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화
단장실.
대칸과 아담이 오래간만에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프리 시즌 훈련은 잘 진행되고 있으시죠?”
“네, 아주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상 선수들의 재활 훈련도 문제가 없고, 다른 선수들도 시즌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훈련은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었다.
“여름 이적 시장은… 이제 추가 선수 영입은 없나요?”
아담의 질문에 대칸이 웃었다.
“솔직히, 다른 좋은 선수가 눈에 들어오긴 합니다.”
하지만 아담은 고개를 저었다. 이제 정말 구단에 여유 자금이 없었다. 그런 아담의 대응에 대칸도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이적료가 없는 일부 FA 선수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괜찮은 FA 선수들은 모두 최상위권 팀만 보고 있으니 답답하네요.”
대칸이 원하는 수준의 FA 선수들은 최상위권 팀과 이미 계약을 했거나, 아니면 웨스트 릴링과 협상은 하고 있지만, 더 좋은 팀의 오퍼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FA 선수들과의 계약은 아무래도 이적 시장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대칸은 그 선수들이 아마 여름 이적 시장이 끝날 때까지 계약을 끌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다음 주에 친선경기가 있고, 그다음 주에 유로파 리그 예선전 경기가 있네요. 준비는 잘되고 계신 거죠?”
아담의 질문에 대칸은 약간 피곤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 시즌 프리 시즌 기간 너무 짧습니다.”
“어쩔 수가 없죠. 우리 팀이 유로파 2차 예선부터 시작하다 보니… 2차 예선 첫 경기가 7월 23일이라서 일정이 빠듯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로파 리그 2차 예선부터 시작하다 보니, 프리 시즌의 기간이 엄청나게 줄어들어 버렸다.
그래서 아담과 대칸은 협의하에 한국 투어도 생략하였고, 친선경기도 두 경기만 간단히 잡고서는 유로파 리그 예선전을 준비하였다.
“다행히 유로파 2차 예선 상대가 우리보다 한 수 아래인 몰데 FK고 3차 예선도 강팀이 아닐 확률이 높으니, 친선경기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대칸은 유로파 리그 예선부터 시작하는 다음 시즌의 준비를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었다.
“잉글랜드가 유로 2028 4강전에서 탈락한 지가 5일이나 되었는데… 에드워드는 언제 복귀하나요?”
에드워드는 잉글랜드 국가 대표로 유로 2028에 참여하여 맹활약을 보여주었다. 무려 4골에 2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다. 그렇게 잉글랜드가 4강까지 진출했지만, 준결승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0:1로 패하면서 결국 탈락했다.
이번 유로 2028로 인하여 에드워드는 잉글랜드 국가 대표의 한 자리를 완전히 확정 지었다. 그리고 그의 명성이 높아졌고, 월드 클래스의 한 명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아담은 대칸이 에드워드에 대해서 물어보자, 한숨을 크게 쉬고 말했다.
“사실, 어제 에드워드랑 통화했습니다. 지금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복귀가 조금 늦어지고 있었습니다.”
“병원요? 치료요?”
대칸이 놀라서 묻자, 아담은 대칸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감독님,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큰 부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잘한 부상이 몇 개 있나 봅니다.”
“…….”
“그래도. 내일 집으로 돌아온다고 하니까. 감독님도 직접 에드워드를 한번 만나 보시죠.”
아담의 말에 대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날 아침.
대칸은 아담의 집에 먼저 방문해서 기다리고 있었고, 점심 전에 아담과 데이비드가 에드워드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에드워드는 집에 들어서면서 대칸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오! 감독님, 잘 지내셨어요.”
“에드워드 잘 갔다…….”
대칸은 목발을 짚고 들어오는 에드워드를 보고서는 인사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목발? 에드워드? 뭐야? 정말 괜찮은 거야?”
대칸의 걱정스러운 물음에도 에드워드는 웃으면서 말했다.
“아~ 목발은 발목이 약간 안 좋은데, 최대한 빨리 회복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큰 부상은 아니니, 너무 걱정 마세요.”
에드워드는 웃으면서 말했지만, 대칸은 다급히 축구 매니저를 실행하여 그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뭐야… 노란색… 노란색… 노란색… 노란색? 아무리 노란색 부상이라지만, 네 개가 말이 돼?’
