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화
* * *
리그 25차전 스토크 시티 FC와의 경기 전날.
“다음 경기 선발 명단이다.”
FW : 에드워드 바커(467/482)
LMF : 프리드리히 시만스키(396/450), RMF : 나사로 오돈(396/465)
MF : 마크 보셀(433/437)
DM : 안셀모 파사니(442/469)―스트롱 포터(404/396)
LWB : 토미 스미스(401/419), RWB : 칼슨 고트(366/358)
DF : 대니얼 보얀(427/?)―피터 존슨(385/383)
GK : 디비드 토비(384/449)
선수들에게 선발 명단이 통보되었다. 그리고 마크도 그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오~ 마크, 복귀전인데?”
대니얼이 능글거리면서 마크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하하하… 그러네요.”
“뭐야? 졸았어? 예전에 그 겁 없던 미친 꼬맹이는 아닌가 봐. 크크크.”
대니얼의 농담에 마크가 웃기는 했지만, 여전히 얼어있었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 리즈에 있을 때에는 정규 경기에서는 단 1경기밖에 선발 출장을 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에 복귀해서도 한동안은 리저브 경기에 나올 줄 알았는데, 바로 선발 출전이 예정된 것이다.
“나도 같이 출전하네, 어디 얼마나 늘었는지 볼까?”
“아… 네… 뭐…….”
칼슨도 그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와서 말했지만, 마크는 여전히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에드워드도 다가와서 마크에게 말을 걸었다.
“오래간만에 같이 출전하네, 잘해보자.”
“어? 응… 그래.”
마크는 확실히 얼어있었다.
다음 날, 경기 시작 전에 라커룸.
선수들이 간단하게 몸을 풀고 장비를 확인하고 마지막까지 코치들과 대화를 하며 경기 준비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크에게는 플랩 수석 코치가 붙어있었다.
“컨디션 괜찮죠?”
“네.”
“몸에 문제없고?”
“네.”
“자신의 역할 다 이해하고 있죠?”
“네.”
굳어서 짧은 답으로 대답하는 그에게 대칸 감독도 다가왔다.
“마크.”
“네, 감독님.”
“마크 긴장하지 말고, 아니… 어떤 말을 해도 긴장할 것 같으니 하나만 생각하고 들어가자.”
마크가 대칸을 보았다. 그리고 그가 지시했다.
“초반에는 단순하다. 공을 잡으면 에드워드만 보고 패스해!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지! 에드워드만 보고 패스하라고.”
정말 단순한 지시였다. 그래서 마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후에는 플램 수석 코치가 이어서 지시하였다.
“그렇게 에드워드에게 패스를 하면서 긴장을 풀어라. 한동안 선발 출장을 못 했다고는 하지만, 너는 어려서부터 정규 리그 경기 경험이 많으니, 점점 몸과 마음이 풀릴 거야. 그러면 그때부터는…….”
“그때부터는?”
플램은 웃으면서 마크에게 말했다.
“네가 배운 대로 생각하면서 하면 되는 거야. 너는 최고의 패스 마스터가 될 자질이 있는 선수야.”
마크는 마음을 가다듬고 경기에 들어갔다.
삐삑~
심판이 휘슬을 불자,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초반부터 마크에게 공이 많이 왔다. 그리고 반대편 선수가 강하게 압박하자,
“마크!”
칼슨이 그를 불렀다. 그리고 마크가 그에게 공을 패스하였고, 칼슨은 상황을 봐서 다시 백패스를 하거나 수비 진형으로 공을 돌렸다.
그는 마크의 부근에 항상 머물고 있었다. 마크에게 반대편 선수가 압박하게 되면 편하게 공을 받아주는 역할이었던 것이다.
오늘 4-2-3-1 진형과 전술을 평소와는 약간 달랐다. 좌측 윙백인 토미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로 약속되어 있었지만, 우측 윙백인 칼슨은 특별히 마크를 커버하기 위해서 투입된 선수였다.
딜런이 있을 경우에 딜런과 에드워드만으로 중원을 장악할 수 있었지만, 마크가 들어갈 경우에는 인원적인 보충과 마크가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커버해 주는 선수가 필요해진 것이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마크에게 기회가 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마크는 대칸이 했던 말을 수행하였다.
