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화
* * *
노르웨이의 엘리테세리엔(Eliteserien)은 16개 팀이 뛰는 노르웨이 최상위 리그로 UEFA 리그 랭킹 22위에 올라와 있다.
대칸은 이번에도 레이첼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예상되는 로젠보리 BK와 몰데 FK의 경기를 노르웨이 몰데(Molde)에 있는 아케르 스타디온(Aker Stadion)에서 관람하였다.
“개자식들 죽여버려라!”
“솔샤르 같은 허접한 놈이 감독인 팀이 지랄하네! 그 자식은 맨유에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
“감히 우리 솔샤르를 욕하다니! 다 죽여버리자!!”
“그냥 오늘 다 죽어보자!!”
신흥 강호 몰데와 전통 강호 로젠보리의 경기는 아주 살벌했다. 이런 살벌한 경기장의 분위기 속에서도 대칸은 선수들만 집중해서 살펴보았다. 솔샤르 감독의 팀으로 유명한 몰데 FK에는 괜찮은 유망주가 있었다.
“가장 유명한 선수는 엠레 솔라스 선수입니다.”
엠레 솔라스(22살, 공격수, 408/438)
기술 148/163, 정신 152/160, 신체 108/115
“엘리테세리엔 리그에서 저번 시즌 득점 2위를 기록했고, 이번 시즌도 득점 선두를 경쟁하고 있습니다. 신체적인 능력 준수하고, 테크닉 무난하고, 멘탈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직 성장 가능성이 조금 더 있다고 판단됩니다. 문제는 이 선수도 가격이 비싸다는 점입니다. 예상 이적료가 80억(600만 유로) 정도이며, 좋은 팀들에서 계속해서 컨택하고 있는 중이라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레이첼이 열심히 설명했지만, 대칸의 시선은 다른 선수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후보인데… 후보라서 다행이네. 그것도 스타 뒤에 가려진 후보라서! 다른 팀에서 신경을 안 쓰네?’
오스카 페테리어스(17살, 공격수-공격형 미드필더, 299/461)
기술 102/164, 정신 107/167, 신체 90/130
스킬 : 공중의 제왕(U), 설명 : 공중 볼 다툼에 유리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헤더, 균형 감각, 점프 거리가 5 상승합니다.
몰데 FK에는 25인 로테이션을 채운다는 기분으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을 잘하는 유소년 선수가 한 명 들어가 있었는데, 그 선수가 대박이었다.
“레이첼, 몰데 FK의 오스카 페테리어스 선수, A급입니다.”
“네? 오스카…….”
레이첼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을 태블릿에 적으면서, 대칸 감독은 어떻게 다른 하위 리그 후보 선수들 이름까지 다 외우는지가 궁금했다.
핀란드 베이카우스리가(Veikkausliiga)는 14개 팀이 참가하는 핀란드 최상위 리그이다. UEFA 리그 랭킹 38위이며 리그 주요 팀은 HJK 헬싱키, 쿠오피온 팔로세우라(KuPS)가 있다.
핀란드에서는 대칸이 특정 팀을 아주 작정하고 보러 왔었다.
핀란드 투르쿠에 위치한 베리타스 스타디온(Veritas Stadion)은 약 9천 명이 들어오는 작은 경기장이다. 그리고 이 구장을 사용하는 FC 인테르 투르쿠는 아주 중요한 팀이었다.
그리고 이 팀은…….
구단 분석 보고서(U)
설명 : 핀란드 ‘FC 인테르 투르쿠’ 심층 분석 보고서
기간 : 26년 4월~11월
에드워드가 뽑은 유니크 보고서의 구단이었는데, 이 보고서에서 대칸은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였다. 보고서를 보니, 여기도 아주 재미있는 사항이 관찰되었고 그래서 대칸은 HJK 헬싱키와 FC 인테르 투르쿠의 경기를 관람하러 온 것이다.
대칸은 선수들을 살펴보다가 레이첼에게 말했다.
“FC 인테르 투르쿠 주전 선수 열한 명은 모두 영입 대상입니다.”
“네?”
대칸의 말에 깜짝 놀란 레이첼, 하지만 그의 설명이 계속되었다.
“저희가 다 요청하면, 모두 팔아서는 팀이 유지가 안 될 거니… 비싼 선수부터 팔 겁니다. 그런데, 그 어떤 선수를 사더라도 최소 C급이니… 모두 영입 대상에 넣으세요.”
“…….”
레이첼은 이해가 안 되었지만, 대칸이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이 팀, 지금 파산 직전인 팀이거든요.”
“아…….”
