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285화 (285/445)

285화

* * *

스타디온 파르티자나(Stadion Partizana).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 있는 이 경기장에서는 웨스트 릴링 FC와 FK 파르티잔의 유로파 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 유로파 리그 조별 리그 진출을 결정하는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3만 명이 넘는 파르티잔의 홈 관중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웨스트 릴링의 마르크 선수, 또 공을 잡습니다.]

[네, 역습 타이밍이죠.]

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공격에 치중한 파르티잔의 작전은 실패하였다. 그리고 당연히 이 상황에서 웨스트 릴링 FC의 역습 찬스가 바로 만들어졌다.

마르크는 공을 잡고 뛰다가 좌측 사이드로 공을 돌렸다.

펑~

[좌측… 이가람 선수!]

사이드에서 공을 잡은 이가람은 거침없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그 과정에서 파르티잔의 수비수들이 막으려고 했지만.

[아! 이가람 선수! 버티면서 들어갑니다.]

[파르티잔 선수들이 막지를 못해요.]

거친 몸싸움을 버티면서 들어간 이가람은 적당한 위치까지 오자, 오른발로 반대쪽 골대 구석을 노리고 감아 찼다.

펑~

[이가람 선수의 슛!]

회전이 제대로 걸린 공은 기가 막히게 골키퍼의 손을 피해서 골대로 들어갔다.

철렁~

[골! 이가람 선수의 골입니다. 후반 35분에 웨스트 릴링 FC의 세 번째 골이 터집니다.]

[자~ 이제 경기 남은 시간은 10분, 이번 골로 파르티잔에게는 희망이 완전 사라졌네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1로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 하지만 FK 파르티잔은 홈경기에서 승부를 노렸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주전급 선수들이 출전하면서 오사마가 1골 1어시, 이가람이 2골 1어시를 기록하며 3:0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아직 경기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미 사기가 무너진 파르티잔의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사실, 스코어는 3점 차지만, 경기 내용은 더 침울했습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유효 슛이 무려 17개가 나왔습니다. 3골밖에 못 넣은 것이 아쉬울 정도였죠.]

[파르티잔의 입장에서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웨스트 릴링 FC에서 로테이션 선수들만 나왔을 때, 어떻게든 무승부라도 기록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 동안에 이변은 없었다.

삐삐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유로파 리그 플레이오프가 종료됩니다.]

[모두가 예상한 대로 웨스트 릴링 FC가 파르티잔 FK를 꺾고 유로파 리그 조별 리그에 진출합니다.]

대칸이 지휘하는 웨스트 릴링 FC는 유로파 리그 조별 예선에 진출하였다.

다음 날, 8월 30일.

바로 유로파 리그 조별 경기 조 추첨이 있었다. 그리고 대칸은 모든 코치들을 회의실로 불렀다. 그리고 그들은 다 같이 가벼운 스낵과 음료를 마시며 조 추첨식을 기다렸다.

“후… 좋은 조에 추첨이 되어야 할 텐데요.”

플램 수석 코치의 말에 대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대한 약팀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유망주들도 키우면서 주전 선수들 체력도 관리하게요.”

“맞습니다. 우리 팀 일정이 너무 빠듯하다 보니… 유로파 조별 경기에는 최대한 신경을 덜 썼으면 좋겠네요.”

빠듯한 일정 때문에 최대한 약팀을 만나기를 바라는 대칸과 코치들이었다.

조 추첨식이 시작되자, 대칸은 TV로 아담 단장과 데이비드가 추첨 현장에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아담 단장님이랑 데이비드 엄청 꾸미고 갔네요?”

“네, 두 분… 오늘 빛이 나는데요?”

대칸은 데이비드가 포춘 쿠키를 먹는 것을 보며 웃었다.

‘하… 제발~ 이번 조 추첨식에서 저 녀석의 운이 통했으면 좋겠네.’

그렇게 대칸도 좋은 추첨을 바랐다.

본격적인 추첨에 앞서 한참 동안 추첨 관련 설명 동영상부터 시작해서 사전 행사들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모든 사전 행사가 끝나자, 이제 1번 시드부터 4번 시드까지의 팀들의 명단이 나왔다.

