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화
라커룸.
“다들 후반전 준비해라!”
코치들의 지시에 따라 선수들은 쉬면서 후반전을 대비하였다. 그리고 대칸은 플램 수석 코치와 케빈 전술 코치와 간략한 대책 회의를 하였다.
“1:1… 점수만 보면 잘하긴 했지만, 미드필더에서 약간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술적인 변화를 어떻게 줘야 할까요?”
에드워드의 변화를 알지 못한 플램과 케빈이 이런저런 의견을 내었지만, 대칸은 간단하게 정리했다.
“일단, 아스날의 대응에 따라 우리도 움직이는 것으로 하시죠.”
플램은 다른 생각이 있었지만, 대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칸이 에드워드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먼저 에드워드가 말했다.
“아, 감독님… 전반전에는 제 마음대로 행동해서 죄송합니다.”
“아니야, 오히려 아주 좋았어.”
대칸이 오히려 칭찬하자, 에드워드는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대칸이 그의 자신감을 더해주었다.
“에드워드, 내가 자주 말했지만, 너는 언제든지 네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라. 넌 항상 프리롤이야.”
대칸의 말에 에드워드의 자신감이 더 높아졌다.
[전반전까지는 양 팀의 점수가 동점이었습니다.]
[아스날이 절대 만족할 만한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후반전에 아스날이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합니다.]
[웨스트 릴링도 전반전에 밀렸던 것을 생각하면 변화가 있겠지요?]
토마스 캐스터와 조슈아 해설이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서 예측을 하였지만,
[아… 양 팀 변화가 없습니다.]
[후반전이 진행되면서 변화를 줄 생각인가 봅니다.]
삐삑.
[후반전 경기 시작되었습니다.]
전반전과 동일한 선수들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경기가 돌아가는 양상은 조금 달랐다.
‘뭐야… 이건 너무 성가신데?’
에드워드는 거의 미드필더처럼 경기를 휘젓고 다녔다.
[에드워드 선수, 적극적으로 움직이네요.]
[포지션은 공격수지만, 미드필더처럼 적극적으로 중원에서 움직입니다.]
그렇게 에드워드가 중원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자, 미드필더에서 압도하기 시작했다.
‘괜찮은데?’
‘아주 좋아~’
‘이런 상황이라면?’
특히, 경험이 많은 안셀모, 로카, 우드 그리고 오사마는 에드워드의 움직임에 따라 자신들의 역할을 확실하게 인지하기 시작했다.
안셀모는 더 안정적인 움직임을 가지기 시작했다.
‘미드에서 나까지 힘 싸움에 들어갈 필요는 없지.’
더 수비적인 움직임을 해도 괜찮은 상황이 된 것이다.
반면에 로카는 더 활발하게 미드필더를 돌아다녔다.
‘그냥 남은 내 체력을 다 사용해서 압박만 해도 되겠네.’
에드워드와 같이 아스날 선수들을 압박하는 것이 가장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체감한 것이다.
우드도 로카와 같이 뛰기 시작했다.
‘교체될 때까지 열심히 움직이자.’
그는 대칸 감독이 자신을 교체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뛰어다닐 생각이었다.
마지막으로 오사마는 자연스럽게 조금 더 공격진으로 올라갔다.
‘오늘 진짜 스트라이커는 나인 것 같다.’
오사마는 이런 상황에서 진정한 스트라이커는 자신이라는 것을 바로 판단하였다.
“나사로! 더 적극적으로 상대방을 압박하고 전방으로 뛰어!”
아직 눈치를 못 차린 나사로에게는 로카가 직접 오더를 해주었다. 그래서 나사로도 열심히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압박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체력적인 부분에 있어서 우위에 있어야 하고, 기량이 비슷해야 통한다는 점이었다. 여태까지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압박하는 것 같은 축구를 했지, 압박 축구를 했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에드워드의 적극적인 미드필더에서의 플레이! 활동량도 많고 피지컬도 좋고 개인기도 뛰어난 에드워드의 움직임으로 흐름이 바뀌자, 다른 베테랑 선수들은 진정한 압박 축구가 가능하다는 견적이 섰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경험으로 얻었던 움직임의 변화를 경기에서 보여주었다.
[어라…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의 움직임이… 미드필더 움직임이 변했습니다.]
[네, 아주 빡빡해졌네요. 아스날 선수들이 당황하는 모습이 보이죠.]
아스날의 미드필더들은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였다. 그들은 공을 지키기 급급해서는 백패스를 남발하기 시작했다.
“어허…….”
미드필더의 좋은 압박 플레이에 플램 수석 코치는 놀라움을 표시했고, 케빈은 선수들의 움직임 변화에 대해서 메모한다고 바빴다. 그리고 대칸은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 같은 날… 아스날을 잡자!”
그리고 대칸의 이 말은 신호탄이 되었다.