“외부로 정보가 나가는 것을 막고 있지만, 알려지면 상어 떼들이 몰려들어서 물어뜯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제일 맛있는 부위를 베어 먹죠.”
그리고, 제일 중요한 선수도 바로 찍었다.
“특히, 마그레트 젠슨 선수는 꼭 영입해야 합니다. 약간 부족하지만 S급이에요.”
마그레트 젠슨(20살, 미드필더-수비수-윙백, 356/461)
기술 123/163, 정신 132/173, 신체 101/125
스킬 : 기분파(N), 설명 : 컨디션이 상일 경우 최상이 됩니다.
여러 포지션에서 활용 가능한 잠재력이 높은 선수! 지금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구단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적 불가이거나 거금을 들여서 영입해야 하는 선수겠지만, 자금 사정으로 아깝지만 놓아줄 수밖에 없는 상황일 때! 영입해야 하는 선수였다.
그리고, 대칸은 HJK 헬싱키의 선수들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HJK 헬싱키에도 좋은 선수가 많네요. 젠스 한슨 선수는 B등급입니다.”
젠스 한슨(22살, 미드필더, 353/421)
기술 120/150, 정신 123/152, 신체 110/119
스킬 : 야행성(R), 설명 : 야간 경기에서 정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잠재 능력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괜찮은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모든 재능을 개발하면 프리미어 리그 로테이션이나 하위 팀 주전급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였다.
그 외에도 대칸은 HJK 헬싱키 세 명의 선수를 B급과 C급으로 분류하여 영입 명단을 작성하였다.
경기 관람을 마친, 대칸과 레이첼은 미리 정해진 미팅을 하기 위해 바로 비행기를 타고 헬싱키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헬싱키의 공항에 도착하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제이크 스카우트가 있었다.
“하하하, 대칸 감독님! 여기로 오십시오.”
제이크 스카우트가 미리 준비해 놓은 차량을 타고, 일행은 이동하였다. 그리고 이동하면서 제이크는 오늘 일정에 대해 설명하였다.
“오늘은 핀란드 최고 에이전시 회사의 부장급 에이전트와 미팅을 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가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하네요.”
제이크는 평소에 친분을 가지고 있던 에이전트에게 선수들을 소개하는 것을 부탁한 상태였다.
약속 장소는 헬싱키 외곽에 있는 작은 카페테리아였다. 그 작은 카페테리아 야외 테이블에는 북유럽 특유의 하얀 피부를 자랑하는 60대 남자가 앉아있었다.
“오! 마티!”
“제이크!”
제이크와 그 남자는 서로 격하게 반가움을 표현하면서 가볍게 포옹을 하였고, 그다음에 제이크가 대칸과 레이첼에게 소개해 주었다.
“이분은 여기 핀란드에서는 알아주는 에이전트인 마티에스코 씨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대칸 감독님, 마티에스코입니다. 마티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웨스트 릴링 FC 감독인 대칸입니다.”
“웨스트 릴링 FC 수석 스카우트인 레이첼입니다.”
대칸과 레이첼은 마티와 가볍게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고, 그는 제이크를 통해서 대칸의 바쁜 일정을 알았기 때문에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제이크, 이 친구를 통해서 들으니… 감독님은 기가 막히게 선수를 잘 판단한다고 하시더군요. 특히, 유소년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신다고… 그래서 제가 저희 회사에서 관리하는 17세 이하 핀란드 유망주들을 오늘 데리고 왔는데, 직접 살펴보고 판단하시는 것, 괜찮으신가요?”
아무런 정보도 없는 유망주의 등장!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제이크와 마티가 내기를 했기 때문이다.
60살이 넘는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친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업무로 대화를 하다가, 대칸이 선수를 기가 막히게 잘 본다는 말에… 마티가 자신의 회사에서 발굴한 아직 유명하지 않은 어린 선수를 소개해 보겠다고 말해서, 일이 이렇게 벌어진 것이다.
대칸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까지는 몰랐지만, 유망주를 보러 왔다는 것은 알았고, 지금 이 상황이 오히려 좋았다.
“유망주? 지금 볼 수 있는 건가요? 바로 가시죠.”
대칸과 그들은 지체 없이 바로 움직였다.
근처에 있는 작은 경기장에서 마티가 속한 회사의 유소년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일행이 도착하자, 아직 어린 그들은 긴장한 모습으로 마티와 대칸 감독 일행을 바라보았다.
“자, 모두에게 이미 말했지만, 영국 챔피언십 리그에 있는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님과 스카우트 팀이다. 다들 20분 정도 9:9 연습 게임을 하면서 기량을 보여준다.”
“네.”