웨스트 릴링 FC는 3번 시드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가 3번 시드이니…….”

“순서가 1번 시드와 2번 시드 팀들을 추첨하면 우리가 포함된 3번 시드 추첨을 하네요.”

대칸과 코칭스태프들은 추첨자들이 1번 시드 팀들을 추첨하는 것을 보며 팀들을 평가하였다.

“아무래도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팀들은 피하는 것이 좋겠죠.”

“네, 그 팀들이 힘든 건 사실이니까요.”

1번 시드 팀들의 추첨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 2번 시드 팀들의 추첨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독일이나 프랑스나 네덜란드 리그의 팀들도 이름값이 높네요.”

“모든 강팀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적은 조에 편성되면 좋겠네요.”

그리고 드디어 3번 시드 팀들의 추첨이 시작되었다.

“자, 이제 우리 팀이 어느 조에 속하는지 보시죠.”

플램 수석 코치의 말에 대칸은 살짝 긴장하면서 추첨을 지켜보았다.

- A조!

사회자의 말에 추첨자가 공을 하나 꺼내었다. 대칸은 A조에 유로파 리그의 강자! 세비야가 있었기 때문에 다른 조를 원했다.

- BSC 영 보이즈!

다른 팀이 A조의 3번 시드로 뽑히자, 대칸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 다행히 우리는 아니네요.”

“네, 과연 어느 조에…….”

사회자는 바로 다음 조를 호명하였다.

- B조!

B조의 1번 시드는 스위스 슈퍼리그의 맹주라고 불리는 FC 바젤이었고 2번 시드는 요즘 기세가 조금 안 좋기는 했지만 분데스리가의 아인트라프트 프랑크푸르트였다.

“이 조에 들어가면…….”

“무조건 죽음의 조겠네요.”

대칸과 코치들은 제발 웨스트 릴링 FC가 호명되지 않기를 원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

- 헤타페 CF!

“와! 헤타페…….”

스페인의 떠오르는 강팀, 헤타페가 선택되었다.

“죽음의 조 탄생이네요.”

플램 수석 코치의 말에 대칸은 웨스트 릴링이 뽑히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 C조.

C조의 1번 시드와 2번 시드에는 5대 리그 팀이 없었다.

“여기 괜찮네요.”

“그러네요. 1번 시드 팀과 2번 시드 팀… 모두 무난한데요?”

그렇게 대칸과 코치들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추첨자가 다음 공을 하나 꺼내서는 공을 열고 종이를 활짝 펼쳤다.

- 웨스트 릴링 FC!

웨스트 릴링이 호명되었다. 그러자, 대칸과 코치들이 환호했다.

“오! 우리 팀의 이름이 나왔어요.”

“C조네요.”

“다행히 강팀은 피했네요!”

“1번 시드 베식타스 JK, 2번 시드 FC 카이라트! 1번 시드도 2번 시드도 다 괜찮네요!”

모든 코치들이 환호했지만, 케빈 전술 코치는 약간 표정이 애매했다.

“저, 감독님 그런데…….”

“네? 그런데?”

케빈 전술 코치의 다음 말에 대칸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베식타스 JK는 이스탄불에 있는 팀이고 FC 카이라트는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누르술탄에 있는 팀입니다. 이스탄불은 비행기로 네 시간 거리, 누르술탄은 비행기로 여덟 시간 거리입니다.”

강팀을 안 만난 것이 다행만은 아니었다. 두 팀의 위치… 이동 거리에 대칸은 머리가 살짝 아파왔다.

모든 3번 시드의 추첨이 끝나고, 이제는 마지막 4번 시드 추첨 차례가 되었다.

- C조!

대칸은 웨스트 릴링 FC가 속해있는 C조에 마지막 팀, 4번 시드 팀은 제발 가까운 팀이 걸리기를 원했다. 그리고 추첨자가 뽑아서 공을 열고… 그 팀을 발표하였다.

- FC 오렌부르크!

“아!! 젠장!!”

“홀리… 쉣!”

“아… 이런 미친! 이번에는 러시아 팀이야!”

