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화
그렇게, AC 밀란이 웨스트 릴링 FC를 통해서 딜런의 영입을 추진하자, 아담은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는 이적이다 보니, 바로 딜런과 그의 에이전트에게 관련 선택권을 넘겨주었다.
그렇게, 딜런에게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고 영입하고 싶다고 한 팀은 세 개, AC 밀란을 비롯한 두 개의 팀이 더 있었다.
“AC 밀란 이탈리아의 대형 팀에서 제안이 왔네요. 그리고 리그 1의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스페인의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도 바이아웃을 지불할 의지가 있다고 합니다.”
팀은 다 좋은 팀이었다.
세리에 A 최다 우승 팀으로 유명한 AC 밀란은 이탈리아 리그인 세리에 A에서 뛰고 있다는 점이 조금 불만이긴 했지만 좋은 팀이었고, 프랑스 리그 1의 한때 최고의 팀이었던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도 젊은 팀이라서 딜런의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도 새로운 구단주가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팀이라서 괜찮을 것 같았다.
“특별히, 원하는 팀이 있나요?”
에이전트의 질문에 딜런은 고개를 저었다.
“딱히… 다 나쁘지 않은 팀이네요.”
특별히 꺼리는 팀이 없다는 말에 에이전트는 계약 조건으로 넘어갔다.
“바이아웃을 지불하고 데려가기 때문에, 모든 팀에서 딜런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그리고 계약 조건도 다들 나쁘지 않네요.”
AC 밀란 계약 조건
로테이션 선수 계약, 3년 계약, 계약금 30억, 주급 2억, 옵션 약간
AC 밀란의 계약은 깔끔한 느낌이었다. 3년에 계약금 30억, 주급 2억을 보장하고 있었으며, 대신에 옵션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마르세유 계약 조건
중요 선수 계약, 2년 계약, 계약금 20억, 주급 1.5억, 옵션 다수
마르세유의 계약은 2년이라는 짧은 기간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지만, 계약금 20억에 주급이 1.5억으로 밀란보다 많이 적었으며, 대신에 이런저런 옵션이 많이 있었다.
비야레알 계약 조건
중요 선수 계약, 3년 계약, 계약금 30억, 주급 1.6억, 옵션 다수
비야레알은 3년 계약에 계약금 30억, 주급 1.6억에 옵션을 많이 포함시켰지만, AC 밀란의 계약보다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2년 계약의 마르세유인지, 아니면 3년 계약의 AC 밀란인지를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에이전트의 말에 고민하던 딜런은 중요한 부분을 하나 더 체크했다.
“유럽 대항전… 챔피언스 리그나, 유로파 컵 대회에 나갈 가능성이 높은 팀은 AC 밀란이죠?”
“네, 확실히… 다른 두 팀의 전력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럼, AC 밀란이랑 계약하시죠.”
그렇게, 딜런은 AC 밀란과 계약을 결정하였다.
밀라노.
딜런과 그의 에이전트는 마지막 협상과 계약서에 사인하기 위해서 AC 밀란의 홈인 밀라노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구단 건물로 이동했다.
“안녕하세요. 딜런 선수! AC 밀란의 계약 담당자인 파올로입니다.”
파올로는 이미 딜런의 에이전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상태라서, 바로 계약서를 꺼내었다.
“계약 조건은 미리 말씀해 주셨던 내용과 동일합니다. 저희는 딜런 선수를 바이아웃으로 영입하려 하며, 딜런 선수에게는 3년 계약에 계약금 30억과 주급 2억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분명히, 사전에 통보했던 조건과 동일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에이전트는 딜런을 보면서 귓속말로…….
“좋은 조건입니다. 오늘 바로 사인할까요? 아니면 일부 옵션을 조금 더 협상할까요?”
어차피 대부분 사전 협상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옵션을 더 협상해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에이전트가 딜런에게 계약을 권유하였다.
그런데, 딜런의 태도가 약간 이상했다. 그는 한참 동안 계약서를 보다가 파울로에게 말했다.
“그런데 계약 조건이 너무 부족한데요?”
“네?”
