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화
다음 대칸과 아담의 고민은 선수들에 대한 재계약이었다.
대칸은 아담 단장와 윌리엄 운영 팀장을 앞에 두고 선수들의 재계약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였다.
“저번 시즌에 리그 순위 6위에 리그 컵 우승까지! 우리 팀은 정말 성공적인 프리미어 리그 첫 시즌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우리 팀 선수들의 평균 주급은 얼마죠?”
“…….”
둘 다 대답하지 않자, 대칸이 말했다.
“프리미어 리그 최저 평균 주급입니다. 아무리, 제가 구단의 대주주이지만,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당당하게 경기에 임하라고 요구하려면 최소한의 주급 상승은 필요합니다.”
대칸의 말에 아담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감독님, 매년… 저와 감독님이 선수들의 재계약 건으로 언쟁을 벌이는 것 같은데,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은 간단합니다. 선수들과 구단의 관계는 비즈니스입니다. 그들은 계약서에 근거해서 계약된 기간에는 계약된 돈을 받고 뛰는 겁니다. 재계약은 계약 기간이 얼마 안 남은 선수에게 필요한 것이고요.”
윌리엄 운영 팀장도 아담의 편이었다.
“우리 구단 정도면 양심적입니다. 사실, 대니얼 선수나 칼슨 선수를 비롯해 오랫동안 우리 구단에 있었던 선수들에게는 매우 우호적인 대우를 해주고 있지요.”
대칸도 그들의 말이 이성적으로 맞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재계약에 대한 권한도 아담 단장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담에게 말했다.
“그냥, 선수들에게 성의만 보여주시죠.”
“허허… 매년 똑같은 말로 저를 난감하게 만드시네요.”
대칸의 부탁, 매년 그랬지만 아담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번에도 감독님의 말씀을 들어드려야겠죠. 선수들에게 성의를 보여주겠습니다.”
대칸의 요청에 아담과 윌리엄 운영 팀장은 선수 재계약을 준비했는데, 작년에 영입했던 선수들과 육성군 선수들을 제외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가장 첫 재계약 대상자는 팀의 에이스인 에드워드였다.
“흠… 얼마나 주지.”
유로 2028에 참여 중인 에드워드는 자신의 재계약에 대한 모든 권리를 아버지인 아담에게 넘겼는데, 그런 아담이 웨스트 릴링 FC의 단장이니, 그는 진지하게 고민하였다.
“저번 시즌에 에드워드가 없었으면, 웨스트 릴링의 리그 컵 우승이나 유럽 대항전 진출이 불가능했으니…….”
“게다가 득점, 어시스트 순위권에 공격 포인트는 리그 전체 1위, EPL 시즌 베스트 일레븐 선정…….”
객관적으로 보면 엄청난 주급을 줘도 부족한 선수였다.
“그래도, 이 구단의 지분 2.5%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니… 적당히 주자.”
에드워드의 남은 계약 기간이 2년이었는데, 3년으로 재계약을 하는 대신에 계약금 10억과 주급 1억으로 그의 재계약을 아담이 셀프로 진행하였다.
에드워드의 재계약을 시작으로 윌리엄 운영 팀장이 주도하여 다른 선수들의 재계약이 진행되었다.
“칼슨 선수와 재계약 완료되었습니다. 아주 적극적으로 재계약에 응해주어서 쉽게 계약이 진행되었습니다. 계약 기간 5년에 재계약금 5억, 주급 6,000만 원에 협상 완료했습니다.”
“아브론 막시 선수가 드디어 재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주급을 더 올려주기를 원했는데, 제가 확실하게 방어했습니다. 계약 기간 3년에 재계약금 2억, 주급 6,000만 원입니다.”
“디비드 토비 선수는 무난하게 협상을 완료했습니다. 계약 기간 3년에 재계약금 2억, 주급 6,000만 원입니다. 다만 옵션이 다수 추가되었습니다.”
“스트롱 포터 선수도 재계약에 동의했습니다. 계약 기간 3년에 재계약금 2억, 주급 6,000만 원입니다. 원래 옵션이 많던 선수였는데 더 추가했습니다.”
“토미 스미스 선수와 재계약했습니다. 계약 기간 3년에 재계약금 3억, 주급 6,000만 원입니다. 그리고 기존 옵션인 바이아웃 500억(3,750만 유로)과 이적료 20% 지급 조항은 계속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칼슨을 비롯한 주전급 선수들에게는 주급 6,000만 원을 보장해 주었다.
“잭 윌서 선수와 론 윌러 선수는 계약 기간 4년 6개월에 재계약금 3억, 주급 4,000만 원입니다. 다만, 다음 시즌부터 출전 수당 지급액이 많이 증가하였습니다.”
“노인찬 선수도 지정 조건인 계약 기간 4년 6개월에 재계약금 3억, 주급 4,000만 원에 재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재계약 과정에서 큰 잡음은 없었습니다.”
