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화
저번 시즌 겨울 이적 시장 당시, 대칸 감독과 스카우트 팀은 선수 영입을 위해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좋은 방법이 없는 상태였다.
“홈그로운… 거지 같은 홈그로운!”
홈그로운이라는 거지 같은 제도로 인하여 영국 선수들의 몸값은 엄청나게 비쌌다. 특히, 챔피언십 리그에서 활용할 만한 선수의 가치는 더욱 높았다.
“거기에… 비자 조건은 왜 이렇게 까다로워?”
괜찮은 외국인 선수… 유럽 선수가 아닌, 외국인 선수가 영국에서 뛰기 위해서 얻어야 하는 비자가 너무나 까다로웠다.
그러다 보니, 스카우트 팀이 아무리 많은 선수를 알아봐도, 대칸의 마음에 드는 저가격 고효율 선수는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런 대칸의 행동에 로니 스카우트는 작게 한마디 하였다.
“그런 선수가 있으면… 다른 팀에서 이미 영입했겠죠.”
프리미어 리그에 있는 수많은 최상급 스카우트들이 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도 하부 리그부터 챔피언십까지 영입이 쉬운 선수들을 속속들이 찾고 있을 게 분명했다.
대칸이 한숨을 쉬며 로니를 살짝 노려보자, 그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잠시 후에 경험이 많은 제이크가 한마디 하였다.
“대칸 감독님, 차라리 유럽으로 범위를 확대해 보시죠?”
“유럽? 유럽?”
대칸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범위였다.
영국 축구 리그에서는 같은 유럽 출신이면 영입이 쉬워진다. 서유럽권 나라들은 선수 몸값이 비쌌지만, 아직도 동유럽에서는 간간이 세계적인 선수가 갑자기 튀어나오기도 했고 가뭄에 콩 나오듯이 슈퍼스타가 나오는 북유럽도 있었다.
“좋네요… 아주 좋아요! 유럽에 있어서 비자가 필요 없는 유럽 선수들을 구해보죠.”
그렇게 그때부터 대칸과 스카우트 팀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유럽 순회를 계획하였다.
회의실.
스카우트 팀과 대칸은 정신없이 유럽 순회를 위한 마지막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레이첼 수석 스카우트님, 확정된 일정 확인 부탁드립니다.”
“네. 저희는 대칸 감독님이 요구하신 유럽 5대 리그와 선수들의 몸값이 비싼 리그들을 제외하고, 영입이 용이한 지역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일단, 유럽 5대 리그인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는 돌아보지 않기로 결정했고 포르투갈, 벨기에, 네덜란드, 러시아를 비롯한 중부 유럽은 선수들의 평균 몸값이 비싸서 제외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래서, 첫날부터 5일간 북유럽을 돌아다닐 예정이며, 6일부터 10일까지는 동유럽을 돌아다닐 예정입니다.”
대칸과 스카우트 팀이 선택한 지역은 북유럽과 동유럽이었다.
레이첼이 정한 일정에 따라 세부적인 추가 확인 작업이 들어갔다.
“북유럽 리그 일정은 다 확인하셨죠?”
“방문 기간에 경기가 없는 팀의 선수들은 어떻게 확인하죠?”
“팀 훈련장 방문 섭외는 모두 완료되었나요?”
“리그별, 각 팀의 주요 선수 리스트는 얼마나 작성되었나요?”
“포지션 상관없습니다. 어리고 좋은 선수만 발굴하면 됩니다. 최대한 많이 찾아야 해요.”
대칸의 질문에 스카우트 팀원들은 모두 준비한 답변을 하였다. 무려 세 달 넘게 준비한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대칸의 의도는 확실했다.
“주요 에이전트나 현지 스카우트는 얼마나 섭외되었나요? 비용이 더 들어도 괜찮으니, 현지 전문가들 더 섭외하세요.”
대칸이 각 리그의 유망주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서 지역별 또는 국가별 스카우트나 에이전트를 스카우트 팀에서 미리 섭외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 스카우트나 에이전트들은 인당 소개비를 받을 예정이며, 정해진 시간 동안에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소개할 예정이었다.
“에이전트나 스카우트들에게 많은 선수를 소개하거나 좋은 선수를 소개하면 추가금을 지급하겠다고 전달하세요.”