놀라서 깜짝 놀라는 계약 담당자 파울로. 그리고 딜런의 에이전트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저… 어느 부분에서 조정을 해드릴까요? 출전 수당 옵션을 증가시켜 드릴까요? 약간은 올려드릴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딜런의 요구는 전혀 달랐다.
“주급은 적어도 3억이 되어야 할 것 같고, 계약금은 60억은 주시죠.”
“…….”
말도 안 되는 요구에 파울로는 어처구니가 없었고, 딜런의 에이전트는 미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딜런은 계속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였다.
“얼마 전에 AC 밀란에서 영입한 아르헨티나 애송이 클라우디였던가요? 그 녀석에게는 주급 4억에 계약금만 80억을 주었다고 들었네요.”
그는 20살에 아르헨티나 국가 대표까지 뽑힌 초대형 유망주였다.
“제가 그 녀석보다 부족한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합당한 대우를 해주시죠. 제대로 된 계약을 제시 부탁드립니다.”
AC 밀란의 계약 담당자인 파올로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러고는 딜런의 에이전트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오늘 계약은 힘들 것 같습니다. 계약 조건 다시 협의하시고, 다음에 계약서에 서명하시죠.”
“네.”
그렇게, 딜런과 AC 밀란의 계약이 연기되었다.
AC 밀란의 구단 건물을 나서자, 에이전트가 딜런에게 외쳤다.
“미쳤어? 미쳤냐고요!! 왜 갑자기 그런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요구하는 겁니까!!”
에이전트는 뚜껑이 열린 모습으로 외쳤고, 딜런은 조용히 말했다.
“그냥, 계약하기 싫었어요.”
“네? 그럼 어떻게 하려고요? 비야레알이나 마르세유로 가고 싶은 거예요? 그런 거라면 조용히 계약만 안 하고 나오면 되지! 왜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왜?”
흥분해 있는 에이전트에게… 딜런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아니요. 저는 웨스트 릴링 FC에서 1년 더 뛰겠습니다.”
“네? 홀리 쉣!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딜런은 아직은 자기가 웨스트 릴링 FC를 떠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저번 시즌 마지막 플레이오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자신으로 인하여 승격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가 프리미어 리그로 올라가는 것을 자신의 손으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거금의 계약금과 주급을 뒤로하고 웨스트 릴링 FC의 잔류를 선언한 것이다.
* * *
3일 뒤, 웨스트 릴링 FC의 구단 건물.
딜런과 그의 에이전트가 구단을 방문했다. 건물을 들어서는 그 순간까지도 에이전트는 딜런을 설득했다.
“지금이라도… 생각 바꾸지 않으시겠어요? 지금 딜런 선수에게 1년은 엄청나게 중요한 기간입니다. 지금이 딜런 선수의 전성기라고요.”
에이전트의 말에도 딜런은 웃기만 했고, 두 사람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먼저 방문한 곳은 단장실이었다.
“오~ 딜런 선수, 오래간만입니다.”
아담은 딜런을 반갑게 맞이했다.
“인사하러 온 거죠? 축하해요. 아주 좋은 구단에서 바이아웃을 지불하겠다고 하더군요. 딜런 씨는 가서도 아주 잘할 겁니다.”
그러고는 딜런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권하자, 딜런이 단장실의 소파에 앉았다.
“단장님, 악수는 계약이 끝나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네? …바이아웃이라… 저희는 그냥 놓아드리기로 했습니다만…….”
딜런은 웃으면서 아담에게 말했다.
“저, 여기 재계약하러 온 건데요?”
“네? 재… 재계약요?”
놀라는 아담에게 딜런이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바이아웃 조항에도 팀에 잔류하는 선수인데… 재계약은 당연히 해줘야 하지 않나요?”
“아… 아… 당연하죠!”
그러고는 급하게 윌리엄 운영 팀장을 불렀다. 그런 갑작스러운 분위기에 딜런은 웃으면서 에이전트에게 말했다.
“좋은 재계약 부탁드립니다. 미리 이야기했던 것처럼 바이아웃 금액 유지에 주급만 잔뜩 올려주세요. 주급 최소 6,000만 원(4.5만 유로)입니다.”
