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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215화 (215/445)

215화

* * *

정규 리그 시즌이 끝나고, 선수들은 당연히 휴가를 떠났다. 7월 초까지 긴 휴가를 주었고 코치들도 조금 더 빨리 복귀하지만, 비슷하게 긴 휴가를 주었다.

그리고 아담은 웨스트 릴링 FC의 직원들에게도 긴 휴가를 선물하였다.

“이번에는 모든 직원이 한 달씩 휴가를 갑니다. 각 팀별로 최소한의 업무를 대행할 사람만 남기고 모두 휴가 가세요. 업무 대행 인원이 없으면, 단기 계약직 직원을 뽑아도 됩니다.”

구단의 업무가 마비되지 않는 선에서 직원들에게 대규모 휴가를 제공한 것이다.

“감독님도 선수들 7월 여름 이적 시장 전까지 편하게 쉬고 싶으면 쉬세요.”

그리고 대칸에게도 알아서 쉬고 알아서 일하라고 말한 것이다. 워커홀릭인 대칸… 작년 프리 시즌에도 쉬지 못했던 그에게 휴식은 필요했다.

“그러면 남미에 잠깐 갔다 올까요?”

갑작스럽게 남미를 대칸이 언급하자, 아담은 심증을 가지고 물었다.

“혹시 업무가… 포함된 것은 아니죠?”

대칸은 조용히 보고서를 하나 가리켰고, 아담은 웃으면서 ‘적당히 하시죠.’라고 말했지만, 그를 말리지는 않았다.

리즈 브랜드포드 국제공항.

웨스트 릴링에서 가장 가까운 국제공항에 대칸과 레이첼이 나타났다. 그런데.

찰칵찰칵.

“대칸 감독님? 어디로 가시는 건가요?”

“레이첼 수석 스카우트랑 같이 이동하시는데? 선수 영입인가요?”

프리미어 리그에 승격한 팀의 감독이 되다 보니, 언론의 관심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대칸은 생각지도 못한 기자들의 질문에 최대한 침착하게 대답했다.

“휴가 가는 겁니다.”

“휴가? 아~”

그때서야 기자들은 레이첼이 대칸 감독의 연인이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출국장에 들어서자, 기자들이 떨어졌다. 그때서야 대칸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휴… 무슨 일인가 했네. 이제는 기자들이 그냥 달라붙네요. 그냥 이유도 목적도 없이?”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웃으며 말했다.

“사실, 웨스트 릴링 FC가 비인기 팀이라 늦게 관심을 받은 거지… 챔피언십 소속 팀의 주요 선수들과 감독들에게도 수시로 기자들이 따라다녀요.”

그러고는 그녀는 자신의 옷을 보며 흐뭇하게 말했다.

“공항 패션? 괜찮았죠? 혹시나 싶어서 꾸미고 왔는데?”

“…네… 네…….”

대칸은 마지못해 ‘네’라고 대답했다가 레이첼에게 허벅지를 꼬집혔다.

브라질 살바도르 주변에 있는 프라이빗 비치.

대칸과 레이첼은 이 해변 전체를 예약하고, 해변에 있는 작은 오두막에서 먹고 자면서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

“숙소인 오두막의 상태는 괜찮네요.”

대칸과 레이첼은 숙소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어서 불편하지 않을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고, 문만 닫으면 외부와 차단이 완벽하고 아담한 것이 마음이 들었다.

두 사람은 짐을 풀고 나서 바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서는 해변으로 향했다. 그리고 미리 설치되어 있는 썬베드에 누워서는 햇살을 받으며 가져온 시원한 음료를 마셨다.

“아~ 좋다. 따뜻하고 포근하고…….”

“네~ 좋네요. 정말 햇살이 좋네요.”

이국적인 아름다운 해변에서 햇빛을 맞으며 즐기는 여유였다.

그런데.

“기자? 파파라치?”

대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썬베드에 누워서 음료를 마시며 일광욕을 하던 두 사람을 멀리서 카메라로 찍고 있는 사람이었다.

“아, 정말 여기까지?”

대칸은 살짝 화가 났지만, 레이첼이 그를 달랬다.

“감독님, 포기하세요. 이제 감독님에게도 사람들이 달라붙을 때가 된 거예요.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에드워드보다는 덜 붙으니 다행으로 생각하세요.”

대칸은 다시 썬베드에 털썩 눕고서는 말했다.