그들에게 돈이라는 당근으로 열심히 뛰게 만들려는 대칸의 의도였다.
“저는 제 눈으로 보지 않은 선수는 믿지 않습니다. 단 10분이라도 제가 많은 선수를 볼 수 있는 스케줄을 계획하세요.”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그 선수의 현재, 장래, 스킬, 성향 등을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시간을 다 활용해야 합니다. 10일, 이동 시간을 제외하면 10일! 이 10일이 우리 팀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들의 이탈 현상에 최초 계획했던 일정보다 늦어진 것도 문제였다.
“돌아오는 즉시, 바로 첫 번째 선수 영입 오퍼가 들어갈 예정입니다. 모두 준비 확실하게 해주세요.”
대칸의 말에 스카우트 팀은 마지막까지 정리를 하였다.
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에는 레이첼만 남았다. 아무리 연인 사이에 둘만 있는 상황이라지만, 대칸의 기세는 평소와는 전혀 달랐다.
“레이첼 스카우트님, 제가 선수들을 보고 평가할 겁니다. 평가 등급에 따라 잘 체크해 놓으세요.”
“네.”
“첫 번째 등급은 S입니다. 이 선수들은 현재 팀의 25인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는 수준이며, 성장 가능성도 높은 선수입니다.”
축구 매니저 기준으로 현재 360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잠재 능력 440 이상 또는 조금 떨어져도 좋은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가 해당되는 등급이었다.
“두 번째 등급은 A입니다. 현재 능력은 부족하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당장 능력치는 부족하더라도 잠재 능력이 뛰어나고 좋은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 들어가는 등급이었다.
“세 번째 등급은 B입니다. 우리 팀에 합류하자마자 25인 로테이션으로 뛸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성장 가능성은 떨어지는 선수입니다.”
축구 매니저로 치면 370 이상의 능력, 하지만 잠재 능력이 부족해서 성장 가능성이 별로 없는 선수들이 여기에 해당되었다.
“마지막 등급은 C입니다. 제가 설정한 나이인 25세보다 많거나, 현재 기량도 부족하고 성장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가치가 있거나, 문제가 있는 선수들이지만, 영입을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선수들에 여기에 해당됩니다.”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살펴보면, 현재 능력은 부족하고, 잠재 능력도 부족한 선수지만, 대칸이 사용할 만한 스킬을 가지고 있거나, 감독 스킬의 보정을 받아서 신체 능력이 상승되면 괜찮은 선수들이 있었다. 그런 선수들이 C등급에 해당되었다.
대칸의 말을 메모하던 레이첼에게 그는 마지막으로 당부하였다.
“레이첼 수석 스카우트에게만 말하겠지만,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선수들에게 영입을 제안할 것입니다.”
“네? …얼마나 많이…….”
“한 200명?”
“…….”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할 말이 많았지만, 말하지 않았다. 대칸의 고집과 그의 이상한 행동은 대부분 마지막에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서 질문을 해봐야 의미가 없었다.
“뭐… 영입 제안을 한다고 다 영입이 되는 건 아니겠지요. 그러니, 200명 정도는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요?”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서는 다시 당부하였다.
“그래서, 레이첼 수석 스카우트님이 저를 잘 도와주시고. 절대, 무조건, 어떻게든, 모든 선수들에 대해서 제 입에서 나온 정보는 최상급 보안으로 지켜주셔야 합니다.”
아무리 축구 매니저가 있다고 해도, 혼자 정리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선수들에 대한 정보 정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믿을 수 있는 레이첼에게 부탁하려 한 것이다.
“네, 감독님 말이라면 잘 따라야죠.”
레이첼이 웃으면서 평소와는 다르게, 회의를 마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 떠나려면 마무리를 잘하려면 시간이 부족했다. 대칸 감독과 꽁냥거릴 시간이 없었다.
* * *
리즈 브래드포드 공항.
아침부터 대칸과 스카우트 팀은 빠르게 공항을 걷고 있었다.
“몇 시 비행기죠?”
“네, 09시입니다. 정확히 1시간 30분 남았네요.”
대칸은 다행히 늦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말했다.