오랜 기간 팀에 있어주었던 윌서 형제와 노인찬에게는 주급 4,000만 원을 보장해 주었다.
“아주 심한 반발이 있었지만, 프리드리히 선수 3년 6개월 계약에 재계약금 2억, 주급 3,500만 원에 사인했습니다.”
“나사로 선수와 마르크 선수는 큰 불만 없이 우리 구단에서 제안한 3년 6개월 계약에 재계약금 2억, 주급 3,500만 원에 재계약을 했습니다.”
“단장님이 직접 설득하신 마그레트 젠슨 선수, 예세 요로넨 선수, 니토 안드레슨 선수, 오마르 코라지크 선수, 아펠레스 네이토 올리버즈 선수까지 그들의 에이전트들은 계약서에 서명을 할 때까지 이런저런 불만을 토했지만, 결국에 동일한 조건인 3년 6개월 계약에 재계약금 2억, 주급 3,500만 원에 재계약을 완료했습니다.”
팀의 든든한 로테이션이었던 여덟 명의 선수들에게도 계약 기간을 6개월만 늘리는 조건으로 주급은 3,500만 원까지 올려주었다.
나사로와 마르크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주급이 적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아담이 개입하여 그들에게 논리적으로 구단이 손해만 볼 수는 없다면서 설득하였고, 아쉬운 것은 그들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은 사인하였다.
“그 외 올해 백업 선수로 활약이 예상되는 아메이 레로이, 토니뉴 크로스, 줄리오 자코민, 제가르 가보스키, 미하젤 프렉 선수에게는 주급 2,500만 원을 보장해 주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원활하게 재계약에 응했습니다.”
백업 선수들에게는 계약 기간 변화 없이 주급만 2,500만 원으로 맞춰주었다.
이렇게 무난하게 재계약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특별한 선수들이 몇 명 있었는데, 첫 번째는 대니얼이었다.
“대니얼 주장은 이번 재계약은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부상 회복 중인 대니얼은 저번 시즌에 자신이 부족했다고 생각하여 재계약을 거부하였다. 하지만, 그 말을 전해 들은 대칸은 바로 아담 단장에게 달려갔다. 대칸에게 있어서는 그는 매우 신경 쓰이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아담 단장님, 대니얼은 우리 팀에서 7시즌 동안 뛰면서 누적된 피로가 무릎 부상으로 변한 것입니다. 그러니 잘 챙겨주세요.”
“선수가 재계약을 안 하겠다는데요.”
“그래도, 단장님!”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챙겨줄게요.”
대칸의 애원에 아담은 이번에도 두 손을 들었다. 그래서 구단에서 재계약을 대신해서 포상금으로 10억을 지불하는 것으로 대니얼에 대한 시즌 보상이 결정되었다.
두 번째 특수한 경우, 아니 문제는 루카스였다.
“저는 절대로 그 정도 주급에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루카스는 웨스트 릴링 FC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루카스 선수, 계약 기간은 기존보다 6개월만 늘리면서 주급은 더 올려주는 겁니다. 재계약금도 조금이지만 드리고요. 그런데 뭐가 불만입니까?”
그의 예전 주급은 3,000만 원에 남은 계약 기간은 3년, 계약 기간을 3년 6개월로 올리는 대신에 주급은 4,000만 원으로 올려주고 재계약금도 5억이나 주는, 구단에서는 배려해 주는 재계약이었다. 하지만 루카스는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그의 불만을 에이전트가 대신해서 말하였다.
“저번 시즌 루카스 선수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공격 포인트를 13개나 기록하였습니다. 그리고 리그 컵 우승에도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주급 4,000만 원?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입니다.”
“루카스 선수가 활약한 것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계약 기간을 아주 약간 늘리면서 주급을 올려드리는 것 아닙니까?”
그의 에이전트는 루카스의 의도를 확실하게 말했다.
“계약 기간 4년에 주급 7,000만 원을 주십시오. 루카스 선수 정도의 재능이 웨스트 릴링에서 뛰기 위해서는 이 정도 조건도 저희가 많이 양보해 드린 겁니다. 단 6개월이라도 루카스 선수의 재능이 헐값에 더 소모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재능이 뛰어난 것도 사실이고 저번 시즌에 생각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주급을 올려달라는 것은 우기는 것에 불과했다.
계약 과정을 지켜보던 아담이 결국 나섰다.
“루카스 선수, 지금 이 상황이 에이전트의 주장인가요? 본인의 주장인가요?”
루카스가 대답하지 않았지만, 에이전트가 끼어들었다.
“저희의 의견입니다.”
“그런가요?”
아담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윌리엄 운영 팀장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이번 재계약은 없던 일로 하시죠. 루카스 선수가 주장하는 재계약안을 저희는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루카스 선수도 저희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안 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아담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그때서야 제계약에 임하고는 했었다. 하지만, 루카스와 그의 에이전트는 여전히 배짱을 부렸다.
“알겠습니다. 저희도 재계약 안 하겠습니다.”
