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화
* * *
뉴 웨스턴 스타디움의 라커룸.
고요하던 이 공간에 휴가에 복귀한 선수 한 명이 라커룸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여기도 오래간만이네.”
가장 먼저 라커룸에 들어온 선수는 대니얼! 그는 주장으로서 조금 빨리 라커룸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부상당한 이후… 오래간만에 들어온 라커룸에서 무언가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대니얼이 천천히 유니폼을 갈아입고 있을 때, 선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 대니얼 주장!”
“오래간만이네요. 부상 회복은 잘되고 있나요?”
“재활 훈련은 끝나셨어요?”
대니얼은 반갑게 선수들과 인사를 주고받았다.
“반가워요. 독일에서 온 니클라스 드레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합류한 니클라스도 선수들과 인사를 가볍게 나누었다. 유로 2028에 참여한 선수들을 제외하고 모든 선수들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뉴 웨스턴 스타디움 라커룸에 모였다.
선수들이 훈련 준비를 마치고 그라운드에 나갔다. 대니얼은 오래간만에 밟아보는 그라운드의 느낌에 살짝 웃었다. 그리고 코치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매튜 코치! 오래간만입니다.”
“플램 수석 코치님, 케빈 전술 코치님도 반갑습니다.”
“이삭 코치님도 다시 여기로 오셨네요!”
대니얼은 친근하게 코치들과도 인사를 나누었고, 모든 훈련 준비가 끝나자 선수들과 코치들이 한 장소로 모였다.
모든 선수들이 모이자, 대칸이 나서서 한마디를 하였다.
“자! 다들 휴가 잘 지내셨으니, 이제 다시 시즌 준비로 들어가시죠. 훈련 시작!”
그리고 각 코치들이 자신의 담당 파트 선수들을 데리고 이동하여 훈련을 시작하였다.
대칸은 훈련하는 선수들을 축구 매니저로 상태를 확인하고, 선수들에게 음료수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자! 훈련 들어가기 전에 음료 한 캔씩 하시죠.”
대칸은 모든 선수들에게 훈련 보조제를 선물한 것이다. 훈련 보조제의 등급은 레어와 노멀이 섞여있었지만, 대칸은 어떤 종류의 음료를 마시는지는 그 선수의 팔자라고 생각하며 선수들에게 구분 없이 차례대로 훈련 보조제 음료를 나누어 주었다.
본격적인 훈련에 임하자, 대칸은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관중석에서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는 장면을 보며 머릿속으로는 여러 가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하… 어떤 아이템을 누구에게 주지?’
대칸이 가진 아이템 중에서 선수의 능력치를 상승시켜 주는 아이템은 5개. 그중에 하나가 리그 컵 우승 보상이었으니, 저번 시즌에 무려 64개의 랜덤 아이템 박스를 오픈하고 43개의 랜덤 아이템을 수령했지만, 선수 능력치를 올려주는 아이템은 4개밖에 되지 않았다.
여기서 가장 등급이 높은 아이템은 얼마 전에 리그 컵 결승전 보상으로 얻었던 ‘칼슨 전용 능력 향상 물약(L)’이었다.
칼슨 전용 능력 향상 물약(L)
효과 : 칼슨 고트가 복용 시 무작위 능력치를 대폭 상승시켜 줍니다.
*복용 즉시 효과가 발동합니다.
다른 아이템은 대칸이 먹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등급이 높은 것은 ‘정신의 초콜릿(U)’이었다.
정신의 초콜릿(U)
효과 : 복용하는 선수의 판단력이 1~2, 집중력이 2~3, 시야가 3~4 상승합니다.
*복용 즉시 효과가 발동합니다.
그리고 레어 등급 아이템으로 ‘신체 능력 향상 물약(R)’이 있었다.
신체 능력 향상 물약(R)
효과 : 복용 시 선수의 무작위 신체 능력치가 1~5 상승합니다.
조건 : 복용하는 선수의 선택된 신체 능력치가 낮을수록 높게 상승합니다.
*복용 즉시 효과가 발동합니다.
마지막으로 ‘능력 향상 물약(N)’이 두 개 있었다.
능력 향상 물약(N)
효과 : 복용 시 선수의 무작위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복용 즉시 효과가 발동합니다.
이 다섯 개의 아이템과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받는 선수들을 살펴보면서 대칸은 어떻게 사용할지 결심하였다.
먼저 대칸은 칼슨이 훈련받는 미드필더 선수들이 모여있는 지역으로 갔다. 그리고 조용히 칼슨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칼슨? 훈련은 어때?”
