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화
【 두 번째, 잉글랜드 챔피언십 리그 - 2부 리그 】
이제, 시즌을 치르는 25인을 확정해야 하는 기간이다.
25인 명단
공격수 : 에드워드 바커(457/482), 아그만트 체서스(365/426)
윙-사이드 미드필더 : 프리드리히 시만스키(386/450), 데이네스 산도르(365/427), 헨드릭 젠슨(364/432)
미드필더 : 딜런 덱스터(462/465), 안셀모 피사니(442/469), 마르크 헤닐라(379/467), 칼슨 고트(366/358), 젠스 한슨(361/421), 에릭 톰슨(358/415)
수비수 : 대니얼 보얀(423/?), 피터 존슨(381/383), 잭 윌서(363/431), 론 윌서(361/419)
윙백 : 토미 스미스(392/419), 아브론 막시(374/439), 니토 안드레슨(366/433), 예세 요로넨(356/473)
골키퍼 : 월프로 드퍼(379/371), 디비드 토비(373/449), 제가르 가보스키(318/428)
멀티 자원 : 스트롱 포터(전포지션, 403/396), 나사로 오돈(공격수-윙-미드필더, 385/465), 마그레트 젠슨(미드필더-수비수-윙백, 364/461)
대칸이 작성한 1차 25인 스쿼드 리스트를 보면서 코치들과 마지막 검토에 들어갔다.
“공격수가 조금 부족한 것 같지만, 우리 팀이 원 톱 전략을 선호하고 딜런이나 나사로도 가능해서 괜찮은 것 같습니다.”
“미드필더와 수비수도 괜찮고요. 두 개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도 많아서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세 개 이상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자원이 스트롱밖에 없었는데, 늘어나니 정말 편해지네요.”
그런데, 플램 수석 코치가 약간 촌철살인처럼 말을 하였다.
“우리 팀은 프로 계약 선수들이 대부분이 21세 이하라서 제한 없이 출전이 가능하여, 홈그로운(Homegrown Player Rule)의 수를 채우는 것만 고려하면 됩니다. 그리고 솔직히 주전급 선수들과 백업의 차이가 있다 보니, 25인 기준이 아니라 20인 기준으로 봐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나머지 선수들은 머릿수만 채울 뿐이죠.”
대칸도 알고는 있었다. 이번 시즌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어도 여전히 주전과 백업의 수준 차이는 심한 편이었다.
그렇게 주전급 선수들에 대한 정리가 끝나자,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주전 선수들 중에서 딜런은 7경기 출장 정지로 한동안 출장이 불가능합니다.”
저번 시즌 플레이오프에서의 폭력으로 딜런은 7경기 출장 정지 처벌을 받았다.
“안셀모 피사니 선수도 컨디션 회복 과정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개막전은 출전이 힘듭니다.”
부상을 회복하고 체력을 올렸다고는 하지만,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한 안셀모였다.
“이 두 선수를 제외하면, 다른 문제는 없죠?”
대칸의 질문에 다행히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다음 순서는 경기 전술과 진형이었다.
“개막전 상대는 헐시티 AFC입니다. 메이슨 전술 코치님, 전술과 진형에 대해서 브리핑해 주시죠.”
메이슨은 먼저 헐시티의 특징부터 말했다.
“저번 시즌 성적과 같은 알고 있는 부분은 생략하고 말하겠습니다. 헐시티는 강력한 미드필더를 지향하는 팀인데,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공격수를 무려 세 명이나 영입했습니다. 새로운 감독은 신인 감독인데, 아무래도 공격적인 전술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친선경기의 데이터를 보면, 4-3-3, 압박형 공격 축구를 지향합니다.”
그러고는 플램을 힐긋 보고서는 말했다.
“마치, 플램 수석 코치님의 성향과 비슷하더군요.”
그러자, 플램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럼 안 되죠. 저랑 비슷한 감독이면, 우리가 엄청나게 고생할 건데, 저랑 비슷하면 안 됩니다.”
자신감이 가득한 그의 말… 하지만, 대칸은 플램의 능력을 알았기 때문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 * *
2주 전.
시즌 준비 과정에서 전략에 대해서 토론을 하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의 특성과 능력을 고려했을 때, 4-2-3-1 진형이 가장 적합합니다. 에드워드 선수가 챔피언십에서는 원 톱으로 넘치는 경쟁력이 있으며, 중앙에서 딜런 선수가 받쳐주며, 이번에 영입한 윙 선수들이 약간 처진 형태에 배치되고, 안셀모 선수가 수미에서 받쳐주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입니다.”
메이슨 전술 코치는 아주 작정하고 선수들을 분석해서 진형을 만들어 왔었다. 대칸도 축구 매니저로 이 전술이 웨스트 릴링 FC에게 94%의 적합성을 보여주는 진형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수치는 다른 시즌보다 뛰어난 완성도였다.