“처음으로 가는 나라는 덴마크였죠?”
“네, 영국 시간으로 15시에 열리는 덴마크 수페르리가 리그 경기를 직접 관람하실 예정입니다. 그리고 관련 보고서입니다.”
대칸은 경기 관련 보고서를 받고서는 출국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입구에서 스카우트 팀원들에게 말했다.
“어제 말했지만, 저랑 레이첼 수석 스카우트는 모든 현장을 직접 돌아다닐 예정입니다. 경기장, 훈련장, 에이전트나 현지 스카우트 미팅 등요.”
대칸과 레이첼이 직접 뛰어다닐 예정이었다면.
“각 스카우트님들은 해당 지역에서 에이전트, 현지 스카우트, 미팅이 가능한 선수들과 일정을 잡아주세요.”
다른 스카우트들은 현지에서 다른 일정을 준비하는 역할이었다.
“현장에서 바로 계약이 가능한 선수는 계약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FA이거나 유소년 계약이라서 현장에서 계약이 가능한 경우, 또는 구단과 협의가 바로 가능한 경우에는 당일 계약도 할 예정이었다.
“다들! 이번 프로젝트 잘해보시죠!”
“네!”
말을 끝낸 대칸은 큰 뜻을 품고 스카우트 팀과 북유럽의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북유럽… 유럽의 북쪽에 위치한 이곳에서도 축구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그리고 대표적인 북유럽 축구 리그는 덴마크의 수페르리가(Superliga), 노르웨이의 엘리테세리엔(Eliteserien), 스웨덴의 알스벤스칸(Allsvenskan) 그리고 핀란드의 베이카우스리가(Veikkausliiga)가 있었다.
북유럽의 축구 리그는 각 리그마다 조금씩 일정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4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대칸이 직접 경기장을 방문하여 선수들이 뛰는 경기를 살펴보고 확인할 수가 있었다.
대칸이 스카우트 팀들과 처음으로 살펴보기로 한 곳은 덴마크 수페르리가(Superliga)였다.
수페르리가(Superliga)는 12개 팀이 1년 동안 홈 앤 어웨이로 경기를 치르는 방식의 덴마크 최상위 축구 리그이자, 북유럽 최고의 리그라고 평가받고 있었다. 평균적인 리그의 UEFA 리그 랭킹은 13위였다.
여기서 대칸은 첫날부터 가장 유명 팀 중에 하나인 FC 코펜하겐의 경기를 보기 위해 코펜하겐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하자, 스카우트 팀원들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흩어졌고, 대칸과 레이첼은 바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표는 예약해 두었죠?”
“네, 경기장에 도착하면 현지 가이드가 미리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레이첼은 대칸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휴대폰으로 상대방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준비 사항을 확인하였다.
텔리아 파르켄(Telia Parken).
FC 코펜하겐의 홈구장으로 38,000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갈 수 있는, 북유럽에서 보기 힘든 대형 경기장이었다.
대칸은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서 경기장으로 들어갔고,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상태였다.
“감독님, 저 선수가 델피 선수입니다.”
델피 카르싱(20살, 미드필더, 415/466)
기술 151/179, 정신 149/187, 신체 115/120
FC 코펜하겐의 에이스이자, 상위 리그 팀들도 눈여겨보고 있다는 덴마크의 최고 유망주인 델피가 경기에서 뛰고 있었다.
축구 매니저의 수치도 준수했지만, 역시나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폼도 매우 좋았다.
“오~ 몸이 가볍네요.”
“테크니션인데요? 공을 정말 부드럽게 다루네요. 확실히, 스웨덴에 있을 레벨은 아닌데요…….”
레이첼 스카우트의 평가도 동일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많은 팀에서 노리고 있었다.
“델피 선수는 내년 시즌에 FA가 됩니다. 그래서 많은 팀들과 이미 컨택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계약 기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델피는 보스만 룰에 의하여 이번 시즌이 종료되면, 자유 계약 선수가 된다. 그래서 이미 빅 리그의 상위권 팀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 팀이 영입할 대상은 아니군요.”
대칸은 이미 비싼 그의 영입을 포기했다.
대칸이 모든 선수들을 천천히 살펴보니, 괜찮은 선수가 하나 숨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