨체스터 시티를 대상으로 선발 선수들과 진형부터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진형은 두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4-4-1-1 진형과 3-4-3입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화면으로 4-4-1-1 진형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4-4-1-1은 유기적인 움직임이 가능한 진형입니다. 상황에 따라 4-5-1, 4-4-2, 4-2-3-1까지 변경할 수 있으며, 우리 팀 선수들의 성향을 고려한다면 수비적인 플레이와 역습이 예상되는 진형입니다.”
다음으로 3-4-3 진형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말했다.
“3-4-3 진형도 상황에 따라 유기적인 움직임은 가능합니다. 3-4-2-1이나, 3-6-1을 비롯한 다양한 진형이 가능하죠. 강한 미드필드 운영으로 맨체스터 시티와 제대로 붙어볼 수 있는 진형입니다.”
케빈 전술 코치가 프로젝트 화면을 끄면서 간단하게 정리했다.
“사실 정확히 구분하자면, 4백을 사용할 건지 3백을 사용할 건지만 결정하면 됩니다. 그 외 선수들의 배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경기 도중에도 변화시킬 수가 있을 정도로 팀의 수준은 올라왔습니다. 그러니, 4백인지 3백인지를 결정하고 선발 선수를 경정하시죠.”
케빈 전술 코치의 말이 끝나자, 매튜 수비 코치가 가장 먼저 의견을 내었다.
“3백 가시죠. 이번 경기에서는 대니얼과 앤드류, 잭 윌서까지 우리 팀의 최고 레벨 센터백 세 명이 모두 출전 가능합니다. 수비를 든든하게 하시고, 미드필더에서 제대로 싸워보시죠.”
매튜 수비 코치의 말에 모든 코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력한 센터백들이 모두 출전 가능한 상황인데, 이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대칸도 잠시 고민하다가 한 가지를 물었다.
“대니얼 무릎은 괜찮나요? 저번 경기에서 통증을 느꼈는데?”
그 질문에 크리스 스포츠 과학자가 대답을 하였다.
“네, 괜찮습니다. 약간 고통이 있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습니다.”
크리스의 대답에 대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잭 윌서가 제 역할을 하려면 론 윌서가 출전해야 하는데… 론은 윙백의 역할로 미드필더에 세워도 되겠다는 견적도 나와서 3백이 괜찮다고 판단하였다.
대칸 감독을 비롯한 모든 코치들이 3백으로 선택하자고 결정하자, 케빈 전술 코치는 다음 차례로 넘어갔다.
“그러면, 선발 선수를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수비수는 매튜 코치님이 말씀하신 세 명의 선수들로 확정하면 되겠죠?”
대니얼, 앤드로 그리고 잭 윌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쓰리백이었다.
“공격수는 어떻게 할까요?”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이삭 공격 코치를 향했다. 그러자, 이삭은 자신의 의견을 담담하게 말했다.
“공격수보다는 미드필더부터 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삭의 말에 대칸이 정리하였다.
“그럼, 세부 진형부터 정하죠. 제가 생각하는 진형은 3-6-1입니다.”
대칸이 미드필더에 여섯 명을 두자고 말하였다. 그러자 플램 수석 코치가 의문을 말했다.
“압박이 아닌 미드필더 장악인가요?”
대칸은 정확한 대답 대신에 설명을 하였다.
“미드필더에 이 정도 힘을 줘야!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수비를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드필더부터 안정적인 수비로 시작하여 역습으로 일격을 날리는 것이 이번 경기에서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가장 확률 높은 전술입니다.”
축구 매니저를 기반으로 한 대칸의 분석 결과에 모두가 동의하였다. 그 정도로 맨체스터 시티는 아주 강한 팀이었다.
“그럼, 미드필더 여섯 명의 선수들은 누가 좋을까요?”
케빈 전술 코치의 말에 코치들이 각자 자신의 의견을 내었다.
“로카 선수, 조나스 선수는 무조건 선발로 나와야 합니다. 그 두 선수가 우리 팀 미드필더 중에서 가장 강합니다.”
“이가람 선수도 투입하죠. 이 선수가 좋은 역습을 만들어 줄 겁니다.”
“마이클 선수의 폼이 요즘 좋습니다. 마이클 선수도 선발로 추천합니다.”