진형과 전술이라는 것이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모두 반영해서 짤 수가 없기 때문에, 프리미어 리그의 최상위권 팀이라고 해도 90% 이상의 완성도를 보이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메이슨 코치는 무려 94%의 전술을 만들어 온 것이다.
“그리고 상대 팀의 진형이나 전술을 고려한 변형으로 4-5-1 진형과 4-4-1-1 진형도 추가적으로 준비했습니다. 각 포지션에 적합한 선수와 포지션별 움직임과 수비 그룹, 미드필더 그룹, 공격 그룹의 방향도 보고서에 적혀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메이슨 전술 코치는 자신감이 넘쳤다. 다년간 쌓아왔던 웨스트 릴링 FC의 기존 선수들의 데이터에 새로운 선수들을 조합한 이 진형과 전술은 그 어떤 코치가 와도 자신 있게 내밀 수가 있었다.
회의에 참석한 코치들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올해 메이슨 전술 코치는 칼을 갈아왔었고, 그 결과물에 이견을 달 만한 내용이 별로 없었다. 대칸도 마찬가지였다. 변형 진형과 전술도 90%와 89%의 완성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램 수석 코치는 아니었다.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네, 말씀해 보시죠?”
플램은 담담하게 말했다.
“먼저, 4-2-3-1 진형과 전술, 아주 좋습니다. 솔직히 완벽에 가깝네요. 너무나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플램의 칭찬에 메이슨 전술 코치는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하지만, 다음 말은 비수였다.
“그런데, 제가 저번 시즌에… 밀월에서 감독 대행을 할 때도 느꼈지만, 왜 웨스트 릴링 FC에는 플랜 B가 없나요?”
플램 수석 코치의 말에 메이슨 전술 코치는 명확하게 대답했다.
“방금 말했지만, 보고서에 보시면 4-2-3-1 진형과 전술만이 아닌, 4-5-1 진형과 전술, 4-4-1-1 진형과 전술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아니… 그게…….”
플램 수석 코치는 메이슨 전술 코치에게 도발적으로 말했다.
“사실, 다 같은 전술이지 않습니까?”
“…….”
그는 보고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한 전술입니다. 딜런의 플레이 메이킹과 에드워드의 파괴력을 극대화시키는 전술! 4-5-1이나 4-4-1-1이나, 투입하는 선수가 바뀌고, 선수들의 움직임과 역할이 조금씩 바뀌는 부분이 있지만, 이것은 하나의 전술이라고 봐야 합니다.”
“…….”
아무도 말을 잇지 못했고, 고요해진 회의실에 플램은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던졌다.
“웨스트 릴링 FC에게는 플랜 B가 필요합니다.”
그의 떨림이 있는 전달이었다.
플램 수석 코치의 의도는 아주 간단했다. 메이슨 전술 코치의 진형은 아주 좋았다. 하지만, 저 진형은 무조건 베스트 일레븐이 출장해야 완성도가 높은 진형이었다. 후보 선수가 나오면 완성도는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상대 팀 진형과 전술은 고려하지 않은… 웨스트 릴링 FC만 생각하고 만든 진형과 전술이었다.
아무리 완성도가 높아도 이 전술을 겨냥한 팀과 만나면 완성도는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완성도는 조금 떨어져도 상대 팀과 상성이 좋은 진형이 더 효과가 있었다.
물론, 그 부분을 고려해서 메이슨 전술 코치가 4-5-1 전술과 4-4-1-1 전술도 만들어 왔지만, 이건 4-2-3-1의 변형으로 하나의 전술로 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플램 수석 코치가 던진 말에 메이슨 전술 코치는 침착하게 반론하였다.
“좋은 말입니다. 아주 이상적인 말이지요. 하지만, 웨스트 릴링 FC의 현실은 다릅니다.”
그는 플램을 노려보며 말했다.
“웨스트 릴링 FC는 어린 팀입니다. 나이가 어린 선수가 아주 많은 팀이죠. 그나마 나이가 많다는 대니얼이나 피터도 이제 30입니다. 다른 팀 기준으로 아직 전성기인 선수가 노령의 선수죠.”
그리고 물을 한 잔 먹고서는 말을 이었다.
“이런 팀에 너무 다른 전술과 진형을 여러 개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선수들이 제대로 소화할 수가 있을까요? 오히려 모든 전술과 진형의 완성도만 낮아질 겁니다. 그래서 저는 선수들이 소화가 가능한 진형과 전술을 만들어 온 겁니다.”
그리고 강조하듯이 말했다.
“우리 웨스트 릴링 FC는 베테랑과 신인이 공존하는 프리미어 리그 상위 팀이 아닙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신인 선수들을 이끌고 많은 전술과 전략을 소화하는 것이 불가능하죠.”
메이슨 전술 코치도 절대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전술 능력은 18, 플램의 19보다 1이 낮지만, 그가 가진 경험과 웨스트 릴링 FC에 대한 이해도를 근거로 이러한 전략과 진형을 준비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플램이 아니었다.