“선수도 아니고 감독인… 재미도 없는 저를 따라다녀서 무엇을 얻겠다는 건지. 그것도 여기 브라질까지 따라와서요. 정말이지, 영국 축구의 슈퍼스타들이 점점 삐뚤어지는 심정이 이해된다니까요.”

“에드워드 선수가 게임광이 된 것도 이런 이유겠죠?”

그러고는 두 사람은 마주 보며 웃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두 사람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썬텐도 하고 수영도 하고 스킨스쿠버도 즐겼으며 해변에서 멋진 음식을 바비큐해서 먹기도 했다. 그리고 밤에는 역시나 이벤트가 있었다.

“감독님?”

레이첼은 밤에 샤워를 하고 준비한 옷을 입고 침실에 들어왔는데,

“오우…….”

이번에는 메이드복이었다. 그리고 레이첼이 대칸을 자극하는 말을 하였다.

“주인님~ 오늘은 제가 주인님의 시중을 아주 정성껏 들도록 하겠습니다.”

레이첼의 말에 대칸은 더 이상 참지 않았다.

그렇게 두 연인이 그냥 별다른 일 없이 휴가를 즐기자, 이틀 후에는 그들을 촬영하는 사람도 사라졌다.

“아. 아직 안 입은 비키니가 많은데…….”

레이첼은 자신이 촬영될 것을 각오하고 미리 예쁜 비키니를 여러 가지 준비해서 왔었고, 그 모습이 더 이상 촬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아쉬워하자, 대칸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그녀를 못 말리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7일, 일주일이 지나자, 놀 만큼 놀았던 대칸은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레이첼에게 말했다.

“이제, 이곳을 나갈까요?”

“저는 아쉽긴 한데. 그래도 이제 나가볼까요?”

두 사람이 짐을 챙겨서 구단 운영 팀에서 준비해 준 기사가 딸린 렌터카를 타고 프라이빗 비치에서 나왔다. 그런데, 그들이 가는 곳은 공항이 아니었다.

“기사님, EC 바이아(E.C. Bahia) 트레이닝 센터로 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

당황하는 레이첼, 하지만 대칸은 그저 웃었다.

EC 바이아(E.C. Bahia) 트레이닝 센터.

훈련장에는 많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칸은 그들을 축구 매니저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가 찾던 선수가 보였다.

마르셀로 아두(18살, 공격수-윙-미드필더, 344/461)

기술 127/175, 정신 110/161, 신체 107/125

이 유망주는 대칸이 축구 매니저 정산에서 받았던 레어급 선수 보고서의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정보를 찬찬히 살펴보자, 461이라는 잠재 능력치를 가지고 왜 유니크가 아니고 레어인지를 알 수가 있었다.

‘프로 계약도 이미 체결된 선수, 나이에 비해서 테크닉이 눈에 띄게 좋은 선수라서 가격이 이미 30억(225만 유로) 정도로 책정되어 있는데, 축구 지능은 그렇게 좋지 않고 게다가 브라질리언이라 비자를 얻기도 쉽지 않은 선수…라는 이유로 레어급이구나.’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잠재력 461의 선수를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었다.

“레이첼, 업무용 태블릿 들고 있죠?”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한숨을 쉬면서 가방에서 태블릿을 꺼내었다.

“정말로… 혹시나… 싶어서 들고 왔던 것인데, 정말 꺼내게 되네요.”

레이첼은 대칸을 얄밉다는 듯이 째려봤지만, 그는 웃으며 말했다.

“자, 그럼 EC 바이아 구단 관계자와 미팅을 가져볼까요?”

그렇게, 대칸과 레이첼은 유망주 한 명과 계약을 하였다.

두 사람의 휴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둘이 비행기를 타고 간 곳은 바로 한국이었다.

인천공항에 내리자, 대칸은 레이첼에게 말했다.

“한국은 처음이죠?”

“네. 네… 그렇죠. 어떤 고약한~ 분이 일을 많이 주신 덕분에! 매번 친선경기 때 같이 오려다가 취소했었죠.”

대칸은 레이첼에게 미안한 표정을 짓고서는 말했다.

“이번에는 정말로 휴가를 같이 즐겨봐요.”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그의 손을 잡고서는 공항을 나섰다.

“여기가 홍대! 예술과 공연의 거리죠.”

“클럽이 더 눈에 띄는데요?”

“어허… 거긴 안 됩니다! 아직 낮이라 오픈하지도 않았어요!”

