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화
아직 선수들의 휴가 기간이었지만, 아담 단장은 선수들의 에이전트에게 연락하여 재계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년도 FA 영입 선수였던 안셀모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재계약 대상자가 되었다.
가장 처음으로 재계약을 하기 위해 구단을 방문한 선수는 대니얼 주장이었다.
“알아서 해주세요. 하지만 돈은 많이 달라고요!”
아담 단장에게 장난기가 섞인 모습으로 말하는 대니얼, 그는 웨스트 릴링 FC를 믿고 에이전트도 고용하지 않고 있어서 혼자서 재계약을 하기 위해 구단에 방문했으며, 아담 단장은 그의 신뢰에 대답하듯이 계약 기간을 3년으로 조정하는 조건으로 주급은 대폭 상승된 5,000만 원에 재계약금 7억을 지불하였다.
“에드워드~ 넌 내가 알아서 계약 체결해도 되지?”
“네~ 아버지 알아서 하세요.”
단장실에 방문해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에드워드에게 아담은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에드워드도 아담에게 전권을 위임하였다. 그래서 그는 계약 기간 3년에 주급 5,000만 원, 재계약금 12억을 받았다.
칼슨도 그의 에이전트와 함께 구단을 방문했다. 하지만.
“적당히 해주세요.”
에이전트는 법적인 문제만 검토하려고 데려온 것이었고, 계약은 아담의 의사에 적극적으로 따랐다. 그래서 계약 기간 4년에 주급 3,000만 원에 재계약금 5억을 받았다.
이 세 명의 선수는 잉글랜드 컨퍼런스 북부 리그(6부 리그)에서 프리미어 리그까지 같이 올라온 선수들이었으며, 웨스트 릴링 FC에 극도로 호의적인 선수들이라서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하였다.
다음 차례는 스트롱 포터였다.
“계약 기간 3년에 재계약금 5억에 주급 4,000만 원 어떻습니까?”
아담의 제안에 스트롱과 에이전트는 분주하게 대화를 나누다가 대답했다.
“그럼, 옵션은 잘해주시나요?”
웨스트 릴링 FC에서 항상 옵션을 후하게 주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옵션은 잘해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옵션을 많이 추가하는 방향으로 계약을 하였다.
“디비드 토비 선수, 저번 시즌 중반부터 주전 골키퍼에 자리 잡으셔서 좋은 조건을 준비해 봤습니다.”
디비드의 에이전트는 아담의 제안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그리고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을 하였다.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5억은 충분한 금액입니다. 하지만, 주급 3,500만 원은 조금 적다고 생각합니다만.”
에이전트의 말에 아담은 디비드 선수를 보면서 말했다.
“그럼, 디비드 선수가 직접 제안해 보시죠.”
“주급 4,000만 원만 맞춰주세요.”
그 정도 조건이라면 충분히 받아줄 수 있는 조건이라 3년 계약에 계약금 5억, 주급 4,000만 원으로 결정되었다.
레스터에서 이적하고 2시즌을 지낸 토미 스미스도 에이전트와 함께 이번에 재계약 테이블에 나왔다. 그리고 그가 아담의 제안을 먼저 들었다.
“4년 계약에 재계약금 5억, 주급 4,500만 원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옵션이었던 바이아웃 500억(3,750만 유로)과 이적 시 이적료의 20%를 드리는 조건은 계속 유지됩니다.”
에이전트는 웨스트 릴링 FC의 제안에 불만이 약간 있는 눈치였지만, 토미는 딱 하나만 요구하였다.
“3년 계약으로만 변경해 주시면 안 될까요?”
토미의 제안에 아담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토미 선수, 재계약을 안 해도 남아있는 계약 기간이 3년인데…….”
“대신에 재계약금은 조금 적게 주셔도 됩니다. 그리고 이번 재계약이 프리미어 리그 승격 포상 개념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담은 고민하다가, 그래도 토미가 저번 시즌에 잔류해 주었던 선수라는 이유로 그의 제안을 받아서 3년 계약에 재계약금 1억, 주급 4,500만 원으로 계약을 하였다.
“저희 아브론 막시 선수가 웨스트 릴링 FC의 승격에 아주 좋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먼저 계약 조건을 작성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욕심이 가득한 막시의 에이전트는 계약 기간 3년에 재계약금 7억, 주급 5,000만 원을 요구하였다. 아담은 막시에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막시 선수, 아직 계약 기간이 2년 6개월이나 남아있습니다. 재계약하지 말고 지금 주급인 1,500만 원으로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있을까요? 아니면 에이전트 해고하고 다시 이야기하실래요?”
“…….”
막시는 에이전트에게 ‘제가 분명 무리한 요구라고 했잖아요!’라고 타박하였고, 그는 붉어진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에이전트가 조용해지자, 아담이 먼저 제안했다.
“계약 기간 3년에 재계약금 5억, 주급 3,500만 원을 제안합니다.”
“네, 사인하겠습니다.”
막시는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갔다.