답답한 경기 상황에 인내심이 부족했던 브레이든은 멍청한 판단을 하였다.
‘그냥… 뚫자!’
그리고 무리한 돌파를 시도하였지만,
[에드워드 선수의 태클!]
[우드 선수가 공을 잡았습니다.]
에드워드가 태클로 빼앗은 공을 우드가 잡아서는 바로 역습으로 전환하였다.
[우드 선수가 공격합니다.]
그리고 그는 이번에도 좋은 위치에서 들어가고 있던 사이드의 토미에게 공을 패스하였다.
[토미 선수! 이번에도 좋은 자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토미에게 반대편 윙백인 가브리엘이 달라붙었다. 그런데, 그의 움직임은 노골적이었다. 크로스를 할 것으로 예상되니, 침투만 하지 말라는 수비 자세였던 것이다.
‘하긴… 내가 너무 크로스를 선호하긴 했지.’
토미는 자기반성을 했지만, 이번에도 공을 길게 찼다.
[크로스~]
하지만, 이번 크로스는 평소와는 달랐다.
[아… 긴데요… 그런데!]
반대편 사이드까지 날아가는 크로스는 조금 늦게 들어왔던 막시에게 연결되었다.
‘좋았어!’
공을 잡은 막시를 막는 수비수는 없었고, 안쪽으로 파고 들어갔다.
“막아!”
급하게 아스날의 수비수가 그에게 달려갔지만, 막시의 패스가 먼저였다.
펑.
[낮은 패스!]
막시의 낮은 패스가 오사마에게 가자, 아스날의 막시밀리안과 레온이 달라붙었다. 하지만!
톡.
오사마는 공을 살짝 건드려서 경로만 바꾸었고, 그 공은 어느새 다시 공격진에 들어오던 에드워드에게 연결되었다.
‘좋은 타이밍!’
에드워드는 바로 슛을 때렸다.
펑~
노마크의 에드워드가 때린 강력한 슛을 아스날의 벤 미슨 키퍼가 막을 수가 없었다.
철렁!
[에드워드! 역시 에드워드 선수의 골입니다!]
[후반 16분에 에드워드 선수가 아스날에게 일격을 날립니다.]
[2:1로 웨스트 릴링 FC가 앞서갑니다.]
점수가 벌어지자, 아스날의 핀 감독은 다급히 선수를 교체하였다.
[아스날 바로 세 명의 선수를 교체합니다.]
[미드필더에서 밀리는 모습을 용납할 수 없다는 거죠.]
아스날이 미드필더를 강화하는 교체를 하자, 케빈 전술 코치가 대칸에게 말했다.
“감독님, 우리는 어떻게 할까요?”
대칸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잠시 조금만 더 보시죠.”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현재 웨스트 릴링 FC의 미드필더 선수들 간의 호흡이 최상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 뭔가요?]
[아스날 여전히 힘을 못 쓰네요.]
새로운 선수들이 투입되었지만, 이미 불붙기 시작한 웨스트 릴링 FC의 미드필더 선수들과 힘 싸움에서 밀렸다. 특히!
“하하하, 이 자식들아 제대로 해보라고!”
[로카 선수! 마치 야생마 같습니다.]
[정말이지 경기장이 좁다는 듯이 활기차게 뛰어다니네요.]
로카는 자신의 주특기인 활동량을 기반으로 미드필더에서 아스날 선수들이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아무리 새로 투입된 선수들이 체력이 좋다지만, 기세에서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촤악~
[우드 선수 멋진 태클입니다.]
우드의 태클로 공이 빈 공간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로카는 그 미친 활동량으로 먼저 공을 잡았다. 그러자, 브레이든이 그에게 달려왔다.
“어딜!”
하지만 로카는 가볍게 웃으면서 멋진 턴을 보여주었다.
[맥기디 턴!]
로카는 브레이든을 제치고서는 조금 전진했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는 단순했다.
펑~
[길게~ 길게… 에드워드!]
이번에도 공은 에드워드를 향했고, 약간 높아서 머리로 공을 받기 위해 뛰었다. 그리고 막시밀리안과 레온이 그와 함께 같이 뛰었다. 그런데, 에드워드의 자세가…….
[에드워드 선수 등지고 공을 머리로 건드립니다.]
에드워드가 골대 반대 방향으로 한 헤딩은 당연히 노리고 있던 오사마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공을 잡은 오사마는 드리블을 약간 해서 좋은 위치에 와서 과감하게 슛을 때렸다.
[오사마 선수 슛!]
오사마는 기술적으로 살짝 나와있는 키퍼를 의식해서 로밍 슛을 때렸고, 그 슛은 골키퍼의 키를 넘겨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철렁!
