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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230화 (230/445)

230화

친선경기 다음 날.

아침부터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전북에서 울산으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동을 준비하고 있을 때, 김종일 감독이 대칸을 찾아왔다.

“감독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아, 네. 제가 다름이 아니라 인재를 소개해 드리려고요.”

그는 혼자 온 것이 아니었다. 그의 옆에는 한 남자가 있었고, 그는 대칸에게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대칸 감독님, 신민호 스카우트입니다.”

“네, 대칸입니다.”

악수를 나누면서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그를 살펴보았다.

‘어라… 괜찮은 인재네.’

선수 가능성 판단 9/15에 현재 능력 판단 11/19, 성장 가능성 판단이 조금 아쉽긴 했어도, 즉전감 선수 영입에 활용하기 위해서 충분히 키워볼 만한 스카우트였다.

대칸이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을 김종일 감독이 눈치채고는 다행이라는 심정으로 말했다.

“이 친구가 영국으로 가보고 싶다고 항상 노래를 부르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감독님께 소개를 한번 드리고 싶어서 데리고 왔습니다.”

신민호는 대칸에게 기합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독님, 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일하겠습니다. 한번 기회를 주십시오.”

대칸은 그가 마음에는 들었다. 하지만 김종일 감독을 보면서 뼈가 섞인 말을 하였다.

“솔직히, 민호 씨를 데려가는 것까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실컷 키우면 다시 데려가시려는 것, 아닌가요?”

대칸의 껄끄러운 말에 김종일 감독은 미안한 기색을 보이며 대답했다.

“어제, 분위기가 좋아서 조용히 있었지만, 제가 팀을 떠날 때 감독님께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

“하지만 제가 일부러 사람을 키워달라고 감독님에게 소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호 같은 경우 일은 잘하지만, 일하는 스타일이 자유분방해서 우리나라보다는 영국에서 일을 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아서 감독님께 추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때 떠난 것은 정말 죄송했습니다.”

김종일 감독이 다시 사과를 하자, 대칸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사실, 그에 대한 감정은 애증이 섞여있었다. 6부 리그 시절에 팀에 합류하여 팀의 기반을 세우는 데 엄청나게 도움을 많이 줬었다. 그리고 대칸이 프로 팀의 감독이 되는 것에 많은 조언을 주고 도움도 주었던 사람이다. 대칸은 그를 많이 믿었고, 그에게서 많이 배우기도 했었다.

그런 김종일 감독이 중요한 순간에 팀을 떠났다. 누구나 꿈꾸는 감독 자리라는 것에 흔들려서 떠나는 일… 이성적으로 이해는 되었지만, 너무나 서운했던 것이다. 게다가 그해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에 실패하자, 그 서운한 마음이 더 커졌다.

그런데 김종일 감독이 본인보다 한참 어린 대칸에게 다른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렇게까지 사과를 하자, 대칸은 자신도 조금은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네, 알겠습니다. 감독님의 사과를 받아들이겠습니다.”

“하… 감사합니다.”

김종일 감독의 사과를 받은 대칸이 신민호에게 말했다.

“민호 씨, 웨스트 릴링에 오시겠어요? 주급은 한국보다 더 드리겠지만, 시작은 수습 스카우트부터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면, 전화번호 주시고, 준비를 마치시면 영국 웨스트 릴링 구단에 바로 오시면 됩니다. 비행기표는 나중에 영수증 처리해 드릴 테니, 일단은 자비로 준비하시고요.”

“알겠습니다.”

대칸 감독이 김종일 감독과 신민호 스카우트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웨스트 릴링 FC의 모든 사람들이 이동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대칸도 마지막으로 버스 앞에 섰다.

“김종일 감독님, 좋은 소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예전 일은 최대한 잊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대칸 감독님,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감독님께 받은 것은 언젠가 제대로 한번 갚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좋게 인사를 하고서는 헤어졌다.

웨스트 릴링 FC는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도착한 곳은 이번 한국 일정, 아니 한국 일정이 있을 때마다 비행기표를 제공하고 버스를 준비해 주었던 울산 FC의 홈구장인 울산 문수 축구 경기장이었다.

“하하하, 올해도 잘 오셨습니다.”

울산 FC의 경우, 감독은 이번 시즌에 새롭게 취임하여 초면이었지만, 오랜 기간 단장이었던 김성일 씨는 이번에도 반갑게 웨스트 릴링 FC를 맞이해 주었다.