‘지금은 괜찮다.’
펑~
마크가 때린 공이 멀리 날아갔다. 그것도 정확하게 에드워드를 향해서…….
“좋아!”
공을 잡은 에드워드, 아주 딱 좋아하는 스피드에, 좋아하는 타이밍에 도착했다. 마크의 패스가 착 발에 달라붙는 에드워드였다.
마크와 에드워드가 같이 경기를 뛴 지는 오래되었지만,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이해, 그리고 호흡은 여전히 최고 등급이었다.
타… 타! 탁!
가벼운 발놀림으로 앞에 있는 수비수를 한 명 제치고는 슛을 때렸다.
펑~ 철렁!
전반 9분, 마크의 패스를 받은 에드워드는 너무나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골을 성공시킨 에드워드는 바로 마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두 선수는 말없이 하이 파이브를 하였다.
“이 자식들! 어디서 폼을 잡아!!”
하지만 달려온 대니얼이 에드워드와 마크를 덮었고, 다른 선수들도 그들을 덮으면서 골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에드워드와 마크가 함께 골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을 보면서 대칸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서 말했다.
“하… 마크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무조건 에드워드한테 주라고 했는데… 그걸 그냥 골로 바로 넣어버리네요.”
대칸의 말에 플램 수석 코치가 웃었다.
“그렇네요. 솔직히 이번 패스… 그렇게 마음에 드는 패스까지는 아니었는데, 에드워드가 잘 마무리해 주었네요.”
“우리가 아무리 말을 해도, 긴장을 풀고 적응하려면 공격 포인트가 최고죠.”
대칸의 말에 플램 수석 코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에드워드의 골이 터지자, 마크는 긴장이 풀리면서 시야가 넓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는 아주 쉽게 흘러갔다.
탁.
공을 받은 마크가 전방을 살펴보았다.
‘에드워드는 약간 아래, 나사로와 프리드리히 중앙으로 이동, 그리고 토미는!’
아주 좋은 위치로 빠르게 들어가는 토미를 보고서는 마크가 패스를 날렸다.
펑~
마크의 패스는 딜런처럼 거칠지 않았다. 그의 패스는 약간 느렸지만, 아주 정확하게 수비수의 사이를 뚫고 토미에게 정확하게 배달되었다.
탁!
‘아주 좋아!’
공을 받은 토미는 연속 동작으로 바로 드리블로 더 침투하였다.
“막아!”
스토크 시티의 수비수들이 토미에게 달려가서 그의 크로스를 막으려했지만, 이미 토미의 크로스가 터졌다.
펑~
“선수 막아!”
스토크 시티의 선수들은 수적 우위로 공격수들을 봉쇄하고 있었다. 하지만, 토미의 크로스는 에드워드도 나사로도 프리드리히도 아닌, 스트롱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퍽!
뒤에서 뛰어오던 스트롱이 몸을 날려서 헤딩을 하였다.
철렁~
“오~ 스트롱!”
“나이스 플레이!”
그렇게 마크의 발에서 시작한 공이 토미의 크로스에 스트롱 머리로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이제 전반 29분인데 추가 골이 나오네요.”
감탄하는 대칸에게 플램 수석 코치가 밝게 말했다.
“제가 말했죠? 마크가 들어가도 재미있을 거라고. 이번 패스는 아주 좋았네요.”
만족스러워하는 플램 수석 코치를 보면서 대칸은 자신이 플램과 마크를 붙여준 것이 좋은 판단이었다고 결론 내었다.
한번 풀리기 시작한 마크는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공을 가지고 있다가, 에드워드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에드워드는 바로 움직였고, 마크도 바로 공을 찼다.
펑~
그 공은 정확하게 에드워드가 가려고 하는 위치로 날아갔다. 그리고 에드워드는 만족스럽게 공을 잡고서는 몇 번 트래핑을 하고서는 바로 중거리 슛을 날렸다.
펑~
스토크 시티의 골키퍼가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손에 공이 닿지가 않았다.
퍽.
“아……!”
정말 아깝게 골키퍼의 손은 피했지만, 공이 골대를 맞으면서 튕겨 나왔다.
“아깝네!”