두 사람은 홍대 거리에서 버스킹 구경을 하고 좋은 음식을 먹으며 그 시간을 즐겼다.

“이번에는 강남입니다!”

“오우… 사람이 정말 많네요.”

정말 사람이 넘치도록 많은 저녁 시간에 대칸과 레이첼은 강남을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하였다. 그리고 간간이 대칸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고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였다.

“남산에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 볼까요? 야경이 아주 좋아요.”

“흠… 재미있겠네요, 한번 가볼까요?”

대칸의 리드에 따라 레이첼은 남산으로 올라갔고, 사랑의 자물쇠까지 하나 걸고서 내려왔다.

“늦은 밤에는 동대문이죠. 야시장에는 다양한 옷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옷이 많다고요? 흠… 흥미가 가는데요?”

레이첼은 동대문 야시장에서 쇼핑홀릭에 빠졌고, 대칸은 ‘여기를 왜 왔을까?’라는 후회를 하면서 날이 밝아오도록 그녀를 따라다녔다.

다음 날에는 놀이동산으로 향했다. 대칸이 직접 차를 운전해서 레이첼을 데려가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가 오늘 가는 용인에 있는 놀이동산은 정말 내가 좋아하던 곳이에요. 그리고…….”

“그리고?”

“여자 친구가 생기면 같이 와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고요.”

대칸이 약간 쑥스럽게 말하자, 레이첼이 그의 뺨에 뽀뽀를 해주며 웃었다.

놀이공원에 도착한 두 사람은 평범한 연인처럼 놀이기구를 타면서 데이트를 즐겼다.

“아악! 아악!! 아악!!”

“유후~ 꺄악~ 호오~”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대칸은 소리를 질렀고 레이첼은 환호했다.

“아이씨! 차가워! 아 옷 다 젖었잖아.”

“저는 시원한데요?”

시원한 후룸라이더도 타면서 물에 옷이 젖기도 했고.

“아~ 어지러워~ 그런데 왜 이렇게 높이가! 멈춰! 그만 멈춰!!”

“꺄악~ 너무 좋아! 너무너무 좋아!”

돌면서 바이킹처럼 움직이는 허리케인을 타면서도 대칸은 기겁했고, 레이첼은 여기서도 환호했다.

“받아라! 내 공격을!”

“어딜요~ 운전이 정확하지 못해요!”

범퍼카를 타면서 서로 부딪치며 놀았다.

그리고 마지막은 대관람차였다.

“하… 이건 좀 편하네요.”

“그렇네요.”

대칸과 레이첼은 나란히 앉아서 서로의 체온을 느꼈다. 그러다가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키스를 하게 만들었다.

한참 동안 키스를 하다가 입을 떼고, 대칸이 레이첼을 보고 말했다.

“레이첼 항상,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그래요? 그럼 평소에 더 잘해주세요. 축구보다 저를 더 좋아해 달라고요.”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웃었다.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온 대칸은 레이첼을 데리고 차를 몰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곳은 숙소가 있는 서울이 아니었다.

“수원? 여기는 어디죠?”

“아, 네. 우리의 다음 목적지죠.”

대칸이 운전하는 차는 수원 FC의 구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경기장을 보자, 레이첼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대칸과 레이첼이 내려서 카페에 들어가자, 안에는 익숙한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강도현 코치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감독님, 그리고 레이첼 스카우트님 같이 오셨군요.”

그리고 그의 옆에는 젊은 남자가 있었다.

“이분이 감독님께서 소개를 요청했던 물리치료사인 김대혁 씨입니다.”

김대혁―물리치료사

스킬 : 감정 힐링(R), 설명 : 부상자의 멘탈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세부 설명 : 부상자에게 물리치료를 하는 동안에 대화를 통해 멘탈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레어 보고서에서 알려준 물리치료사로 수원 FC에서 일했다가, 지금은 대형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수원 FC에서 3년 동안 물리치료사로 일했고, 지금은 삼송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김대혁입니다.”

대칸은 반갑게 그와 인사를 시작으로 한참 대화를 주고받다가 김대혁 물리치료사가 화장실을 가자, 레이첼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스태프 계약서도 들고 있죠?”

“하… 역시나 한국도 그냥 온 것은 아니네요. 업무가 포함된 휴가네요!”

레이첼의 말에 대칸은 머쓱하게 웃었고 새로운 물리치료사를 영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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