“단장님, 잘 지내셨죠?”

“네, 웨스트 릴링이 상위 리그로 올라갈 때마다 모 기업한테 칭찬을 많이 받아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리그 1 때부터 웨스트 릴링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그 이미지를 모 기업에서 좋게 평가하여, 단장인 그의 평가도 좋은 편이었다.

그라운드에 들어가서 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발 선수들은 정해져 있었다. 저번 전북 FC와의 친선경기에서 나오지 않은 선수들이 선발이었던 것이다.

“오늘 몸 상태 안 좋은 선수들은 미리 알려주세요. 무리하게 경기에 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번 친선경기에 뛰었던 선수 중에서 체력적인 문제가 있거나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아주 약간이라도 부상의 기미가 보이는 선수는 휴식을 주었다.

순조롭게 경기 준비를 마치고, 대칸은 이번에도 휴대폰으로 방송을 시작하였다.

“오늘도! 대칸 방송 시작합니다!”

- 오올… 또 방송을 하다니, 뭐냐? 뭐냐? 뭐냐? 뭐냐?

- 대칸 감독의 방송을 두 번이다 보다니! 대박이다!

- 오늘은 울산에서 친선경기 있죠?

- 와… 1년에 두 번 방송하는데, 칭찬받는 BJ가 있네.

대칸이 방송을 켜자, 시청자들은 매우 즐거워하며 그의 방송에 들어왔다. 그리고 대칸도 기분 좋게 방송을 진행하였다.

“여기는 울산 문수 축구 경기장입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울산 FC와 친선경기가 있습니다.”

- 울산하고 친선경기는 고정에 가깝지.

- 울산은 웨스트 릴링 FC와 벌써 세 번째 친선경기네.

- 웨스트 릴링 FC와 인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업 이미지가 도전적이라는 평가가 늘었다던데.

- 울산 입장에서는 웨스트 릴링 코인에 잘 탑승한 거지.

대칸은 시청자들의 말에 울산 FC와의 관계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해주었다.

“울산 FC는 저희 웨스트 릴링이 한국에 오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는 구단입니다. 항상 고맙고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습니다.”

- 캬… 대칸이 공식적으로 울산 칭찬하네.

- 울산 이미지 더 좋아지냐? 이제 아챔만 우승하자.

- K리그 우승이 먼저 아님?

- 울산 담당자 보너스 각이네.

울산에 대한 약간의 논란이 시작되자, 대칸은 능숙하게 친선경기로 화제를 돌렸다.

“오늘 친선경기에는 어제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 위주로 나올 겁니다.”

- 안셀모 못 보는 거임? ㅠㅠ

- 어제 안 나온 주전급이 누가 남았더라…….

- 그라운드의 폭력배인 나사로도 안 나오겠네.

- 대니얼은 이번 경기에 나오겠네.

“일단 대니얼과 프리드리히, 스트롱, 막시는 선발 출장입니다.”

- 오~ 좋다 좋아.

- 어제 안 나온 선수들은 이유가 있었군.

- 대칸 감독은 다 계획이 있다니까~

- 근데, 에드워드가 없으니… 뭔가 아쉽다.

대칸 감독이 시청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친선경기가 시작되었다.

“흠… 경기 중계를 해드리겠지만, 사실 저희 팀의 압승이 아닐까 싶네요.”

- 아… 건방진데, 인정해야지. 프리미어 리그 팀인데…….

- 그래도, 주전 선수들이 많이 없는데, 해볼 만하지 않을까?

- 간단하게 설명함. ‘에드워드 몸값 > 울산 FC 전 선수 몸값’. 두 팀은 급이 다름.

- 후보라고 해도, 어지간하면 울산을 쉽게 이길 거다.

그리고 대칸이 말했던 대로, 육성군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3:1로 가볍게 승리하였다. 많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었던 좋은 경기였다.

경기를 마치고,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숙소에 가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에 대칸은 김성일 단장과 고깃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닙니다. 항상 저희 웨스트 릴링이 한국에 올 수 있게 지원해 주셔서 더 감사드리지요.”

두 사람은 가볍게 맥주와 함께 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두 사람이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있을 때, 김성일 단장의 전화기가 울렸다.

“음?!”

깜짝 놀란 김성일 단장이 대칸에게 양해를 구하고서는 방에서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3분 후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그… 감독님, 죄송한데. 모 기업의 사장님께서 감독님을 잠깐 보고 싶다고 하시는데요?”

“네? 흠… 왜요?”