[후반 28분에 오사마 선수가 아주 멋진 로밍 슛을 보여주었습니다. 정말이지 이 선수의 클래스가 보이는 여유로운 슛이었죠?]
[오사마 선수의 세 번째 골이 터집니다. 웨스트 릴링 FC가 아스날의 홈구장에서 3:1로 앞서갑니다.]
“플레이가 아주 유기적으로 변했네요. 전술이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플램 수석 코치의 말에 대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우리가 너무 전술이라는 압박에 시달렸는지도 모르겠네요. 어느 정도 틀만 만들어 주면 알아서 할 수 있는 레벨의 선수들이 많은데요.”
“네, 맞네요. 오사마, 안셀모, 로카, 우드, 토미 그리고 에드워드까지 이 선수들의 레벨이라면 틀만 만들어 주면 되는 거네요.”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현재 투입된 선수들의 호흡도 매우 좋은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로카가 약간 아쉽긴 했지만, 그것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였다.
하지만, 체력 문제는 어쩔 수가 없었다. 대칸은 아쉽지만 선수들을 교체해 주었다.
“칼슨 선수를 토미 자리에 투입시켜 주세요. 그리고 우드 자리에는 마르크가 들어갑니다.”
대칸의 지시에 따라 플램 수석 코치가 선수들에게 준비하라고 말했고, 선수들의 몸이 풀리자 바로 교체에 들어갔다.
[웨스트 릴링 FC가 선수 교체를 합니다.]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한 교체입니다. 토미 선수가 오늘 많이 뛰었거든요. 그리고 우드 선수는 부상을 방지한 교체로 보입니다.]
칼슨이 들어가자, 웨스트 릴링 FC의 수비도 더욱 안정되었다.
[아~ 안셀모 선수! 멋진 커트입니다.]
[오늘 작정하고 수비 진형에서 머물고 있거든요! 좋은 수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드필더에서 에드워드 선수가 맹활약을 보여주니, 안셀모 선수도 수비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오! 칼슨 선수의 멋진 태클! 역습 상황에서 공을 걷어냅니다.]
[이 선수도 후반전에 투입되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많은 활동량을 기반으로 반대편이 원활한 공격을 하지 못하게 만들거든요.]
[오늘 아스날도 공격의 흐름이 계속 끊어집니다.]
[대니얼~ 헤딩으로 공을 걷어냅니다.]
[오늘 대니얼 선수와 고르단 주리치 선수! 처음 호흡을 맞춰보지만, 아주 좋은 플레이가 많이 나옵니다.]
[정확히 말하지만, 대니얼 선수의 플레이에 고르단 주리치 선수가 잘 맞춰주네요. 역시, 베테랑은 베테랑입니다.]
아스날이 공격에 전념을 다했지만, 웨스트 릴링 FC의 수비진이 뚫리지가 않았다. 오히려 후반 42분에는…….
‘이거… 급한데!’
무리하게 공을 몰고 들어가던 재커리는 뒤에서 들어오던 칼슨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그 순간 칼슨의 레전드 스킬이 빛났다.
촤악~ 툭!
[칼슨 선수의 태클~ 공은 대니얼 선수에게 흘러갔습니다.]
대니얼은 그냥 앞을 보고 때렸다.
펑~
대니얼이 길게 찬 공을 두고 에드워드가 달렸고, 아스날의 수비수들도 달라붙었다. 그런데, 아스날의 레온은 에드워드를 따라가다가, 뒤에서 침투하는 오사마를 보고서는 돌아섰다. 오사마를 의식한 것이다. 하지만.
[에드워드 선수 공을 잡습니다.]
에드워드가 공을 잡자, 바로 돌파를 시도했다.
[막시밀리안 선수! 균형을 잃었어요!]
막시밀리안을 뚫고 들어가자, 다급히 레온이 에드워드를 막았다. 그러자 에드워드는 공을 머리 위로 띄웠다.
[레인보우 플… 패스!]
하지만, 그 공은 에드워드의 앞이 아닌, 옆에 있는 오사마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그 패스를 놓칠 오사마가 아니었다.
[슛~]
오사마의 발리슛은 당연히 골망을 흔들었다.
[오사마 선수의 멀티 골! 오늘 에드워드 선수의 두 번의 어시스트를 정확하게 골로 연결시키는 오사마 선수입니다.]
오사마의 두 번째 골… 웨스트 릴링 FC의 네 번째 골이 터지자, 웨스트 릴링의 선수들은 승리를 직감했고, 아스날 선수들의 의지는 사라졌다.
삐삐삑~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립니다.]
[웨스트 릴링 FC가 이번에도 이변을 일으킵니다. 리그 컵 4강전 2차전! 아스날을 상대로 4:1! 그것도 원정 경기를 가져갑니다.]
[웨스트 릴링이 리그 컵 결승에 두 번째로 진출합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환호하며 리그 컵 결승행을 확정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