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269화 (269/445)

269화

* * *

웨스트 릴링 FC는 시즌이 종료되면 항상 7월 초까지 선수들에게 휴가를 제공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유로파 리그 2차 예선이 7월 말에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빠르게 6월 말에 선수들의 복귀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선수들이 복귀하기 하루 전에 모든 직원들과 코칭스태프들도 휴가를 마치고 구단에 복귀했고, 아담 단장은 모든 직원들을 소집한 회의를 추진하였다.

대회의실.

모든 사람이 모이자, 윌리엄 운영 팀장이 회의를 진행하였다.

“자, 이제 28/29시즌을 대비한 웨스트 릴링 FC의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윌리엄의 말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러자, 그는 세부 설명을 더했다.

“웨스트 릴링 FC의 조직 개편에 대해 말씀드리고, 유소년 아카데미 운영 방안에 대해서 간략하게 데이비드 구단주님께서 발표하실 겁니다. 그리고 다음 시즌 구단의 발전을 위해 참여하신 모든 분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입니다.”

간략하게 절차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바로 아담 단장이 조직 개편에 대한 설명으로 들어갔다.

“지난 한 달 사이에 조직 개편 추진을 완료했습니다. 우리 구단은 앞으로 구단 운영과 관리는 제가 여전히 담당할 예정입니다.”

여태까지 아담이 잘해왔던 파트라서 모든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구단 기획과 홍보, 마케팅 그리고 유소년 파트는 데이비드 구단주님이 앞으로 담당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여태까지 데이비드가 직책에 비해서 하는 일이 적었기 때문에 파트가 늘어나는 것은 예상되었던 일이다. 다만, 그가 일을 잘할지에 대해서는 걱정되었지만, 아담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팀의 선수들과 코치들, 스태프, 스카우트분들은 여전히 대칸 감독님의 지시를 받으시면 됩니다.”

대칸 감독에 대한 신뢰성은 이미 넘치고 넘치는 상황이었다.

아담은 조직 개편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계속해서 회의장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해주었고, 벤자민 기획 팀장이 디테일하게 준비한 조직 개편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설명이 끝나자, 아담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자, 설명 마쳤습니다. 질문 있나요?”

그러자, 이삭 유소년 수석 코치가 손을 들었다.

“네, 말하세요.”

“다른 것이 아니라, 저 같은 경우에 유소년 수석 코치이지만, 동시에 주전 선수들의 공격 코치를 겸임하고 있는데 저의 직책은 어떻게 되나요?”

저번 시즌까지만 해도 유소년 팀도 대칸이 담당했는데, 이제 유소년 파트를 완전히 분리하면서 생긴 의문이었다. 다행히 아담은 이 부분에 대한 준비도 이미 하고 있던 상태였다.

“네, 당연히 이삭 코치님에 대한 조치도 생각해 놓았습니다. 이삭 코치님은 공격 코치에만 전념하시면 됩니다. 새로운 유소년 수석 코치는 지금 데이비드 구단주님이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이삭을 비롯한 몇몇 애매한 사람들에 대한 교통정리도 회의를 통해 마무리하였다.

아담의 발표가 끝나자, 이번에는 데이비드가 앞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는 이번에 새로운 유소년 아카데미 운영 방안에 대해서 발표해 드리겠습니다.”

데이비드는 기획 팀장인 벤자민과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서 새로운 유소년 아카데미 운영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결정된 방법에 대해 발표를 하였다.

“먼저, 적극적인 유망주 영입을 추진하겠습니다.”

여태까지 웨스트 릴링 FC의 유소년 아카데미는 형식적인 운영을 하였다. 구단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시설은 좋았지만, 프로로 영입한 선수들의 육성이 중심이었던 것이다.

즉, 많은 유망주 선수를 영입하지 않고, 웨스트 릴링 지역 주민들과 요크 지역 주민들의 아이들이 와서 즐겁게 축구를 즐기는 구조에 가까웠다.

기존의 유소년 아카데미의 운영이 나쁜 형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데이비드와 벤자민 기획 팀장은 더 큰 그림을 그렸다.

“유학 시스템을 구축하여 12세부터 15세까지의 유망주들을 영입하여 교육시키겠습니다. 좋은 자원의 선수들이 웨스트 릴링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변화는 가장 적은 비용과 변화로 웨스트 릴링이 근본적으로 강해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데이비드와 벤자민이 추진을 계획하였고, 모든 사람들은 동의하였다.