잭 윌서와 론 윌서, 저번 시즌 백업으로 활동했던 윌서 형제에게는 5년 계약에 재계약금 3억, 주급 2,500만 원을 제안하였다.
“흠… 조금 아쉽지만, 받아들일 만하네요.”
두 형제의 아버지는 계약 기간이 길긴 했지만, 어차피 재계약을 안 해도 남아있던 계약 기간이 4년이었기 때문에 도장을 찍었다.
토니뉴 크로스와 줄리오 자코민은 육성군이었지만, 저번 시즌에 의리 있게 웨스트 릴링 FC에 남아주었던 선수들이었다.
“계약 기간 5년에 주급 1,500만 원을 드리겠습니다.”
계약 기간은 1년 늘리면서 주급은 세 배가 상승했다. 아직 성장이 필요한 두 선수에게 이 정도 조건은 괜찮았다. 그래서 두 선수는 당연히 계약서에 사인하였다.
여기까지 선수들은 작년에 어수선한 팀의 상황에도 잔류해 주었던 고마운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아담이 계약 기간을 1년 정도 늘리면서 주급은 많이 올려주었다.
이제는 작년에 팀에 합류한 선수들에 대한 재계약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재계약은 아담 단장이 직접 하지 않았다. 윌리엄 운영 팀장이 재계약을 직접 하였다.
프리드리히 선수와 그의 에이전트가 먼저 웨스트 릴링에 방문했다.
“작년에 저희 프리드리히 선수는 무려 12골과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24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며, 8경기에 교체 투입했습니다. 엄청난 활약을 했죠.”
그러자, 윌리엄 운영 팀장은 기록을 보며 한 가지를 더했다.
“옐로카드 14장에 레드카드 3장은 빼놓으셨군요.”
“흠… 흠… 그래도 첫 시즌치고는 엄청난 활약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고는 먼저 재계약 조건을 내걸었다.
“계약 기간 4년에 재계약금 5억, 주급 5,000만 원을 요구합니다.”
높은 금액의 요구 사항을 보면서 윌리엄 운영 팀장이 웃었다.
“저희는 작년 계약서에 근거하여 재계약을 하기 위해 프리드리히 선수를 부른 겁니다.”
작년 계약서에 프리미어 리그 승격 시 2년 계약 자동 연장이 있었으며, 주급 100% 상승 조건이 있었다.
“남은 계약 기간 2년에 프리미어 리그 승격에 성공했으니, 자동으로 4년으로 연장되는 것이며, 주급은 기존 1,000만 원에서 자동으로 2,000만 원으로 상승할 겁니다.”
“허… 이런 날강도가 어디 있습니까? 고작 그 정도로 재계약을 하자고요!”
에이전트가 화를 냈지만, 윌리엄 운영 팀장은 단호했다.
“작년에 계약서를 작성한 대로 하는 겁니다.”
“말도 안 됩니다. 그때도 부당한 계약이었어요! 그리고 이런 계약이라면 어떤 선수가 열심히 경기를 뛰려고 합니까!”
윌리엄 운영 팀장은 옵션을 가리키며 말했다.
“출전 수당에 공격 포인트 수당 잘 챙겨가셨잖아요. 특히, 득점 수당은 골당 3,0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었는데요? 거기에 10골 이상을 기록하시면서 추가 수당 3억도 받으셨고요. 이런 옵션이라면 내년에도 열심히 뛰실 것 같은데?”
주급은 적어도 옵션을 통해 수당을 많이 주었던 웨스트 릴링 FC였다.
“게다가, 제가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나X키와 개인 스폰서 계약도 아주 크게 체결하셨다면서요? 개인 스폰서 계약으로 거금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저희 구단의 양보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독특한 웨스트 릴링 FC의 초상권 계약 방침이 큰 역할을 하였다. 선수들의 주급을 적게 주는 대신에 웨스트 릴링 FC는 항상 선수들의 개인 스폰서를 팀 스폰서보다 우선으로 보장해 주었다.
예를 들어서 웨스트 릴링 FC의 팀 스폰서에는 아X다스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선수가 다른 스포츠 기업인 나X키와 개인 스폰서 계약을 하면, 정식 경기에서도 경기 유니폼을 제외하고는 나X키를 제품을 사용해도 되는 형태의 계약이다.
대다수의 팀들이 경기에서는 무조건 팀 스폰서 유니폼과 용품을 사용해야 했는데, 웨스트 릴링 FC는 그런 부분에서 많은 것을 선수에게 양보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구단 단위의 팀 스폰서 비용은 줄어들고 선수 개인의 스폰서 비용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선수가 무려 40억(300만 유로) 규모의 대형 개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에이전트님이 잘하신 것이 아니라, 저희 구단의 배려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에이전트는 분한 표정을 지었지만, 프리드리히는 객관적으로 웨스트 릴링 FC의 말이 맞다고 판단하였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그의 에이전트는 욕심만 많았지… 큰 도움이 안 되는 무능한 에이전트였다.
“네, 알겠습니다. 그 계약서에 사인하겠습니다.”
프리드리히는 순순히 계약서에 사인을 하였고, 나간 직후에 에이전트를 해고하였다.