“이번 경기가 거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 위험을 고려한다면 우드 선수는 휴식을 주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강팀을 상대로 선수들이 기죽지 않기 위해서는 안셀모 선수의 경험도 필요합니다.”
“공미 자리는 당연히 오사마 선수가 들어가야죠.”
“프리드리히 선수나 나사로 선수도 좋은 공격 옵션이 될 겁니다.”
코치들의 수많은 의견을 케빈 전술 코치가 정리하였다. 그리고 그 정리된 의견을 토대로 대칸이 선발 선수들을 결정하였다.
“공미는 오사마, 사이드에 이가람과 론 윌서, 중앙에 마이클과 안셀모 그리고 로카를 투입하겠습니다.”
대칸이 정리한 선수 명단을 많은 코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칸의 선수 선발 판단에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도 플램 수석 코치만 손을 들고 물었다.
“다른 선수들은 이해가 되는데… 조나스 선수는 왜 빠졌나요?”
객관적으로 로카와 함께 가장 안정적인 조나스가 빠지자, 플램 수석 코치가 질문했고, 대칸은 의외의 대답을 하였다.
“조나스 선수는 체력 문제로 출전 못 합니다.”
“아? 네.”
대칸의 말에 플램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어제, 경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대칸은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조나스 선수, 무슨 일이신가요?”
- 감독님, 다음 경기 맨시티 원정 경기죠? 죄송합니다만 그 경기에 저는 출전 안 했으면 합니다. 약속하신 거 잊지 않으셨죠?
이 타이밍에 조나스와의 약속이 발동되었다. 그가 원하지 않는 원정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그 약속을 언급한 것이다.
“…네. 그러시죠.”
대칸은 그를 경기에 출전시키고 싶었지만, 약속은 약속이었다. 그래서 대칸은 조나스를 선발 명단에 넣지 않은 것이다.
회상을 마친 대칸이 다시 말을 꺼냈다.
“마지막 원 톱은 프리롤의 에드워드입니다. 이의 있으신가요?”
아무리 요즘 컨디션 난조였지만, 팀의 에이스는 에드워드였다.
여태까지를 모두 정리한 케빈 전술 코치가 바로 진형에 선발 선수를 넣어서 화면에 띄웠다.
FW : 에드워드 바커(496/488)
AM : 오사마 샤리아(478/471)
MF : 이가람(448/470)―마이클 그린우드(448/453)―론 윌서(440/419)
DM : 안셀모 피사니(442/479)―로카 파스트(461/453)
DF : 대니얼 보얀(450/?)―앤드류 우드워드(450/443)―잭 윌서(446/431)
GK : 디비드 토비(428/449)
“자, 이렇게 출전시키겠습니다. 여기서 추가 의견 있으신 분?”
조나스를 제외하면, 합리적인 선발 명단이었다. 그래서 모두 이견이 없었고, 그러자, 케빈 전술 코치가 정리하였다.
“그럼, 이 선수들로 경기 출전하는 것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가벼운 회복 훈련이 있을 예정입니다. 그 이후의 훈련 계획은 플램 수석 코치님은 선발 선수들을 대상으로 맨시티전을 대비한 훈련 계획 준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오전 회의가 종료되었다.
회의가 종료되자, 코치들이 한 명씩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플램 수석 코치와 케빈 전술 코치는 마지막까지 남아서 대칸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감독님, 전력 분석 1팀의 맨체스터 시티 예상 진형 분석 결과가 오후에 나옵니다. 그러면, 일부 선수를 변경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만약, 플램 수석 코치님이 선수를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케빈 전술 코치님과 세 명이서 추가 회의 하시죠. 그때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케빈 전술 코치도 말을 꺼내었다.
“감독님, 비공개 훈련이 필요합니다. 허락해 주시면, 운영 팀에 요청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러시죠. 내일부터 맨시티전까지는 비공개 훈련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렇게 세부적인 사항까지 정리를 마쳤다.
그렇게 세 사람이 정리 회의까지 마치고 밖으로 나가자, 그때서야 회의실 구석에 있었던 차현우 편집자가 일어났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카메라를 정리하면서 혼잣말을 하였다.
“오늘도! 좋은 장면을 많이 건졌네!”
차현우 편집자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정리를 마치고 회의실을 마지막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