“두 번째로 유소년 영입을 위한 유소년 전문 스카우트들을 영입하여 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유소년 전문 스카우트들을 고용하여 전 세계에 있는 괜찮은 축구 영재들을 적극적으로 웨스트 릴링에 초대할 예정이었다.

“세 번째, 유소년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그래서 유학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과 생활 지원을 체계적으로 하겠으며, 유소년 담당 스태프를 고용하여 훈련을 지원하겠습니다.”

재능은 있지만, 금전적인 문제로 유학이 힘든 선수들을 위한 금전과 생활 지원 방안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여태까지 유소년 전문 감독과 코치는 있었지만 전문 팀 닥터나 보조 스태프들이 없었는데, 그런 사람들을 고용할 예정이었다.

“마지막으로 유소년 시설 확장을 추진하겠습니다.”

예전 홈구장인 뉴레인 스타디움과 주변 훈련장을 유소년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유소년들의 수가 늘어나면, 숙소부터 훈련 시설까지 모두 확장이 필요하였다.

데이비드의 발표가 그렇게 끝나자, 아담이 먼저 박수를 쳤고,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네, 그러면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유소년 아카데미를 운영해 주십시오.”

데이비드가 준비한 계획이 통과되는 순간이었다.

회의는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직원들과 코치들 그리고 스태프들까지 자신이 일하는 데 있어서 고충이나 개선 의견을 발표하였고, 아담과 윌리엄 운영 팀장은 그들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구단의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토론하였다.

무려 세 시간 동안의 회의를 마치고, 대칸이 지친 표정으로 감독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감독실에는…….

“어이~ 대칸! 잘 지냈어?”

오래간만에 보는 얼굴, 대니얼 주장이 대칸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대니얼의 얼굴은 밝아 보였다. 대칸은 그에게 밀크티를 타주면서 말했다.

“재활 과정은 어때?”

“뭐, 항상 똑같지.”

무릎 수술 이후에 대니얼은 오랫동안 재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 상황이 엄청나게 좋지는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이 상황은… 대칸이 여러 가지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아주 안 좋은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6부 리그부터 저번 시즌 중반까지 7시즌 동안에 대니얼은 아주 많은 경기를 소화했었다. 그렇게 누적된 피로 부상이 쉽게 회복될 리가 없었다.

대칸과 대니얼은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잡담을 하였다.

“아, 저번에 계좌로 포상금이 들어왔던데, 아담 단장님한테 물어보니, 네가 챙겨주라고 했다고 하더라고, 고맙다.”

“아니야. 재계약도 안 했는데, 그 정도는 챙겨줘야지.”

“에드워드는 유로에서 잘하고 있던데? 경기 중계로 보니, 딜런이랑 같이 완전 판타지 스타던데? 크크크.”

“그 녀석이야. 어디에서도 잘하는 녀석이니.”

“그리고…….”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잡담을 하였다. 그런데, 이 상황이 대칸은 불안했다. 마치… 대니얼이 무언가 말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이 맞았다.

한참 대화를 하던 대니얼이 잠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칸, 아무래도… 나 조금 쉬는 게 좋을 것 같아.”

“대니얼, 무슨 말이야?”

대칸의 말에 대니얼은 약간 포기한 듯한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계약 해지하자. 나 쉬면서 천천히 재활하고 싶어.”

대니얼의 말이 마치 천둥처럼 대칸의 머리에서 울렸다.

사실, 대니얼에 대한 팀 내 코치들과 팀 닥터들이 여러 가지 의견을 대칸에게 준 적이 많았다.

“대니얼 선수, 아무리 성공적으로 재활해도 예전과는 많이 다를 겁니다. 우드 선수에 버금가는 유리 몸이 될지도 모릅니다.”

경험이 많은 스콧 팀 닥터가 자신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대칸에게 말하였다.

“하… 대니얼 선수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은데요. MRI 촬영 결과와 근육 반응을 분석했을 때, 수술 경과가 그리 좋지 못합니다. 아무래도 힘들겠는데요?”

하반신에 대해서만큼은 대가급인 크리스도 대니얼의 무릎 부상에 대해서 안 좋은 결과를 예측하였다.

“대니얼 주장은 머리가 아주 좋은 선수죠. 좋은 위치 선정, 판단력, 수비 라인 조율 능력, 다른 수비수를 조정하는 커맨드가 특히 뛰어난 선수입니다. 하지만 그는 속도가 느려요. 그것도 너무 느립니다. 여기에 부상까지… 대니얼 선수 더 이상은 힘들지 않을까요?”

케빈 전술 코치는 부상당한 대니얼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였고.