“네…….”
이제는 포기한 에이전트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고, 딜런은 계약 조건을 협의하는 동안에 잠시 단장실을 떠났다.
딜런은 감독실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노크를 하자, 대칸이 들어오라고 하였다.
“누구세요?”
“감독님, 딜런입니다.”
대칸은 이적하는 선수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선수 영입을 위해 바쁘게 일하던 도중이었다. 그럼에도, 딜런이라면 맞이해 줘야 했다.
“오~ 딜런! 잘 왔어.”
대칸은 딜런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커피포트에서 커피를 한 잔 따라서 건네주었다.
“오래간만이야. 휴가는 잘 보냈고?”
“네, 뭐… 정신없었죠.”
“그래, 새로운 팀은 잘 정했어? 아무래도 AC 밀란이 적극적이던데… 어디를 가든 축하한다. 가서 잘하고. 너라면 잘할 거야.”
대칸의 말에 딜런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아담 단장님이랑 똑같은 말씀을 하시네요.”
“아… 그런가?”
대칸이 쑥스러운 듯이 웃자, 딜런이 말했다.
“내년에… 내년에는 승격할 수 있는 거죠? 프리미어 리그로?”
“내년에…….”
대칸은 사실 정확한 견적이 안 나오던 상황이었다. 그래도 딜런이 물어봐서 솔직하게 대답해 주었다.
“사실, 나도 잘 판단이 안 서네… 열아홉 명의 선수가 팀을 떠나고, 그중에서 주전급도 꽤나 많아. 대니얼을 비롯한 수비진을 붙잡았지만, 미드필더에는 스트롱밖에 없고, 공격진에도 에드워드밖에 없어서…….”
그리고 그 타이밍에 딜런이 끼어들었다.
“공격진에는 저도 있잖아요.”
“뭐?”
놀라는 대칸에게 딜런이 웃으며 말했다.
“저도 웨스트 릴링에 있다고요. 저, 다른 팀 안 갑니다. 1년 더! 여기 남아있기로 했어요.”
“…정말?”
되묻는 대칸에게 딜런은 이제는 편하게 말했다.
“지금 에이전트가 재계약하고 있어요. 그래도 명색이 바이아웃을 거절하고 잔류하는 건데… 재계약이랑 주급은 더 챙겨야죠.”
딜런의 예상하지 못한 말에 대칸은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웨스트 릴링 FC의 가장 큰 대어는 딜런이었다. 그런 그가 스스로 잔류를 선택했다는 것은… 믿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일이었다.
“하… 정말? 너… 금액 손해가… 엄청날 건데…….”
“돈이 좋긴 하지만, 1년 정도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결론은 승격 가능한 거죠? 저는 웨스트 릴링 FC의 프리미어 리그 승격을 위해 1년 더 있는 겁니다. 승격에 자신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다른 팀으로 가고요?”
딜런의 모습을 보며, 대칸은 홀린 듯이 말했다.
“그래. 승격해야지. 해보자! 네가 남는다면 해볼 만하지!”
“그렇죠? 하하하.”
대칸의 대답에 딜런은 크게 웃었다.
그리고, 그 순간 축구 매니저에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딜런 선수의 기질이 변경되었습니다. 기존의 ‘망나니 기질(N)’ 스킬이 삭제되었습니다.]
스킬 : 망나니 기질(N), 설명 :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여 가끔씩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이제는 진정한 팀을 위해 축구를 하게 된 딜런에게 있어서 망나니라는 스킬은 더 이상 적합한 스킬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스킬이 사라지고…….
[딜런 선수의 기존 스킬인 ‘다혈질의 축구 천재(U)’ 스킬이 복구됩니다.]
스킬 : 다혈질의 축구 천재(U), 설명 : 다혈질이라 가끔 자신의 감정 조절을 못 해서 반칙을 합니다. 천재성, 판단력, 집중력이 4 상승합니다.
과거에 딜런이 왜 프리미어 리그에서 촉망받는 유망주였으며, 축구 천재라고 불렸는지, 이해가 되는 그의 유니크 스킬이 다시 복구되었다.