대칸은 미치고 팔짝 뛰고 싶은 심정이었다. 에드워드의 몸은 만신창이였다. 하반신에 자잘한 부상이 많았고, 몸에는 피로도가 엄청나게 쌓여있는 상태였다. 이 정도면 감독과 코치들… 팀 닥터들까지! 제대로 선수를 케어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에드워드는 1년 동안 27/28 프리미어 리그와 컵 대회에서 무려 38경기, 총 3,310분을 경기장에서 뛰어다녔다.
그래서 웨스트 릴링에서는 에드워드가 잉글랜드 국가 대표로 선정되었을 때,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말하고서는 최대한 선수의 몸을 케어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하지만…….
유로 2028, 조별 리그 경기부터 준결승까지 에드워드는 대부분의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였다. 총 6경기에서 510분을 소화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무리 튼튼한 몸을 지닌 에드워드였지만, 잔부상이 생겨났었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큰 문제는… 잉글랜드 국가 대표 감독은 에드워드의 잔부상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을 위해 계속해서 경기에 뛰게 한 것이다.
잉글랜드의 유로 2028 성적을 위해서 희생당한 에드워드였다.
에드워드는 아담의 ‘대회복(L)’ 스킬을 받고서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였다. 그리고 응접실에서는 대칸과 아담, 데이비드가 같이 모여서 분노를 표출하였다.
“아니, 어떻게 에드워드의 몸 상태가 저렇게 될 정도로 경기에 뛰게 한 거죠?”
“아버지, 이거 축협에 항의해야 합니다. 그 개새끼 같은 감독한테 엿을 먹여야 한다고요!”
대칸과 데이비드가 분노해서 말했지만, 사실 에드워드 앞에서는 조용했던 아담이 가장 분노하고 있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절대로… 절대로! 이번 일은 그냥 넘기지 않을 겁니다.”
아담은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다. 에드워드에게 부상이 있었음에도 계속 경기에 출전시킨 잉글랜드 국가 대표 감독에 대한 대책을 이미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언론 발표를 비롯한 축구 협회 공식 항의와 적합한 피드백이 없으면 국대 차출 거부 등과 같은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었고 자신이 알고 있는 구단주, 단장을 비롯한 축구계의 유명 인사들에게 자신의 의견에 동의해 달라고 이미 말해놓은 상황이었다.
“제가 가진 능력과 인맥을 모두 활용해서라도… 에드워드를 혹사시킨 감독… 영국 축구계에 발 못 붙이게 만들 겁니다.”
아담이 이 정도로 말하자, 대칸은 잉글랜드 국가 대표 감독의 불행한 미래가 눈에 그려졌다.
“감독님? 에드워드… 몸 괜찮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아담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에드워드의 회복이었다. 그런 그의 질문에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확인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노란색 부상이 네 개로 발목, 종아리, 무릎, 등 부위입니다. 발목은 이미 치료한 상태라 회복 시간이 필요하고 종아리 근육통과 무릎도 피로에 의한 약한 부상이라 휴식이 답입니다. 등 부상도 어차피 체력도 문제라서… 그냥 4주 정도는 휴식과 회복 훈련 위주로 진행하시면 모두 회복될 것입니다.”
대칸의 말에 아담은 큰 부상은 없다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고생했던 에드워드를 생각하니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이었다.
그렇게, 에드워드는 4주간의 회복 기간을 가지게 되었다.
【 친선경기 - 6 】
다음 주.
오래간만에 뉴 웨스턴 스타디움의 문이 활짝 열리고, 웨스트 릴링 FC의 팬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첫 번째 친선경기인 요크 시티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뉴 웨스턴 스타디움의 관중석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West~ New era~ winds from~ the West liling~”
“West West West~ Break Everything~”
“Win! Win! Win! Win!”
“Only Victory on the way to West liling~”
팬들은 부담 없이 응원가를 부르며 웨스트 릴링을 응원했고.
“자! 다들 파이팅을 외치자!”
“파이팅!!”
“웨스트 릴링 이번 시즌도 잘해보자! 파이팅!!”