루카스의 에이전트가 하는 말을 들은 아담과 윌리엄 운영 팀장은 바로 재계약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나서는 밖으로 나갔다.
윌리엄 운영 팀장은 아담 단장을 따라서 나왔지만, 불안해서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면 우리 루카스 선수와 재계약은 없는 건가요?”
“네, 없습니다. 우리의 배려를 배려로 안 보는 선수와 재계약을 할 필요가 없지요.”
아담은 선수에게 끌려다니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회의실에 남은 루카스와 에이전트는 짐을 챙기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에이전트님, 우리 이렇게 나가도 되는 거죠?”
“네, 당연히 괜찮습니다. 어차피 아쉬운 건 웨스트 릴링입니다. 루카스 선수가 재계약을 안 하고 버티면 내년, 계약 기간이 2년 남았을 때에는 루카스 선수에게 주도권이 돌아옵니다. 그때 대박 계약을 추진하시죠.”
루카스는 돈 욕심 때문에 에이전트의 권유대로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루카스가 재계약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대칸에게도 전달되었다.
“저는 단장님의 판단을 믿습니다.”
그렇게 선수들의 재계약이 종료되었다.
선수 재계약이 종료되자, 아담 단장은 코치들과 스태프들에 대한 재계약을 추진하였다.
“오! 감사합니다.”
“주급을 30%나 올려준다고요?”
“하하하, 제가 내년에도 팀을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수습 코치들이나 경력이 적은 스태프들에게는 10%, 주요 코치들이나 경력이 많은 스태프들에게는 20%에서 30%까지 주급을 올려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감사히 웨스트 릴링 FC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단장실.
아담 단장과 윌리엄 운영 팀장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재계약을 마친 것에 대해서 대칸과 데이비드에게 간략하게 정리된 보고를 하였다.
특히, 대칸은 큰 문제가 없다는 것에 만족하며 말했다.
“후, 이렇게 무사히 재계약도 다 마쳤네요.”
그런데, 단장실에 남아있는 세 사람은 약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아직 재계약이 필요한 핵심 인원 한 명이 남아있습니다.”
“네? 누가 남았기에?”
대칸의 질문에 데이비드가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감독! 감독 재계약을 아직 안 했잖아요.”
“감독 재계약요?”
아담이 데이비드와 윌리엄 운영 팀장과 함께 마지막으로 준비한 것이 감독 재계약이었다.
여태까지 대칸은 재계약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그의 주급은 200만 원, 이 주급은 챔피언십 리그로 승격한 시즌에 아담과 구두로 이야기해서 정했던 주급이다.
대칸의 입장에서도 기존 주급과 유X브 수익으로 생활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이 웨스트 릴링 구단의 15%가 자신의 것이었기 때문에 주급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구단의 성장만 생각하며 지내왔던 것이다.
그런 대칸에게 아담이 말하였다.
“저랑 데이비드가 여러 가지 대화를 해봤는데, 아무리 대칸 감독님이 우리 구단의 대주주이긴 하지만, 감독으로서 너무 부족한 주급을 받고 계십니다.”
“네, 형님! 솔직히 형님 정도의 감독이라면 스타급 감독 바로 아래인데… 주급 200만 원은 말도 안 되죠.”
두 사람이 말을 하는 동안 윌리엄 운영 팀장은 준비한 재계약서를 꺼내서 대칸에게 보여주었다.
“구단주님과 단장님께서 정하신 감독님의 새로운 주급입니다.”
대칸은 자신의 재계약서에서 주급을 확인하였다.
“이거… 0이… 몇 개야? 주급이 1억?”
대칸이 놀라자, 아담은 웃었고 데이비드가 말했다.
“형님이 팀의 최고 핵심인데 팀 내 최고 주급은 받으셔야죠.”
대칸의 주급 1억은 팀 내 최고 주급자인 에드워드와 로카와 동일한 금액이었다.
“사실, 감독님께 더 많은 주급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더 많이 드리는 것보다는 거쳐가는 금액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내년에 더 많이 드릴 테니, 올해는 이 금액에 사인하시죠.”
아담의 말에 대칸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데이비드가 대칸의 귀에 작게 말했다.
“형님, 저번 시즌에 형님 사비로 뽑은 아이템이 몇 개입니까? 그래서 아버지에게 잘 챙겨줘야 한다고 제가 강하게 말했어요. 그러니, 사양하지 말고 사인하시죠.”
대칸은 어차피 자신이 사용했던 아이템 비용이라는 말에 마음이 편해졌다.
“하… 흠… 감사합니다. 사양하지 않고 받겠습니다.”
그래서, 대칸은 계약서를 확인하고 서명을 하였다.
대칸의 재계약서를 아담이 챙기고서는 말했다.
“자! 이제 정말! 우리 구단의 핵심인 대칸 감독님까지 사인하면서, 저희 구단의 모든 재계약이 완료되었네요.”
그렇게, 웨스트 릴링 FC의 모든 재계약이 종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