마크가 아쉬워했지만, 에드워드는 손을 높이 들어서 박수를 치며 마크의 패스가 좋았다는 신호를 주었다.
전반전이 끝나고, 선수들이 라커룸에 들어왔다. 대칸은 마크를 보면서 물어보았다.
“어때? 이제는 괜찮지?”
“네, 아주 좋습니다.”
마크는 자신감을 약간 찾은 모습으로 대답했고, 대칸은 그의 어깨를 한번 툭 쳐주고 다른 선수에게 갔다.
플램 수석 코치가 다가와서 조언을 하였다.
“전반전, 내 점수는 70점이다. 좋은 패스가 많았지만, 아쉬운 패스도 많았어.”
그러고는 강렬한 눈빛으로 마크에게 말했다.
“네 능력을 100%로 활용해라. 그러면 이런 약팀을 상대라면 80점, 아니 90점까지는 올라갈 수 있다. 챔피언십에서 만족하지 말고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더 정교한 플레이를 노리고 움직이라고.”
“네.”
마크는 플램 수석 코치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그의 말에 따랐다.
“후반전에는 안셀모 대신에 마르크가, 그리고 에드워드 대신에 마그레트가 투입된다.”
“알겠습니다.”
어차피 2:0으로 앞서가는 경기였기 때문에, 주전급 선수들에 대한 휴식을 챙겨주는 대칸이었다. 그런 대칸의 지시에 플램 수석 코치는 마크에게 말했다.
“에드워드가 빠지는 후반전이 또 다른 테스트다.”
“네.”
마크는 짧게 대답했지만, 각오는 충분했다.
후반전.
에드워드가 나갔지만, 마크는 여전히 위협적인 패스를 계속해서 만들었다.
‘나사로? 여기다!’
펑~
마크가 찬 패스는 딜런처럼 빠른 패스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주 정확하게 그림처럼 스토크 시티 선수들의 빈 공간을 가르며 나사로의 발에 떨어졌다.
“좋아!”
공을 받은 나사로가 탄력적인 연속 동작으로 자신의 담당 수비수를 속도로 제치고 들어갔다. 그리고 골키퍼를 보고서 ‘맞고 죽어라!’라는 생각으로 그냥 강하게 때렸다.
펑~ 퍽!
“악!”
공이 속도가 너무 빨라서, 스토크 시티의 골키퍼의 얼굴에 맞아버렸다. 그렇게 골키퍼가 투혼으로 얼굴로 막았지만, 튕겨 나온 공은 다시 나사로의 품으로 돌아왔고, 이번에는 가볍게 나사로가 빈 골대에 공을 찼다.
철썩…….
가볍게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나사로였다.
“하… 이거 생각보다 더 좋은데요? 고작 한 경기 만에 적응한다고요? 마크의 슬럼프가 분명 심각한 수준이었는데?”
대칸의 말에 플램 수석 코치가 거만하게 말했다.
“제가 담당하지 않았습니까?”
플램이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마크가 한 경기 만에 바로 적응할지는 그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아무래도, 에드워드의 첫 골이 컸죠.”
“네, 그게 제일 컸죠.”
빠르게 마크의 적응을 도와주고 슬럼프에서 벗어나게 도와준 것은 역시나 그의 절친인 에드워드였다.
“이제 편하게 경기를 볼까요?”
“네, 그러시죠.”
대칸 감독과 플램 수석 코치는 마크의 플레이를 흐뭇하게 지켜보았고, 웨스트 릴링 FC는 4: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 * *
마크까지 합류하면서 웨스트 릴링 FC는 날개를 달았다. 그리고 그런 웨스트 릴링 FC는 리그를 폭격하면서 날아올랐다.
“자, 오늘 콘텐츠는 역시나 웨스트 릴링 FC입니다!”
축구광은 오래간만에 챔피언스맨과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준비한 자료를 보면서 말을 하였다.
“웨스트 릴링 FC! 요즘 너무 대단합니다.”
“네, 요즘에 제가 정말이지… 작년에 이 팀을 선택한 것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되네요.”
“그럼, 저번 영상에서 다루었던 이후, 챔피언십 26차전부터 어제 했던 33차전까지의 경기를 살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