프리드리히와 동일한 조건으로 작년에 계약을 체결한 나사로 오돈, 마르크 헤닐라, 마그레트 젠슨, 예세 요로넨도 동일한 상황이었다.
“아니, 우리 마르크 선수가 저번 시즌에 얼마나 많은 경기에 나왔는데? 고작 이 정도 상승이라고요?”
“나사로 선수! 무려 공격 포인트 19개를 기록했습니다. 11득점에 8어시스트였습니다!”
“마그레트가… 저번 시즌 로테이션 멤버로 웨스트 릴링 FC가 승격하는 데 공을 세웠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조건이라면 서운합니다.”
“예세 선수가 무려 31경기에 출전했습니다. 15경기 선발 출전에 16경기 교체 출전을 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인정을 안 해주십니까?”
에이전트들이 동일하게 자신의 선수들의 활약을 강조하며 재계약 조건을 올려달라고 했지만, 윌리엄 운영 팀장은 단호했다.
“작년 계약서를 작성한 대로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했으니, 계약 기간 4년에 주급 2,000만 원입니다.”
확실하게, 예전과는 다르게 선수들과도 비즈니스를 하기 시작한 웨스트 릴링 FC의 입장이었다.
저번 시즌에 어느 정도 활약했던 주전급 선수 다섯 명에게도 절대 물러서지 않았던 웨스트 릴링 FC는 다른 선수들과의 계약도 단호했다.
“프리미어 리그에 승격했으니, 계약 기간이 2년 증가하여 총 6년이 되었으며 주급은 작년 기준 100% 상승시켜 드리겠습니다.”
에이전트들과 선수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그들은 옵션만 일부 조정할 뿐 주급과 계약 기간을 변경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계약서에 서명을 하였다.
그런데, 모든 선수들이 재계약을 한 것이 아니었다.
“저는… 이 구단에서 이런 대우를 받고 계속해서 리저브 경기만 뛰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팀으로 보내주시지요.”
펠리센 코운더트(25살, 공격수, 363/416)
기술 120/129, 정신 129/167, 신체 114/120
저번 시즌에 리저브 경기와 컵 대회 경기에만 몇 번 나왔던 그는 재계약도 서운하게 하자, 불만을 터트렸다.
월리엄 운영 팀장은 확실하게 그에게 말했다.
“이번 재계약은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계약서를 작성했을 때, 정해져 있던 확정 사항입니다.”
“네, 그렇겠지요. 그래서 저는 다른 팀으로 이적하고 싶습니다. 이런 대우를 받으며 이런 주급을 받으며 있고 싶지 않습니다.”
윌리엄은 마지막 경고를 하였다.
“그럼, 저희가 펠리센 선수에게 이적료와 계약금 그리고 주급까지 투자한 금액, 약 7억(52.5만 유로) 이상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당신을 데려갈 팀을 직접 구하십시오. 그리고 만약에…….”
만약에?
“당신이 이적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다른 팀에 못 간다면 남은 계약 기간 동안에 절대 25인 로스터에는 못 들어갑니다. 그리고 리저브 경기도 제대로 못 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다른 팀으로 가시겠다는 거죠?”
다른 선수들도 펠리센처럼 날뛰는 경우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아담으로부터 강력한 대처 방안을 받았던 윌리엄의 경고였다. 그러자 펠리센은 침을 꼴깍 삼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그의 에이전트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리그 1 소속 팀인 코번터리에서 펠리센의 이적료 7억(52.5만 유로)을 3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조건으로 그를 데려갔다.
젠스 한슨은 자신이 갈 팀을 정해서 왔다.
“저의 원 소속인 HJK 헬싱키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감독님이 저를 보낸 것은 실수였다면서 제발 다시 돌아와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이번 시즌 하위권에 있는 HJK 헬싱키는 급하게 미드필더 선수를 충원해야 했고, 그 선수로 젠스 한슨을 선택한 것이다.
윌리엄 운영 팀장은 자신이 선택할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흠… 단장님께 물어보겠습니다.”
“네, 부탁드립니다.”
정중하게 부탁하는 젠스 한슨의 모습에 아담은 대칸과 논의를 하여 그를 원 소속 팀에 복귀시키기로 결정하였다. 그래서 그는 이적료 8억(60만 유로)에 원 소속 팀으로 복귀하였다.
“…그냥 고향으로 가고 싶어요.”
“…….”
로버트 골렘(18살, 윙-윙백, 333/462)
기술 120/180, 정신 120/170, 신체 93/112
윌리엄 운영 팀장은 로버트 골렘이 유소년 코치들을 통해서 향수병과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재계약도 안 하고 돌아가겠다는 말에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아담에게 전화로 이 상황을 보고했는데…….
- 위시드 감독님이랑 대화해 봤는데, 답이 없는 녀석이더라. 그냥 방출시켜.
“네, 알겠습니다.”
로버트는 그 자리에서 상호 협의에 따른 방출이 결정되었다.
다행히 큰일 없이,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에 대한 재계약이 종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