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219화 (219/445)

219화

* * *

요크 시티의 한 영화관.

대칸과 레이첼은 일부러 어두운 밤에 영화를 보러 왔다. 두 사람은 커다란 선글라스와 모자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서는 차에서 내려서 조심스럽게 영화관을 들어갔다.

“아무도 못 알아보겠죠?”

“다행히 따라다니는 사람도 없는 것 같네요.”

두 사람은 안심하면서 영화관에 들어갔다.

영화관에 들어오자, 안에도 밤이라 다행히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여전히 조심스럽게 예매한 표로 상영관에 들어갔다. 그리고 야간 영화라 그런지, 그 안에도 사람의 수를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그래서 아주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에도 사람이 적어서 다행이네요.”

“뒤에 가서 볼까요?”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안 띄게 뒤에 있는 관람석에 앉아서 영화를 보았다.

“…….”

지금 보고 있는 영화는 영국에서 매우 흥행하고 있는 로맨스 영화였다. 그런데 대칸은 사실 영화가 재미가 없었다.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칸은 자연스럽게 영화보다는 레이첼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녀의 몸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음?”

대칸의 손은 영화에 관심이 없었고, 레이첼에게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레이첼은 이 남자를 달래기 위해서 영화관에서 나와서는 화장실로 데리고 들어가 버렸다.

영화 시간이 끝나자, 두 사람이 레이첼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자기 위해 침실에서 누워서는 대화를 나누었다.

레이첼은 오늘의 데이트(?)가 만족스러웠지만, 그래도 걱정스러운 말투로 대칸에게 말했다.

“감독님, 정말 밖에서는 그러지 마시죠.”

“흠, 레이첼도 좋았잖아요.”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기가 막힌다는 듯이 그의 허벅지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아아!! 아파요!”

“내가 정말이지… 언제 기자들이 감독님을 촬영하고 있을지 몰라요. 밖에서는 신중하게 행동해야죠.”

“아. 네…….”

그래도 레이첼은 만족스럽게 그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도, 오늘 아주 좋긴 했어요.”

레이첼의 말에 대칸은 뿌듯함까지 느껴졌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 대화를 계속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는 당연히 웨스트 릴링에 관한 이야기였다.

“라이언 선수 복귀했던데요?”

“네, 4년 계약에 25억 계약금, 주급은 5,000만 원에 계약했습니다.”

“와…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뛰던 선수인데, FA 계약치고는 정말 헐값에 데려왔네요.”

“대신에 이런저런 옵션을 많이 넣어주었어요.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꽤나 더 많은 돈을 벌 겁니다.”

대칸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다음 시즌 주전급, 향후에도 로테이션급 선수 영입에 성공해서 숙제를 하나 한 느낌이었다.

“피터 선수도 다른 팀 이적이 확정되었어요.”

“그래요? 어느 팀으로 이적하죠?”

“챔피언십 소속인 카디프 시티 FC로 결정되었어요. 사전 협상은 완료되었고, 여름 이적 시장이 시작되면 바로 이적 발표할 예정입니다.”

“오… 잘되었군요. 계약금은 잘 받고 가나요?”

“그럼요. 이적료는 고작 6억인데 계약금이 20억이던데요? 주급도 4,000만 원이나 되고요.”

피터와 그의 에이전트는 웨스트 릴링에서 배려를 해준 덕분에 적은 이적금으로 타 팀으로 이적하는 대신에 선수가 많은 계약금을 받을 수가 있었다. 카디프 시티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총액은 26억이라는 생각에 그를 영입하였다.

“그리고… 메이슨 전술 코치님이 떠나신다고 하던데…….”

레이첼의 말에 대칸은 머리 아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그게… 그렇게 되었네요.”

대칸은 오늘 오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였다.

오전.

대칸은 아담 단장의 호출을 받아서 단장실로 올라갔다. 그리고 아담은 그에게 피곤한 소식을 전달하였다.

“메이슨 전술 코치님이 다른 팀으로 가신다고 합니다.”

“하…….”

생각지도 못한 말에 대칸은 머리가 띵한 느낌이었다. 리그 2 시절에 팀에 합류해서 무려 4시즌을 같이 보낸 그가 떠난다는 사실은 전술과 관련된 모든 세팅을 다시 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럼, 당연히…….”