“메이슨 전술 코치님의 말을 들으니 웨스트 릴링 FC의 전술을 왜 이렇게 운영했는지 이해는 됩니다. 그래도 플랜 B는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는 대안을 제시했다.
“모든 선수들이 전술과 진형을 잘 이해하면 좋죠. 그리고 경험이 없는 선수가 많아서 힘들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수비 그룹, 미드필더 그룹, 공격 그룹의 리더급 선수만 전술을 이해하고 있어도 됩니다. 그리고 개개인의 전술은 리더급 선수들과 코치들이 수시로 지시해서 보완해 줘야 합니다.”
메이슨 전술 코치가 ‘그럼 전술의 완성도 떨어지는데…….’라고 생각하자, 플램은 말이 나오기 전에 그것에 대해서도 말했다.
“전술의 완성도는 떨어질 겁니다.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죠. 하지만,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강철 가위라도 주먹을 이기기는 힘듭니다. 평범한 가위와 평범한 주먹을 준비해서 필요할 때 내는 것이 좋겠지요.”
마지막으로 플램 수석 코치가 가장 중요한 말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기존 전술의 핵을 짚어보겠습니다. 딜런 선수가 없으면 이 전술은 어떻게 되죠?”
그 말에 메이슨 전술 코치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대칸도 조용히 축구 매니저로 확인해 보았다.
딜런의 자리에 그 어떤 선수를 넣어도 전술 완성도가 82%를 넘지 않았다. 에드워드 자리조차도 다른 선수가 채울 수 있었지만, 딜런의 자리는 아무도 메우지를 못했다.
“…….”
조용해진 회의실에서 플램 수석 코치가 다시 말했다.
“웨스트 릴링 FC에는 플랜 B가 필요합니다.”
* * *
다시 현재.
그래서 메이슨 전술 코치가 말했다.
“우리 팀의 개막전 진형과 전술은 플램 수석 코치님이 주장하셨던 플랜 B로 압박형 4-3-3 진형입니다.”
그리고 이 진형과 전략은 구상을 했던 플램이 직접 추가 설명을 하였다.
“딜런 선수가 7경기 출전 정지이기 때문에, 메이슨 전술 코치님과 상의해서 한동안은 이 전략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러고는 개막전 선발진을 대입시켜서 설명하였다.
FW : 에드워드 바커(457/482)
LWF : 프리드리히 시만스키(386/450), RWF : 나사로 오돈(385/465)
MF : 칼슨 고트(366/358)―스트롱 포터(403/396)―마르크 헤닐라(379/467)
LWB : 토미 스미스(392/419), RWB : 아브론 막시(374/439)
DF : 대니얼 보얀(423/?)―피터 존슨(382/383)
GK : 윌프로 드퍼(379/371)
“첫 번째 전략이 딜런 선수와 에드워드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한 안정적인 전략이었다면, 이번 전략은 현대 축구의 트렌드라고 불리는 압박 축구입니다.”
그러고는 미드필더 선수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구력이 뛰어난 미드필더 선수들을 투입해야 합니다. 아주 미친 듯이 뛰어서 상대편이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어야죠. 그리고 이 선수들의 움직임이 효과를 발휘하도록 윙과 윙백 선수들도 많이 뛰어야 합니다.”
그리고 약간 재수 없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런 압박형 축구는 기량이 뛰어난 팀이 선호하는 축구입니다. 우리 팀의 선수들은 분명히 평균적으로 헐시티 선수들보다 뛰어납니다. 그런데, 같은 4-3-3 압벽형 축구라면… 95% 이상 우리 팀의 승리가 예상됩니다.”
플램의 말에 대칸 감독과 코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을 체크하고 개막전 경기에 대한 진형과 전술, 그리고 그 외에 훈련 상황과 새로운 선수들의 적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다. 그리고 대칸이 회의를 마무리하였다.
“자, 좋습니다. 회의는 여기까지 하면 되겠네요.”
그러자, 코치들도 모두 자신의 서류를 챙기기 시작했는데, 대칸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겠습니다.”
그리고 코치들이 행동을 멈추고 자신을 바라보자, 대칸이 말했다.
“이번 시즌,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 승격에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저번 시즌처럼 다른 경기… 컵 대회는 모두 포기하겠습니다.”
대칸은 리그 컵, FA 컵, 체커트로피 컵 등 모든 컵 대회는 육성군이 진행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저번 시즌에 주전과 후보의 격차가 큰 팀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리그 컵 대회와 FA 컵 대회를 동시에 진행한 무리한 일정이 독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칸이 가진 감독 스킬의 토너먼트 대회에서 선수들의 신체 기량이 추가로 상승하는 부분은, 컵 대회 다음 리그 경기에서 신체 능력이 줄어드는 느낌을 선수들이 받아서 오히려 컨디션 난조를 만들기도 했었다.
“그래서, 우리! 이번 시즌에는 프리미어 리그로 올라가 보죠!”
대칸의 외침에 코치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