“뭐, 좋습니다. 간만에 단체로 훈련을 받으니 기분도 좋네요.”
역시, 훈련을 미친 듯이 즐기는 칼슨다운 대답이었다.
대칸은 조용히 품에서 작은 음료수를 꺼내었다. 이 음료수는 역시나 ‘칼슨 전용 능력 향상 물약(L)’이었다.
“혹시… 음료 한 잔?”
“네! 당연히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칼슨은 역시 너무나 감사하게 대칸의 마음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로 음료수를 받아서는 마셨다.
[칼슨 선수가 레전드 등급의 칼슨 전용 능력 향상 물약을 마셨습니다.]
[칼슨 선수가 보유하고 있는 스킬 ‘신의 축복(L)’과 반응합니다.]
[능력 향상 수치가 소폭 상승합니다.]
[개인기 +3, 수비 위치 +3, 예측력 +3, 민첩성 +2, 순간 속도 +2, 주력 +2, 지구력 +3이 상승합니다.]
‘하… 역시.’
무려 18개의 능력치가 상승하였다. 그것도 칼슨에게 부족했던 신체 능력치 민첩성, 순간 속도, 주력이 2씩 증가하였다. 그리고 칼슨도 능력치가 상승하자, 느낌이 좋아져서 자신의 몸을 살펴보고서는 말했다.
“역시, 감독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고는 다시 뛰어서 훈련에 참가하였다. 칼슨은 자신의 상승된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열심히 뛰어다녔다.
대칸이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매튜 코치의 지휘 아래 수비수와 윙백 선수들이 모여있는 지역이었다.
그리고 수비수들 중에서 대칸은 조용히 아메이 레로이를 향해 다가갔다.
“아메이, 훈련은 어때? 괜찮아?”
대칸의 질문에 아메이는 웃었다.
“네. 축구 선수에게 경기도 중요하지만, 훈련을 하는 것… 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죠. 재미있게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어린 시절에 워낙 대형 부상을 당했던 선수라… 경기에 임하는 자세,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그리고 위시드 루크 유소년 감독과 매튜 코치가 인정하는 연습 벌레다운 반응이었다.
그런 그에게 판단력, 집중력, 시야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대칸은 그에게 ‘정신의 초콜릿(U)’을 건네었다.
“초콜릿 하나 먹고 훈련하지?”
갑작스러운 대칸의 제안에 아메이는 살짝 놀랐다. 하지만 대칸이 다시 초콜릿을 권하자, 아메이는 초콜릿을 받았다. 그러자, 대칸은 그가 초콜릿을 먹기를 기다렸다.
‘뭐야… 이거 지금 먹으라는 건가?’
아메이는 살짝 당황했지만, 감독인 그가 ‘이상한 음식을 주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하며 초콜릿을 입에 넣었다.
[아메이 선수가 유니크 등급의 정신의 초콜릿을 먹었습니다.]
[대칸 감독 유저가 보유하고 있는 ‘한계 이상 성장을 유도하는 토너먼트에 강한 육체파 감독의 지휘 능력(E-성장형 3레벨)’ 스킬과 반응합니다. 한계 이상의 성장을 유도합니다.]
[능력 향상 수치가 소폭 상승합니다.]
[판단력 +3, 집중력 +4, 시야 +4가 상승합니다.]
이번에도 역시! 대칸의 예상이 적중하였다. 평소 훈련을 열심히 했던 선수! 한계 능력에 도달한 선수에게 초콜릿을 사용하면 자신의 감독 스킬과 연계하여 더 좋은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이 맞았던 것이다.
대칸은 만족스럽게 아메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훈련 열심히 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네, 감독님.”
그렇게 아메이의 능력치도 급상승하였다.
대칸이 다음 향한 곳은 부상이 우려되는 민감한 선수들이 훈련을 진행하는 곳… 그곳에는 팀 닥터들과 재활 코치, 그리고 안셀모, 우드, 대니얼이 있었는데, 대니얼에게 다가갔다.
“대니얼, 훈련은 어때?”
대칸의 질문에 대니얼은 웃으며 대답했다.
“오래간만에 동료들과 같이 훈련받으니 좋은데?”
대칸은 이번에도 음료를 꺼냈다. 그것은 ‘신체 능력 향상 물약(R)’이었다.
“음료 하나 먹고 하지?”
“흠… 그래.”
대니얼은 대칸이 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의심 없이 음료를 마셨다.
[대니얼 선수가 레어 등급의 신체 능력 향상 물약을 마셨습니다.]
[민첩성 +3이 상승합니다.]
‘오~ 민첩성? 좋아.’