마지막 4번 시드의 팀으로 FC 오렌부르크가 걸리자, 코치들은 모두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FC 오렌부르크는 러시아 팀으로 오렌부르크까지는 비행기로 5시간 30분이 걸리는 장거리에 있는 팀… 원정 팀의 지옥이라 불리는 곳에 위치한 팀이었다.

조 추첨을 마치고 대칸은 결과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C조

1번 시드 : 베식타스 JK(터키)

2번 시드 : FC 카이라트(카자흐스탄)

3번 시드 : 웨스트 릴링 FC(잉글랜드)

4번 시드 : FC 오렌부르크(러시아)

팀의 전력으로 따지면 아주 좋은 조 추첨식이었다. 베식타스를 빼면 모두 웨스트 릴링 FC의 로테이션급 선수들만 출전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었고, 베식타스도 프리미어 리그 강등권 팀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 팀이었다.

하지만, 동유럽 3개국의 팀들… 그것도 평균 이동 거리가 여섯 시간 정도 되는 팀들과 유로파 조별 리그에서 만나게 된 것은… 정말 다른 의미로 운이 없는 대진이었다.

회의실은 자연스럽게 유로파 리그 조별 리그에 대한 이야기로 시끄러워졌다.

1번 시드 베식타스 JK는 터키의 맹주로 이스탄불에 있는 팀이다. 전력은 웨스트 릴링 FC보다 약했지만, 저력이 있는 팀이라 방심했다가는 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 베식타스의 홈구장인 보다폰 파크까지 이동하려면 비행기로만 네 시간을 이동해야 했다.

2번 시드 FC 카이라트는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빅 클럽이다. 하지만 웨스트 릴링 FC의 로테이션급 선수들만 출동해도 충분히 승리가 가능한 약한 2번 시드였다. 다만 이 팀의 홈구장이 있는 누르술탄까지 비행기로 여덟 시간이 걸렸다.

4번 시드 FC 오렌부르크는 러시아 팀으로 대진 운이 좋아서 유로파 조별 리그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는 팀이다. 그렇지만 이 팀이 있는 오렌부르크까지 가는 시간도 비행시간만 무려 5시간 30분이 예상되었다.

상대 팀을 확인한 대칸 감독과 코치들은 약간 피곤함을 느꼈다.

“골치 아픈데요?”

“평균 이동 거리가 비행기로 여섯 시간이라니…….”

“비행기만 여섯 시간이지 차로 공항까지 가고, 내려서 차로 경기장까지 가는 것을 생각하면 더 멉니다.”

“이게 유로파인가요? 아시아 투어인가요?”

“이거 경기하는 것보다 선수들이 이동하면서 소모하는 체력이 더 걱정인데요?”

대칸과 코치들의 의견은 일치하였다. 경기에서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었다. 1번 시드인 베식타스 JK만 약간만 조심한다면 조별 리그 전승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대진 운은 좋았지만, 이동 운이 너무 없었다. 다른 3개 팀이 모두 너무 멀었던 것이다.

“자, 어떻게 할까요? 좋은 방법 있나요?”

대칸이 코치들에게 의견을 묻자, 모두 단순한 해결책을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원정 경기… 적당히 하시죠.”

“홈경기 3경기만 이겨도 조별 리그 통과는 보통 가능합니다.”

“원정 경기에 로테이션급 선수들이나 백업 선수들 위주로 보내서 주전 선수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특히, FC 카이라트전과 FC 오렌부르크전은 주전 선수들을 투입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대칸은 코치들의 의견에 동의하였다. 주전 선수들을 데리고 적으면 네 시간 길면 여덟 시간의 비행을 해서 타국으로 가서 경기를 하기에는 선수들 체력 관리 및 컨디션 관리가 너무 힘들었다.

“네, 그러면 코치님들의 의견을 받아서 유로파 리그 조별 예선에서 홈경기에서 승리하고 원정 경기에는 로테이션급 선수들을 출전시키는 것으로 정리하겠습니다.”

그리고 플램 수석 코치를 보고서 말을 이었다.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외 주전급 선수들은 이동조차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면 플램 수석 코치님이 구단에 남아서 그 선수들을 관리해 주시죠.”

대칸의 말에 모든 코치들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동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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