“네, 타일러 전략 분석 팀장과 전략 분석 팀원들까지 모두 같이 이동할 예정입니다.”

대칸의 얼굴은 바로 울상이 되었다.

“이건 아니죠. 어떻게 한꺼번에 팀을 떠납니까.”

대칸이 아쉬움에 울분을 토해냈지만, 아담은 차분하게 말했다.

“하지만 보내줘야 합니다. 사실 메이슨 전술 코치님은 작년에도 다른 팀의 제안이 있었는데… 우리 팀에 남아주었거든요.”

아담은 대칸에게 작년에 그에게 말하지 못했던 일을 말해주었다.

“저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 승격에 실패하고 선수들이 팀에 대해 비난하는 기자회견하면서 팀이 어수선한 상황에 메이슨 전술 코치님도 다른 팀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습니다.”

“하… 그랬나요?”

대칸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 놀라웠다. 그리고 아담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 당시 팀의 상황이 안 좋았기 때문에 제가 메이슨 코치님에게 부탁했습니다. 한 시즌만 더 머물러 달라고, 대신에 주급을 올려드렸죠.”

저번 여름에 아담은 대칸에게 따로 말하지 않고 코치들의 주급을 올려주었는데, 그 배경에는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이다.

“메이슨 코치님은… 나름 의리를 지키신 겁니다. 그래서 이제는 놓아드려야죠.”

“하… 우리가 주급을 더 드려서 잡을 수는 없나요?”

대칸의 말에 아담은 쓴웃음을 지었다.

“우리 팀이 맨체스터 시티의 코치 주급을 줄 수는 없습니다.”

“멘체스터 시티…….”

메이슨 전술 코치와 그의 전략 분석 팀을 통째로 스카우트한 팀은 역시나 돈이 많은 맨체스터 시티였다.

맨체스터 시티도 웨스트 릴링 FC의 질주에 대한 분석을 하였다. 그러다가 그들의 눈에 들어온 사람은 선수들이 아닌 메이슨 전술 코치였다. 그가 영입되면서 팀의 전술에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그를 제2 전술 코치로 영입을 시도하였고, 메이슨이 자신의 팀을 같이 고용하면 이동하겠다고 하여, 모두가 이동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메이슨 전술 코치가 말하기에… 이 팀에 자신이 더 필요가 없겠다고 말하더군요, 자신보다 더 잘난 코치가 있다던데요?”

역시나, 플램 수석 코치에게 전술적인 토론에서 몇 번 밀리면서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던 것도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이유 중에 하나였다.

“하… 상황이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네요.”

아담의 말을 듣자, 대칸도 메이슨 전술 코치를 보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였다.

하지만, 아담의 안 좋은 소식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다른 코치님들도 이동할지 모릅니다.”

“…….”

“저번 시즌에 다른 팀의 제안을 받았던 코치는 메이슨 전술 코치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코치님들도 많은 영입 제안을 받았었습니다.”

다행히 모든 코치들이 아담과 대화를 통해서 웨스트 릴링 FC에서 한 시즌만 더 보내기로 이야기를 하였다. 팀 대부분의 선수들이 빠지며 흔들리는 상황에서 코치까지 빠지면 안 된다고 부탁하는 아담에게… 그리고 대칸 감독과 웨스트 릴링에게 의리를 지키려고 노력한 것이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대칸은 자신도 모르게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아니 많이 아쉬웠다. 코치들이 자신에게 말을 하지 않고 아담과 상담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칸 감독님,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아무래도 제가 직접 데려왔던 코치들도 많았고… 코치들의 나이가 대칸 감독님보다 대부분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저랑 이야기하는 것이 더 편했던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대칸이 아무리 감독이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코치들은 그에게 고충을 상담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단장인 아담과 대화를 많이 나누었던 것이다.

대칸도 현실은 이해했지만, 이런 현실이 아쉬웠다.

“참, 제가 나이를 높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하하… 뭐 좋다고 나이를 높입니까? 어차피 먹는 나이입니다.”

그리고 아담은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어찌 되었든, 보내줄 사람들은 보내줍니다. 그들은 충분히 우리 팀에 대한 의리는 지켰습니다.”

아담의 말에 대칸은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현실.

“아, 그랬군요.”

아담과 대칸의 대화를 들은 레이첼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떠나는 사람들을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팀 사람들도 약간 눈치가 이상하던데…….”