“대니얼은 좋은 선수죠.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우리 팀이 챔피언스 리그에 올라가고,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하려면 더 좋은 센터백이 요구됩니다.”

플램 수석 코치까지도 대니얼의 한계에 대해서 확실하게 언급하였다.

객관적으로 대니얼은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지금 대니얼도 스스로 자신이 팀을 떠나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대칸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여태까지 감독으로 팀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선수들을 떠나보냈던 대칸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팀에 부임하면서부터 자신의 옆에서 든든하게 팀의 수비를 책임져 주었던 선수를! 이런 식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대니얼, 술 한잔할까?”

“술? 나 재활 중인데?”

대니얼의 말에 대칸이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너 재활 중에 몰래 술 먹지 않았어? 많이는 안 먹었겠지만, 대니얼이 술을 끊는다는 것은 상상이 되지가 않네.”

대칸의 말에 대니얼이 살짝 웃었다.

“하하하… 솔직히 아주 가끔… 너무 답답하면 맥주 한 캔 정도는 먹었다. 하지만, 나도 내 몸이 이런데 과음하지는 않았어.”

“그래, 그럼 딱 한 잔만 먹자고.”

대칸의 말에 대니얼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에 대칸은 조금 빠르게 퇴근하였다. 그리고 대니얼과 함께 간 곳은 역시나 두 사람이 자주 술을 마셨던 JOB's PUB이었다.

딸랑~

두 사람이 술집에 들어서자, 이제 영업을 시작하던 주인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오! 대칸~ 대니얼! 오래간만인데? 대니얼은 재활 잘하고 있고?”

“그래! 아주 잘 지내고 있었지!”

대칸과 대니얼은 주인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대칸이 주인에게 조심스럽게…….

“오늘, 둘이서만 조용히 술 마시고 싶은데. 혹시 안 될까? 내가 비용은 충분히 지불할게.”

“당연히 괜찮지!”

그리고 주인은 바로 술집 문에 ‘Close’ 간판을 걸었다. 그리고 술집을 나서면서 말했다.

“술집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알지? 알아서 마시라고.”

그리고 쿨하게 두 사람만 마실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두 사람만 남은 술집에서 둘은 한동안 말없이 맥주를 마셨다. 그러다가 대칸의 몸에 술이 조금 들어가자, 대화를 나누었다.

“대칸,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인 것 같아.”

“야, 대니얼 무슨 개소리야. 왜 헤어져? 다른 갈 만한 팀은 있냐?”

그리고 대칸은 뜨거워진 속을 달래기 위해 맥주를 한 잔 또 마시고서는 말했다.

“대니얼, 재활이 힘들지, 내가 선수는 아니지만 힘들다는 것 알아! 그렇다고 이렇게 도망가서는 안 되지!”

“…….”

대니얼도 답답했는지,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대니얼, 넌 아직 할 수 있어! 내가 있잖아. 나랑 같이 간다면 너 아직도 프리미어 리그에서! 아니,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통해! 괜찮은 수비수라고!”

“…그래? 정말 그게 맞는 거야?”

대니얼의 질문에 대칸은 확실하게 대답해 주었다.

“야! 너 나를 못 믿어? 내가 명색이 신화적인 감독이야. 최고의 감독이라고! 6부 리그 팀을 프리미어 리그까지 승격시키고! 승격 첫해 리그 컵 우승에 6위까지 한 감독이라고. 내 커리어와 명예를 걸고 말할게! 나만 믿고 가자.”

대칸이 이렇게 까지 말하자, 대니얼은 웃으며 다시 물었다.

“정말이지? 내가 아직 괜찮다는 거? 프리미어 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거?”

“그래! 내가 너를 제대로 치료하고 몸을 만들어서 경기에서 뛰게 해줄게. 나 충분히 그런 능력이 있다고.”

대칸의 말에 대니얼은 가슴이 찡한 느낌이 들었다. 고통스러운 수술과 힘든 재활 훈련, 게다가 향후 미래에 경기에서 뛰기 좋지 않다는 사실에 대니얼은 자신감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대칸의 위로는 그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아직 할 수 있다고… 충분히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스 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그 말이 대니얼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그래? 그러면… 정말로 남은 내 축구 인생을 너한테 맡겨도 될까?”

대니얼의 질문에 대칸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너의 남은 축구 인생 나한테 맡겨봐. 절대로 후회하지 않게 해줄게.”

대칸과 대니얼은 잔을 부딪치며 건배하였고, 그렇게 대니얼은 남은 자신의 무릎 수명… 축구 인생을 대칸에게 걸기로 결정하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