대니얼에게 부족했던 민첩성 능력치가 상승하였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음료 하나 더 마셔라?”
“뭐? 하나 더?”
이번에도 대칸은 ‘능력 향상 물약(N)’을 꺼내어 대니얼에게 권유하였고 그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마셨다.
[대니얼 선수가 노멀 등급의 능력 향상 물약을 마셨습니다.]
[균형 감각 +1이 상승합니다.]
‘어라~ 균형 감각! 아주 좋아!’
모든 선수에게 좋은 능력치, 그것도 무릎 부상이 있는 대니얼에게 무릎 하중을 약간이라도 줄여줄 수 있는 유연성과 연관된 균형 감각이 능력이 상승하였다.
그런데, 이것도 끝이 아니었다.
대칸은 이번에도 품에서 음료… ‘능력 향상 물약(N)’을 또 꺼내면서 대니얼에게 말했다.
“음료 하나 더 먹자.”
“에?”
대니얼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지만, 대칸은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야, 내 말 들어. 자~ 마셔!”
“그… 그래.”
대니얼은 대칸을 믿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가 건네는 음료… ‘능력 향상 물약(N)’을 마셨다. 그것도 물배가 차는 것 같은 느낌을 참으면서 억지로 마셨다.
[대니얼 선수가 노멀 등급의 능력 향상 물약을 마셨습니다.]
[수비 위치 +1이 상승합니다.]
‘흠~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대칸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대니얼의 어깨를 두드리며 일어났다.
“훈련 열심히 받아!”
“어… 어… 그래.”
대니얼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다시 훈련에 참가하였고 대칸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첫날 훈련은 빨리 끝났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정도로 마친 것이다. 그런데, 대니얼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아있었다.
전략 분석실.
대칸이 대니얼을 데리고 들어가자, 안에는 미리 선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은 플램 수석 코치와 루카스였다.
“어라? 감독님? 그리고 대니얼은 무슨 일로?”
플램의 질문에 대칸은 능숙하게 대답했다.
“여기를 왜 왔겠습니까? 공부하러 왔죠?”
대칸의 말에 플램은 대니얼을 가리키며 말했다.
“대니얼이요?”
“네. 대니얼은 앞으로 축구에 대해서 공부할 겁니다.”
대칸은 대니얼의 스킬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대니얼은 그가 가진 스킬 ‘주장의 마음가짐(E)’으로 인하여 정신적인 능력은 한계 없이 성장이 가능했다.
그래서, 대니얼이 앞으로 무릎 부상이 있어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축구 지능을 높여서 경쟁력 있는 센터백으로 대칸은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흠…….”
플램 수석 코치가 판단하기에 대니얼은 지능형 선수가 아니었다. 그런데, 대칸이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인지… 살짝 걱정은 되었지만, 대칸이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려고 하였다.
“네, 감독님 고생하시죠. 그럼, 루카스 다시 대화해 볼까? 이 진형의 움직임에 대해서?”
그런데 대칸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수석 코치님, 앞으로 대니얼도 함께 가르치시죠?”
“하… 제게 대니얼 주장을 같이 가르쳐 달라는 건가요?”
“네, 잘 부탁드립니다.”
대칸은 뻔뻔스럽게 플램에게 대니얼에 대한 교육을 부탁하였다.
플램은 일단은 오늘 수업을 종료하고 루카스와 대니얼은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대칸과 1:1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감독님도 참… 신기하시네요. 제가 그렇게 대니얼 주장을 버리자고 했는데, 팀에 잔류시키는 것도 부족해서 저한테 그를 부탁하시는 겁니까?”
대칸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플램 수석 코치님이 선수의 축구 지능을 높이는 데는 타고나신 분이니까요.”
“대니얼은 저랑 맞는 선수가 아닐 겁니다. 제 경험상 플레이하는 스타일만 봐도 저랑 맞는지 아닌지 대부분 알 수 있습니다.”
플램이 확신하면서 말했지만, 그는 스킬을 볼 수가 없었다. 대니얼이 각성한 에픽 스킬은 축구 지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플램 수석 코치님, 제가 선수 보는 눈을 믿는다고 하셨죠? 그러면 한번 믿어봐 주십시오. 대니얼은 정신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코치님이 도와주신다면! 절대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겁니다.”
대칸이 이렇게 말하자, 플램은 이번에도 그가 자신이 보지 못하는 것을 대니얼에게 봤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좋습니다. 한번 교육시켜 보겠습니다. 하지만, 딱 두 달입니다. 두 달 교육해서 별다른 변화가 없으면 포기하시죠.”
대칸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플램 수석 코치의 전술 수업에 대니얼이 참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