준비하고 있던 그들은 바로 연습 게임에 들어갔다.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그들을 보면서 그냥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뭐야? 이거 완전 테스트네! 그런데 좋은데?’
열여덟 명의 유소년 선수 중에서 아홉 명은 평범했고, 여섯 명은 준수했고, 세 명은 비범했다!
대칸은 제이크 노스카우트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제이크 씨, 저 마티 에이전트가 믿을 만한 사람인가요?”
“허허허, 대칸 감독님, 저 사람도 에이전트니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이죠. 돈 엄청 좋아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자리에서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칸 감독님이 오늘 바로 선수와 프로 계약을 한다면… 여기 모인 어린 선수들은 프로 계약을 엄청나게 원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마티와 제가 한 내기도 ‘당일 계약을 하느냐, 마느냐’였으니까요.”
여기 있는 선수들은 16세에서 17세 선수들, 잉글랜드 축구팀은 프로 계약을 할 수 있는 나이지만, 핀란드 축구팀에서는 유소년 계약만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즉 오늘 바로 선수와 직접 계약을 할 수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대부분의 영국 축구팀들이 타국의 어린 유망주들과의 계약을 무조건 선호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많은 돈을 투자해야 했기 때문에 어린 나이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 지금 여기 나온 유망주들처럼 미래가 불투명한 유망주에게 투자하는 것은 도박이었다.
하지만, 축구 매니저를 가지고 있는 대칸에게는 도박이 아니었다.
대칸은 조용히 레이첼에게 말했다.
“레이첼, 계약서 바로 준비하세요.”
“네? 네…….”
레이첼은 대칸의 지시에 따라서 네 장의 계약서를 준비했다.
“하하하, 어때요? 저희 회사의 유망주들 맘에 드시나요?”
연습 게임을 마치고, 마티가 대칸에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대칸이 말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바로 선수들과 계약해도 되겠지요?”
“정말로? …오늘 바로 이 자리에서요?”
마티가 당황했지만, 대칸이 유소년 선수들에게 바로 외쳤다.
“보가단 제르릭(17살, 전 포지션, 302/465) 선수, 자카리스 자잭(16살, 윙-윙백, 297/479) 선수, 왓트 네큐어르(16살, 수비수, 293/447) 선수, 마지막으로 소보자브 스타닉(16살, 미드필더, 293/428) 선수! 네 분은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저희 웨스트 릴링 FC와 프로 계약을 진행했으면 합니다.”
호명된 선수들은 아주 밝은 미소를 지었고… 마티의 표정은 살짝 찌그러졌다.
프로 팀과의 계약! 그것도 영국 프로 축구팀이었다. 챔피언십이라는 것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이 선수들은 웨스트 릴링 FC의 계약에 적극적이었다.
“프로 계약이며, 유망주로 대접해 드릴 겁니다. 4년 계약이지만, 프리미어 리그 승격 시 주급이 100% 상승하는 대신에 기간 연장 조항이 있습니다. 계약금은 6억이며, 주급은 500만 원입니다. 그 외 구단에서는 어학 프로그램과 정규교육 이수를 지원할 것이며, 웨스트 릴링에서 머물 숙소와 식사까지 제공해 드릴 겁니다. 오늘 바로 부모님이나 보호자를 모셔오세요!”
아직 어린 그들에게 괜찮은 주급과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마티는 아쉬움의 한숨만 내쉬었다.
“정말이지… 알짜배기 선수들만… 바로 빼가다니……. 그리고 정말 오늘 계약해도 되는 겁니까? 단 연습 경기 한 경기로?”
“허허허, 마티! 내가 그랬지? 대칸 감독은 과감하다고, 오늘 내기는 내가 이겼네! 대신에 자네 오늘 수당은 아주 넉넉하게 챙겨주지!”
원래는 대칸 감독의 검증을 받으면, 그 유망주를 더 투자해서 관리할 목적이었던 마티였다. 그래서 그 유망주들을 더 잘 키워서 더 좋은 계약금과 주급을 받고 보내려고 했는데…….
대칸 감독은 오늘 바로 현장에서 계약을 체결을 요구했고, 선수들은 오늘이 아니면 계약이 안 된다는 말과 적지 않은 계약금의 유혹에 프로 계약을 원했다. 그런 대칸의 과감함에 당한 마티였다.
이렇게, 대칸과 레이첼은 정확히 5일 동안 비행기만 여덟 번을 타고 다니면서 북유럽 4개국,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그리고 핀란드의 축구 경기를 보러 돌아다녔으며, 5명의 유망주와 현장에서 계약하고, 총 97명의 영입 선수 리스트를 등급별로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