스카우트들에게도 다른 팀의 제의가 많이 들어온 모양이었다.

“내일부터 다시 바빠질 겁니다. 아담 단장님과 이야기를 했지만, 나가실 분들은 보내드리고… 남는 분들은 재계약을 할 것이며 새로운 코칭스태프분들을 모실 겁니다. 코칭스태프 대개편에 들어가겠네요.”

그리고 대칸은 레이첼을 보며 약간 얄밉게 웃었다.

“레이첼 수석 스카우트님께서 고생하셔야겠죠? 새로운 사람들을 채용하려면?”

“이야기가 그렇게 되나요? 정말요?”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한숨만 내쉬었다. 그리고는 복수의 의미로 대칸에게 달려들었다.

* * *

[축구 매니저의 업데이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축구 매니저(Version 4)가 실행됩니다.]

“나이스! 과연?”

축구 매니저 업데이트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에 대칸은 바로 단장실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역시나, 데이비드도 재빠르게 단장실에 도착했다.

세 사람이 모이자, 아담이 말했다.

“다 같이 확인해 보시죠.”

[축구 매니저에 새로운 기능으로 랜덤 아이템 박스 구매와 아이템 강화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설명’ 버튼을 터치해 주세요.]

“랜덤 박스? 그리고 강화?”

“이건 라니지가 분명해! 빌어먹을 저주 같은 랜덤 박스와 강화라니!”

대칸과 데이비드가 경악했지만, 아직 이 지독한 게임을 모르는 아담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설명’을 터치하였다.

[축구 매니저에 랜덤 아이템 박스 구매 기능과 강화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랜덤 아이템 박스는 현금을 지불하고 구매가 가능하며, 모든 종류의 아이템이 랜덤하게 나옵니다.]

[강화 시스템을 통해 모든 종류의 축구 매니저 아이템과 랜덤 아이템 박스를 강화비를 지불하여 강화할 수 있습니다. 강화의 종류는 일반 강화, 안전 강화, 축 강화가 있으며, 안전 강화는 아이템의 파손을 방지하며, 축 강화는 강화의 확률을 높여줍니다.]

역시, 지독한 라니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모든 종류의 아이템 강화가 가능하게 되어있었다. 게다가 랜덤 아이템 박스까지! 강화가 가능했다.

“흠, 제가 일단 랜덤 아이템 박스를 하나 사볼까요?”

아담이 먼저 랜덤 아이템 박스를 구매하려고 시도해 보았다. 그런데.

“헐… 한 개에 2억?”

“…….”

일단 가격부터 지독했다. 그런데, 대칸은 확률 공개부터 확인하였다.

“축구 매니저? 그런데 확률이 없는데?”

[랜덤 아이템 박스의 확률을 확인하고 싶으시면 확률 표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뭐? 확률 표도 구매해야 한다고? 이런 미친 생각은 어디서… 아…….”

아마, 라니지의 영향을 받았다면 모든 것에 돈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칸과 데이비드가 어처구니없어했지만, 아담은 순진하게 말했다.

“그래도 하나 사서 열어볼까요?”

“잠시만요!!”

두 사람은 동시에 외쳤다. 그러고는 곰곰이 대화를 나누었다.

“한번 열면… 본전 생각나서 계속 열겠지?”

“네, 형님 말씀대로 보통 그렇게 되죠. 그런데, 분명 확률이 거지 같을 거란 말이죠.”

“그러면, 현실적인 확률을 알기 위해 표를 사야 하나?”

“라니지 영향을 받았다면, 의미 없지 않을까요? 레전드 아이템 확률이 0.00000001% 정도일지도 모르죠.”

“그렇다고 기능을 안 사용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할까요? 형님?”

대칸과 데이비드가 심각하게 고민을 하였지만, 아담은 기다리다가 그냥 랜덤 아이템 박스를 하나 구입하였다.

[랜덤 아이템 박스를 구입하셨습니다. 계좌에서 2억이 자동으로 지출됩니다. 랜덤 아이템 박스를 바로 오픈하시겠습니까? (Y/N)]

아담은 거침이 없었다.

“오픈!”

그러자, 축구 매니저의 오픈 칸에서 여러 가지 랜덤한 아이템의 이미지가 지나갔다. 그렇게 한참 아이템의 이미지가 돌다가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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