이제는 수가 늘어난 열혈 서포터즈, JOB's PUB의 멤버들도 큰 깃발을 흔들고 가장 큰 목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며 응원을 주도하였다.
양 팀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그라운드의 분위기도 아주 좋았다.
“게리 주장, 오래간만이네요.”
“칼슨 그리고 라이언? 오래간만이네요. 저희 팀에서 임대 복귀한 친구들은 잘 있나요?”
“게라 주장님. 저번 시즌 감사했습니다.”
“다들 좋은 선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요크 시티 FC의 주장 게리… 웨스트 릴링 FC의 전 주장인 그에게 사람들이 다가가서 좋은 말을 건네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자, 대니얼이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다가와서는 투덜거렸다.
“어이~ 어이~ 이제는 내가 주장이라고! 나보다 게리를 더 좋아하는데?”
“아닙니다. 저희는 대니얼 주장님을 더 좋아하죠.”
“네, 주장님!”
그런 대니얼의 불평에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대니얼에게 꼬박꼬박 주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러주면서 그를 달랬다.
대칸 감독도 요크 시티의 벤치로 가서 먼저 인사를 하였다.
“이번에 부임하신 코룬 감독님이시죠? 저는 웨스트 릴링의 대칸 감독입니다.”
“대칸 감독님 만나게 돼서 영광입니다. 코룬입니다.”
두 사람이 가볍게 악수를 했는데, 코룬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러고는 대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올해도 유망주들… 저희 팀으로 임대 보내주실 거죠?”
“그게… 아직 결정된 게… 없는데…….”
대칸이 머뭇거리자 코룬 감독은 애원하기 시작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구단에서 이적 자금은 안 주면서 승격하라고 다그칩니다. 승격은 못 해도 잔류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발… 저희 구단과 브라더십이라고 들었는데, 제발 임대 부탁드립니다.”
“아니… 제가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웨스트 릴링에서 감독님이 권한이 없으면 누가 있습니까? 제발 부탁드립니다.”
대칸은 한참 동안 요크 시티 코룬 감독의 애원을 들었다.
벤치로 돌아온 대칸은 코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친선경기에 대한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우리 팀은 로테이션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경기입니다.”
“그래도, 이적 선수들도 투입하시죠.”
“유소년 선수들 중에서도 괜찮은 선수들은 테스트해 보시죠.”
대칸은 코치들의 의견을 받아서 적당한 수준의 선수들로 경기를 준비하였다.
삐삑~
오래간만에 듣는 심판의 휘슬과 함께 친선경기가 시작되었고, 대칸은 투입된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 중에서 유일하게 한 선수에게 집중하며 경기를 보았다.
알리 오툰(19살, 윙백, 339/365)
기술 109/130, 정신 145/150, 신체 81/85
스킬 : 행운아(L), 설명 : 축구와 관련된 강한 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부 설명 : 축구의 신에게 축복을 받은 행운아입니다. 경기 시작 시에 동료들에게 좋은 기운을 나누어 주거나, 경기 도중에 많은 행운이 사용자에게 발생합니다.
대칸은 오늘 친선경기에 선발 출장한 알리가 가진 레전드 스킬 ‘행운아(L)’가 어떤 결과를 경기에서 보여줄지가 아주 기대되었다. 그리고 그 효과는 바로 확인되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알리 오툰 선수가 가진 스킬 ‘행운아(L)’가 발동합니다.]
[오늘 경기에 참여한 웨스트 릴링 FC의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뭐야… 이 개사기 스킬은!’
알리가 가진 ‘행운아(L)’ 스킬은 경기 시작 시에 한 번 발동하거나 경기 도중에 알리에게 발동되는 스킬이었는데, 오늘은 경기 시작 시에 모든 팀 동료들의 컨디션을 한 단계 올려주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경기에 투입된 칼슨 선수의 ‘신의 축복(L)’ 스킬이 추가 반응합니다.]
[칼슨 선수의 컨디션이 최상이 되었습니다.]
칼슨의 레전드 스킬이 반응하였다. 그러자, 대칸은 더 고민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에게 전체 버프에… 칼슨의 레전드 스킬까지 반응한다고? 이러면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무조건 선발 출전이지!’
그렇게 알리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첫 친선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증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