대칸의 질문에 김성일 단장이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 스폰서 관련해서 말하고 싶다고…….”

“구단 스폰서는 제 담당이 아닙니다. 데이비드 구단주님께 문의하셔야 합니다.”

단호한 대칸의 말에 김성일 단장은 다시 땀을 닦으며 말했다.

“감독님, 죄송한데… 제 체면을 봐서 그냥 이야기만 들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대칸의 대답이 없자, 김성일 단장은 더 많은 땀을 흘리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의 모습에 대칸은 단 한 번만 양보하기로 했다.

“일단, 말씀만 들어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10분 후.

대칸이 있는 음식점의 방 안으로 두 명의 남자가 들어왔다.

“대칸 감독님, 반갑습니다. H 자동차의 사장인 정기홍입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대칸 감독입니다.”

두 사람은 악수를 주고받았다.

정기홍 사장은 같이 들어왔던 자신의 수행 비서와 김성일 단장을 나가게 하고, 대칸과 단둘이서 대화를 나누었다.

“제가 감독님을 뵙자고 한 이유는 스폰 제의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대칸은 그 말에 일단 단호하게 입장을 표명했다.

“구단 스폰서 계약은 데이비드 구단주님의 권한입니다. 제가 참여할 일이 아닙니다.”

“아니, 구단 스폰서가 아니라. 개인 스폰서입니다.”

“개인 스폰서요?”

“네, 저희는 대칸 감독님과 차량 개인 스폰 계약을 맺고 싶습니다.”

유명 축구 선수들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수백억의 돈과 슈퍼카를 개인 스폰으로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유명한 감독들에게도 이런 차량 스폰서를 비롯한 개인 스폰서가 있기는 했는데, 대칸에게 개인 스폰서 제안은 처음이었다.

“저희 H 자동차에서 제공하는 최고급 세단을 타고 다니신다면, 연간 20억의 금액을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자신에게 처음으로 들어온 개인 스폰 제의에 대칸은 살짝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서는 말했다.

“저희 구단 스폰서가 있어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개인 스폰서를 우선시해서 H 자동차를 탈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잠시 전화를 해도 될까요?”

“네, 당연히 괜찮습니다.”

정기홍 사장의 말에 대칸은 바로 윌리엄 운영 팀장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개인 스폰서가 우선이라는 확답을 받았다. 어차피 구단 스폰서인 폭스X겐도 에드워드만 무조건 탑승이지, 다른 사람은 개인 스폰서가 우선시되는 계약을 하였기 때문이다.

“괜찮다고 합니다.”

“그럼, 저희 H 자동차와 스폰서 계약을 하실까요?”

“잠시만요.”

대칸은 잠시 생각을 하고서는 정기홍 사장에게 역제의를 하였다.

“그게, 다른 조항을 하나 제안해 드렸으면 해서요.”

“어떤 조항을…….”

대칸은 기왕 받는 스폰서! 제대로 홍보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담 단장이 준비하는 신구장 오픈 이벤트에 H 자동차의 후원을 추천해 주었다.

“신구장 오픈식에 경품 추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때, H사 자동차를 후원해 주신다면 제가 아담 단장님께 말해서 H사 차량을 상품으로 넣도록 하겠습니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신구장 개축식에 H 자동차가 후원 목록에 들어가는 것이다! 정기홍 사장의 표정이 너무나 밝아졌다.

“저희야 감사하죠! 당연히 후원해 드려야죠! 고급 세단 20대, 아니 30대라도 후원해 드리겠습니다!”

정기홍 사장은 정말 기쁜 표정으로 대칸에게 술을 한잔 권하며 말했다.

“제가 감독님을 만나러 온 선택이 정말 잘한 일이군요! 아주 기가 막힙니다. CX의 박 부사장이 감독님의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한 이유가 있습니다.”

“아… CX의 박 전무님이 부사장이 되신 모양이죠? 그분이 저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나 보네요.”

“네, 그 친구가 속된 말로 웨스트 릴링 FC 코인에 탑승해야 한다더군요. 하하하! 그런데 웨스트 릴링 구단 스폰서가 폭스X겐이라, 감독님의 개인 스폰서를 추진해 봤는데, 이런! 대박을 터트릴 줄은 몰랐습니다. 하하하하.”

두 사람은 즐거운 분위기에서 한참 동안 술을 마셨다. 그리고 다음 날에 대칸은 H 자동차의 본사에 방문하여 개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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